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마시지?"
24시간 카페를 찾아 탐앤탐스로 갔어요. 탐앤탐스에는 제가 안 마셔본 메뉴가 참 많이 있어요. 그렇지만 문제는 날이 매우 춥다는 것이었어요. 밖에서 벌벌 떨다 카페 안으로 들어오니 차가운 것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은 아예 들지 않았어요. 차가운 것을 마시고 닥칠 후폭풍이 감당이 되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이것은 사실 후폭풍 문제 정도가 아니었어요. 마시는 동안에도 괴로울테니까요.
메뉴판을 보았어요. 탐앤치노는 분명히 차가운 것일 거고, 크림라떼도 차가운 음료에요. 스무디는 당연히 차가울 거구요. 콘라떼는 이미 마셨어요. 따스한 것을 마시고 싶었는데 따스한 것은 차 아니면 커피였어요. 이 둘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어요. 차를 마실까 잠시 고민했어요. 그렇지만 차를 마시는 것은 참 별로 내키지 않았어요. 차에 대해서는 정말 잘 모르거든요. 커피보다 마셔본 적이 더 없어요. 카페 와서 즐기는 차라고는 아주 가끔 민트티를 즐기는 정도에요.
잠이나 깰 겸 커피나 하나 마실까?
게다가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니는 중이었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며 잠을 조금 깨고 싶었어요. 밖에서 떨며 길을 걸어 24시간 카페 안으로 들어온 순간 카페 안의 온기를 쬐며 몸이 노곤해지기 시작했거든요. 커피 한 잔 마시며 조금씩 기어오려고 하는 잠을 쫓아내야 했어요. 안 그러면 글 쓰기 어려워지거든요. 24시간 카페를 다닐 때에는 반드시 그 카페 안에서 그 카페에 대한 글을 다 쓰고 나와요. 이것은 저의 원칙. 이렇게 하지 않으면 글감이 밀려서 감당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그 카페, 그리고 그 카페에서 마시고 먹은 것은 그 카페 안에서 글로 다 쓰고 나오는데 잠이 오기 시작하면 둘 중 하나에요.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나오든가, 아니면 정신이 산만해지면서 엉뚱한 것 하면서 시간 날려먹든가요. 어느 쪽이든 참 안 좋은 것이었어요. 나중에 몰아서 쓰려고 하면 정말 괴롭거든요. 이것은 제가 여행기를 한두 번 작성해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나 잘 알아요. 여행보다 여행기 작성하는 것이 시간도 더 오래걸리고 더 힘들어요.
커피 중 뭔가 독특한 것이 없나 살펴보았어요.
시나몬 카페 모카!
시나몬이 들어간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던가?
아마 있을 거에요. 커피에 시나몬 가루를 팍팍 쳐서 마신 적이 여러 번 있었거든요. 그러나 그때마다 강렬한 시나몬의 맛은 못 느꼈어요. 제가 아무리 시나몬 가루를 집어넣어봐야 왜 집어넣었는지 모를, 그 가루가 다 어디로 증발해버렸는지 모를 맛만 났어요. 매장에서 판매하는 시나몬 커피를 마시면 맛이 뭔가 다를 건가? 계피향이 커피랑 얼마나 절묘하게 잘 어울릴까?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시나몬 카페 모카를 마시기로 했어요. 저는 tall 사이즈로 주문했어요. 시나몬 카페 모카 tall 사이즈 가격은 5300원이에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어서 그런지 컵 디자인이 바뀌었어요.
탐앤탐스는 자체 캐릭터로 고양이를 밀어주고 있어요. 머리에 하얀 덩어리가 올라가 있는 애가 휘핑이래요. 매장에서 나오는 광고 영상을 보고 알았어요.
탐앤탐스 시나몬 카페 모카 영문명은 Cinnamon Cafe Mocha 이에요.
탐앤탐스 홈페이지에서 시나몬 카페 모카에 대해 '에스프레소와 우유에 시나몬 초콜릿을 첨가해 향이 좋으며 휘핑크림까지 첨가되 달콤하며 부드러운 커피 음료'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시나몬 카페 모카 열량은 뜨거운 것으로 tall 사이즈가 370.38 kcal 이에요.
저는 휘핑 크림을 올려달라고 했어요.
수정과에 우유 섞어 먹는 맛인가.
계피향이 정말 진했어요.
첫 맛은 카페모카였어요. 초콜렛과 커피가 섞인 그 카페 모카로 시작했어요. 그러나 그것은 아주 잠깐. 순식간에 계피향이 입안을 꽉 채웠어요. 잠깐의 순간이 지난 후 느껴지는 것은 계피향이었어요. 정말 진한 계피향이었어요. 시나몬이 살짝 스쳐지나간 것이 아니라 카페모카가 살짝 스쳐지나갔어요.
맛은 달았어요. 쌉싸름한 맛도 약간 있었어요. 이것과 계피향이 섞이니...
이것은 수정과 맛이잖아.
참 수정과 같은 맛이었어요. 탐앤탐스 시나몬 카페 모카에 대한 호불호는 수정과를 좋아하는지에 따라 쉽게 가늠해볼 수 있을 거에요. 수정과에 초코 우유를 조금 섞은 것 같은 맛이었거든요. 맛이 이상하지는 않았어요. 단지 너무나 강렬하게 수정과를 떠올리게 할 뿐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