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의 뒷면은 절망. 그 절망은 나락으로 인도했다. 내가 서 있는 곳이 나락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 바닥 아래로 더 깊은 심연이 기다리고 있었다. 충격이 너무 컸어요. 온몸에서 힘이 쭉 빠져버렸어요. 아무리 좋게 말하려 해도 좋은 표현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어요. 이렇게 자국어로 된 책이 없는 나라는 처음이었어요. 책이 비싸면 복사해서 볼 것이고, 복사비도 비싸면 공책 들고 와서 베껴적을 거에요.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었어요. 아예 책이 없었어요. 책이 있어야 이 나라 사람들이 복사를 해서 본다든지 필요한 부분 베껴적어서 볼 거라는 상상이라도 해보죠. 책 자체가 없었어요. 지금껏 여행한 국가 중 이렇게 자국어로 된 책이 없는 나라는 투르크메니스탄 이후 처음이었어요. 투르크메니스탄에 갔을 때 책이 없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