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마셔본 음료는 대구 경북 능금 농협 음료수인 피치 제주 망고에요.


슈퍼마켓에 갔어요. 음료수 중 재미있는 거 없나 살펴보았어요. 과자류는 재미있는 것이 그렇게 많지 않지만, 음료수는 과자에 비해 재미있는 것이 많이 있거든요. 신제품이라든가 못 보던 것도 많이 있구요.


"제주도에서 망고 많이 나오나?"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제주도에서 망고를 생산하지 않았어요. 망고 자체를 거의 못 봤어요. 망고는 정말로 열대과일이니까요. 제주도에서 바나나 농사를 지었던 적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기는 해요.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바나나 농장이 있었어요. 진짜 거기에서 바나나를 키웠는지 안 키웠는지는 몰라요. '바나나 농장'이라고 적혀 있는 낡은 팻말이 있어서 바나나 농장이 있었다는 것을 유추했을 뿐이에요.


제가 어렸을 적, 제주도 대표 과일은 감귤이었어요. 오직 감귤이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한라봉이 등장했고, 전국적으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어요. 이 당시 제주 감귤에 대한 평은 상당히 안 좋았어요. 거의 바닥에 떨어지다시피 했어요. 그런데 한라봉이 등장하자 사람들이 '감귤은 맛없지만 한라봉은 끝내준다'고 열광했어요. 지금까지 한라봉만큼 엄청난 열풍을 일으킨 과일은 못 봤어요.


이후, 제가 대학교 들어갈 즈음 해서 제주도에서 망고가 나오기 시작했을 거에요. 시장에서 망고를 파는 모습은 그 즈음에서야 볼 수 있었거든요. 그러나 제주도 망고는 한라봉 열풍에 비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어요. 제주도에서 망고가 나온다는 것이 신기하기는 했지만 그걸로 끝이었어요. 망고가 한라봉처럼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키지 못한 결정적 원인은 딱히 비교대상이 없었기 때문 아닐까 해요. 한라봉 열풍은 당시 제주 감귤과 비교되어서 엄청나게 굉장한 게 나왔다고 해서 생긴 것이지만, 망고는 그냥 희안한 게 나왔다는 것 정도였으니까요.


진열대에 제주 망고 음료가 있었어요. '피치 제주 망고'라는 음료였어요.


병을 집어들어서 그림을 보았어요. 망고와 복숭아가 그려져 있었어요. 망고와 복숭아를 섞어놓은 것 같았어요. '피치 망고'라는 존재가 있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어요. 갑자기 김빠졌어요. 파치 이용해서 이런 과일 음료 만드는 것은 찾아보기 어렵지 않으니까요.


"뭐? 대구?"


그림을 보고 시큰둥해졌던 저를 깜짝 놀라게 만든 것은 바로 제조업체였어요.


대구경북능금농협


대구면 그 대구 말하는 거 아냐? 사과 유명한 곳?


음료 제조원을 보았어요. 제조원은 두 곳이었어요. 하나는 대구경북능금농협음료가공공장으로, 경상북도 군위군 의흥면에 있대요. 다른 하나는 북안동농협산약가공공장으로, 경상북도 안동시 북후면에 있대요. 판매원은 대구경북능금농협음료가공공장으로, 경상북도 군위군에 있대요.


애초에 '능금' 자체가 사과를 이야기하는 단어에요. '대구경북능금농협'이라는 이름을 보면 대구 사과를 떠올릴 수 밖에 없어요. 이름에 대구도 들어가 있고, 사과도 들어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대구 경북 능금 농협에서 생산한 음료는 사과와 아예 무관한 제주 망고 음료였어요. 여기에 복숭아가 들어갔구요.


이건 사야 해!


희안한 물건이었어요. 그래서 바로 구입했어요.


대구 경북 능금 농협 음료인 피치 제주 망고 음료수는 이렇게 생겼어요.


대구 경북 능금 농협 음료 - 피치 제주 망고


왼쪽 위에 농협 마크가 아주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고, 농협 마크를 모르는 사람을 배려해 아주 친절하게 한글로 '농협'이라고 적혀 있어요.


이 음료는 복숭아과즙 16%와 망고과즙 1%가 들어갔대요.


피치망고제주


한쪽에는 외국인을 위해 영어로 된 이름이 인쇄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빨간 직사각형 안에 하얀 글자로 JEJU 라고 적혀 있었어요.


경상북도 대구 망고 음료


정식 제품명은 피치제주망고에요. 용량은 180ml 이고, 열량은 110kcal 이에요.


원재료는 다음과 같아요.


복숭아펄프(복숭아과즙으로 16%, 국산), 망고농축액(망고과즙으로1%, 국산), 백설탕, 구연산, 비타민-C, 구연산나트륨, 젤란검, 아라비아검, b-카로틴(합성착색료), 합성착향료(망고향)


원재료가 매우 단순했어요.


역시 망고는 강력하십니다.


맛은 괜찮았어요. 달고 망고 사탕 같은 맛이 났어요. 복숭아향도 느껴지고 망고향도 느껴졌어요. 둘의 비율은 1:1에 가까웠어요. 복숭아향 절반, 망고향 절반 정도였어요. 둘이 섞여서 오묘하고 향긋한 향기를 만들어내고 있었어요. 한 과일 향이 압도적이어서 다른 과일 향을 찍어누르지 않고 있었어요. 둘이 딱 반반이었어요. 절묘한 조화였어요. 음료 향 자체는 상당히 잘 만들었어요.


그러데 복숭아과즙은 16%이고 망고과즙은 1%야.


무서운 사실은 바로 이것이었어요. 복숭아 과즙은 16%나 들어갔고, 망고 과즙은 1%만 들어갔어요. 수학적 비율로 놓고 보면 복숭아 과즙 대 망고 과즙 비율은 16:1. 하지만 실제 느껴지는 향에서는 1:1이었어요. 망고향이 얼마나 강력한지 이 비율을 보고 확 느껴졌어요. 16:1 비율이면 다구리 수준이에요. 이건 뭐 게임이 될 수가 없어요. 그런데 그렇게 해야 복숭아향과 망고향이 대등해졌어요. 망고가 스쳐지나갔다고 웃을 일이 아니었어요. 망고가 스쳐지나갔기에 망정이지, 망고 비율이 조금만 더 높아졌어도 복숭아향은 완전 뭉개져서 억지로 신경써서 찾아야 찾을 수 있었을 거에요.


대구 경북 능금 농협 피치 제주 망고 음료수는 복숭아향과 망고향 비율이 잘 맞는 음료수였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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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피치망고~ 먹어보고 싶네요
    그런데 망고가 많이 안들어갔다니 너무 슬프네요
    복숭아가 메인인가 봅니다.

    2019.01.31 18: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