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패스트푸드 체인점 햄버거는 버거킹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에요.
"내일 버거킹에서 신메뉴 나온다더라."
"아..."
"너 먹을 거 아니?"
"글쎄..."
"왜? 너가 왜 안 먹어?"
어제 저녁이었어요. 친구가 제게 버거킹에서 신메뉴 햄버거가 2종류 출시될 예정이라고 알려줬어요. 친구가 제게 알려준 이유는 아마 이게 어떤 맛인지 제 이야기를 들은 후 먹을지 말지 결정하려고 하는 것이었겠죠. 제가 실험대상으로 먼저 희생당한 후에 그 결과를 보고 맛있다고 하면 자기도 한 번 먹어보고, 맛없다고 하면 안 먹으려구요. 제가 블로그 하면서 신메뉴 나오면 간간이 찾아먹는 것을 알고 있는 친구였거든요.
상당히 의아해하는 친구. 항상 '다음날 봐서. 한 번 먹어볼까?' 이런 식으로 반응을 했어요. 그러나 이때는 그러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나 지금 감기 걸렸어. 맛이 제대로 안 느껴져. 무슨 맛이 느껴져야 먹고 글을 쓰든 평을 해주든 하지.
가장 큰 문제. 바로 감기에 걸렸다. 하필이면 코감기.
지난주부터 감기에 걸렸어요. 처음에는 코감기, 그 다음에는 코감기와 더불어 목감기까지 왔어요. 약 사먹고 싶지 않아서 방에 굴러다니는 비타민C 알약을 먹어대며 버티고 있었어요. 비타민C 알약이 감기 걸렸을 때 효과가 있는 건지 플라시보 효과인지는 모르겠어요. 어쨌든 그거 먹으며 훌쩍훌쩍 콜록콜록 골골골거리고 있었어요.
코감기에 걸렸기 때문에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어요. 코를 풀면 맛이 조금 느껴지는 것 같기는 한데 그게 몇 초. 몇 초 후에는 강한 단맛, 짠맛, 신맛 같은 것만 느껴졌어요. 방에 쓴맛 나는 것은 없었기 때문에 쓴맛도 느껴졌는지는 모르겠어요. 딱 저 세 맛만 조금 느껴질 뿐이었어요. 이 상태에서는 뭘 먹어도 거의 다 똑같은 맛. 맛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 입맛 없어도 감기 걸려서 먹는 거였어요.
그래서 버거킹에서 신메뉴가 나온다고 해도 특별한 반응을 보일 수 없었어요. 창 밖에 부유하는 미세먼지 입자가 하나 제 방 유리창을 스쳐지나가는 것처럼 덤덤했어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상황이어야 관심이 생기는데 그런 상황이 아니었으니까요. 맛을 느끼는 것은 둘째 치고 입맛 자체가 없었어요. 먹는 것 자체가 귀찮고 계속 드러누워서 잠만 자고 싶었거든요.
아침이 되었어요. 감기가 전날 저녁에 비해 엄청나게 많이 좋아졌어요. 일어나자마자 커피를 한 잔 타서 마셨어요. 커피맛이 느껴졌어요. 완벽히 잘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커피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정도는 되었어요. 이 정도라면 음식을 먹고 어떤 맛인지 알 수는 있는 정도였어요. 조금 둔하게 느끼는 수준이었어요. 아마 제가 먹고 느낀 것에서 1.1배를 하면 멀쩡할 때 먹는 맛과 같을 거였어요.
점심때가 되었어요. 버거킹에서는 웬일로 아침에 신메뉴 나왔다고 바로 할인 쿠폰도 뿌려줬어요.
내가 이 정도까지 해줬는데 너가 감히 와병 투혼을 안 보여줘?
이런 건가.
버거킹은 신메뉴로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 출시되었다고 카톡을 보내준 후, 무려 무료 세트 업그레이드 쿠폰도 함께 보내줬어요. 와병 투혼을 불살라야 할 것인가. 무려 신메뉴 출시한 날 바로 쿠폰도 뿌려줬는데!
'버거킹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 먹어봐야지. 맛은 대충 느낄 수 있으니까.'
그래서 점심은 버거킹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를 먹기로 했어요. 버거킹으로 갔어요. 쿠폰을 사용했어요.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 세트는 이렇게 생겼어요.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 포장은 이렇게 생겼어요.
버거킹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는 크기가 작은 편이었어요. 크기가 작고 길다란 햄버거였어요. 핫도그에 가까운 모양이었어요.
포장을 풀렀어요.
버거킹 홈페이지에는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에 대해 특별한 설명이 없었어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메세지를 보면 '매콤하고 육즙 가득한 닭다리살이 통째로!'라고 소개하고 있었어요.
버거킹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 단품 가격은 5900원이에요. 버거킹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 세트 가격은 6900원이에요.
버거킹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 단품 열량은 911kcal 이에요. 세트 열량은 1346kcal 이에요. 햄버거 자체는 작지만 열량은 작지 않아요. 작다고 2개 먹으면 햄버거만으로 1822kcal 채울 수 있어요. 참고로 성인 1일 권장 칼로리가 보통 2000~2500kcal 이라고 해요.
달고 살짝 매콤하고 베이컨맛.
이것은 길게 만든 것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 모양 잘못 잡았어.
버거킹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는 상당히 맛있었어요. 맛을 평소보다 조금 둔감하게 느끼는 상태에서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맛있었어요. 정말로 잘 만든 치킨버거 햄버거였어요. KFC와 맘스터치가 바지에 지려버릴 거 같은 맛이었어요. 일단 맛은 대만족이었어요.
첫 입 물었을 때 단맛이 느껴졌어요. 마요 소스였어요. 치킨은 살짝 매콤한 기운이 있었어요. 맵다는 게 아니라 매콤한 기운이 있었다는 거에요. 매운 것은 코 막혀도 똑같이 느껴져요.
맵고 달콤한 조합이었어요. 여기에 베이컨이 베이컨 특유의 고소한 향과 짭짤한 맛을 더해주고 있었어요. 베이컨 양은 정말 잘 잡았어요. 베이컨 양이 많았다면 오히려 치킨맛이 공격당했을 거에요. 치킨 맛 자체가 상당히 괜찮았기 때문에 베이컨은 간간이 포인트 주는 용도로 들어가는 것이 좋아요. 버거킹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에서 베이컨은 딱 그 용도로 들어간 것 같았어요.
치킨 자체가 상당히 맛있었어요. 맛도 좋았고 베어먹기도 편한 두께였어요. 이런 치킨버거 패티는 모양이 상당히 들쭉날쭉하고 두께가 크게 불균일하다는 약점이 있어요. 그런데 버거킹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 속에 들어간 치킨 패티는 그런 단점이 안 보였어요. 전체적으로 보면 일반 패티보다야 당연히 모양도 불균일하고 두께도 약간 불균일해요. 그러나 베어먹을 때 크게 신경쓸 정도가 아니었어요. 그냥 무시해도 되는 수준이었어요. 이 정도면 치킨 패티 중에서는 상당히 먹기 좋게 잘 만들었다고 칭찬해줄 수 있는 정도였어요.
야채와 토마토 양도 괜찮았어요. 노란 스모키 머스타드 소스는 잘 모르겠어요. 머스타드 맛이 있기는 했지만 인상적이지 않았어요. 솔직히 빼고 마요 소스 더 쳐줘도 사람들 평이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모양이 문제야.
버거킹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는 열량이 상당히 높아요. 이렇게 조그맣게 생긴 것이 무려 911kcal 이에요. 그런데 조그맣게 생긴 이유가 있어요. 이게 먹어보면 또 생각만큼 양이 형편없이 적지 않아요. 양도 무난해요. 하지만 버거킹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는 길다란 직사각형 형태 햄버거이다보니 양에서 적어 보이는 게 확실히 있었어요. 이게 동그란 원형이었다면 양이 적어보인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었을 거에요. 물론 버거킹 와퍼가 워낙 큼지막하기 때문에 와퍼 옆에 서면 고개 숙인 당신이 되겠지만, 혼자 있으면 딱히 작다고 뭐라고 할 건 아니었을 거에요.
아, 그런데 버거킹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 출시하는 날에 와퍼는 단품 3500원 행사하잖아. 뭘 어떻게 해도 고개 숙인 당신이기는 했겠다.
버거킹 BLT 통다리 치킨버거 햄버거는 상당히 맛있었어요. 매콤한 기운이 있는 바삭한 치킨 패티에 달콤한 소스 조합이 좋았어요. 여기에 포인트로 베이컨이 들어가 있었고, 야채가 들어 있어서 맛이 밋밋하거나 심심하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