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여행 프로젝트를 실행할 때가 왔다.
그동안 여행기를 쓰느라 새로운 여행은 엄두도 못 내고 있었어요. 2023년 4월 30일, 드디어 석탄의 길 여행기를 완결지었어요. 여행기가 끝나자 새로운 여행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어요. 여행기 쓰는 동안은 여행기 쓸 생각에 마음이 답답해서 여행을 새로 안 하려고 해요. 여행하는 동안 계속 밀린 여행기 언제 다 쓸지 고민하기 때문에 여행하는 내내 마음 한 켠이 무겁거든요. 그런데 여행기가 끝났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새로운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2022년에 강원도 남부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여행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전국 관광 스탬프 수집 여행!
우리나라에는 현재 무수히 많은 관광 스탬프가 존재해요. 국가 차원급인 관광날짜우편도장, 한국철도100주년 기념 스탬프가 있고, 여기에 각 지자체마다 운영하는 걷기 여행 코스 인증 스탬프, 스탬프 투어 스탬프가 또 있어요.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걷기 여행 코스 인증 스탬프, 스탬프 투어 스탬프는 뭐가 있고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안 되고 있어요. 이것들 모두 관광자원이고, 통합하고 정리해서 관리하고 국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면 엄청난 관광자원인데요.
관광날짜우편도장, 한국철도100주년 기념 스탬프만 수집하기에는 이게 없는 지역들도 있어요. 제가 거주하고 있는 의정부는 한국철도100주년 기념 스탬프는 있지만 관광날짜우편도장은 없어요. 또한 관광날짜우편도장은 우체국 가야 받을 수 있고, 한국철도100주년 기념 스탬프는 기차역 가야 받을 수 있어요. 주요 관광지와는 거리가 좀 있는 도장들이에요. 지역 방문 인증까지는 되지만 관광지를 직접 찾아가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경우가 많아요. 우체국이 관광지이고 기차역이 관광지인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으니까요.
그래서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걷기 여행 코스 인증 스탬프, 스탬프 투어 스탬프까지 합쳐서 모아보기로 했어요. 단, 범위는 각 시, 군, 구급까지로 한정하고, 웬만하면 도 단위까지만 하기로 했어요. 시, 군, 구 단위도 제대로 운영되는지 확인하기 어려운데 그 아래 단위는 아예 정보가 없는 경우도 태반이거든요.
또한 모바일 스탬프 투어는 안 할 거에요. 이건 할 가치가 없어요. 저는 인증서 받고 기념품 받는 게 목표가 아니에요. 제 목표는 전국에 산재해있는 관광자원인 전국 관광 스탬프를 하나씩 수집하고 관광상품으로써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거에요. 그리고 모바일 스탬프 투어는 어플도 제각각이고 다 모으면 기껏 모은 스탬프가 사라지는 일도 있어요. 어플 지우면 허무하게 날아가구요.
방법도 머리 속에 다 있었어요.
1. 우편엽서에 도장을 찍는다.
- 관광날짜우편도장은 아무 종이에 받을 수 없어요. 우편물에 찍는 도장이에요. 그래서 가장 무난한 것은 우편엽서에요. 우편엽서로 통일하면 도장 받는 종이가 규격화되기 때문에 차후 관리할 때 좋아요. 단점이라면 우편엽서는 장당 400원이에요.
2. 우체국 앞 우체통에 집어넣는다.
- 관광 스탬프를 찍은 우편엽서를 우체국 앞 우체통에 집어넣어요. 이러면 엽서가 잘 도착하는지 기다리는 맛도 있어요. 우체국 소인이 찍혀서 도착하기 때문에 수집품으로써의 가치도 있어요.
"만만한 게 의정부지."
가장 먼저 제가 살고 있는 의정부부터 하기로 했어요. 의정부부터 하기로 한 이유는 단순히 제가 살고 있는 곳이라서가 아니에요.
관광 스탬프 수집 여행 초슈퍼 이지 레벨 의정부!
의정부도 스탬프 투어가 있기는 해요. 의정부 스탬프 투어는 모바일 스탬프 투어에요. 그렇기 때문에 할 가치를 전혀 못 느꼈어요. 나중에 포켓몬고처럼 전국 단위로 기존 스탬프를 캐릭터하고 수집품으로 만드는 국가 대통합적인 무언가가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단순히 스탬프 투어라면 안 해요. 재미도 맛도 없고 수집품도 없어요. 그깟 인증서, 기념품 같은 거 관심 없어요. 기념품 받는다고 제 형편 달라지지 않아요. 저는 오직 관광 스탬프를 직접 종이에 찍으며 모아가며 거기에서 관광상품으로써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게 목표에요.
의정부에서 관광스탬프를 모을 수 있는 곳은 딱 세 곳 뿐이에요. 그러니 아주 쉬워요. 세 곳만 돌면 끝나요. 그래서 제일 쉬운 의정부부터 공략하기로 했어요.
2023년 5월 1일, 우체국 가서 우편엽서를 구입했어요. 우편엽서를 구입한 후 의정부역쪽으로 갔어요.
바로 의정부역으로 가도 되지만 그래도 여행하는 맛을 내려고 경기옛길 제1길 사패산길 스탬프부터 모으기로 했어요. 경기옛길 제1길 사패산길 스탬프는 망월사역에 있어요.
의정부역에서 경전철 의정부역으로 갔어요.
"지하철 타고 가면 너무 시시하잖아."
이날 목표는 망월사역 가서 경기옛길 제1길 사패산길 스탬프를 엽서에 찍은 후 의정부역으로 돌아오는 거였어요. 의정부역에 의정부시 관광 도장이 2개 있거든요. 의정부역에서 관광 도장 2개를 획득한 후 근처 우체국 가서 엽서를 보내는 것이 이날 일정이었어요.
"의정부가 하천 산책로 정비는 진짜 잘 해놨어."
의정부의 자랑거리이지만 전혀 자랑하지 않고 있는 의정부 하천 산책로. 의정부는 하천 산책로 정비를 매우 잘 해놨어요. 관광자원이 매우 빈약한 의정부인데 이왕 산책로 조성 잘 해놓은 하천 산책로를 관광자원으로 육성해보는 것도 괜찮을 거에요.
요즘 고령화 사회가 이슈에요. 사람은 20대에는 재미로 운동하고, 30대에는 건강 챙기려고 운동하고, 40대부터는 살려고 운동해요. 이게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우리나라 사회에서의 진짜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자 진리에요.
20대때는 회복력이 좋아서 건강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금방 체력을 회복하고 좀 아팠다고 해도 금새 건강을 회복해요. 그래서 20대에는 재미로 운동해요.
30대에는 슬슬 회복력이 예전같지 않은 게 와닿기 시작해요. 술을 먹으면 점점 숙취에 시달려 정신 못 차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무리한 운동하면 몇날 며칠을 힘들어해요. 그래서 30대에는 건강 챙기려고 운동해요.
40대부터는 이제 죽음이 아주 근처에서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게 와닿기 시작해요. 주변 사람들이 이래저래 죽기 시작해요. 얼마 전까지 멀쩡했던 친구가 갑자기 암으로 죽었다는 소리가 들리고, 며칠 전까지 고기랑 술 잘 먹던 친구가 건강검진 받더니 고혈압 고지혈증 위기라며 고기를 안 먹고 간수치 높아졌다고 술을 끊어요. 그래서 이때부터는 살려고 운동하기 시작해요.
고령화 사회가 될 수록 걷기 여행에 대한 수요는 크게 증가해요. 회복력이 예전같지 않아서 점점 몸에 덜 무리가 가는 운동을 찾게 되거든요. 제일 좋은 운동이 걷기이기는 한데, 걷기는 조금 걸어서는 별 효과가 없어요. 그리고 맨날 걸었던 길 계속 걸으려고 하면 며칠만에 질려요. 그래서 걷기 운동도 할 겸 재미있게 걸을 곳을 찾기 마련이에요. 그래서 고령화 사회가 될 수록 걷기 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요.
그러니 의정부도 이왕 하천 정비 잘 해놨으니 하천 산책로를 관광자원으로 키워보는 쪽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게 좋을 거에요. 관광자원 빈약한 의정부가 뭔 짓을 해도 관광자원 빈약한 건 변하지 않아요.
범골역에 왔어요. 경전철 의정부역은 도장은 고사하고 화장실도 없어요. 건물은 크게 지어놨지만 실제 기능은 버스 정류장급이에요.
회룡천에서 회룡역으로 가지 않고 계속 직진했어요. 왜냐하면 여기에서 회룡역으로 가면 회룡역부터 망월사역까지 갔다가 돌아올 때 똑같은 길을 다시 걸어와야 했기 때문이었어요.
망월사역에 도착했어요. 이제 3번 출구로 가야 했어요.
망월사역 3번 출구에 도착했어요.
망월사역 3번 출구 맞은편에 경기옛길 제1길 사패산길 스탬프함이 있었어요.
경기옛길 홈페이지에서는 경기옛길 제1길 사패산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어요.
관북으로 가는 경흥길의 첫 관문
사패산길은 서울에서 경기도로 넘어오는 첫 관문입니다. 사패산은 도봉산과 함께 북한산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으며, 조선 선조의 여섯째 딸인 정휘옹주가 류정량(柳廷亮, 1591~1663)에게 시집갈 때 선조가 하사한 산이라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한동안 군사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에 자연이 잘 보호되어 있는 곳입니다. 의정부는 숲이 울창하고 물이 깨끗하여 매력적인 곳이라는 것을 경흥길에서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경기옛길 홈페이지에 의하면 경기옛길 제1길 사패산길은 총길이 8km이고, 소요시간은 3시간 30분이라고 해요.
"뭔 스탬프함이 벌써 손잡이가 고장났어?"
이거 생긴지 얼마 안 되었을 건데 손잡이 연결부 쇠막대기 윗부분이 떨어져 있었어요. 쇠막대기 윗부분을 세워서 원래 있어야할 자리에 놓고 스탬프함을 열었어요.
스탬프함 안에는 경기옛길 제1길 사패산길 스탬프와 경기옛길 스탬프북이 있었어요.
경기옛길 제1길 사패산길 스탬프 인면은 위와 같이 생겼어요.
우편엽서에 경기옛길 제1길 사패산길 스탬프를 찍었어요.
경기도 의정부시 관광 도장 중 하나인 경기옛길 제1길 사패산길 스탬프 도안은 망월사였어요.
망월사역에서 망월사는 멀어요. 망월사역에서 망월사로 가기 위해서는 도봉산으로 2km 넘게 올라가야 해요. 2km 넘게 산행길을 가야 망월사가 나와요. 이렇게 망월사역과 망월사가 거리가 매우 멀지만 지하철역이 망월사역이 된 이유는 망월사역이 생길 때만 해도 이 주변에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지금은 신한대학교가 있지만 과거에는 정말로 아무 것도 없는 동네였어요. 지금은 망월사역 주변도 개발되어서 아파트 등 주거단지가 조성되어 있지만 과거에는 휑한 지역이었어요.
망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의 말사에요. 639년(선덕여왕 8) 해호가 창건했고, 망월사라고 부르게 된 고사가 전해지고 있어요. 신라 말기에는 경순왕의 태자가 망월사에 은거했었다고 해요.
망월사는 2015년에 한 번 가봤어요. 그 이후로는 한 번도 안 가봤어요. 제 기억 속 망월사는 진짜로 망월사역에서 멀었고, 등산해서 가야 하는 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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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옛길 제1길 사패산길 스탬프 위치는 망월사역 3번 출구 앞이에요.
경기도 의정부시 관광 도장 중 하나인 경기옛길 제1길 사패산길 스탬프 도안은 꽤 괜찮았어요. 암벽 위에 절이 있는 모습이었어요. 이 정도라면 의정부시 관광 도장으로 사용해도 충분한 디자인이었어요. 망월사가 그렇게 존재감이 큰 절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래도 의정부에 '망월사'란 절이 있다고 알려주는 예쁜 디자인이었어요.
경기도 의정부시 관광 도장 중 경기옛길 제1길 사패산길 스탬프를 모은 후 다음 목적지로 출발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