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이런 저런 외국어를 공부해보려고 찝적대어보던 때가 있었어요. 그 당시, MSN, ICQ 등을 이용해 외국인과 대화를 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조금 있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이때 우연히 알게 된 다른 방법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Skype. 스카이프는 채팅 및 무료 음성 채팅 기능을 제공하고 있었고, 더욱이 Skype me 라는 설정이 있었어요. Skype me 는 자기에게 아무나 연락을 해 달라는 것이었죠. 그래서 국가를 고르고, skype me 설정으로 되어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방식으로 외국인들을 접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Skype 에도 지금에 비하면 단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음챗 아니면 문자채팅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는 것. 사실 아무리 외국어 공부가 하고 싶다 해도 외국어로 음챗을 하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고, 고시원에서 살면 소음 문제도 고려해야 했어요. 고시원은 전화통화 하면 옆방 사람이 다 들으니까요. 원래 말수가 많고 외국어가 유창한 사람이라면야 별 상관없겠지만, 말수도 별로 없고 외국어도 유창하지 않은 사람에게 음성 채팅은 썩 내키지 않을 뿐더러, 고시원에서 살고 있다면 그야말로 피하고 싶은 존재.
skype를 이용해서 외국인과 채팅하는 것이 재미있기는 했지만, 나중에는 흥미를 잃고 말았어요. 저도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바쁘기도 했구요.
그러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외국어 공부를 위해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두근두근 우체통 어플과 카카오톡, 라인의 PC 버전 등장으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게 되었어요.
먼저 두근두근 우체통
외국인을 찾기 위한 어플이에요. 아쉽게도 국가 설정에서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은 없지만, 대신 소말리아를 설정할 수 있어요. 왜 소말리아로는 국가 설정을 할 수 있는데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으로는 국가 설정을 할 수 없는지는 아직 미스테리.
메세지를 적어서 보내면 무작위로 날아갑니다. 그리고 답장이 오면 또 답장을 보내는 식으로 이야기를 계속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두근두근 우체통에는 단점이 몇 가지 있어요.
1. 해외 엽서 보내기를 하면 엉뚱한 나라로 날아가 버릴 수가 있다.
- 자신이 원하는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로 날아가버리는 경우가 꽤 많아요. 물론 해결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2. 엽서가 쌓이면 무조건 도착 순서대로만 볼 수 있다.
- 엽서가 쌓이면 반드시 답장을 다 해주어야만 하는 식이지요. 앞의 것에 대한 답장을 조금 뒤로 미루고 뒤의 것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3. 엽서 저장은 딱 10개.
- 사용자가 많지 않은 국가 같은 경우 중복으로 날아가버리는 경우가 간간이 있어요. 그래서 다른 채팅 프로그램으로 친구추가를 한 후에 엽서를 삭제하는 게 아니라 웬만하면 저장해 놓는데, 이게 딱 10개 밖에 저장을 못 해요.
4. 스팸
- 신고가 답입니다. 사실 스팸 자체 때문에 짜증난다기 보다는, 2,3번 이유와 맞물려 짜증나게 만들지요.
두근두근 우체통은 간단한 메세지 주고받기용 어플이기 때문에 채팅친구가 되려면 다른 채팅 프로그램을 이용해야만 하지요. 그 중 만만한 것이 바로 카카오톡, 라인이랍니다. 이 둘은 PC 버전, 모바일 버전 둘 다 지원해주기 때문에 편하게 사용할 수 있지요. 그리고 나름 널리 알려져 있구요.
카카오톡
라인
외국어 학습을 위한 외국인과의 채팅용으로는 개인적으로 카카오톡이 더 낫다고 생각해요. 그 이유는 바로 음성메시지에 있답니다.
일단 둘 다 음성메시지 기능을 지원해줘요. 예전 스카이프에 비하면 그야말로 혁명. 이게 좋은 점이 무엇이냐 하면, 피곤하게 계속 음성채팅을 할 필요가 없어요. 딱 지문을 읽어서 상대에게 보내주고 발음 교정 같은 것을 받을 수 있지요. 음성채팅을 하고 싶으면 카카오톡 보이스톡, 라인 무료통화 기능을 이용하면 되구요.
카카오톡은 자신의 음성을 녹음한 후 들어보고 보낼지 말지 결정할 수 있어요. 그래서 진짜 아니다 싶으면 전송하지 않고 다시 녹음할 수 있지요. 하지만 라인은 녹음이 끝나자마자 바로 전송되어버린답니다. 음성메시지 녹음하다 실수하면 돌이킬 수가 없지요.
카카오톡, 라인을 이용하면 좋은 점은 음성메시지 기능 및 어차피 굳이 공부 목적이 아니더라도 쓰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결국 깔아야하는 어플이라는 점이지요. 추가로 무언가를 더 깔아야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강점 중 하나랍니다.
이런 것들을 이용해 외국어를 공부해보니 확실히 이제는 외국어 공부는 예전처럼 공부 자료가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 공부 자료는 넘쳐나는데 귀찮아서 안 하는 것이라는 것이 확 느껴졌어요. 세상 참 많이 발전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