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여수시 여행을 가기 위해 급히 여수시에 가서 먹어야 하는 것들을 조사하고 있을 때였어요. 가족들이 여수 여행에서 먹어야할 것을 아마 알아보기는 했겠지만, 그와 별도로 저도 검색해서 알아봐야 했어요. 먼저 저 혼자 여수에서 돌아다니는 시간이 있었고, 두 번째로 만약 가족들이 여수 여행 가서 먹어야할 것을 알아보고 왔다고 하더라도 만약 제가 알아본 것이 상황과 조건에 더 좋다면 거기로 가도 되었거든요. 각자 잘 알아보고 와서 상황과 조건에 맞게 계획과 결정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에 저 역시 알아보고 가는 게 좋았어요.
여수 여행 가서 먹어야하는 것들을 검색하는데 당장 찾아야하는 여수 특산물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은 잘 나오지 않았어요. 그 이전에 여수 특산물이 무엇인지부터 감을 잡기 어려웠어요. 여수에서 유명한 것은 갓김치라고 하는데, 갓김치 맛집을 찾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어요. 그런 게 있을 거 같지도 않았구요. '갓김치 백반' 이런 곳이 있을 거 같지 않았어요. 아무리 갓김치가 유명하다고 해도 갓김치도 김치이니 김치와 흰 밥만 먹는 식당 같은 것은 있을 리 없었어요. 다른 음식 먹으러 갔는데 같이 나온 갓김치가 맛있는 식이었어요. 당연했어요. 흰 쌀밥에 김치 하나 덜렁 나오면 그거 누가 가요.
더 검색해보니 장어도 맛있다고 했어요. 여수에서 식사할 때 먹어봐야 할 여수 특산물이라면 갓김치, 장어인데, 여기에서 메인이 될 수 있는 특산물은 장어였어요. 한참 검색하고 알아본 후에야 알게 되었어요.
여수 맛집 검색해보면 결과물은 많았어요. 그러나 반드시 여수 가서 먹어봐야 할 만한 음식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대부분이었어요. 맛은 있지만 특산물이라고 할 만한 것을 파는 식당들은 아니었어요. 그리고 여수 맛집을 검색해보니 식당은 막 이색적인 음식이 보이는 곳은 주로 장어였고, 나머지는 거의 다 디저트였어요.
여수 가서 장어탕 먹고 나머지는 적당히 가족들과 먹고 싶은 거 먹으면 되겠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식사 검색을 마치고 이번에는 식당 검색할 때 그렇게 많이 보이던 디저트 맛집 중 어디를 갈지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여수는 왜 딸기모찌가 유명하지?"
여수에서 가장 유명한 디저트로는 여수당과 여수딸기모찌였어요. 여수당은 바게트버거, 쑥 아이스크림, 쑥 초코파이로 유명한 곳이었어요. 여수 특산물 중 쑥이 있다고 해요. 갓김치, 장어에 비해 덜 알려진 편이기는 하지만 쑥도 여수 특산물이니 여수당 쑥 아이스크림과 쑥 초코파이가 유명한 건 이해되었어요. 지역 특산물과 관련있으면 홍보할 때 다른 일반 상품보다 더 유리한 점이 있어요. 관광객들은 와서 특산물을 먹어보고 싶어하는 성향이 강하니까요. 그리고 디저트 재료 중 쑥은 매니아가 꽤 있는 식재료에요. 쑥이 들어간 디저트는 잘 만들면 상당히 맛있어요.
하지만 여수가 딸기로 유명하다는 말은 못 들어봤어요. 딸기모찌는 이름에서부터 바로 알 수 있듯이 일본에서 넘어온 디저트에요. 여수는 일제강점기에도 큰 도시였어요. 그러니 일본 문화인 모찌 맛집 있는 건 이상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여수가 딸기로 유명한 곳은 아니에요. 여수 특산물을 봐도 딸기는 없어요. 딸기모찌 구조를 보면 딸기를 팥으로 감싸고 위를 찹쌀떡으로 덮은 구조이니 옛날 일제강점기부터 모찌를 많이 먹었다고 하면 거기에서 족보를 찾아서 오래 전부터 만든 음식이라고 할 수 있기는 하지만, 가장 중요한 딸기가 여수 특산물이 아니었어요.
"엄청 유명한가 보네?"
여수딸기모찌는 꽤 많이 유명한 모양이었어요. 여수당보다는 적었지만, 여수딸기모찌도 리뷰가 상당히 많았어요.
"이거도 먹어봐야 하나?"
여수당, 여수딸기모찌 모두 가족들과 먹기 좋은 디저트였어요. 포장해서 나와서 적당히 바다 보면서 먹거나 숙소 가서먹으면 될 거였어요.
여수에 도착했을 때였어요. 이순신 광장이 있는 여수 중앙동 로타리로 갔어요. 여수당과 여수딸기모찌가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었어요.
"와, 저건 아니다."
여수당과 여수딸기모찌 둘 다 줄이 매우 길었어요. 그런데 엄청나게 중요한 차이점이 있었어요. 여수당은 줄이 길어도 응달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어요. 하지만 여수딸기모찌는 뙤약볕 그대로 다 맞아가며 뜨거운 양달에서 서서 기다려야 했어요. 여수당은 줄 서서 기다리더라도 응달에서 기다리니까 그래도 기다릴 만 한데, 여수딸기모찌는 양달에서 기다려야 하니 뜨거운 여름에는 사람 할 짓이 아니었어요.
고양이가 지키고 있는 여수딸기모찌는 바로 포기했어요. 역시 토끼가 고양이보다 착했어요. 여수당 토끼는 사람들에게 기다리는 거 힘든 거 아니까 응달에서 기다리라고 하는데 여수딸기모찌 고양이는 이걸 먹으려면 이 정도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면서 양달에서 햇볕과 더위에 고통받으며 기다리라고 하고 있었어요. 아무리 여수에서 딸기모찌가 유명하다고 해도 햇볕 그대로 다 맞아가며 고통스럽게 줄 서서 기다리고 싶지는 않았어요.
다음날이었어요. 가족들과 돌산도에 있는 숙소에서 나왔어요. 피크닉 기분 내며 점심 먹을 것을 찾기 위해 돌산도 근처에서 먹을 것 파는 곳을 찾았어요. 김밥을 파는 곳을 찾아가다가 김밥집 근처에 여수딸기모찌 매장이 있는 것이 보였어요.
"저는 저거 가서 사올께요."
가족들에게 여수에서 여수딸기모찌도 유명한데 저기가 유명한 곳 분점이라고 말했어요. 저거 중앙동 로타리에서 사려면 뙤약볕 아래에서 줄 한참 서서 기다려야 하는데 여기에서는 금방 살 수 있게 생겼고 기다리더라도 응달에서 기다리는 곳이니 제가 가서 사오겠다고 했어요. 가족들이 그러라고 했어요.
가족들과 먹을 것이었기 때문에 여수딸기모찌에서 세트로 구입하기로 했어요.
'10구 구입하면 보냉가방?'
10구 세트를 구입하면 보냉가방도 준다고 적혀 있었어요. 가족들과 점심에 후식으로 먹을 계획이었어요. 10구 세트를 구입하면 보냉가방을 받었고, 보냉가방은 하루 종일 유용하게 잘 사용할 수 있을 거였어요. 시원한 음료수 같은 거 사서 보냉가방에 넣으면 덜 미지근해니까요. 가족들이 먹을 거라면 10개 정도 사야 했는데 마침 10개 사면 보냉가방도 준다고 했어요.
저는 기본 10구 세트로 구입하기로 했어요. 기본 10구 세트는 팥앙금 4개, 백앙금 4개, 제주귤 1개, 샤인머스캣 1개로 구성되어 있다고 안내하고 있었어요.
주목해야 하는 안내문이 보였어요. 제가 갔을 때는 8월이었어요. 이때 화방교체시기와 폭염으로 인해 생딸기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관계로 생딸기 모찌는 한정판매한다고 안내하고 있었어요.
그렇다. 지금은 딸기 없을 때다.
아무리 딸기가 비닐하우스 작물이라고 하지만, 여름에는 딸기가 별로 없어요. 딸기는 주력 생산 방법이 노지 재배에서 비닐하우스 재배로 바뀐 대표적인 작물이에요. 이로 인해 심지어 제철조차 바뀐 작물이에요. 원래 딸기는 봄 과일이지만, 비닐하우스 재배가 대세가 되면서 겨울 과일로 바뀌었어요. 오히려 노지 재배 딸기가 나오는 봄은 딸기 제철이라는 인식이 매우 약해졌어요. 원래 딸기 디저트는 봄에 많이 나왔지만, 딸기 주력 생산 방법이 비닐하우스 재배로 바뀌면서 딸기 디저트도 겨울에 많이 나와요. 예전에는 겨울에는 귤이 제철 과일이었고 디저트는 초콜렛이 많이 나왔어요. 봄이 시작되면서 딸기 디저트가 쏟아져나오며 봄이 왔음을 알렸구요. 그런데 비닐하우스 딸기가 많아지면서 이제 11월부터 시작해서 딸기 디저트가 많이 나오고 정작 노지 딸기 나오는 봄에는 딸기 디저트가 끝물일 때로 바뀌었어요. 이렇게 딸기 및 딸기 디저트의 출시 시기가 바뀐 건 몇 년 안 되요.
아무리 딸기가 주력 생산 방법의 변화로 봄 과일에서 겨울 과일로 바뀐 것처럼 보일 정도라고 하지만 안 바뀐 게 하나 있어요. 여름에는 딸기 별로 안 나와요.
여수딸기모찌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밖에서 매장 내부에 있는 작업실을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
제가 처음 줄을 섰을 때는 줄을 선 사람이 몇 명 없었어요. 그래서 조금 기다리자 제 차례가 되었어요. 제 차례가 다가올 때 쯤 되자 사람들이 계속 줄을 서면서 줄이 길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여기는 응달에서 기다리는 거라 괜찮았어요. 여수 중앙동로타리 이순신광장에 있는 본점보다는 여기가 줄 서서 기다리기 훨씬 나았어요.
여수딸기모찌 보냉가방은 위 사진과 같이 생겼어요. 하얀 배경에 고양이 얼굴이 그려져 있었어요. 고양이 얼굴 위에는 딸기가 그려져 있었어요. 왼쪽 상단에는 Since 1968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여수딸기모찌에서는 외할머니가 1968년에 오사카에서 배워왔다고 나와 있어요. 딸기 모찌는 일본에서 오스미 카즈하라 씨가 개발해서 1985년 2월 6일에 일본 과자집 오스미 타마야 大角玉屋 에서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일본에서도 원래 있던 음식이 아니라 오스미 카즈하라 씨가 개발한 간식이에요. 원래 있던 음식이 아니라 개인이 개발해서 판매하기 시작한 음식이기 때문에 첫 판매일까지 정확히 있어요. 그러니 여수딸기모찌의 역사에 나와 있는 내용은 외할머니가 일본에서 일본 찹쌀떡인 모찌를 만드는 방법을 배워서 한국에서 모찌를 판매한 해라고 보면 되요.
여수딸기모찌는 가격이 꽤 비싼 디저트였어요. 제가 구입한 혼합 10구 세트는 가격이 45000원이었어요. 딸기 모찌 한 알에 4500원 꼴이었어요. 이건 정말로 비싼 디저트였어요.
여수에서 매우 유명한 디저트 성지로는 여수당과 여수딸기모찌가 있어요. 이 중 여수당 쑥 초코파이는 낱개로 보면 비싸지 않아요. 낱개로 보면 개당 3천원인데 크기가 작지 않으며, 손으로 들어보면 꽤 묵직해요. 먹어보면 양이 적지 않아요. 게다가 요즘 빵값, 디저트 가격, 과자값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하나도 안 비싸요. 하지만 여수당에서 쑥 초코파이를 낱개 판매는 안 하고 세트로만 판매하니까 구입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돈이 적지 않았어요. 최소 6개 세트로 판매하기 때문에 아무리 낱개로 보면 소비자 입장에서 상당히 합리적이고 좋은 가격이지만, 6개 - 즉 18000원어치를 한 번에 구입해야 하니까요. 디저트 기준으로는 한 사람당 1개가 적당했어요. 가격이 비싼 게 아니라 묶음 판매로 인해 한 명이나 두 명이 소화하기에는 양이 너무 많은 디저트였어요.
반면 여수딸기모찌는 진짜로 비쌌어요. 저 모찌 하나가 여수당 쑥 초코파이 하나보다도 훨씬 비쌌고, 크기는 왕모찌보다 조금 작은 편이었어요. 딸기 모찌는 예전에 크게 유행했을 때도 매우 비싼 디저트였어요. 예전에도 상당히 비싼 디저트였지만, 하필 전날 여수당 쑥 초코파이를 구입해서 가족들과 먹었기 때문에 더 비싸게 느껴졌어요. 물론 가족들은 여수딸기모찌가 얼마인지 모르고 먹었으니 매우 맛있게 먹었어요.
여수딸기모찌를 먹기 시작했어요. 여수딸기모찌는 맛있었어요. 찹쌀떡과 팥소, 딸기 조합이 꽤 좋았어요. 딸기모찌에서 딸기가 만드는 일반 찹쌀떡과 상당히 큰 차이는 두 가지 있었어요. 먼저 달콤한 맛에 딸기의 가볍게 새콤한 맛이 더해져서 맛이 더 화려해졌어요. 두 번째는 딸기의 과즙 때문에 시원하고 먹는 동안 일반 찹쌀떡보다 입안이 더 깔끔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건 계절성 엄청 강하네."
고양이는 여름에는 맛이 떨어지는 거 알고 오라고 뙤약볕으로 경고했던 것일까.
여수딸기모찌는 구입할 때 주의점이 아주 명확한 디저트였어요. 이 디저트는 계절성이 엄청나게 강해요. 속에 들어가는 핵심 재료가 바로 생딸기에요. 딸기맛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되요. 생딸기가 맛있는 철에 가면 매우 맛있을 거에요. 반대로 완벽히 딸기 시즌이 아닌 때인 한여름에 가면 맛이 많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요. 가공품이 아닌 생물 딸기가 들어가니 계절에 따른 맛의 편차가 상당히 큰 디저트였어요.
딸기는 노지 재배, 비닐하우스 재배 다 합쳐서 여름이 제일 맛 없을 때니까 딸기 모찌 맛도 여름이 제일 떨어지고, 딸기 제철인 늦가을부터 봄이 제일 맛있을 때에요. 한여름에 먹는다면 이 점은 분명히 고려해야 하는 디저트였어요.
여수딸기모찌는 여수 중앙동은 줄이 매우 길었어요. 그러나 돌산도에도 직영점이 있기 때문에 만약 숙소가 돌산도라면 중앙동으로 가지 않고 여수딸기모찌 돌산직영점으로 가서 구입하는 것도 상당히 좋은 방법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