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에 라면 사러 가서 라면을 집어든 후 돌아다니다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홍시 쥬스?"
망고 주스가 처음 나왔을 때 같은 과 동기들이 맛있다고 극찬을 했었어요. 그 당시 망고는 우리나라에서 매우 귀한 과일이었고, 그런 과일이 주스로 나와서 신기하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특별하다고까지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그 당시 망고가 어떤 맛인지 먹어본 적은 없었지만 과일이니 주스를 만들 수도 있겠거니 했어요. 망고 주스가 나오기 이전에 열대 과일맛 떠먹는 요구르트도 나와 있었구요.
하지만 홍시로 주스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홍시에 물이 많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걸로 주스를 만들 수 있을까 싶었어요.
"이거 왠지 웃기네."
주변에서 홍시 주스 마셔보았다는 사람을 아직까지 보지 못했어요. 이것은 마셔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뭔가 웃길 것 같았어요.
제품에 뭐가 들어 있는지 확인하지도 않고 일단 사서 들고 왔어요.
원재료 특성상 홍시에서 유래된 물질이 떠다니거나 가라앉을 수 있으나 이물질이 아니므로 안심하고 드십시오.
"이 말 왜이리 재미있지?"
사실 저 말은 과즙이 들어간 과일 주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이에요. 과일을 짜서 과즙을 만들어서 놔두면 아래에 무언가 가라앉기 마련이거든요. 사실 홍시 주스를 보고 '세상에...홍시로 주스도 만들어?' 라고 생각했던 점도 바로 이 점 때문이었어요. 홍시가 물컹거리고 즙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거 짜내면 당연히 어마어마하게 많은 홍시 건더기가 들어갈 거고, 그거 피하려고 대충 짜내면 홍시를 대체 몇 개를 짜내야 주스 한 통이 나올까 싶었거든요.
'이거 짝퉁 오렌지 주스나 망고 주스 맛은 아니겠지?'
따서 한 모금 마셔보았어요.
"어! 완전 신기해!"
진짜 홍시맛이 났어요. 홍시의 단 맛과 향이 제대로 살아 있었어요. 입 속에서 느껴지는 주스의 촉감은 부드러웠어요. 딱 한 가지 제 예상과 맞아떨어졌던 것은 이 주스가 입 속에서 맑은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부드럽고 둥근 것이 넘어가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주스 자체가 걸쭉한 편에 속했어요. 즉, 속 쓰릴 때 먹으면 참 좋을 것 같은 주스였어요. 홍시 맛도 제대로 나고 부드러워서 속에도 별 부담을 주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웃자고 구입한 주스 덕분에 진짜 맛있는 것 마셔서 웃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