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역 일대는 주한미군기지가 있었던 곳이에요. 그래서 의정부역 일대는 지리가 다른 지역과는 차이점이 있어요.
의정부역 주변 지리가 다른 지역과 매우 다르다는 점을 가장 확실히 느낄 수 있을 때는 바로 자동차로 이동할 때에요. 의정부역은 지하철 1호선 및 경원선 기차역이에요. 의정부역을 지나가는 철도는 지상구간이라서 철도가 의정부역을 중심으로 두 지역으로 양분해요. 여기에 과거 주한미군기지까지 있었기 때문에 의정부역 일대가 완전히 두 지역으로 단절되어 있다시피 해요.
자동차로 의정부역 철길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의정부역 지하차도를 통과해야 해요. 의정부역 주변에서 자동차로 의정부역을 넘어가는 길은 의정부역 지하차도 오직 하나 뿐이에요. 그 외에는 멀리 한참 돌아가야 해요.
의정부역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흥선지하차도가 있어요. 흥선지하차도는 버스만 좌회전을 해서 경기도의료원으로 갈 수 있어요. 일반 차량 및 오토바이는 평화로에서 좌회전해서 흥선지하차도를 통과해서 경기도의료원으로 못 가요. 하지만 평화로에서 흥선지하차도를 통과하지 않고 경기도 의료원을 가려고 하면 멀리 의정부중앙초등학교와 의정부 경찰서가 있는 곳까지 가서 좌회전해야 해요. 그래서 오토바이와 차량이 흥선지하차도를 통과해 경기도 의료원으로 가곤 해요.
당연한 결과지만, 경기도의료원 쪽 흥선지하차도 출구는 경찰들의 교통 단속 맛집이에요. 가끔 경찰들이 여기에서 단속하기 시작하면 진짜 물 반 고기 반 수준이에요. 이렇게 희안하게 길이 되어 있는 이유가 과거에 이 일대에 주한미군기지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지난해 연초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국적으로 배달이 폭증했을 때 도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 적 있었어요. 이때 배달은 대부분 의정부역을 건너가는 배달이었어요. 자동차 및 오토바이로 의정부역 건너가는 게 엄청 귀찮은 일이거든요. 의정부역 지하차도 건너가지 않으면 한참 돌아가야 해요. 그러다 보니 의정부역 건너다니는 배달은 도보 배달이 경쟁력 있어요. 그래서 의정부역 건너가는 배달을 매우 많이 했어요.
의정부는 도심도 의정부역을 지나가는 철도와 과거 주한미군기지가 있었던 공터 때문에 완전히 양분되어 있어요. 제가 처음 의정부 왔을 때 의정부가 인구 30만이 넘는 도시인데 도심이 너무 작아서 인상적이었어요. 아무리 과거 군사 목적 위성도시에서 배드타운으로 성격이 완전히 변했다고 해도 도심 크기가 너무 작았어요. 나중에 의정부에서 살면서 의정부에 적응하자 이번에는 반대로 다른 도시 가면 도심이 너무 커보였어요.
의정부시도 도심이 그렇게까지 아주 조그맣지는 않아요. 의정부역 일대가 의정부시 도심이에요. 서쪽 의정부시청부터 동쪽 의정부 청과야채시장까지가 의정부 도심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의정부역과 철로가 의정부역 도심을 완전히 둘로 갈라놨어요.
의정부역 건너가는 길은 지도에서 보이는 길보다 훨씬 길어요. 서쪽에서 동쪽으로 간다면 의정부역 역사까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층까지 내려가서 거기에서 다시 에스컬레이터 타고 지하상가로 들어가서 계단을 걸어서 올라가야 해요. 지도상 직선거리는 얼마 안 되지만 실제 건너가려고 하면 에스컬레이터 5회에 계단 1회 이용해서 건너가야 해요.
이로 인해 의정부역 동편과 서편은 상당히 멀게 느껴져요. 분명히 도심인데 도심이 완전히 둘로 쪼개져 있어요. 의정부 도심으로 놀러온 사람들도 대체로 의정부 동편에서만 놀거나 서편에서만 놀아요. 의정부역 동편과 서편을 왔다갔다하며 노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또한 더 나아가서 의정부역과 가능역은 거리가 멀지 않아요. 다른 도시였다면 의정부역 상권과 가능역 상권은 이어지고도 남았을 거에요. 하지만 의정부는 의정부역 상권이 따로 있고, 가능역 상권이 따로 있어요. 의정부역 상권과 가능역 상권은 연결되어 있지 않아요. 의정부역 서부 상권, 의정부역 동부 상권, 가능역 상권이 전부 다른 상권이라고 봐야 해요.
의정부에는 더 이상 주한미군부대가 없어요. 그러나 주한미군부대터는 여기저기 남아 있어요. 의정부역 주변에 있는 주한미군부대 터로는 캠프라과디아 체육공원과 의정부역 동편 역전근린공원이 있어요.
이 중 역전근린공원에 가보면 한미우호기념탑이 있어요. 과거 주한미군부대가 있었던 자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조그만 기념탑이에요.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역 주한미군기지 캠프 홀링워터 자리 한미우호기념탑은 별이 뒤집힌 S자를 그리며 승천하는 모습이에요.
의정부역 동편 역전근린공원은 과거 캠프 홀링워터 Camp Falling Water 가 있던 자리에요.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역 주한미군기지 캠프 홀링워터 자리 한미우호기념탑에 나와 있는 캠프 홀링워터의 유래는 다음과 같아요.
캠프 홀링워터는 한국전쟁 중인 1951년에 건설되어서 미8군의 보급지원대가 사용했다고 해요. 이후 의정부에 주둔한 주한미군이 인수했어요. 캠프 홀링워터는 미2사단 공병부대가 사용했고, 2005년 9월 30일에 폐쇄된 후 2007년 5월 31일에 반환되었어요.
캠프 홀링워터 자리 바로 옆이 흥선지하차도에요. 흥선지하차도를 통과해서 경기도 의료원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낙후된 지역이고, 경기도의료원 길 건너 바로 맞은편은 캠프 라과디아가 있었던 자리에 조성된 캠프 라과디아 체육공원이 있어요.
https://youtube.com/shorts/bWYtDqmszwA?feature=share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역 역전근린공원에는 주한미군기지가 있었던 자리임을 기념하기 위한 한미우호기념탑 외에 안중근 의사 동상도 있어요.
https://chamgnarun.blogspot.com/2023/07/blog-post_25.html
경기도 의정부역 역전근린공원에 있는 안중근 의사 동상은 중국에서 제작해서 선물로 준 동상이에요. 설치 당시 논란이 있어서 무려 1년 넘게 설치만 되고 제막식을 못한 채 하얀 천을 뒤집어쓰고 있었던 동상이에요.
의정부역 역전근린공원에 있는 안중근 의사 동상은 한 번 볼 만 해요. 한국에서는 보기 진짜 어려운 아주 역동적인 포즈의 사회주의 국가 스타일 동상이거든요. 어떠한 논란이 있었는지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는 동상이에요.
의정부역 동편 역전근린공원은 넓은 공터에 가까운 공원이에요. 그렇지만 한미우호기념탑과 안중근 의사 동상은 의정부 도심으로 놀러왔다면 보고 갈 만 한 동상이에요. 한미우호기념탑은 의정부의 역사를 보여주는 기념물이고, 안중근 의사 동상은 전국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중국제 동상이자 사회주의 미술이 어떤 것인지 구경할 수 있는 동상이거든요.
한편으로는 한미우호기념탑이 의정부의 과거를 보여주고 있고, 안중근 의사 동상이 의정부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기도 해요. 과거 의정부는 주한미군이 많은 도시였어요. 현재 의정부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있는 도시에요. 의정부 주변 동두천, 양주, 포천 등에 외국인 노동자가 매우 많고, 이들 지역의 중심지역이 의정부에요. 그러다 보니 주말이 되면 의정부역 주변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쉽게 볼 수 있어요.
경기도 의정부시에는 부대찌개만 있지 않아요. 한미우호기념탑과 안중근 의사 동상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