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한국 먹거리

제주 보석 건귤

좀좀이 2019. 2. 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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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먹어본 간식거리는 제주 보석 건귤이에요.


고향 친구 하나가 서울로 놀러온다고 했어요.


"내 방에서 자고 가. 의정부라 멀기는 하지만 그래도 숙박비 조금 아낄 수 있잖아."


친구에게 여차하면 제 방에서 며칠 신세져도 괜찮다고 이야기했어요. 의정부라서 서울에서 멀기는 하지만 그것만 괜찮다면 제 방에서 신세진다 해도 별 상관 없었어요. 오히려 저야 친구 놀러와서 며칠 같이 놀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았구요. 친구는 많이 신세지면 미안하니 하루 정도 제 방에서 신세지겠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래서 그러라고 했어요. 사실 어지간한 근성이 없으면 의정부에 숙소 잡고 서울로 놀러다니기는 힘들어요. 저야 적응되어서 별 거 아니지만, 제주도에서 한 시간 이동한다고 하면 꽤 많이 이동하는 것이거든요.


친구가 제 방으로 왔어요. 오랜만에 고향에서 올라온 친구라 참 반가웠어요. 예전에는 간간이 제가 고향 내려갈 때마다 고향 친구들을 보곤 했지만, 고향 안 내려간 지 꽤 되었거든요. 그래서 고향 친구들을 못 본 지 꽤 되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올라온 고향 친구라 매우 반가웠어요. 친구와 의정부로 돌아가기 전에 일단 서울에서 밥도 마시고 차도 마시기로 했어요. 다행히 친구가 들고 온 것이 많지 않았어요. 의정부로 한 번 가는 순간, 바로 다시 서울로 오기는 매우 귀찮아요. 이건 솔직히 저도 귀찮아요. 고향에 있다 올라온 친구가 그렇게 하면 아주 진이 빠질 것이 뻔했어요.


친구와 점심을 먹고 가까운 카페로 갔어요. 카페에 가자 친구가 무슨 봉지를 꺼내서 제게 뭘 주었어요.


"이거 뭐야?"

"서울에서 아는 사람들 만나면 주려고 갖고 왔어. 너도 몇 개 먹으라고."

"고마워."


친구가 준 것을 보았어요.


말린 귤이다.


일단 기쁘게 받기는 했어요. 그러나 이걸 어떻게 먹어야 할 지 심히 망설여졌어요.


나 귤 진심으로 격렬히 싫어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귤을 무지 싫어해요. 제주도에서 자랐다고 사람들은 제가 귤을 당연히 좋아할 거라 생각하곤 해요. 아니에요. 제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과일이 귤이에요. 정말로 많이 싫어해요. 감귤 관련해서 그나마 먹는 것이라고는 오직 감귤 주스밖에 없어요. 그것도 성인이 되고도 한참 후에야 마시기 시작한 것이고, 지금도 그걸 즐겨서 마시지는 않아요. 케이크에 올라간 시럽 발린 귤조차도 싫어해요. 심지어 레몬은 그냥 먹어도 괜찮은데 귤은 싫어요.


그런데 귤이었어요. 아무리 말린 귤이라 해도 귤이었어요. 친구 앞에서는 고마워하고 받아들었지만, 속으로는 이걸 대체 어떻게 먹어치워야 하나 걱정이 되었어요.


'어떻게든 될 거야. 말린 거는 다를 거야.'


친구가 제 방에서 신세를 지고 나간 후, 먹어보기로 결심했어요. 친구 앞에서는 차마 뜯을 수가 없었어요. 얼굴이 일그러지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거든요.


제주 보석 건귤은 이렇게 생겼어요.


제주 보석 건귤


누가 봐도 귤이에요. 말라서 알갱이가 쪼글쪼글하기는 하나 딱 봐도 귤이에요.


말린 귤


봉지 뒷면에는 원재료가 적혀 있었어요.


원재료


제품명은 '제주보석건귤'로, 내용량은 5g이었어요.


원재료는 제주산 감귤 100%였어요.


용기를 내어 봉지를 뜯고 한 입에 홀라당 다 집어넣었어요. 꽤 얇았고 단단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 입에 넣는 데에 아무 무리 없었어요.


뭐야? 이건 약하잖아?


신맛이 약간 있기는 했어요. 단맛도 느껴졌어요. 그리고 말린 과일에서 나는 특유의 향도 같이 느껴졌어요.


과자라고 생각하고 먹을 것까지는 아니었지만, 생귤에서 느껴지는 신맛은 확실히 별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느껴지기는 했지만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었어요. 이것보다 몇 배 더 강력하게 신 아이스크림도 많이 있으니까요.


입이 심심할 때 먹으면 괜찮을 것 같았어요. 딱딱하지 않아서 이에 무리를 주지 않았어요.


제주 보석 건귤은 귤 싫어하는 사람도 무난히 먹을 수 있는 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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