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에 부서진 집과 그 잔해, 그리고 쓰레기들. 정말 다행이라면 아직 봄이라 벌레가 많지는 않았다는 것이었어요. 날이 조금만 더 따뜻해지면 벌레가 엄청나게 들끓을 게 뻔했어요. 여기는 모기도 그냥 모기가 아니라 독한 아디다스 풀모기가 창궐할 곳이었어요. 이렇게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직 난방이 약간은 필요하기 때문이었어요. 멀쩡한 도자기 하나가 버려져 있었어요. 이건 누가 여기에 갖다 버린 건지, 아니면 철거된 지 얼마 안 된 집이어서인지 모르겠어요. 외부에 먼지가 별로 내려앉지 않은 것으로 보아 그렇게 버려진 지 오래된 도자기는 아니었어요. 이미 파괴되어 폐허가 된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하나 있었어요. 계단의 흔적이라 해야 정확할 거에요. 진짜로 아찔하네. 지금껏 여행다니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