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오늘의 잡담

오늘의 잡담 - 더위가 안 느껴져서 힘드네

좀좀이 2017. 8. 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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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어젯밤 천안을 다녀왔다.


가는 길에 정말로 고생했다. 막차를 타고 가는데 청량리에서 환승하는 순간 화장실 가고 싶어졌다. 문제는 이게 막차라 내려서 화장실 가는 순간 천안을 갈 수 없다는 것.


구로에서 진심으로 확 뛰쳐내릴까 무지 고민했다. 인천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내가 오늘은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리지 않았다.


그 다음 고비는 수원. 오늘은 딱 여기까지만 갈까 했다. 진심으로, 격하게 그렇게 생각했다.


다른 생각을 하려고 답글을 달고 댓글을 남기려 블로그 글을 봐도 집중 하나도 안 되고, 글을 쓰려고 해도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어서 도착해서 화장실 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어쨌든 다행히 천안까지 갔다. 의정부에서 전철로 다녀오기 가장 어려운 곳을 다녀왔다. 진짜 진빠졌다. 그리고 내가 여행자의 자세를 많이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행 다닐 때라면 절대 이렇게 안 하지. 3시간 타고 가야 하는데 화장실을 반드시 들리고 전철을 탔지.


02


오늘 집으로 돌아오는데 전철 안에만 있으려니 너무 갑갑해서 종로3가에서 내려서 동대문까지 걸어가서 108번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거의 5시간 걸렸다. 의정부에서 대중교통수단 이용해서 천안 다녀오기 정말로 힘들구나.


03


어제 오늘 별로 덥지 않다. 모두가 덥다고 하는데 나만 그런가보다.


문제는 이게 정신적인 것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그렇다는 것. 등에서 땀이 날락 말락 한 상태가 이어지니까 등이 엄청나게 따갑다.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과 버스 안에서 그거 때문에 자다가 여러 번 깨었다.


방에서 더위에 적응해버려서 별로 안 덥다고 느끼는 것까지는 좋은데 땀이 안 나서 등이 자꾸 따끔거리는 건 참 안 좋다.


04


티스토리 어플 모바일 알람이 며칠간 안 울리다가 다시 울리기 시작한다. 유입키워드도 이상하게 폭증하다 어제, 오늘은 변화가 아예 없다. 티스토리에서 뭐 비밀 업데이트 하다가 일어난 해프닝 아닌가 싶다. 티스토리 아직 망하려면 멀었다는 좋은 징조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듯.


05


친구와 이야기했었던 것 중 하나.


각자 추구하는 글의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내가 영화, 드라마, 공연 상당히 싫어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런 성향은 글의 설정, 쓰는 스타일에도 반영된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무언가를 보고 즐길 때 내가 있을 자리가 있는 것을 좋아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그 안에 지나가는 사람1으로라도 내가 들어가서 구경하거나 참여하는 상상을 할 수 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거다.


그런데 영화, 드라마, 공연은 진짜 사람들이 나오기 때문에 볼 때마다 내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 그래서 보면 볼 수록 나와 거리가 더 많이 생기게 된다. 이 중 가장 심한 것은 공연 - 특히 연극. 친구가 대학로 연극 공연을 데려갔을 때 볼 때는 즐거웠지만 한편 정말로 많이 불편했다.


이런 성향이 글쓰기에서도 나온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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