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시 묵호역으로 와서 묵호 지역 스탬프 3개를 획득했어요. 우편엽서에 스탬프를 찍어서 묵호우체국에서 부친 후 다음 목적지를 향해 걷기 시작했어요.
"묵호등대 주변에 스탬프 2개 있지?"
강원도 동해시는 스탬프투어를 운영하고 있어요. 강원도 동해시 스탬프투어는 망상, 추암, 무릉관광안내소, 천곡황금박쥐동굴, 묵호등대, 논골카페에 비치되어 있는 스탬프를 정해진 용지에 찍어서 경품수령처로 가져가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어요. 동해시는 이번에 한 번만 올 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올 생각이었어요. 묵호등대와 논골카페에는 스탬프는 있지만 스탬프 북은 없었어요. 괜찮았어요. 저야 이번에는 엽서에 강원도 동해시 스탬프투어 도장을 찍어서 동해시 관광 도장만 수집하는 것이 목적이었어요.
"논골담길 가서 묵호등대로 올라가야겠네."
논골담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논골담길은 동해시 여행 올 때마다 가는 곳이라 이제 묵호항에서 논골담길 어떻게 가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많이 가는 경로로 가는 방법도 알고,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경로로 가는 길도 알고 있어요. 매우 아름다운 묵호항 풍경을 끝없이 보며 가는 길도 알고 있어요. 이번에는 순전히 도장 획득이 목표라서 아주 편한 길로 가기로 했어요.
논골담길로 가는 길에 무코바란 게스트하우스가 나왔어요. 여기는 묵호 지역 유일한 게스트하우스에요. 저도 한 번 숙박한 적 있는 곳이에요.
게구석 마을에 있는 무꼬양 카페 가는 사다리 같은 계단길이 나왔어요. 무꼬양 카페는 전망이 매우 좋은 카페에요. 그리고 동네 주민분들이 운영하는 카페로 알고 있어요. 무꼬양 카페는 묵호 지역 왔으면 한 번 가볼만한 카페에요. 그러나 저 사다리 같은 계단은 짧지만 여름에 올라가려면 가파라서 꽤 힘들어요. 무꼬양 카페를 편하게 가려면 묵호119안전센터 옆길로 올라가서 묵호항 방향 골목길로 들어가서 가는 길을 추천해요.
북평장날이라 그런지 묵호 지역에는 사람이 더욱 없었어요.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갔어요.
2023년 5월 3일 오후 6시 6분, 논골담길 입구에 도착했어요. 논골담길을 기어올라갔어요.
명태 말리는 벽화가 있었어요.
논골담길을 따라올라가다가 산제골 마을을 바라봤어요. 논골담길 풍경이라고 유명한 사진 중 상당수가 논골담길 마을 사진이 아니라 논골마을에서 바라본 산제골 마을 사진이에요. 논골마을과 논골담길이 매력적인 이유는 논골마을과 논골담길이 아름다운 이유도 있지만, 논골마을과 논골담길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름다워서이기도 해요. 그리고 이 풍경의 중심에는 묵호항과 옆동네인 산제골 마을이 있어요.
"경치 좋네."
몇 번을 와서 봐도 질리지 않는 묵호 풍경이었어요. 날이 저물어가고 있었어요. 하늘의 붉은 노을빛이 묵호 지역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어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계속 윗쪽으로 올라갔어요. 동해시 스탬프 투어 도장이 있는 논골카페와 묵호등대는 매우 가까워요. 둘 다 논골마을 꼭대기에 위치해 있어요. 논골카페와 묵호등대 위치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길 찾지 않고 주변 풍경 감상하며 계속 위로 올라갔어요.
동해 바다의 상징 오징어. 누가 오징어 다리를 절반씩 잘라먹었어요. 완전히 다 뜯어먹지 않고 다리 형태는 남겨놓으려고 절반씩만 잘라먹고 도망갔어요.
과거에는 묵호 지역에 어마어마한 인구가 몰려 살았다고 해요. 명태를 말려서 황태로 만드는 일도 많이 했었고, 생선 손질하는 일도 많이 했다고 해요. 그 당시에 묵호 지역은 사람도 넘쳐나고 돈도 넘쳐나는 지역이었다고 해요.
"논골마을 스탬프 어디 있어?"
이 근처 어딘가에 논골마을 스탬프가 있어야 했어요. 도착해서 아무리 둘러봐도 논골마을 스탬프는 없었어요. 앞서 다녀온 사람의 후기를 보고 스탬프함이 있던 자리로 가봤어요. 스탬프함이 박혀 있었던 흔적은 있는데 스탬프함은 없었어요.
논골마을 정상을 돌아다니며 스탬프함을 찾았지만 스탬프함은 어디에도 없었어요. 원래 스탬프가 있어야할 자리에 스탬프가 없었고, 다른 곳으로 옮겨서 설치한 것 같지도 않았어요.
"묵호등대부터 가야겠다."
동네를 뒤져봐야 스탬프가 나올 거 같지 않았어요. 그래서 묵호등대로 가기로 했어요.
묵호등대쪽으로 올라갔어요.
묵호등대까지 갔어요. 묵호등대 문은 닫혀 있었어요.
"고지가 저기인데!"
묵호등대 입구에서 동해시 스탬프투어 묵호등대 스탬프함이 보였어요. 공중전화부스를 개조해서 만든 느리게 가는 엽서함 바로 옆에 동해시 스탬프투어 묵호등대 스탬프함이 있었어요. 그러나 묵호등대 개방시간은 오후 6시까지였어요. 제가 갔을 때는 오후 6시가 지났어요. 묵호등대 스탬프함이 코앞인데 문이 닫혀 있어서 바라만 봐야 했어요. 몇 걸음 걷지 않아도 되는데 그 몇 걸음을 걸어가날 수 없게 문이 가로막고 있었어요.
허탈했어요. 논골마을 스탬프함은 사라졌고, 묵호등대 스탬프함은 시간이 늦어서 찍을 수 없었어요. 아무리 묵호 지역을 좋아한다고 해도 이럴 줄 알았다면 굳이 묵호등대까지 기어올라오지 않았을 거였어요.
"어달이나 가야겠다."
이왕 묵호등대까지 올라왔으니 어달이나 가기로 했어요.
'어달에 대체 뭐가 있다고 24시간 카페가 있지?'
묵호항에서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쭉 올라가면 까막바위가 나와요. 까막바위에서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어달항과 어달해수욕장이 있어요. 어달항과 어달해수욕장을 가는 방법 외에 묵호등대에서 어달항과 어달해수욕장으로 가는 방법도 있어요. 묵호등대에서 내륙 방향으로 가다 보면 묵호동 행정복지센터가 있어요. 묵호동 행정복지센터 근처에는 묵호주공아파트와 삼본아파트가 있어요. 묵호주공아파트와 삼본아파트 사이에 있는 길로 쭉 내려가면 어달항과 어달해수욕장이 나와요.
동해시에 '어달'이라는 지역도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예전에 동해시 여행 계획하면서 심심해서 동해시 24시간 카페가 있는지 찾아봤을 때였어요.
"대체 왜 어달에 24시간 카페가 있어?"
신기하게도 동해시 '어달'이라는 지역에 24시간 카페가 있었어요. 더 충격적인 사실은 어달 지역 외에는 동해시에 24시간 카페가 없었어요. 심지어 동해시의 가장 번화한 지역이자 동해시의 중심 천곡동에조차 24시간 카페는 없었어요. 그런데 듣도 보도 못 한 '어달'이라는 지역에 24시간 카페가 있었어요. 어달은 동해시에서 전혀 유명한 지역이 아니었어요. 묵호항과 망상해변 사이에 끼어 있는 곳에 위치한 지역이었어요.
동해시 여행 와서 현지인들과 대화하면서 동해시가 요즘 어달 지역을 키우려고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때 역시 대체 왜 어달인지 전혀 이해되지 않았어요. 묵호 지역도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게 수두룩한데 하필 어달을 밀고 있다고 했어요.
동해시에 있는 24시간 카페가 어달리에 있으니 어달리에 가보기는 해야 하는데 여기가 걸어가기에는 참 애매한 곳이었어요. 묵호에서 숙박하면 걸어갈 수 있기는 해요. 하지만 안 가까웠어요. 더욱이 24시간 카페라면 심야시간에 가야 하는데 심야시간에 갈 만한 동네가 아니었어요. 제대로 보이는 것 없는 깜깜한 밤에 혼자 해안가를 걸어가거나 아니면 마찬가지로 깜깜한 밤에 묵호등대까지 올라간 후 거기에서 비탈길을 따라 내려가야 했어요.
'어달에 대체 뭐가 있길래?'
묵호등대에서 어달리로 내려갔어요. 길 끝나는 지점 근처에 강원도 동해시 어달항, 어달해수욕장 24시간 카페인 하이바이가 있었어요.
하이바이 카페 안으로 들어갔어요. 하이바이 카페는 24시간 무인 카페였어요.
강원도 동해시 어달항, 어달해수욕장 24시간 무인 카페인 하이바이의 벽면은 연한 청록색으로 칠해져 있었어요. 내부 의자는 노란색이었어요. 탁자는 검은색이었어요. 연한 청록색 벽, 노란 의자, 검은 테이블이 만드는 색상의 조화가 예뻤어요. 색상 조화가 서양 어느 화가가 그린 카페 내부 회화 느낌이었어요.
하이바이 카페는 작고 예쁜 카페였어요. 색을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도록 잘 골랐어요.
하이바이 카페 안에서는 어달항을 바라볼 수 있었어요. 어달향을 향해 좌석이 마련되어 있었어요.
"여기 커피 엄청 저렴하다!"
연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은 1200원, 일반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은 1400원이었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이 1400원이면 어떤 맛이라도 용서되요. 심지어 보리차 맛이라고 해도 갑자기 사람이 관대해져요. 커피색 맹물이 나와도 관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생수를 사서 마셔도 1000원은 나올 거니까요.
나에게도 양심이 있다.
하이바이 카페에 온 이유는 어달이 궁금해서도 있었지만 여기가 심야시간에 걸어서 와보기 엄청 난해한 24시간 카페라는 점도 있었어요. 원래는 심야시간에 와야 하지만 도저히 심야시간에 걸어서 올 방법이 없었어요. 심야시간에 걸어가려면 걸어갈 수 있기야 하겠지만 수상한 사람 취급받아도 할 말 없는 길이었어요.
하이바이 카페에는 카페 사장님 전화번호가 있었어요. 카페 사장님께 전화걸었어요.
"여기 카페 24시간 운영하나요?"
"예, 24시간 오픈하고 있어요."
하이바이 카페 사장님께서 하이바이 카페는 24시간 내내 운영되고 있다고 하셨어요. 언제든 원하는 시각에 와서 이용해도 된다고 하셨어요. 심야시간에 직접 와서 확인은 못 했지만 24시간 카페는 맞았어요.
강원도 동해시 어달항, 어달해수욕장 24시간 무인 카페인 하이바이 앞에는 좌석이 있었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뽑아서 나와 자리에 앉았어요.
"커피 맛있는데?"
14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였지만 맛이 괜찮았어요. 얼음은 잘잘한 얼음이었어요. 커피는 산미는 없고 고소한 맛이 진한 커피였어요. 진한 맛은 아니지만 순한 맛도 아닌 맛이었어요.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숭늉같이 밍밍한 맛이 아니었어요. 쓴맛이 너무 강하지 않은 고소한 커피였어요. 일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라고 파는 커피맛과 비슷한 맛이었어요. 쓴맛이 강하지 않아서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고 고소한 커피였어요. 물처럼 시원하게 마시는 연한 커피가 아니었어요. 물처럼 시원하게 마시는 커피는 200원 저렴한 연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아마 그런 맛이 날 거에요.
하이바이 카페 간판 위에 제비가 앉았어요. 제비도 찾아오는 커피 맛집이었어요.
커피를 마시며 어달항과 어달해수욕장을 둘러봤어요.
"여기 왜 동해시가 키우려고 하는지 알겠다."
동해시 어달리에 직접 와서 보니 동해시가 왜 여기를 키우려고 하는지 대충 알 거 같았어요. 동해시 어달리는 묵호항에서 그렇게 멀지 않아요. 걸어가려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요. 묵호항에서 밥 배부르게 먹고 운동삼아서 산책하러 다녀올 만한 거리에요. 묵호항 일대도 관광자원이 많지만 이쪽은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정비를 많이 해야 하는 지역이에요. 비어있는 가게는 여럿 있지만 말 그대로 아무 것도 없는 빈 땅인 공터는 없거든요. 묵호 일대 상권이 쇠퇴한 것과는 별개로 묵호 일대가 과거에 엄청 번성했던 지역이고 많은 사람들이 살았던 지역이다보니 건물은 엄청 복작복작하게 있어요.
반면 어달리는 풍경이 예쁘지만 아직 개발된 곳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새로 건물 올리고 테마 거리 조성하기 딱 좋게 되어 있었어요. 카페 거리로 조성하기에는 매우 좋은 환경이었어요. 바다 예쁘고 아직 개발된 곳도 아니고 공터도 여럿 있어서 새롭게 건물 올리고 단장할 공간이 꽤 있었어요. 묵호항에서 멀지도 않구요. 위치도 망상해변과 묵호항 사이에 끼어 있으니 망상해수욕장과 묵호항을 연결하는 관광지역밸트로 만들기 위해 키워볼 만한 자리였어요.
비록 심야시간에 가본 것은 아니었지만 동해시 24시간 카페인 하이바이에 가봤어요.
묵호 지역에서 늦은 밤에 해안가 도로 따라 드라이브하다가 커피 한 잔 하고 싶다면 어달항, 어달해수욕장에 있는 24시간 무인 카페 하이바이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