여행-서울

[서울 여행] 서울 종로구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

좀좀이 2019. 12. 1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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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어디 가지?"


야심한 심야시간에 혼자 돌아다니며 서울 심야시간 풍경 영상을 찍는 것이 꽤 재미있었어요. 원래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영상 찍는 것은 사진 찍는 것과 비슷하면서 훨씬 더 어렵고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았어요. 게다가 사진 한 장 보여주는 것보다 영상을 찍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서울 심야시간 풍경과 분위기를 보여주는 데에 훨씬 이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또 다른 곳을 가서 서울 심야시간 풍경 영상을 촬영하고 싶었어요.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구요. 영상 찍는 것을 이제서야 시작했기 때문에 가볼 곳은 수두룩했어요. 사진 찍은 곳이야 엄청나게 많아요. 사진 찍으러 서울 여기저기를 돌아다닌지 10년도 넘었거든요. 그 중 사진을 찍은 후 블로그에 글로 쓴 곳도 있고 안 쓴 곳도 있어요. 어지간한 곳은 대충 다 한 번은 갔었고, 글도 그만큼 쓰지 않았나 싶었어요.


그렇지만 영상 촬영은 이제야 시작했기 때문에 영상을 찍은 곳이 몇 곳 없었어요. 만약 2017년 1년 동안 24시간 카페를 찾아다닐 때 이렇게 영상도 같이 찍었다면 어지간한 곳 영상을 다 찍었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그때는 영상 찍을 생각은 아예 하지도 못 했어요. 사진 찍으러 나갈 때는 어디를 갈 지 남은 것을 찾아 한참 고민해야 하지만 영상을 찍으러 나갈 때는 머리 속에 떠오르는 곳을 바로 가면 되었어요. 안 간 곳 투성이니까요.


심야시간에 서울로 가는 데에는 제약이 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의정부에서 살고 있어요. 의정부에서 심야시간에 서울로 가기 위해서는 108번 막차를 이용하는 편이에요. 시간만 따지면 108번 버스보다 더 심야시간에 서울로 가는 버스가 있기는 해요. 그러나 이 버스는 회차지점이 수유역 근방이에요. 108번 막차 회차지점은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 버스 정류장이에요. 이건 최소한 종로5가까지는 가고, 종로5가에는 심야버스가 여러 종류 있어요.


심야시간 영상을 찍기 위해서는 심야시간에 돌아다녀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결국 버스를 타고 가든가 미리 그 근방에 가서 24시간 카페 안에서 야심한 시간이 오기까지 기다리든가 해야 해요.


심야시간에 돌아다니는 것 자체는 2017년 1년 동안 심야시간에 24시간 카페를 찾아 수도권을 누비고 다녔기 때문에 매우 익숙했어요. 동쪽으로 춘천, 서쪽으로 인천, 남쪽으로 청주, 천안, 북쪽으로 파주까지 가봤거든요. 대충 어떻게 이동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었어요.


중요한 것은 영상 촬영은 사진 촬영보다 시간이 훨씬 더 걸린다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무턱대고 아주 먼 곳, 제가 잘 모르는 곳을 가려면 심야시간에 여유 시간이 많이 필요했어요.


'어디 가지?'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북촌 한옥마을 갈까?'


문득 북촌 한옥마을이 떠올랐어요.


나 북촌 한옥마을 제대로 가본 적 한 번도 없어.


북촌 한옥마을은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에요. 그러나 정작 여기를 제대로 가본 적이 없었어요. 간 적은 3번인가 있었어요. 그러나 이상하게 갈 때마다 다 와서 헤매곤 했어요. 사람들이 사진 많이 찍는 예쁜 자리는 한 번도 못 가봤어요.


'이번 기회에 북촌 한옥마을 제대로 봐야겠다.'


2019년 11월 26일 자정 너머 북촌 한옥마을로 갔어요.


'지도 보면 여기 같은데?'


지도상에는 북촌 한옥마을이라고 나오고 있었어요. 일단 골목길 안으로 들어가봤어요.


서울 기와집


'아, 여기 맞나 보네.'


기와집이 있었어요.


서울 한옥


사진을 찍으며 동네를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한국여행


서울 여행


조금씩 예쁘게 꾸며놓은 것들이 보였어요.


서울 감성 여행


이런 것 보고 사람들은 감성이 자극된다고 하겠죠.


trip in Korea


trip in seoul


서울 감성 여행 사진


북촌 한옥마을은 제가 잘 모르는 동네였어요. 그래서 바로 영상을 찍는 것이 아니라 돌아다니며 사진을 먼저 찍은 후 동선을 정하기로 했어요. 동선을 정한 후 다시 그대로 걸으며 영상을 찍을 생각이었어요.


북촌


삼청동


종로구


가회동


'잠깐만, 여기 맞아?'


뭔가 이상했어요. 북촌 한옥마을을 우연히 한 번 제대로 가본 적 있어요. 그때 그 우연히 갔을 때, 입구만 보고 되돌아나왔어요. 이건 그때 본 장면이 아니었어요. 게다가 규모도 너무 작았어요.


서울특별시


서울 주거 환경


한국 전통 문화


'이거 아닌 거 같은데?'


서울 심야시간 야경


아무리 봐도 여기는 북촌 한옥마을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이 낮 시간에 많이 몰리는 곳은 아니었어요. 이렇게 안 생겼어요. 심야시간에 북촌 한옥마을 가서 영상 찍고 사진 찍은 것은 거의 못 봤어요. 그러나 낮 시간 및 저녁에 북촌 한옥마을 가서 촬영한 사진은 매우 많이 봤어요. 북촌 한옥마을 풍경은 워낙 유명해서 관광 포스터 사진으로 실릴 때도 종종 있거든요. 이렇게 안 생겼어요.


'내가 완전 잘못 온 거 아냐?'


전에 왔었을 때를 잘 떠올려봤어요.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니었어요. 그때 기억에 의하면 북촌 한옥마을에서 어떻게 가면 무슨 궁궐 같은 것이 나왔어요. 그게 출구였어요. 여기는 궁궐 같은 것이 아예 없었어요. 그때 봤던 북촌 한옥마을은 기와집이 많았어요. 여기도 기와집이 있기는 했어요. 그러나 기와집 사이에 현대적인 건물이 곳곳에 끼어 있었어요.


'조금 더 가볼까?'


일단 길을 따라 더 걸어가보기로 했어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여기는 북촌 한옥마을 심야시간 풍경이라고 영상을 찍을 만한 곳이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여기도 일단 북촌 한옥마을이기는 하니까 영상을 찍고 북촌 한옥마을이라고 해도 틀렸다고 할 것까지는 아니었어요. 단지 제일 유명하고 사진으로 엄청 많이 본 그 자리가 아닐 뿐이었어요.


여기를 돌아다니며 영상을 촬영하고 다른 곳 가서 영상을 촬영해 이어붙이는 방법도 있었어요.


그러나 그러기에는 내 하드디스크 용량도 안 되고 나의 테더링으로 업로드 속도 감당 못할 거대한 용량이 나오겠지.


편집에는 별 관심 없어요. 사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후보정, 편집 같은 데에는 딱히 신경 안 쓰고 있어요. 사진에서 후보정하는 경우는 사진이 못 살리게 생긴 정도라 어쩔 수 없이 밝기, 대비를 조절해가며 사진을 살려야 하는 경우와 수평이 안 맞는 경우, 그리고 모자이크 처리를 해야 하는 경우 뿐이에요. 영상도 기껏해야 음소거, 모자이크 정도. 영상 편집도 공부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지만 제 컴퓨터로 감당이 안 되요. 원래 좋아하지도 않았고 현실적으로 편집하는 것도 하드웨어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영상을 찍지 않고 딱 하나만 찍을 생각이었어요.


the beauty of Korea


韓國


'여긴가?'


뭔가 그때 기억과 비슷한 풍경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서울 북촌


서울 관광 명소


'아, 여기 맞다!'


이제 신경쓰며 잘 돌아다녀야 했어요. 사진도 찍고 영상 촬영할 동선도 구상해야 했어요. 무보정 무편집 한 방에 가는 리얼 그 자체 영상을 찍기 위해서는 미리 머리 속에 모든 걸 계획세워놔야 했어요. 물론 결과물이야 남들이 보면 발로 찍었냐고 욕할 수준이겠지만요.


북촌 한옥마을


북촌 한옥마을은 일본 강점기 시절에 조성된 지역이에요. 북촌의 대규모 택지가 소규모로 분할된 후, 이전과는 많이 다른 형태의 한옥이 대규모로 건설되었어요. 조선시대부터 있었던 기와집이 가득한 동네는 아니에요. 일본 강점기 시절에 등장한 개량형 한옥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에요.


서울 종로구 가회동, 삼청동 북촌 한옥마을


북촌 한옥마을은 1983년에 제4종 미관지구로 지정되었어요. 전통 주거 지역으로서의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지정되었어요. 문제는 이 시기 북촌 한옥마을의 한옥 보존 정책은 주민들과의 논의나 합의 없이 행정 주도로 시행되었다는 점이었어요. 당연히 여기 거주하는 주민들은 불만이 많을 수 밖에 없었어요.


이 정책은 한옥을 문화재처럼 엄격하게 규제하는 방식이었어요. 한편 북촌 길을 넓히기 위해 많은 한옥을 이 시기 철거했다고 해요.


이렇게 규제로 개발이고 뭐고 꽉 막아놨기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이 나날이 커졌어요. 주민들은 서울시에 계속 건축기준 완화를 요구했어요. 이에 서울시는 1991년 5월, 주택의 경우 1층으로 규제하던 건물 높이를 10미터 이하 또는 3층 이하로 완화시켜줬어요.


이렇게 건축 규제가 완화되자 다세대 주택 신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어요. 여기에 1994년에는 경복궁 주변 10m 고도제한이 16m로 완화되었고, 층수 제한도 3층 이하에서 5층 이하로 완화되었어요. 이렇게 되자 원서동을 비롯한 북촌 전역에서 한옥 철거 후 다세대 주택 건설이 확산되었어요.


Bukchon Hanok Village photo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북촌 한옥마을은 아는 사람들이나 몇 아는 한옥 몰려 있는 동네에 불과했어요. 일단 한옥, 기와집이 그렇게 특별한 것인지에 대한 인식도 별로 없었을 시절이었어요. 전통 기와집, 전통 한옥은 겨울 추위에 아주 취약해요. 아랫목은 설설 끓는데 코는 시린 것이 한국 전통 가옥 특징이에요. 한국 전통 가옥은 온돌 방식으로 난방을 하기 때문에 밑바닥은 매우 따스해요. 그러나 윗쪽에는 특별한 난방 장치라든가 실내 공기 대류 촉진 장치 같은 게 없어요. 그래서 윗공기는 꽤 차가워요. 여기에 오래된 집일 수록 외풍이 심해요. 이런 경험을 당연히 해본 한국인들이니 기와집이라고 딱히 특별하거나 좋게 보지 않았어요. 못 사는 집이나 기와집을 현대식 건물로 개조 못하고 그냥 산다고 보는 시선이 훨씬 더 많았어요.


그리고 이때는 디지털 카메라도 널리 보급되기 전이었어요. 스마트폰 카메라 - 일명 폰카는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이게 뭘 찍었는지 알아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어요. 무료 무선 와이파이 보급은 2000년대 후반 일이에요. 사진을 찍어서 자랑하려고 해도 기껏해야 디씨인사이드 같은 곳에 올리는 것이 전부였던 시절이었어요. 그러니 북촌 한옥마을이 아름다운 출사지라고 소문날 일도 없었어요.


정말 아는 사람이나 몇 가는 동네였어요.


北村韓屋村


이런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어떤 서양인이 여기 좋다고 방송 나와서 이야기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어요. 그 전까지는 아는 사람 몇몇, 기와집 좋아하는 사람 몇몇이나 가끔 가보는 동네, 특별할 거 하나 없는 동네였던 곳이 서양인이 방송 나와서 여기 너무 좋아요 예뻐요 아름다워요 말하면서 인식이 바뀌었어요. 그제서야 일반인들이 북촌 한옥마을도 예쁜 거라고 느끼고 가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북촌 한옥마을 주민들도 이런 현상을 환영했어요. 자기 동네 보고 예쁘고 좋은 곳이라고 하면 누구나 기분 좋죠.


이것은 잘못된 만남이었을까.


그 이후, 아주 정해진 패턴으로 흘러갔어요. 제가 고향 제주도에서 일상처럼 보고 경험한 그 현상대로요.


북촌 한옥마을 사진


처음에는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북촌 한옥마을로 가서 구경하고 사진찍었어요. 방문객이 날이 갈 수록 증가했어요. 여기에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 가기 시작하자 한국 관광 홍보하는 곳에서도 북촌 한옥마을을 소개하기 시작했어요.


기술의 발전도 상당히 큰 영향을 끼쳤어요. 애플 아이폰을 시작으로 스마트폰이 대거 보급되기 시작했어요. 스파트폰 카메라 화질이 나날이 혁명적으로 발전해갔고, 사진 전송도 무지 쉬워졌어요. 서울 곳곳에 무료 와이파이가 깔리기 시작했어요. 감성 충만 북촌 한옥마을 사진 찍어서 바로 전송하고 자랑하고 서로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졌어요. 방송에서도 툭 하면 북촌 한옥마을 가서 촬영한 것을 방송했어요.


과거와 달리 상당히 빠른 속도로 - 거의 천지개벽 수준으로 관광객들이 엄청나게 몰려들었어요.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언론 매체에서 북촌 한옥마을 주민들의 고통을 전하기 시작했어요. 관광객들 때문에 몸살 앓는다구요. 문도 마음대로 활짝 못 열고, 심지어는 닫혀 있는 문조차 열고 집 안으로 막 들어와서 사진찍고 난리라구요.


그리고 이 현상의 정점이 있었으니...


ソウル


중국인 단체 관광객 러시!


단체 관광 상품을 만들 때 경비를 줄일 수록 여행사가 먹을 수 있는 돈이 많아져요. 그래서 입장료 없는 관광지 찾느라 아주 혈안이 되어 있어요. 심할 경우에는 동네 산책 공원 정도로 인식되는 곳에다가 관광객 풀어놓는 경우도 있어요.


드디어 북촌 한옥마을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몰려 오기 시작했어요. 이건 감당이 될 수준이 아니었어요. 비매너와 무개념을 기본 탑재하고 있는 중국인들이 한둘도 아니고 버스에서 떼로 실어날라 북촌 한옥마을에 풀어놓기 시작했어요. 감당이 될 수준을 넘어섰어요.


아마 서울 사람들은 이런 일을 거의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많이 놀랐을 거에요. 제주도에서는 일상이라 말하는 것 자체가 이상할 지경인 현상인데요.


역시 망해도 서울에서 망해야 해!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의 몸살. 이건 한국의 중심지, 한국에서 절대적으로 무조건 제일 중요한 서울에서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에 메인 언론에서 신경써서 잘 다루어줬어요. 그러나 딱히 답이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이렇게 북촌 한옥마을이 몸살을 앓는 동안, 서울에서는 이런 현상이 도처로 퍼져나가고 있었어요. 온갖 동네가 관광지, 상권으로 바뀌어갔고, 벽화마을 조성사업이 빈민가 곳곳에서 진행되면서 북촌 한옥마을과 비슷한 과정을 경험했어요. 그나마 차이점이라면 북촌 한옥마을처럼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안 오는 거랄까요?


seoul


republic of korea


그나마 고민하고 고민해서 내놓은 해결책이 여기저기에 여기는 주민들이 살고 있는 동네이니 관광 에티켓에 특별히 신경써주고 시끄럽게 떠들지 말아달라는 안내문을 여기저기 세우고 홍보하는 것 정도였어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THAAD 배치를 허용하자 중국은 한한령으로 대응했어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뚝 끊겼어요. 그러자 이 동네는 숨통이 조금 트였어요. 과거에 비해 많이 깨끗한 동네가 되었어요.


한국 감성 여행


韓国旅行


韓国 旅行 写真


韓国 北村韓屋村 旅行 写真


아마 동이 트면 또 관광객들로 바글거릴 거에요. 그러나 심야시간에는 정말 조용했어요. 간간이 고양이가 야옹 야옹 울 뿐이었어요.


ソウル 旅行

 

북촌 한옥마을은 이제 한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매우 유명한 곳이에요. 위키피디아를 보면 영어로 Bukchon Hanok Village, 일본어로 北村韓屋村 로 문서가 개설되어 있어요.


서울 전통 마을


한국 전통 가옥


그렇게 사진과 영상에서 많이 봤던 곳이었어요.


한국문화


한국 주택


영상을 다 찍은 후 슬슬 아랫쪽을 향해 걸어내려갔어요.


서울 야경


서울 야경 사진


서울


아래는 이때 찍은 영상이에요.



북촌 한옥마을을 다 둘러보고 아래로 내려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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