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패스트푸드 체인점 신메뉴는 KFC 닭똥집 튀김이에요.
"야, 내일 KFC에서 닭똥집 튀김 나온대."
"응? 뭔 말이야?"
"닭똥집 몰라?"
"알지."
"닭똥집 튀김 출시한대."
어제 저녁이었어요. 저와 친하게 지내는 친구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하던 중이었어요. 친구와 이런저런 먹거리 이야기를 나누던 중, 친구는 제게 9월 10일에 KFC에서 닭똥집 튀김을 출시할 거라고 알려줬어요.
KFC 닭껍질 튀김 출시한 지 얼마 안 되지 않았나?
문득 KFC 닭껍질 튀김이 떠올랐어요. 올해 여름, KFC에서 닭껍질 튀김을 특정 몇몇 매장에 한해 한정판매했어요. 이것이 엄청나게 대박을 쳤어요. 사림들이 닭껍질 행사를 진행중인 KFC 매장으로 몰려가서 줄을 서서 먹고 SNS에 인증했어요. 그로 인해 닭껍질이 무조건 버리거나 천대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널리 퍼졌어요. 아직도 닭껍질은 여전히 그냥 남아도는 것, 치킨 쌓여 있는 곳에서 바닥 뒤져보면 마음껏 집어먹을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닭껍질도 튀겨서 팔 수 있는 먹거리 중 하나라는 것이 알려졌어요.
닭껍질에 비해 닭똥집은 그렇게까지 충격적이거나 놀라울 것은 없었어요. 닭똥집은 예전부터 다른 치킨집에서 팔아왔던 거니까요. 프랜차이즈 치킨에서는 닭똥집을 끼워주는 일이 사실상 없다시피해요. 그러나 재래시장에 가서 통닭집 가서 통닭을 주문하면 닭똥집 튀김도 몇 개 넣어주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게 끼워주는 용도로 판매하는 것 외에 닭똥집만 따로 판매하기도 하구요.
'KFC는 이제 닭을 오체분시해서 판매하려고 하는 건가?'
그래도 어쨌든 KFC에서 닭똥집 튀김을 판매한다는 건 매우 신기한 일이었어요. KFC에서 닭똥집을 따로 튀김으로 만들어 판매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거든요. KFC라고 하면 항상 노르스름하고 바삭한 튀김옷을 자랑하는 프라이드 치킨을 떠올려 왔어요. 시장통 통닭집에서 판매하는 닭똥집을 하나의 메뉴로 만들어 팔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닭똥집 튀김은 어떻게 생긴 것인지 궁금해졌어요.
KFC 닭똥집 튀김이 궁금해진 것과는 별도로, 이제 KFC가 닭을 완전 오체분시하듯 부위별로 다 나눠서 판매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일단 닭껍질 튀김이 나왔고, 이번에는 닭똥집 튀김이 나왔어요. 닭을 부위별로 세분화해서 계속 하나씩 메뉴로 내놓는 거 아닌가 싶었어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닭 머리를 먹는 일이 없기 때문에 닭머리 튀김은 안 나오지 않을까 싶다는 점이었어요. 닭머리 튀김이 나온다면 정말 경악하겠지만, 한국에서는 닭머리가 붙어 있으면 오히려 혐오스러워하니 그것까지는 설마 안 내놓겠죠.
그러나 닭 내장 갖고 뭔가 또 만들어서 내놓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계란 갖고 뭘 만들어보거나요.
지난번에 나온 닭껍질 튀김은 가격이 조금 아쉬웠어요. 가격만 그보다 저렴하거나 양이 훨씬 많았다면 꽤 호평했을 거에요. 그러나 가성비가 워낙 안 좋아서 이래저래 참 애매한 메뉴였어요. 이번 닭똥집 튀김은 닭껍질 튀김이 보여줬던 한계를 극복했을지 궁금했어요.
얼핏 봐서는 닭똥집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순살치킨처럼 생겼어요. 닭똥집 튀김 위에는 소스와 굵은 고춧가루가 뿌려져 있었어요.
KFC 에서는 닭똥집 튀김에 대해 'KFC가 튀기면 다르다! 역시! KFC가 튀기면 닭똥집도 레전드가 된다! 바삭쫄깃한 닭똥집과 고소한 고마다래소스, 알싸한 레드페퍼의 환상적인 조화, KFC 닭똥집튀김!'이라고 광고 및 소개하고 있어요.
KFC 닭똥집 튀김 가격은 2800원이에요. 지난 번 KFC 닭껍질 튀김과 가격이 똑같아요.
KFC 닭똥집 튀김 출시 행사는 전체 매장 대상으로 하는 행사에요. 이 행사에서 제외되는 매장으로는 롯데월드, 에버랜드, 서울대공원, 야구장, 휘닉스평창, 베어스타운, 인천공항랜드, 인천공항 교통센터, 서귀포중문DT 점이에요.
그리고 이번 행사에서 유의사항으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있다고 해요.
제휴/추가 할인 불가, 딜리버리 불가, 타 할인/타 쿠폰 중복 사용 불가, 단체주문 추가 할인 불가, KFC멤버십과 OK캐쉬백 동시 적립 불가(서울타임스퀘어점은 커넬포인트 적립 및 OK캐쉬백 적립 및 사용 불가)
닭똥집 느낌은 별로 없는데 맵다.
닭똥집 느낌은 별로 없었어요. 먹었을 때 닭고기 같았어요. 닭똥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은 식감에서였어요. 식감은 확실히 닭똥집 씹을 때 느껴지는 식감이었어요. 뭔가 심줄 같은 것이 으직으직 씹히는 그 느낌요. 이것은 닭똥집 튀김이었기 때문에 닭똥집 씹을 때 힘줄 같은 것이 씹혀서 으직거리는 느낌이 아주 확실히 들었어요. 식감에서는 닭똥집 맞았어요.
그러나 맛만 봐서는 닭똥집이라는 느낌이 별로 안 들었어요. KFC 닭똥집 튀김은 오히려 재래시장 안에 있는 통닭집에서 판매하는 튀긴 통닭과 비슷한 맛이었어요. 후추향 강하고 후추 때문에 매운 맛이 나는 것 아닌가 싶은 맛이요.
매운맛은 꽤 강했어요. 후추로 매운맛을 낸 거 같았어요. 후추의 매운맛에 고추의 매운맛이 더해져서 닭고기 튀김 치고 상당히 매운 편이었어요. 짠맛은 강하지 않았어요. 짠맛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양념소금 찍어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정도의 짠맛이었어요.
양은 뭔가 애매했어요. 닭껍질 튀김보다는 양에서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그러나 이게 2800원어치 양이랴고 물어본다면 저는 아니라고 대답하고 싶어요. 1.3배는 더 있어야 2800원에 걸맞는 양 같았어요. 매콤해서 마구 빨리 먹을 수는 없었지만 양 자체만 놓고 보면 꽤 적었어요. 이 정도 양이라면 1500~2000원이 딱 어울릴 거 같았어요. 몇 알만 조금 더 줬으면 훨씬 괜찮을 것 같았어요.
KFC 신메뉴 닭똥집 튀김은 후추 매운맛이 강한 시장통 튀긴 통닭 같은 맛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