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 삼성산 달동네 밤골마을

좁은 공간에 이것저것 복작복작 쌓여 있었어요.

사랑의교회 첨탑이 세워진 곳으로 가는 비좁은 골목길이 있었어요.

일단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삼성산 달동네 밤골마을 중 개천 옆에 형성된 곳부터 차근차근 다 둘러보기로 했어요. 밤골마을은 크게 두 갈래로 형성되어 있고, 중심이 되는 길을 따라 걸어가면 빠짐없이 다 볼 수 있는 구조였어요. 달동네는 좁은 골목길을 다 들어가보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할 경우 놓치는 곳이 생기기 쉬워요. 그러나 밤골마을은 큰 두 갈래 길을 기준으로 돌아다니면 그럴 일이 발생할 일은 별로 없었어요.

집 벽 옆에 LPG 가스통이 세워져 있었고, 그 옆에는 샛노란 유채꽃이 활짝 피어 있었어요.

붉은 고무 대야와 통에는 여러 가지 작물이 심어져 있었어요.

이쪽은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어요. 개천 옆쪽으로 작물이 재배되고 있는 붉은 고무통이 일렬로 늘어서 있었어요.

계속 사진을 찍으며 길을 걸어갔어요. 봄이 와서 날이 따스했어요. 따스한 수준을 넘어 더울 정도였어요.

등나무에는 보라색 꽃이 피어 있었어요.

달동네를 돌아다니다보면 흔히 보게 되는 나무 중 하나가 등나무에요. 등나무 자체는 저도 잘 구분해내지 못해요. 단지 꽃이 피었을 때 꽃을 보고 저게 등나무라는 것을 알 뿐이에요.

텃밭에는 파가 꽃을 피웠고, 스티로폼 상자로 만든 화분에서는 상추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어요.

밤골마을 뒷편으로 산장아파트가 보였어요.

만약 산장아파트 대신 저기에 고급 아파트가 들어서 있었다면 여기도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사진 찍기 좋은 곳이라고 소문났을 거에요. 그러나 산장아파트 자체가 신축 아파트가 아니다보니 구룡마을 사진과 같은 임팩트는 없었어요.

지붕에는 어린이용 자전거가 올라가 있었고, 아래에는 의자가 있었어요. 현실 속 장면이지만 매우 비현실적인 모습이었어요.

계속 따스한 봄볕을 맞으며 길을 걸어갔어요. 캐논 SX70HS 카메라로 사진을 계속 찍었어요. 가로로 찍어보기도 하고 세로로 찍어보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일단 사진을 찍었어요.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동네에 가면 일단 셔터를 마구 누르고 보는 게 좋다는 것을 얼마 전 동대문구 이문동 달동네 갔다가 깨우쳤거든요.

동대문구 이문동 달동네는 몇 년에 걸쳐 몇 번 갔고, 갈 때마다 사진을 찍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 이문동 달동네를 다녀온 후 사진을 보니 거의 다 같은 장소에 비슷한 구도로 찍은 사진 뿐이었어요. 하드디스크 용량 때문에 사진을 정리하고, 사진 찍으러 갔을 때는 메모리 용량과 카메라 배터리 때문에 정말 찍어야겠다고 생각한 것만 찍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었어요. 이문동 달동네는 곧 없어질 거에요. 그제서야 이런 곳에 왔을 때는 혹시 모르니 기록을 위해서라도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바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다시 하천을 건넜어요.

"이제 길 뒷쪽으로 가볼까?"

일단 하천을 따라 조성된 밤골마을을 거의 다 봤어요. 이제 하천을 따라 조성된 구역 뒷부분을 볼 차례였어요.

아래 사진에서 왼쪽 길로 가면 하천을 따라 조성된 구역 뒷편을 볼 수 있어요.

하천을 따라 조성된 밤골마을 뒷편에 있는 골목길을 따라 올라갔어요.

계속 길을 따라 올라갔어요.

길 위에 지붕을 만들어놓고 그 아래에는 평상이 놓여 있었어요.

길 끝자락까지 다 왔어요.

다시 되돌아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사랑의교회 첨탑과 가로등, 평상과 의자. 사람 사는 동네였어요.

'이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달동네 밤골마을 절반 봤구나.'

시계를 보았어요. 2019년 5월 4일 13시 57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