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오늘의 잡담

오늘의 잡담 - 잡담에 제목을 붙여야겠다

좀좀이 2017. 7. 27.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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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개인적으로 글에 제목을 길게 붙이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굳이 제목을 안 달아도 되는 것들은 제목을 아주 대충 달거나 아예 안 달아버리곤 한다. 물론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에는 제목이 아예 없으면 글이 안 올라가니까 제목을 어떻게든 달기는 하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 '오늘의 잡담'.


그런데 '오늘의 잡담'에 부제를 붙이기는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실시간으로 내 글에 달린 댓글에 답글을 다는 것이 아니다보니 한 번에 몰아서 답글을 달곤 하는데, 잡담을 전부 '오늘의 잡담'이라고 해놓았더니 대체 어떤 오늘의 잡담에 달린 건지 알람만 보고서는 알 수 없게 되었다. 컴퓨터로 답글 달 때에는 하나 달고 바로 지우고 하면 되는데 모바일로 답글 달 때는 참 햇갈린다.


이제는 오늘의 잡담에 부제를 붙이기는 해야겠다. 정 귀찮으면 날짜라도 써놓든가.


02


그저께 밤에 춘천을 갔다. 거기에 그 야심한 시각에 갈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제 아침에 전철 타고 의정부로 돌아오는데 정신없이 졸렸다. 상봉역 종점 전철을 타서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쭉 가서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고 좋아했는데 정작 전철에서 기억나는 거라고는 강촌역 풍경 잠깐 본 것 뿐. 상봉역에서 다른 사람이 나를 깨워주어서 간신히 내렸다. 상봉에서 도봉산으로 갈 때 역시 마찬가지. 정신을 잃고 잤다. 다행히 이 전철도 도봉산 종점이라 문제 없이 내렸다. 의정부 돌아올 때 또 마찬가지. 몇 정거장 되지도 않는데 정신 못 차리고 안에서 졸았다. 다행히 이것도 의정부 종점이라 별 문제는 없었다. 상봉 종점, 도봉산 종점, 의정부 종점을 연속으로 타서 참 편하게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내가 왜 이렇게 졸린지 궁금해서 그 전에 대체 몇 시에 잤나 추적해보기 시작했다. 언제 잤는지 기억이 안 나서 카톡 대화들 시각을 보며 추적해갔다.


"미친 듯이 졸릴 만 했네."


그그저께 오후 2시에 일어나서 어제 정오 즈음 의정부 도착할 때까지 잠을 잔 거라고는 전철에서 잠깐씩 잤던 시간들 뿐. 그거 다 합치면 3시간 정도 되었다. 거진 이틀을 꼬박 안 자고 돌아다니고 했으니 졸릴 만도 했다.


03


춘천 다녀온 이야기 몇 가지.


- 춘천고등학교 근처에 오래된 수제버거집이 있다. 그 유명한 송탄의 미쓰리버거 같은 가게라고 한다. 춘천 도착했을 때에는 그 늦은 시각에도 영업중이었다. 그래서 먹고 갈까 하다가 원래 목표부터 해결하자는 생각에 집에 돌아갈 때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지나쳤다. 아침에 춘천역으로 걸어서 돌아가는데 가게 문은 닫혀 있었다. 최소한 3시간을 더 기다려야 먹고 갈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냥 의정부로 돌아왔다. 역시 기회는 올 때 잡아야 한다.


- 춘천은 매우 시원했다. 너무 시원해서 내게는 조금 서늘하게 느껴졌다. 단순히 느낌이 아니라 거진 3km 를 걸어가는데 몸에 땀이 별로 안 났다. 3km 다 걸어서야 운동해서 몸이 더워진다는 느낌이 들고 땀이 조금 날 뿐이었다. 그런데 춘천 사람들은 무지 더워하고 있었다. 의정부랑 같은 온도라고 하는데 절대 아니었다. 의정부에서 3km 걸으면 한밤중이라도 땀범벅 되지. 참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 정작 춘천에서 유명한 닭갈비와 막국수는 먹지 못하고 돌아왔다.


04


글 쓰는 이야기 관련.


- 머리 속에는 스토리가 거의 다 완성되어 있는데 막상 개요를 작성하려고 하면 그 순간 다 엉망이 된다. 아직도 글쓰기에 부담감이 큰 건가? 타이핑을 치려고 하는 순간 머리 속에 있던 스토리와 개요가 와르르 무너져버린다. 그런데 타이핑을 포기하면 또 멀쩡히 있다. 수첩 하나 사서 부담없이 막 기록을 남겨볼까.


- 개요를 짜는데 개요에 쓰는 말이 점점 많아진다. 마치 여행 기록을 처음 남겼을 때는 간략하게 '오늘 뭐 했다, 요금 얼마' 이런 것만 적다가 나중에는 그 당시의 감정 같은 것까지 하나하나 신경써서 기록해놓은 것처럼.


- 여성 인물이 여럿 등장하는 소설을 쓰려니 참 머리아프다. 이 이야기로 오늘의 잡담 글을 쓰다가 지워버렸다. 글을 쓰는데 머리가 더 아파져서. 머리 풀라고 쓰는 '오늘의 잡담'이 오히려 머리 쥐나게 했다. 300년간 더 듣는다면 그때는 이 고민은 하지 않을 건가?


- 글 쓰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언제나 매우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다.


05


머리가 아파서 지난 중국 여행에서 10위안 주고 사온 휴대용 안마기로 머리를 마사지했다. 아 시원해. 이건 정말 잘 사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중국 역사 5천년은 이 소형 안마기를 만들기 위해 존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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