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삼대악산 (2010)

삼대악산 - 17 월악산

좀좀이 2011. 11. 25. 13:09
728x90

월악산 국립공원 : http://worak.knps.or.kr/


끝판 왕.


오락에서 라스트 보스를 순수 우리말로 바꾸면 끝판 왕. 설악산도 끝냈어요. 치악산도 끝냈어요. 이제 남은 것은 월악산. 해발고도도 별로 높지 않고 설악산과 치악산에 비해 상당히 덜 알려진 산.


작은누나가 갔다 온 적이 있다고 했는데 매우 힘들다고 했어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올라갈 만 했다는 것이었어요. 작은누나도 올라갔다고 하는데 설마 내가 못 올라가겠어.


버스가 충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어요.


이게 무슨 시외버스터미널이야?”


확실히 어마어마하게 컸어요. 게다가 안에 대형 할인마트도 있었어요. 나중에 들었는데 충주시외버스터미널은 별명이 충주 공항이래요. 그만큼 엄청 커요.


, 여기서 그냥 장 봐서 나가자. 귀찮게 다른 데 돌아다니지 말구.”


피곤해서 빨리 쉬고 싶어 하는 친구를 끌고 마트 안으로 들어갔어요. 간식은 아직 많이 남아서 별도로 살 필요가 없었지만 음료는 거의 다 마셨어요. 음료를 마구 집어넣는데 친구가 왜 그렇게 많이 사냐고 했어요.


가서 목 마르면 안 되잖아. 어차피 이거 다 내가 짊어 맬 텐데.”

하긴...네가 다 짊어질 건데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친구 체력과 제 체력을 맞추려면 제가 친구보다 훨씬 무겁게 짐을 짊어져야 했어요. 친구 속도에 맞추어서 제가 일부러 늦게 가면 저도 엄청나게 피곤해져 버리거든요. 음료수를 신나게 사서 마트에서 나왔어요. 가방이 꽤 무거웠지만 메고 다닐 만 했어요. 그다지 크게 부담되는 무게는 아니었어요.


이제 찜질방 찾아야지.”

근처에 찜질방이 없나?”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찜질방은 보이지 않았어요. 행인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양양 때와 비슷했어요.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한 청년이 우리를 도와주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청년을 따라갔어요. 충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한참 걸어가서야 찜질방에 도착했어요. 왜 사람들이 설명해주기 곤란해 했는지 이해가 되었어요. 충주시외버스터미널부터라면 어떻게 설명하기 참 힘들고 꽤 걸어야하기 때문에 제가 충주시민이고 찜질방 위치를 안다고 해도 충주시외버스터미널부터 설명하라고 하면 꽤나 곤란했을 거에요.


아침 650. 찜질방에서 나왔어요. 아침부터 불길한 징조가 있었어요. 친구가 찜질방 가운에 1만원을 집어넣은 채 가운을 세탁실로 보내는 관에 집어넣어 버린 것. 상당히 안 좋은 징조였어요. 그러나 우리는 그저 액땜했다고 생각했어요.


액땜 했으니까 오늘 등산은 좋을 거야.”


하지만 우중충한 하늘. 설악산 대청봉에서는 날이 좋으면 북한까지 보인다는데 정상에서 뭘 보기는 고사하고 안 날아가고 멀쩡히 돌아온 것을 고맙게 여겼어요. 치악산 정상에서는 설악산처럼 최악의 상황은 아니었지만 구름이 자욱하게 껴서 아무 것도 보지 못했어요. 제발 월악산만은...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갔어요.



버스를 타고 충주시외버스터미널로 갔어요. 우리가 갈 곳은 월악산 영봉 코스 중 덕주사 코스. 참고로 덕주사도 착한 절. 입장료를 안 받아요. 여담이지만 산을 다니며 들린 절 가운데 가장 착한 절은 북한산 도선사. 여기는 시간만 잘 맞추어 가면 공양도 공짜로 얻어먹을 수 있어요. 그 다음에는 입장료 안 받는 절들. 나쁜 절은 입장료 받는 절. 가장 나쁜 절은 입장료 내고 들어갔는데 볼 것 아무 것도 없는 구룡사 같은 절.



715. 충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어요. 여기에서 246번 버스로 갈아탔어요.



창밖 풍경. 그냥 평화로웠어요.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하늘. 하늘이 너무 흐렸어요. 바늘로 푹 찌르면 물벼락이 쏟아질 것 같은 하늘.

반응형

'여행-삼대악산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대악산 - 19 월악산  (0) 2011.11.26
삼대악산 - 18 월악산  (0) 2011.11.26
삼대악산 - 16 치악산  (0) 2011.11.24
삼대악산 - 15 치악산  (0) 2011.11.24
삼대악산 - 14 치악산  (4) 2011.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