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중앙아시아를 여행하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여행 전에 한국에서 양꼬치 한 번 드셔보시기 바래요.


양꼬치가 맛있다면 중앙아시아 여행 중 현지 음식이 입에 잘 맞을 확률이 높고, 양꼬치가 입에 안 맞다면 중앙아시아 여행 중 현지 음식이 입에 잘 안 맞을 확률이 크거든요. 제가 가 본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그리고 현재 제가 있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주로 양고기를 먹어요. 쇠고기도 있기는 한데 일단 질겨요. 심이 으직으직 씹히는 느낌이 들어요. 냄새도 한국 쇠고기보다 많이 나구요.


저는 한국에 있을 때 양꼬치를 즐겨 먹었어요.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양꼬치는 대부분이 중국식 양꼬치이고 (정확히 어느 지역 방식은 양꼬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우즈벡 식당에 가면 우즈베키스탄식 양꼬치를 먹을 수 있죠. 제가 주로 가던 곳은 딱 두 곳이었어요. 둘 다 동대문에 있는데, 중국식 양꼬치는 동북화과왕에서, 우즈베키스탄식 양꼬치는 사마르칸트에서 먹었어요.


처음 동북화과왕 갔을 때 양꼬치 굽는 법을 식당 아주머니께 배웠어요. 그날 서비스가 건두부 무침이 나왔구요. 그래서 항상 거기만 갔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건두부 무침은 정말 드물게 나오는 서비스더군요. 보통 마파두부 주더라구요. 양꼬치에 건두부 무침 나오면 구운 고기를 파지 (파채)와 같이 먹는 것처럼 먹을 수 있어서 좋은데요.


중국식 양꼬치 굽기



먼저 이렇게 부채살 모양으로 잡아주세요. 1인분이 10개 나오는데 3~5개씩 묶어 굽는 게 편하답니다. 저는 보통 10개를 구울 때 한 번에 5개씩 잡아요. 이래야 10개를 한 번에 구울 때 여유가 있거든요.


불 위에 10개를 올리자마자 계속 뒤집어줍니다. 양꼬치에 끼인 고기가 작고 양념이 되어 있는데다 숯의 화력이 초기에는 매우 좋기 때문에 빨리 빨리 뒤집어주지 않으면 정신이 없죠. 3-3-4로 만들면 진짜 뒤집느라 정신 없답니다. 그래도 이야기도 하면서 구우려면 5-5 이렇게 만들어서 계속 뒤집어주는 게 좋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서 고기 굽듯 천천히 뒤집으면 바로 타버려요. 계속 돌려주며 구워야 합니다.


제가 한국에서 중국 양꼬치를 먹는 방법은 한 줄을 양념 위에 죽 빼서 양념을 잘 뭍혀요. 그 다음 입에 생마늘 하나 뭅니다. 그리고 양념을 잘 묻힌 양꼬치 한 줄을 입에 다 넣고 생마늘과 같이 씹어 먹는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구운 마늘은 안 좋아하고 생마늘은 매우 좋아하거든요. 이렇게 먹으면 양고기 냄새를 거의 못 느껴요. 단, 생마늘이 엄청 매워서 눈물 찔끔 날 수도 있어요. 동북화과왕 마늘은 정말 매운 놈들이 꽤 있었거든요.


그 다음 우즈베키스탄식 양꼬치 (샤슬릭)


우즈베키스탄 양꼬치의 특징은 보통 한 꼬치에 5알을 끼워주는데 고기-비계-고기-비계-고기 이렇게 끼워줍니다. 이렇게 고기-비계-고기-비계-고기로 끼워주는 양꼬치를 '자즈'라고 해요. 우즈베키스탄 여행 오시면 웬만해서는 자즈만 드시는 것을 추천해요. 자즈가 가격이 비싸기는 하지만 고기 질은 가장 좋아요. 그리고 그 외 - 현지인들은 갈아서 한 덩어리를 만든 양꼬치도 많이 먹는데 이건 냄새가 무지 심해요. 위의 양꼬치 테스트에서 합격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조차도 이것은 냄새 나서 별로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답니다. 그리고 알고 보면 자즈가 제일 많이 나가요. 초르수 바자르에서는 자즈만 파는 것을 거부할 때도 있어요. 게다가 우즈베키스탄도 마찬가지로 갈아놓은 고기의 질은 덩어리 고기의 질보다 안 좋아요. 불필요하게 '뭐가 맛있나요?'라고 물어볼 필요 없어요.


미리 구워놓은, 또는 굽고 있는 샤슬릭이 있다면 가서 금방 먹을 수 있으나, 만약 없다면 굽는데 약 30분 걸려요. 그리고 이것도 잘 굽는 집이 따로 있답니다. 잘 굽는 집은 비계가 아주 맛있는데 고기도 잘 익어 있어요. 비계 싫어하신다고 무조건 안 먹고 인상쓰시지 말고 일단 비계도 한 번 드셔보시기 바래요. 잘 하는 집 샤슬릭은 정말 비계가 달고 고소하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사르르 녹죠. 그 물컹물컹한 비계가 아니에요.


우즈베키스탄식 양꼬치는 개인이 직접 구워먹는 건 아니므로 굽는 방법은 생략할게요. 30분간 서서히 구워요. 부지런히 뒤집지도 않구요. 만약 양꼬치를 굽기 시작했는데 이게 거의 30분 걸린다? 그러면 맛있는 양꼬치가 나온다고 생각하셔도 되요. 빨리 나올 수록 대체적으로 맛이 떨어집니다. 물론 미리 굽기 시작한 게 있는데 나이스 타이밍으로 맞추어 간 경우는 예외이지만요. 이 경우는 하나 굽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알 수가 없죠.


우즈베키스탄에서 양꼬치를 시키면 기본으로 식초를 친 생양파를 주어요. 식초의 산성이 강해요. 우리나라에서 중국집에서 양파에 뿌리는 식초보다 강합니다. 그리고 우즈벡식 양꼬치는 크기가 작아요. 다 구워서 나온 거 보면 한 조각이 SD 메모리 카드 크기랑 비슷해요. SD 메모리 카드보다 살짝 큰데 한 입에 쏙 들어갑니다. 크게 굽는 것도 있는데 그건 카프카스식 샤슬릭이라고 해요. 카프카스식 샤슬릭을 거리에서 파는 건 아직까지 못 보았어요. 카자흐스탄에서 샤슬릭 먹다 우즈베키스탄 오신 분들은 '이것도 양꼬치야?'라고 하죠. 귀엽다고 하는 사람까지 보았네요. 현지인들은 종종 식사로 논 (우즈베키스탄식 빵)과 차와 같이 먹어요.


재미있는 것은 포장도 해준답니다! 이렇게요.



주문하기에 따라, 가게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그 차이라고 해봐야 논 2개를 쓰느냐, 논 1개를 반으로 잘라 쓰느냐 정도에요.


논 위에 샤슬릭을 올려놓습니다. 손님이 주문한 만큼 올려요. 2개 주문하면 2개, 3개 주문하면 3개 올리죠. 그리고 그 위를 논으로 덮고 쇠꼬챙이만 쑥 빼는 것이죠.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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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처음 그림부터 봤을때 무슨 꽃인가 했어요^^; 전 양고기는 못 먹으니 중앙아시아는 가기 글렀네요ㅠㅠ 지자에는 따로 양념은 안 하나봐요?

    2012.08.24 13: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장화신은 삐삐님, 죄송해요. 방금 '자즈'를 '지자'로 잘못 적은 걸 발견했어요 ㅠㅠ 자즈에 양념 해요. 붉은 향신료 같은 거 친답니다^^; 양고기는 잘 팔리는 집 가서 드셔보세요. 양고기가 시간이 오래되면 냄새도 엄청 나고 질겨지거든요. 그래서 잘 팔리는 집 가서 드셔보시는 게 좋아요. 그리고 양고기 피해갈 수도 있어요 ㅎㅎㅎ 왜냐하면 '닭'이 있거든요!!!!! 해외여행에서 음식 안 맞다 싶으면 진리의 '꼬꼬댁'이죠 ㅋㅋㅋㅋㅋㅋㅋ

      2012.08.24 13:32 신고 [ ADDR : EDIT/ DEL ]
  2. 오호..양고기라.. 이건 맛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지는군요.. 확실히 외국에 나가면 그 나라의 고유한 음식을 접해보는 것이 제일 좋은 거 같습니다. 냄새가 많이 난다고 하셨는데.. 대충 어떤 냄새일까요? 비린? 그런 쪽이려나요?

    2012.08.24 18: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외국 나가서 현지 음식 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중앙아시아에서 한국인이 조심해야 하는 현지음식은 주로 유제품이랍니다. 이건 잘못 먹으면 설사하고 난리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다고 해요. 양고기 냄새는 누린내에요. 좋은 양고기에서는 별로 안 나는데 오래된 거에선 엄청 나요 ㅎㅎ;

      2012.08.25 10:22 신고 [ ADDR : EDIT/ DEL ]
  3. 우즈벡 양꼬치는 30분이나 걸리는군요 ㅋㅋ
    양고기 좋아하는데 중앙아시아 양고기는 언제 먹을 수 있으려나 ㅋㅋ

    2012.08.24 19: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중앙아시아 양꼬치 한국에서도 팔아요. 우즈벡 식당에서 판답니다. 한국에서도 양꼬치 시키면 30분 정도 구워요 ㅎㅎ

      2012.08.25 10:23 신고 [ ADDR : EDIT/ DEL ]
  4. 실제로 보고.. 먹어보면 색다르겠는걸요~

    2012.08.25 00: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양꼬치 처음 보았을 때 쇠꼬챙이가 안 뜨거워진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어요^^;

      2012.08.25 10:23 신고 [ ADDR : EDIT/ DEL ]
  5. 저는 학교때 몽골로 봉사프로그램 참여해서 간 적 있었거든요. 그 때 정말......... 많은 것을 못 먹고, 물도 다 탈나서 한인마트에서 공수한 삼다수만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거기는 음식문화가 정말 발달되어 있지 않아서 그냥 양 한마리 잡아 통째로 쪄먹는 요리(허르헉)가 제일 고급요리-_-이고 나머지는 양고기 만두국, 그냥 찐 만두, 칼국수 정도였어요. 잘한다는 집에 가서 먹었는데도 저는 정말 못 먹고.. 혼자 시킨 소고기에선 또 어찌나 냄새가 심하던지. 흑흑. 소고기에서 냄새가 날 수도 있다는 개념을 그 때 첨 알았더랬지요. 하여간.. 시간이 흘러흘러(당시 20살이였던 -.-) 지금은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먹을 줄 아는 편인데, 아직도 양고기는 '마지못해' 먹는 축이랄까요. 덕분에 터키에서 내내 닭만 달고 살았지요 ㅋ 남친이 양 좋아하는데 저 때문에 많이 못 먹어 은근 서운해 하기도 했구요 -.- 터키를 빠져나와 그리스로 넘어 간 순간, 비슷한 요린데도 돼지를 써서 드뎌 닭이 아닌 다른 대안이 생겨 어찌나 기뻤는지요ㅠㅠ

    2012.08.25 03: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양고기 못 드시는 분들 많아요 ㅎㅎ 저도 양고기 처음 먹은 게 대학교 3학년 때였는데 맛은 별 문제 없었는데 소화가 엄청 안 되더라구요. 물론 지금은 매우 잘 먹지만요^^;

      아마 부담 없이 조금씩 드시기 시작하시면 적응 되시고 나중에 맛있다고 느끼게 되실 거에요^^ 처음부터 썩 좋아하지도 않는데 '이건 많이 먹어야해!'이러면 더 싫어지는 게 음식 같아요. 기로스 드셨군요 ㅋㅋ 돼지고기 맛있죠 ㅋㅋㅋ 한국인에게는 돼지가 최고인 거 같아요^^

      2012.08.25 10:27 신고 [ ADDR : EDIT/ DEL ]
  6. 전 항상 샤슬릭 먹을 때 비계는 버렸는데... 다음번에는 꼭 같이먹어 봐야겠네요. 비계가 그렇게 맛있는 것이였나요?ㅠ

    2012.08.25 08: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비계는 대체로 매우 잘 구워주기 때문에 맛있는데 그쪽은 잘 모르겠네요^^; 우즈벡에서 거리에서 파는 거 먹어보면 잘 하는 집은 고기랑 비계 둘 다 잘 굽고, 못 하는 집은 비계만 잘 굽고 고기는 태워먹거나 하는 경우 있어요. 카자흐스탄은 큼직큼직한 고기를 끼운다고 하니 다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한 번 맛보아 보세요^^

      2012.08.25 10:31 신고 [ ADDR : EDIT/ DEL ]
  7. 한국에서 꼭 먹어봐야겠어요..
    그런데 서울에 있는 우주벡 가게에나 가야 먹을수 있어서..ㅠㅠ
    전 지방에 살겨든요~~
    지방에서 양고기 먹을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습니다 ^^

    전 돼지의 비계를 아주 좋아해서..양고기가 입에 맞다면...아마 양고기 비계도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양고기 가격은 얼마 정도 하나요?>
    저렇게 꼬지로 말구요~~삼겹살 먹듯이먹을려고 하는데..양고기도 돼지처럼 삼겹..목살..이런부위로 나누어저 팔겠지요??
    그리고 그걸 산다고 하면...양고기는 얼마 정도 하나요??

    2012.08.26 19: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비계를 좋아하시다니 고기 잘 드시는군요! 고기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은 비계를 아주 좋아하죠. 저도 비계 엄청 좋아해요 ㅋㅋ

      양고기는 딱 한 번 사 보아서 가격을 잊어버렸네요. 이게 혼자 요리하기엔 냄새 잡기 엄청 어려워서요. 하지만 돼지고기보다는 싸답니다.

      고기 요리 하고 싶으시다면 한국에서 파는 조그만 칼 가는 도구 챙겨오세요. 고기를 작게 썰어주지 않으므로 집에서 자기가 다시 잘라야 한답니다.

      2012.08.26 20:38 신고 [ ADDR : EDIT/ DEL ]
  8. 우와.. 우즈베키스탄식 양꼬치 궁금하네요!
    언제 우즈베키스탄 갈 일이 있으려나 모르겠지만요. ㅎㅎ

    2012.09.01 02: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우즈베키스탄 양꼬치는 한국에 있는 우즈베키스탄 식당에서 맛보실 수 있어요 ㅎㅎ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에서 가기 편하답니다. 타슈켄트까지 직항노선이 있거든요. 일주일에 6회인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

      2012.09.02 15:36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