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패스트푸드 체인점 햄버거는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 스리라차 치킨 버거 햄버거에요.
"오늘은 노브랜드버거 고가 라인업 메뉴랑 치킨 버거 메뉴 먹어봐야지."
노브랜드버거 매장이 오픈한 지 며칠 지난 날이었어요. 집에서 노브랜드버거를 먹으러 홍대로 갈 때 이번에 먹을 메뉴를 다 정해놨어요.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가 오픈한 날인 2019년 8월 19일에 가서 그릴드 불고기 버거를 먹고, 그것 말고 어떤 메뉴가 있는지 살펴보고 왔어요. 저가 라인업 메뉴인 그릴드 불고기 버거를 먹었기 때문에 이제 먹어야할 것은 고가 라인업 메뉴와 치킨 버거였어요. 노브랜드 버거 햄버거는 가격으로 보면 저가 라인업과 고가 라인업이 있고, 패티로 보면 미트 패티와 치킨 패티가 있어요.
이 중 치킨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는 고작 두 종류 뿐이었어요. 스리라차 치킨 버거 햄버거와 스파이시 BBQ 치킨 버거 햄버거였어요. 스리라차 치킨버거, 스파이시 BBQ 치킨버거 둘 다 가격은 똑같았어요. 단품 가격도 같고, 세트 가격도 같았어요. 가격이 똑같으니 그냥 아무 거나 하나 찍어서 먹으면 될 거 같았어요. 노브랜드버거가 과연 피 튀기는 레드오션 햄버거 패스트푸드 체인점 시장에 잘 정착하고 살아남을지 궁금했거든요.
노브랜드버거는 갑자기 뿅 하고 등장한 것은 아니에요. 신세계푸드가 외식 브랜드 버거플랜트를 리뉴얼 론칭한 것이에요. 리뉴얼 론칭했다는 것은 결국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거겠죠.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느꼈을 거구요.
일단 저가 라인업과 고가 라인업을 골고루 갖춰놨어요. 치킨버거도 구색을 갖춰놓기는 했어요. 사실 치킨버거는 아무리 봐도 구색맞추기에 가까워보였어요. 이해해요. 치킨버거는 꽤 민감한 부분이 존재하거든요. 일반 미트 패티에 비해 치킨 패티는 여러 리스크가 있는 식재료에요. 소스 뿌리면 치킨옷 눅눅해지고, 순수하게 간다고 하면 이번에는 모양이 엉망진창이 되어서 욕 먹기 좋아요. 게다가 치킨 패티는 튀겨야 해서 판매 중 완성품 패티 재고 관리가 상당히 까다로워요. 미리 많이 튀겨놨다가 시간 지나면 맛이 별로인 햄버거가 나가고, 주문 들어올 때마다 튀기려 들면 패스트푸드가 졸지에 슬로우프드로 돌변해요.
거창하고 심각하게 분석할 거 없어요. 맘스터치 몇 번 가보면 그냥 깨닫게 되요. 맘스터치가 치킨 패티의 장점과 단점 둘 다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거든요.
아마 그래서 치킨 버거는 딱 2개만 구색맞추기로 준비해놓은 것 같았어요. 치킨버거가 아예 없으면 뭔가 이빨 하나 빠진 미소 같으니까 집어넣기는 하는데, 정말 이건 구색맞추기로 집어넣은 것처럼 보였어요. 마치 짬뽕 전문점에서 억지로 짜장면 메뉴 집어넣어놓기는 하는 것처럼요.
치킨버거가 고작 두 종류 뿐이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치킨버거 고르려면 자동주문기계에서 무려 '페이지를 넘기는' 매우 도전적인 행위를 해야 하게 만들어놓은 것까지 - 일에서 백까지 전부 '이건 그냥 구색맞추기니까 엥간하면 다른 거 골라'라고 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도 저는 치킨버거를 먹어볼 생각이었어요. 스리라차 치킨 버거로 먹기로 했어요. 패스트푸드 체인점 햄버거 중에서 스리라차 소스 들어간 햄버거는 그렇게 흔하지 않거든요. 이름에 대놓고 '스리라차'라고 걸어놓은 햄버거는 아마 이게 처음일 거에요.
'스리라차 치킨버거부터 먹고 NBB 어메이징 버거 주문해서 먹어야지.'
저의 계산은 노브랜드버거 매장 간 순간 전면 수정해야 했어요.
"지금 주문이 많이 밀려서 한 시간 대기해야 하는데 괜찮으시겠어요?"
자동주문기계 앞에 서자 직원이 다가와 물어봤어요. 괜찮다고 대답했어요. 직원은 시식용 메뉴가 담긴 조그만 봉지를 주었어요. 봉지 속에 들어 있는 것은 상하이 핑거 포크였어요.
"그냥 한 번에 다 주문해야겠다."
NBB 어메이징 버거 햄버거와 스리라차 치킨버거 햄버거를 주문했어요. 하나 먹고 다른 거 하나 주문하려 하면 한 시간 또 대기해야 할 것 같았거든요.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었어요. 1시간 대기한다고 해도 계속 줄 섰어요. 카메라 들고 사진 찍고 유튜브 올린다고 동영상 촬영하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솔직히 엄청 웃겼어요. 이거 개장은 8월 19일에 했어요. 그런데 개장한 날 왔을 때는 진짜 한산했어요. 솔직히 마케팅을 대체 어떻게 했길래 이렇게 한산할 수 있나 싶었어요. 개장한 날에는 그냥저냥 장사 평범하게 되는 서울 홍대의 이름 모를 가게 1에 불과했던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정작 개장한 다음날인 8월 20일에 가보니 사람들이 우루루 와서 사진 찍고 유튜브 올리려고 동영상 찍고 먹방한다고 햄버거 여러 개 사가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보통 오픈 당일에 사람들이 미어터지기 마련인데 여기는 오픈 다음날에야 미어터졌어요.
노브랜드버거가 일부러 노리고 이렇게 한 건지, 아니면 실수로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노브랜드버거 오픈에 대해 인터넷 뉴스에 뜬 시각 자체가 오픈 당일 아침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늦은 시각이었어요. SNS에 오픈한다고 홍보를 열심히 하지도 않았구요. 오픈일을 매장 운영 실전 테스트 타임으로 사용하는 건 또 처음이었어요. 하여간 정작 오픈날에는 한산했고 오픈일 다음날 되어서야 사람들 미어터지는 것 보니 많이 웃겼어요.
한 시간 조금 안 되게 기다려서 제가 주문한 스리라차 치킨버거 햄버거를 받았어요. 시식으로 주던 상하이 핑거 포크 두 번 받아서 먹고 사람들 구경하느라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다고 느끼지는 못했어요. 참고로 상하이 핑거 포크는 이날 시식용으로 주던 것처럼 소량 포장해서 판매하면 잘 팔릴 거 같았어요.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 스리라차 치킨 버거 햄버거 포장은 이렇게 생겼어요.
포장을 풀렀어요.
치킨 패티를 보는 순간 떠오르는 것이 있었어요.
예전 토니 버거가 이런 햄버거 있다고 광고하지 않았었나?
토니버거가 아직도 있는지 모르겠어요. 토니버거 햄버거 중 엄청나게 큰 치킨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가 있었어요. 노브랜드버거 스리라차 치킨 버거를 보는 순간 딱 그 햄버거가 떠올랐어요. 노브랜드버거 스리라차 치킨 버거 패티가 아주 큰 것은 아니었지만 햄버거 번에서 양쪽으로 많이 삐져나와 있었거든요.
노브랜드버거 스리라차 치킨 버거 햄버거 단품 가격은 3900원이에요. 세트 가격은 5800원이구요.
노브랜드버거 스리라차 치킨 버거 영문명은 Sriracha Chiken Burger 에요.
이거 맘스터치 싸이버거 저격수로 나온 거 아냐?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치킨 패티였어요. 치킨 패티가 얇고 길고 넙적했어요. 사실 이것만 봐서는 맘스터치 싸이버거 저격수로 출시한 햄버거라고 전혀 느낄 수 없었어요. 원래 철저한 은폐, 엄폐, 기도비닉, 위장신분이 암살의 기본이라잖아요.
노브랜드버거 스리라차 치킨버거 햄버거의 치킨 패티는 크게 울퉁불퉁한 부분이 없었어요. 상당히 고른 두께를 보여주고 있었어요. 패티는 닭고기 맛과 튀김맛이 잘 느껴졌고, 짭짤했어요. 패티만 꺼내서 잘라놓으면 좋은 맥주 안주가 될 거 같았어요.
스리라차 소스는 패티의 느끼함을 1차적으로 확실히 잡아줬어요. 그리고 살짝 얼얼한 느낌을 줬어요. 스리라차 소스가 들어가기는 했지만 마구 맵지는 않았어요. 가볍게 매콤한 맛이었어요. 먹으면서 막 땀 흘리고 괴로워할 건 절대 아니었어요. 맛에 재미를 주려고 매운 맛을 조금 첨가했다고 보면 될 정도였어요.
노브랜드버거는 야채맛이 매우 풍성했어요. 야채가 여러 가지 많이 들어간 것이 아니었지만 다채롭게 느껴졌어요. 단, 피클맛은 조금 튀었어요. 피클을 그대로 넣지 않고 다져서 톡톡 뿌려주는 식으로 만들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치킨패티, 스리라차소스, 야채들, 야채에 들어간 소스 모두 맛이 그렇게 강한 편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피클 씹을 때마다 피클 맛이 확 튀었어요. 피클 맛이 강한 건 아니었지만 햄버거를 구성하는 재료들이 갖고 있는 맛 세기에 비해 피클이 갖고 있는 맛의 세기가 너무 셌어요.
노브랜드버거 스리라차 치킨버거는 빵집 햄버거와 패스트푸드 치킨버거를 합쳐놓은 맛이었어요. 그래서 그냥 볼 때는 맘스터치 싸이버거 저격수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들었지만, 먹어보면 맘스터치 싸이버거 저격수로 출격시킨 제품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