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여행 갈래?"
"여행? 언제?"
"이번 주말에."
"응!"
2023년 8월은 원래 여행 갈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가족들이 제게 주말에 같이 여행가지 않겠냐고 물어봤어요. 당연히 대환영이었어요. 원래 여행갈 계획이 없던 8월이었지만 여행을 가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었어요. 여름 여행은 옷을 너무 많이 챙겨야 해서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 데다 5월부터 열심히 7월까지 열심히 돌아다녔기 때문에 한 달 쉴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가족들이 여행가지 않겠냐고 물어오자 대환영이었어요.
여수로 여행 가자!
그렇게 해서 전라남도 여수시로 여행을 가게 되었어요. 전라남도 여수시는 전국적으로 여행을 상당히 많이 가는 지역이에요. 전라남도 여수시는 연간 방문객이 1400만명인 관광도시에요. 지금까지 여수시는 태어나서 딱 한 번 가봤어요. 그마저도 1박2일로 다녀왔고, 그때 가서 특별히 한 것이 없었어요. 너무 늦은 밤에 도착했고, 가서 한 거라고는 아쿠아플라넷 구경하고 오동도 갔다온 것이 전부였어요.
여수에 1400만명이나 가는 이유가 있겠지.
전라남도 여수시에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가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였어요. 여수가 어떤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도시인지 궁금했어요. 사실 이런 건 하나도 안 중요했어요. 중요한 것은 원래 여행 계획이 없던 8월에 여행을 가게 되어서 매우 신났어요. 여수가 아니라 의정부 바로 옆동네 양주시 여행 가자고 해도 신났을 거에요. 여행 준비할 시간이 촉박하기는 했지만 국내 여행이야 준비하고 말고 할 것도 없었어요. 옷만 잘 챙겨가면 되었어요. 국내여행이니 만약 까먹고 안 들고 간 거 있으면 가서 사면 되니까요.
어떻게 여수로 갈지 결정해야 했어요.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같이 여수를 가는 방법이 있었고, 각자 따로 여수로 가서 여수에서 만나는 방법이 있었어요. 시간과 가는 방법을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제 입장에서는 각자 따로 여수로 가서 여수에서 만나는 것이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가족들과 만나서 같이 여수로 내려가는 것보다 훨씬 더 편했어요.
"여수에서 만나자."
가족들과 여수에서 만나자고 했어요. 저는 먼저 여수로 내려가서 여수시에서 혼자 몇 시간 보내다가 가족들과 합류하기로 했어요.
여수로 어떻게 내려가지?
의정부에서 여수로 내려가는 방법을 찾아봤어요. 의정부에서 여수시로 내려가는 방법은 하나였어요. 서울로 가서 기차를 타고 가야 했어요.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여수시로 내려가는 방법을 찾아봤어요. 서울에서 기차로 여수 가는 방법은 두 가지 있었어요.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가는 방법과 용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가는 방법이었어요.
"용산이 더 많네?"
서울역에서 출발해서 여수시로 가는 기차는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기차가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보다 더 많았어요.
"용산으로 가야겠다."
오후에 여수시에서 가족들과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매우 일찍 출발해야 했어요. 그래야 여수시 가서 노는 시간이 조금 있을 거였어요. 기차 시간을 보니 제가 탈 수 있는 기차는 아침 7시 9분에 용산역에서 출발해서 여수엑스포역에 10시 18분에 도착하는 KTX 503호 열차였어요.
"이거 좌석 왜 이렇게 없어? 또 중간에서 다 잘라먹었나?"
좌석이 별로 없었어요. 게다가 거의 다 역방향이었어요. 창밖을 보며 가고 싶은데 역방향이면 정신 사나워요. 정방향 창가석을 찾아봤어요. 하나 있었어요. 바로 예매했어요.
여행 당일이 되었어요. 새벽 5시 28분, 의정부역에 도착했어요.
의정부역 안으로 들어갔어요.
아직 사람들이 별로 없었어요. 이 시각에 잠을 자고 있는 사람들도 꽤 많을 거였어요.
아침 7시 9분에 용산역에서 출발해서 여수엑스포역에 10시 18분에 도착하는 KTX 503호 열차를 타기 위해서는 의정부역에서 늦어도 새벽 5시 47분에 출발하는 인천행 열차를 타야 했어요. 그 다음 지하철은 새벽 6시 4분에 있었어요. 새벽 6시 4분 열차를 타면 아슬아슬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새벽 5시 47분 차를 타야 했어요.
지하철이 왔어요. 지하철을 탔어요. 이른 새벽 시간이라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지하철이 용산역에 도착했어요. 아침 6시 47분이었어요.
전철에서 내렸어요.
용산역 대합실로 갔어요.
"이 시각에도 사람 많네?"
용산역 대합실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낮시간에 비하면 적은 편이었지만, 그래도 많았어요.
전광판을 봤어요. 제가 타고 가야 할 KTX 503호 열차 앞에 서대전으로 가는 KTX 473호 열차, 춘천으로 가는 ITX-청춘 2003호 열차가 있었어요. 용산역은 이른 시간부터 기차가 부지런히 출발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 열차를 타기 위해 사람들이 계속 오고 있었어요.
게이트를 통과했어요. 게이트에는 개찰구는 없었어요. 용산역은 기차 플랫폼으로 검표 없이 갈 수 있어요.
용산역 기차 승강장으로 내려갔어요.
'기차 많이 타네.'
승강장으로 내려오는 사람들이 꽤 많았어요. 이 사람들 모두 저와 같은 기차를 타고 갈 사람들이었어요.
기차가 들어왔어요. KTX 503호 열차를 탔어요.
'사람들 왜 이렇게 많아?'
좌석은 거의 만석이었어요. 제 자리는 정방향이었어요. 제 자리를 찾아갔어요. 제가 예매한 정방향 자리는 테이블석이었어요.
용산역에서 탑승한 승객들이 자리로 가서 앉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좌석이 꽉 찼어요.
기차가 출발했어요. 기차는 처음에는 지하철 1호선과 같은 경로를 달렸어요. 한강을 건넜어요.
'정방향 자리 진짜 불편하네.'
제가 예매한 정방향 자리는 테이블석. 이 자리는 매우 별로였어요. 다른 좌석들은 콘센트가 있었지만, 테이블석 정방향 좌석에는 콘센트가 없었어요. 공간도 다른 좌석에 비해 좁은 편이었어요. 테이블석이라 앞사람과 같이 공간을 사용해야 했어요. 1+1=2가 아니라 1+1=1.5 같은 느낌이었어요. 테이블 자체는 앞사람과 같이 써도 되는 너비였지만, 전체 공간은 그렇게 널찍하지 않은 편이었어요. 일행이 같이 마주보는 거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별로였어요.
KTX 503호는 빠르게 달렸어요. 객차 내부는 조용한 편이었어요. 테이블석 정방향 좌석이라 콘센트가 없고 다른 좌석에 비해 공간이 좁게 느껴지는 것 말고는 그렇게 문제될 것은 없었어요.
기차가 흔들리거나 시끄럽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 앉아도 잠자기에는 괜찮았어요. 프리미엄 버스보다는 상당히 불편하지만,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KTX 열차를 타는 것이 훨씬 더 나았어요.
'서울에서 여수는 무조건 KTX 아냐?'
서울에서 여수 가는 방법으로는 KTX 외에 무궁화 열차도 있고 버스도 있어요. 그런데 이동 시간을 보면 사실상 KTX 타고 가는 방법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무궁화 열차를 타고 여수 가면 5시간 넘게 걸려요. KTX 타고 여수 가도 3시간 넘게 걸리구요.
기차가 여수엑스포역에 도착했어요. 사람들이 내리기를 기다렸다가 KTX 503호 열차 내부 사진을 찍었어요.
위 사진 속 좌석들이 모두 역방향 좌석이에요.
거의 대부분 좌석에 이렇게 콘센트가 있었어요.
KTX 503호 열차 내부는 위 사진과 같아요. 정방향 테이블석에 모르는 사람과 같이 앉는 것만 아니라면 좌석이 쾌적해요.
여수엑스포역에서 내려서 놀랐어요. 여수엑스포역은 종점이었어요. 중간에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역이 여러 곳 있었어요. 게다가 여수엑스포역으로 오는 KTX 503열차는 객차도 많이 있는 기차였어요. 그런데 매우 많은 사람들이 여수엑스포역에서 내렸어요. 정말 의외였어요. 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여수엑스포역에서 내릴 줄은 몰랐거든요. 게다가 이때는 오전 10시가 넘은 시각이었어요. 평일인데 직장인들이 이 시각에 출근하려고 여수로 기차 타고 왔을 리 없었어요.
서울에서 여수로 간다면 그나마 인간적인 방법은 KTX 타고 가는 방법이에요. 이것도 3시간이 넘어서 지루한데 이게 그나마 매우 빨리 가는 방법이었어요. 3시간 넘게 KTX를 타며 다짐했어요. 여수에서 서울 돌아갈 때도 무조건 KTX 타고 가기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