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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애월카페거리 오션뷰 이국 감성 카페 봄날

좀좀이 2023. 12. 26.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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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카페거리부터 가야겠다."

 

아침이 되었어요. 하늘은 흐렸어요. 일기예보는 하루종일 흐리다가 오후 늦게 날이 화창해질 거라고 나와 있었어요. 하늘을 보면 당장 비가 한두 방울 떨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어요. 매우 흐린 아침이었어요. 쨍하고 밝은 하늘이기를 바랬고, 밤 늦게까지 걸을 때만 해도 구름 사이로 별이 보였지만 아침이 되자 구름이 짙게 껴 있었어요.

 

'이제 등교, 출근 시간은 대충 끝났겠지?'

 

출근, 등교 시간에는 버스가 매우 붐벼요. 저는 제주도를 시내버스를 타고 여행할 계획이었어요.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제주도 버스 주행 영상도 촬영할 계획이었구요. 이를 위해서는 러시아워일 때 버스 탑승은 최대한 지양해야 했어요. 앉아서 가야 버스 주행 영상도 촬영할 수 있는데, 러시아워 시간대에 노선 중간에서 탑승하면 못 앉아서 가거든요.

 

이날 일정은 제주 버스 202번을 타고 제주도 서일주도로를 따라 내려가서 서귀포까지 가는 것이었어요. 제주 버스 202번은 제주도 서부 해안가에 있는 주요 관광지를 대부분 거쳐가요. 제주 버스 202번은 거의 해안선 따라 가거든요. 내륙 쪽에 있는 관광지를 갈 게 아니라면 제주 버스 202번을 타고 여행해도 매우 좋았어요. 배차 간격도 준수한 편이라 제주도 서부 해안가를 여행할 거라면 자동차 운전하지 않고 202번 버스 타고 다녀도 충분했어요.

 

제일 먼저 갈 곳은 애월카페거리였어요. 애월카페거리에는 '봄날'이라는 카페가 있었어요.

 

'거기 진짜 엄청 예쁘다고 했었는데.'

 

가을이었어요. 제 친구가 제주도를 다녀왔어요. 친구는 제주도 여행하면서 제주도 사진들을 보여줬어요. 친구는 어느 한 카페에서 찍은 사진들을 제게 보내줬어요. 친구가 보내준 카페 사진은 너무 아름다웠어요. 옥색 바다와 예쁜 카페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카페 안에 있는 좁은 야외 길은 매우 이국적이었어요. 너무 예쁜데 처음 보는 곳이었어요.

 

"여기 꼭 가봐. 진짜 예뻐!"

"여기 어디?"

"애월."

"애월? 애월에 이런 곳이 있다고? 그쪽은 관광객 별로 안 가는 곳 아냐?"

 

카페와 카페가 있는 장소 풍경이 너무 예뻐서 친구에게 어디에 있는 카페냐고 물어봤어요. 친구는 애월이라고 했어요.

 

애월?

애월이면 관광객 별로 안 가는 동네일 건데?

 

제가 알기로 카페 거리로 유명하고 관광객들 많이 가는 곳은 주로 동쪽에 있었어요. 동쪽에서는 월정리가 카페 거리로 제일 먼저 유명해졌어요. 바다와 풍력발전기가 만드는 풍경이 예쁘다고 여행 온 관광객들이 몰려가며 유명해졌거든요. 그 다음이 동쪽 성산일출봉 근처 광치기 해변, 함덕해수욕장 서우봉 해변이 카페 거리로 유명해졌어요. 광치기 해변과 서우봉 해변 중 어디가 먼저 카페 거리로 유명해졌는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광치기 해변이 먼저일 거에요. 거기는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가 있어서 항상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이었으니까요.

 

반면 서쪽은 딱히 관광객이 몰리는 카페거리가 없었어요. 카페 거리가 제대로 조성된 곳이 없을 거에요. 이렇게 동부에 카페 거리가 여러 곳 생겼는데 서부에는 카페 거리라 부를 만한 곳이 딱히 없었던 데에는 관광객의 선호 문제 외에 다른 이유도 있었어요.

 

서쪽은 먼저 개발된 곳이거든.

 

제주도 서부는 매우 오래 전부터 관광지로 개발된 지역이에요. 한림은 아주 옛날에는 제주시보다 더 발전한 곳이라는 말까지 있었던 곳이고, 제주도 주요 발전 지역이 서부에 몰려 있어요. 관광 뿐만 아니라 농업도 서부가 동부보다 더 발전하고 작물도 타지역에서 더 선호하는 작물이라 서부는 예전부터 개발이 많이 되었어요. 사람도 많이 살구요. 게다가 제주시 동지역 상권이 구제주 상권이 몰락하고 신제주 상권으로 급속히 기울면서 서부가 사람들이 더욱 몰려 사는 지역이 되었어요.

 

이렇게 제주시에서 서부는 동부보다 먼저 개발되었고, 현재까지도 서부 쏠림 현상이 있기 때문에 서부는 동부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낡은 집을 사서 카페로 개조하겠다고 비집고 들어가기 매우 어려워요.

 

특히 애월은 제주시 동지역 바로 서쪽에 붙어 있는 곳이에요. 애월 바닷가는 매우 예뻐서 제주도 사람들에게 상당히 인기 좋아요. 대표적으로 곽지해수욕장이 애월에 있는 유명한 해수욕장이에요. 애월 해안도로가 있구요. 여기에 애월부터 한림까지 이어지는 해변이 제주도에서 드라이브 코스로 엄청 유명해요. 풍경이 예뻐서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교통도 좋아요.

 

이러면 애월에 기본적인 수요가 있어서 카페 거리가 생길 만도 하지만, 애월은 제주시 동지역 바로 서쪽에 붙어 있어요. 즉, 넓게 보면 신제주 생활권이에요. 제주도 사람들은 안 가깝다고 하겠지만, 애월읍사무소에서 신제주에 있는 제주도청까지 거리가 자동차로 고작 20km 밖에 안 되요. 카카오맵 검색 결과에 의하면 자동차로 34분 걸린다고 나와요. 이는 애월은 관광지로 개발하기 보다 거주지로 개발하기에 경제적으로 훨씬 더 유리하다는 것을 의미해요. 애월이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어서 더욱 놀라웠어요. 친구는 애월에도 카페거리가 생겼다고 했어요. 위치는 곽지해수욕장에서 가까운 곳이었어요. 곽지해변에서 2km 채 안 되는 곳에 있었어요.

 

"여기 나중에 제주도 가면 꼭 가봐."

"어. 꼭 갈께!"

 

친구가 알려준 애월 카페거리에 있는 봄날 카페는 제주도로 여행가면 반드시 가보겠다고 다짐했어요.

 

드디어 제주도에 왔어요. 제주시에서 서쪽으로 202번 버스 타고 해안가 따라 돌면서 서귀포까지 가는 게 일정이었기 때문에 제일 먼저 갈 곳은 당연히 애월카페거리에 있는 카페 봄날이었어요.

 

202번 버스를 타고 애월로 갔어요.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한담해안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제주도 바닷가를 구경했어요. 길 끄트머리에 애월 카페거리가 있었어요.

 

 

봄날 카페에 도착했어요.

 

 

봄날 카페는 입구에서 주문한 후 안으로 들어가도록 되어 있었어요. 유리창을 두드리면 직원이 창문을 열고 주문을 받았어요. 커피를 주문한 후 안으로 들어갔어요.

 

"와, 진짜 예쁘다!"

 

 

 

커피를 주문한 후 안으로 들어가자 매우 이국적이고 예쁜 좁은 통로가 나왔어요. 건물 양쪽 모두 봄날 카페 건물이었어요.

 

 

 

예쁘고 좁은 통로 끝에는 조그만 정원이 있었어요.

 

 

"역시 돌하루방!"

 

통로 끝에 있는 정원 입구를 돌하루방 2기가 지키고 있었어요. 돌하루방을 보면 왼쪽 돌하루방은 고전적인 돌하루방이고, 오른쪽 돌하루방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도 크게 벌리고 있어요. 구멍 뿡뿡 뚫린 현무암이라 잘 보이지는 않지만요.

 

 

사진도 찍고 영상도 촬영하며 놀다가 카페 안으로 들어갔어요. 카페 안에서 제가 주문한 음료가 나오기를 기다렸어요.

 

 

 

 

봄날 카페 내부도 매우 예뻤어요.

 

 

봄날 카페 커피 가격은 아메리카노가 5500원이었어요. 커피는 비싼 편이었어요. 커피 맛은 괜찮았어요.

 

"여기 진짜 좋은데?"

 

제주도 애월카페거리 카페 봄날은 매우 예쁘게 꾸며놨어요. 그리고 카페 안에서 바라보는 곽지 해변도 매우 아름다웠어요. 커피만 마시고 휙 일어난다면 커피 가격이 비싸다고 툴툴거릴 가격이었어요. 하지만 사진 찍고 풍경 감상하고 신나게 놀고 커피 한 잔 마시며 쉬다가 일어난다면 - 공간에서 놀며 즐기러 온 목적도 있다면 괜찮은 가격이었어요. 사진 촬영은 못 했지만 카페 내부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도 정말 멋졌어요. 한여름에 뙤약볕 안 맞고, 한겨울에 옷을 뚫고 들어오는 세찬 바닷바람 안 맞으며 느긋하게 바다 구경할 수 있다는 것도 상당한 장점이었어요.

 

즉, 카페 봄날 공간을 잘 즐긴다면 아메리카노 5500원은 안 비쌌어요. 하지만 공간을 제대로 못 즐긴다면 비쌌어요. 이건 원래 잘 놀고 못 노는 것과는 별개 문제에요. 카페가 여유로울 때인지 붐빌 때인지에 따라 크게 갈릴 문제였어요. 카페 봄날은 1000원 내고 입장해서 마음껏 사진 찍고 의자에 앉아서 쉬며 가라고 한다면 1000원 내고 들어갈 가치가 있는 곳이었어요. 이렇게 보면 공간 이용료 1000원과 아메리카노 4500원이니 딱히 비싸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하지만 사람들 붐벼서 공간을 제대로 못 즐긴다면 순전히 아메리카노만 5500원인 셈이니 커피값이 매우 비싸게 느껴질 거에요.

 

제주도 애월카페거리 카페 봄날은 영업 개시 시간이 9시라고 해요. 그러니 아침에 모닝 커피하는 겸으로 간다면 매우 크게 만족할 곳이었어요. 아침에는 해가 동쪽에 있고 카페는 서쪽에 있어서 사진도 매우 잘 나올 거고, 사람도 별로 없을 시각이라 마음껏 최대한 공간을 즐기고 올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사람 몰릴 시간에 간다면 모르겠어요. 저도 이날 카페 봄날부터 간 이유가 일정을 제주시 버스터미널에서 시작해서 서쪽으로 돌기 시작한 것도 있지만, 그 이전에 이런 점을 고려해서 서쪽부터 돌기로 한 것도 있었어요.

 

게다가 카페 봄날은 제주시 동지역 서부권에서 시내버스 타고 가기에도 매우 좋은 곳이었어요. 애월카페거리로 가려면 202번 버스 타고 한담동 정류장에서 내리면 되었어요. 곽지모우물 정류장에서 내려서 한담해안산책로 따라 걸어가서 가는 방법도 있었고, 역으로 카페 봄날부터 가서 놀다가 한담해안산책로 따라 걸어서 곽지모우물 정류장 가서 버스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었어요. 제주도에서 예쁜 곳에 있는 카페라고 하면 우선 대중교통으로 가기 참 고약할 거 같지만, 카페 봄날은 대중교통인 시내버스로 가기에도 매우 좋은 곳이었어요.

 

제주도 애월카페거리 카페 봄날에서 혼자 재미있게 잘 놀았어요. 풍경 감상도 잘 했고, 한 시간 동안 카페 안에 앉아서 쉬면서 바다도 잘 감상했어요. 다음에 또 가고 싶은 카페였어요. 그리고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그때도 마찬가지로 오전에 갈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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