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석탄의 길 (2022)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어시장, 묵호 일대 야경 풍경 사진 촬영 포인트 - 석탄의 길 3부 15

좀좀이 2023. 4. 24. 15:02
728x90

논골담길을 다 내려왔어요.

 

 

묵호 지역은 생선을 갈매기, 고양이가 지킵니다.

 

고양이가 생선 지키는 장면은 아까 봤어요. 여기는 오징어와 문어를 줄에 매달아 말리고 있었어요. 오징어와 문어 말리고 있는 자리에 갈매기 상이 있었어요. 허수아비 대신에 허수갈매기였어요.

 

여기에서 잠시 국어 상식으로 허수아비의 어원을 살펴보면 허수아비는 '허수'와 '아비'가 합쳐진 말이에요. '아비'는 아버지라는 말이기도 하지만, 고어에서는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되었어요. 그러니까 허수아비에서 '아비'는 '사람'쯤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허수'는 형용사 '허수하다'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편이에요. 형용사 '허수하다'의 의미는 짜이지 않아 든든하지 못하다는 의미에요. 또는 헛것 등에서 사용하는 소용이 없거나 참되지 못하거나 속이 비었음을 나타내는 접두사 '헛'에서 유래했다고 유추해볼 수도 있구요. 빌 허(虛)와 지킬 수(守)를 합쳐서 만든 말이라는 설도 있어요.

 

오징어와 문어를 지키고 있는 것은 진짜 갈매기가 아니라 갈매기 조각이니까 이건 허수아비가 아니라 허수갈매기였어요. 허수갈매기를 보자 아까 DB메탈 동부사택에서 봉오동 정류장으로 올라가는 길에 본 허수아비가 떠올랐어요. 마네킹으로 허수아비를 만들어놔서 저도 처음에는 보고 진짜 사람인 줄 알았어요.

 

바닷가로 갔어요.

 

 

바닷가에는 생선이 매달려 해풍에 건조되고 있었어요.

 

 

평화로운 동해 묵호 바다 풍경이었어요.

 

"어시장 구경하고 묵호항으로 가야지."

 

묵호항 어시장으로 갔어요. 묵호항 어시장은 카카오맵에서 묵호항 어시장으로 검색하면 검색결과가 없어요. 카카오맵에서 검색할 때는 '묵호항 수산물 위판장'이라고 검색해야 해요.

 

 

 

문이 닫힌 가게도 있었지만 장사중인 가게도 꽤 있었어요. 손님들이 와서 상인과 수산물 가격을 흥정하고 구입하고 있었어요.

 

 

 

 

 

묵호항 어시장에서는 귀한 동해 오징어가 건조중이었어요. 2022년에는 동해 바다 오징어가 매우 귀했어요. 해수 온도 변화로 인해서 동해 바다로 가야 하는 오징어 상당수가 서해 바다로 가버렸어요. 이 때문에 서해는 오징어 대풍이었고 동해는 오징어 흉어였어요. 심지어는 동해 바닷가 상인들이 오징어 구하러 서해 바닷가로 간다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었어요.

 

그래도 오징어는 동해 바다 오징어에요. 지금까지 계속 오징어는 동해 바다에서 잡힌다고 배워왔고, 항상 그렇게 주로 동해 바다에서 오징어가 잡혔어요. 오징어는 누가 뭐래도 강원도 오징어에요.

 

 

생선도 손질해서 건조시켜놨어요.

 

묵호항 야시장을 대충 둘러본 후 묵호항으로 갔어요.

 

 

'묵호 풍경 사진 촬영 포인트 가서 사진 찍고 가야지.'

 

묵호 일대는 풍경 사진 촬영 포인트가 여러 곳 있어요. 한두 곳이 아니라 도처에 산재해 있어요. 이 중에는 꽤 잘 알려진 곳도 있고 별로 안 알려진 곳도 있어요. 돌아다닌 만큼 자기만의 풍경 사진 촬영 명당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묵호에요. 묵호 여행은 돌아다닌만큼 재미있는 추억과 경험을 얻어갈 수 있는 곳이에요. 과거처럼 생선이 많이 잡히는 곳은 아니지만 여행 온 사람에게는 추억 만들 것이 무궁무진하게 넘치는 지역이에요.

 

묵호 일대 게구석마을, 산제골마을, 논골마을과 묵호등대까지 한꺼번에 사진으로 찍을 수 있는 명당 자리는 동해시에 몇 곳 있어요. 이 중에서 이들 묵호 해안 언덕 마을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한 번에 사진에 담을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요. 거기 가서 묵호 야경 사진을 촬영하고 가기로 했어요.

 

묵호항 여객터미널 앞으로 갔어요. 묵호항 여객터미널 앞에 둥근 공터 같은 곳이 있었어요. 바로 여기가 묵호 역사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곳이면서 동시에 묵호 일대 게구석마을, 산제골마을, 논골마을과 묵호등대까지 한꺼번에 사진으로 찍을 수 있는 명당 자리였어요.

 

 

 

"이건 게구석마을까지는 다 안 나왔네."

 

한 장 더 찍기로 했어요.

 

 

게구석마을, 산제골마을, 논골마을이 시원하게 다 찍히기는 했지만 주차장에 주차된 자동차도 아주 빼곡하게 찍혔어요.

 

"동해시는 왜 여기를 방치하고 있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여기는 올 때마다 대체 왜 동해시가 여기 이 자리를 방치하고 있는지 궁금해져요. 다른 지역이었으면 뭐라도 세워도 열 번은 더 세웠을 훌륭한 명당이고, 바로 아랫동네 삼척시 나릿골 감성마을은 이렇게 전체를 시원하게 조망할 자리가 안 나와서 하고 싶어도 못 하는데요.

 

만약 여기에 높게도 아니고 1m짜리 단상이라도 만들어놨다면 나중에는 사람들이 줄 서서 올라가서 사진 찍는 명소가 되었을 거에요. 이렇게 동네 코 앞에서 동네 전경을 시원하게 보며 사진에 한 번에 담을 수 있는 곳이 없거든요.

 

게다가 여기에 1m짜리 단상 하나 만들어도 충분히 명분이 있는 것이, 바로 이 자리가 과거 묵호항선이 묵호항으로 들어오던 철도 끝자락이에요. 현재는 철도가 묵호항 내부까지 들어오지 않아요. 그러나 과거에는 묵호항선 화물 철도가 묵호항 내부까지 들어왔어요. 화물 열차 철도가 묵호항 내부에서 끝나는 지점이 여기 근방이었어요. 그러니까 원형 공터로 방치할 게 아니라 1m 정도 높이로 전망대 하나 만들어놓고 계단을 철도 레일 모양으로 만들어놓으면 역사 유적 기념물도 되고 훌륭한 전망대도 될 거에요. 고작 1m 남짓이니까 떨어져봐야 크게 다칠 것도 없고, 1m 높이가 별 거 아니라 해도 바로 앞 주차장 주차된 차량들을 사진 속 주인공처럼 나오는 것은 덜해질 거에요.

 

다시 사진을 찍었어요.

 

 

이 사진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이 정도라면 주차된 차량들이 사진에 나와도 보기 싫지 않았어요. 주차된 차량들을 '밤에 사람들이 많이 놀러오는 묵호', '밤에 사람들이 많은 묵호'라고 본다면 나름 조화를 이루었어요.

 

'어달을 개발할 게 아니라 당장 여기에 1m 높이 전망대라도 하나 세우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 안 되는 동해시 관광개발이었어요. 1미터짜리 전망대 하나 세우는 데에 돈 얼마나 들겠어요. 1미터짜리면 저기 삼화동 쌍용C&E 공장과 동해항, 묵호항 쌍용시멘트 사일로 주변에 날려서 수북히 쌓여 있을 시멘트 가루 쓸어다 담고 모아와서 만들어도 될 거에요.

 

제주도 출신 사람 시각에서 보면 이런 얼마 들지도 않고 바로 관광명소로 만들 수 있는 좋은 명당을 왜 방치하고 있는지 절대 이해 불가였어요. 여기에 전망대 하나 세운다고 바로 옆 묵호항 어시장 및 묵호시장, 동쪽바다중앙시장 상권에 타격이 발생할 것도 아니구요. 안 할 이유가 없고 돈도 얼마 안 들 건데 왜 안 하고 안 팔아먹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뒤돌아봤어요. 묵호항 여객선 터미널과 묵호항 화물 철도 유적이 보였어요.

 

 

지금은 끊겨 있는 레일처럼 방치되어 있지만 과거에는 이 철로가 묵호항역과 연결되어 있었어요. 화물 열차가 여기까지 들어왔었어요. 아무 설명도 없이 방치중이지만 묵호 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유적이에요.

 

"찜질방 가자."

 

강원도 동해시 24시간 찜질방인 금강산 건강랜드를 향해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지도상으로 나온 경로가 아니라 묵호항선 철길 마을을 다시 한 번 갔다가 찜질방으로 가기로 했어요. 묵호항선 쪽에도 동해시 묵호 지역 야경 풍경 사진 촬영 포인트가 있거든요.

 

 

조용한 향로봉길을 조용하게 걸었어요.

 

 

위에 철도가 부설되어 있는 굴다리가 나왔어요. 굴다리를 지나갔어요. 묵호항역으로 걸어갔어요.

 

 

묵호항선은 깜깜했어요. 낮에 와서 봐도 철도 선로 노반에 깔려 있는 자갈에 석탄 가루가 끼어서 바닥이 거뭇거뭇한데 어둠이 내리자 바닥이 아주 새까만 색이 되었어요.

 

 

"그래, 이거야!"

 

강원도 동해시 묵호은 어떤 지역인가?

강원도 묵호의 모든 것을 다 담은 묵호가 어떤 곳인지 말해주는 사진

 

아직도 석탄 가루가 군데군데 끼어서 거무튀튀한 묵호항선 철도 노반과 철도 너머 가옥들, 그 뒤로 보이는 거대한 묵호항 크레인과 멀리 보이는 묵호항 달동네 논골마을과 산제골마을, 그리고 꼭대기에 보이는 묵호등대. 사진을 잘 보면 여객선과 어시장, 어선들도 보이지만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았어요. 이 사진에 담겨있는 모든 것이 바로 묵호였어요.

 

 

사진을 세로로도 찍어봤어요. 마음에 들었어요.

 

찜질방으로 가기 위해 오르막길을 올라가다가 묵호 야경 사진을 또 찍었어요.

 

 

이건 불필요한 것이 화면을 너무 많이 차지하고 있고 정작 중요한 것은 비중이 너무 낮아졌어요.

 

이번에는 앞으로 가서 사진을 한 장 또 찍어봤어요.

 

 

"철로 빼고 찍는 게 더 낫나?"

 

묵호의 모든 것이 담긴 야경 사진은 아까 찍은 사진이었어요. 이 사진은 철로가 나오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묵호 야경을 배경으로 인물 사진 찍는 자리라면 아까 자리보다 여기가 훨씬 더 나았어요. 아까 자리는 인물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어요. 그러나 여기는 사진 속 왼쪽 오르막길 레일 쪽 가로등 근처에 인물에게 서라고 하고 사진을 찍으면 예쁜 사진이 나올 거였어요.

 

갤럭시노틉10+ 폰카로 묵호 일대 야경 풍경 사진 촬영 포인트 두 곳에서 사진 촬영도 잘 끝냈어요. 여기 말고도 묵호 사진 예쁘게 잘 나오는 곳이 여러 곳 있어요. 제가 아는 곳도 여기 둘 뿐이 아니라 몇 곳 더 있어요. 그러나 그곳 다 돌아다닐 생각은 없었어요. 너무 욕심부리면 탈나요. 한계를 넘어선 상태인데 또 야경 사진 찍는다고 묵호 일대를 여기저기 돌아다닐 의지도 체력도 없었어요. 이렇게 마지막에 예쁜 묵호 야경 사진 건졌으면 갈 길 가야 했어요. 동해시 묵호 지역이 제게 바리바리 선물 껴안겨주며 잘 가라고 손짓하며 인사할 때 떠나야 했어요.

 

금강산 건강랜드로 갔어요.

 

 

2022년 11월 1일 오후 6시 53분, 강원도 동해시 24시간 찜질방 금강산 건강랜드 앞에 도착했어요. 저녁 8시 이전에 입장하면 주간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한 시간 여유가 있었어요.

 

"저녁 먹고 들어갈까?"

 

주변에서 식당을 찾아봤어요. 찜질방 바로 근처 묵호식당 안에 손님들이 꽤 있었어요. 사람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었어요. 주요 메뉴는 생선구이 정식과 쌈밥이라고 유리창에 붙어 있었어요.

 

'2인분 먹기는 부담스러운데...'

 

2인분 메뉴인 생선구이 정식, 쌈밥을 주문해서 혼자 먹어도 먹기는 할 거에요. 그러나 그렇게 무리해서 먹고 싶지 않았어요. 왠지 맛집 같은데 1인분 메뉴가 있을지 의문이었어요. 식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2인분만 된다고 하면 나오면 그만이었어요.

 

 

'1인분 메뉴 있다!'

 

백반 메뉴가 있었어요. 백반은 8천원이었어요. 백반을 주문했어요.

 

 

음식이 나오기 전에 다른 테이블을 봤어요. 음식 양은 꽤 푸짐하게 주는 것 같았어요. 사람들이 음식을 다 먹지 못하고 남기고 있었어요. 맛없어서 남기는 게 아니라 많아서 다 못 먹고 남기고 있었어요.

 

'강원도 와서 감자를 한 번도 못 먹고 가네.'

 

제가 주문한 음식은 백반. 묵호식당에서 인기 좋은 메뉴는 생선구이 정식이었어요. 사람들이 다 생선구이 정식 먹고 있었어요. 여기에서 감자를 먹을 리 없었어요.

 

뭐든지 다 가져가세요.

하지만 감자만은 아니되옵나이다!

 

이런 건가...

 

'누가 강원도 보고 감자국이랬어! 감자 하나도 없구만...'

 

속으로 피식 웃었어요. 강원도 여행 와서 감자를 못 먹어봤어요. 감자전 파는 곳이야 당연히 봤어요. 그러나 감자 많은 강원도라는데 식당에서 반찬으로 감자 나오는 모습은 한 번도 못 봤어요. 감자 많은 강원도라고 해서 식당에서 감자채 볶음, 감자조림 같은 거 줄 줄 알았어요. 감자 반찬은 고사하고 감자밭도 못 봤어요. 강원도 남부 오니까 배추만 엄청나게 많이 봤어요. 옥수수는 정말로 많았어요. 하지만 감자는 너무 진귀했어요.

 

'결국 강원도 와서 감자 한 번 못 먹고 가네.'

 

이 여행은 2022년 마지막 여행이었어요. 이 여행을 끝으로 2022년에는 더 이상 여행 안 갈 생각이었어요. 날이 추워져서 돌아다니기 고약해질 거였거든요. 특히 강원도는 겨울에 더 많이 추울 거였어요. 설령 여행을 간다 하더라도 강원도는 아니었어요. 이 식사는 강원도에서의 거의 마지막 식사였어요. 다음날 아침은 굶을 거고, 점심과 저녁은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식당 가서 제대로 먹는 게 아니라 편의점에서 대충 때울 수도 있었어요. 삼척항은 혼자 밥 먹을 식당이 거의 없고, 삼척 시내로 나가서 점심을 먹고 의정부로 돌아갈지 바로 버스 타고 의정부로 돌아가서 저녁을 먹을지 아직 못 정했어요. 삼척 시내에 들어가서 삼척종합버스터미널에서 버스 타고 돌아가는 것이 이 여행의 마지막 일정. 그러니 감자 구경은 한 번도 못 하고 갈 확률이 높았어요.

 

'제주도 감귤국은 진짜 감귤 지천에 널려 있어서 그렇다고나 하지.'

 

제주도 별명은 감귤국. 감귤철이 되면 진짜 감귤이 지천에 넘쳐나요. 후식으로 감귤 공짜로 주는 식당도 여러 곳이에요. 제주도 별명이 감귤국인 건 제주도에 감귤이 진짜 많으니 그러려니해요. 그런데 강원도 별명은 감자국인데 감자는 진짜 귀했어요. 식당 반찬으로 나오는 감자 반찬은 고사하고 감자밭도 못 봤어요. 누가 강원도 보고 감자국이라고 별명 붙였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봐도 강원도 별명은 감자국이 아니라 배추국, 옥수수국이어야 했어요. 배추, 옥수수는 진짜로 강원도에 많으니까요. 강원도 고랭지 배추, 강원도 찰옥수수는 전국적으로 매우 유명하구요.

 

백반을 주문했는데 감자 반찬이 나올 거 같지 않았어요. 확률 아예 없다고 봤어요. 그래도 저녁 굶거나 편의점 가서 떼우지 않고 제대로 된 백반을 먹는다는 사실에 감사히 여겼어요.

 

밑반찬이 나왔어요.

 

 

"반찬을 여덟 가지나 깔아줘?"

 

고작 8천원짜리 백반인데 반찬이 여덟 종류나 나왔어요. 완전히 예상 밖이었어요. 백반이라서 반찬 네 가지쯤 나올 거라 예상했는데 아주 푸짐한 한 상이었어요.

 

 

원래는 두 알 나왔어요. 그런데 하나는 이렇게 먹었기 때문에 사진에는 한 알만 찍혀 있어요.

 

"이거 뭐지?"

 

동그란 덩어리가 있었어요. 젓가락으로 푹 찍어봤어요. 촉감이 젓가락을 타고 전해졌어요. 입에 집어넣었어요.

 

감자다!

그렇게 귀한 강원도의 감자다!

 

감자 반찬이었어요. 그냥 감자 반찬이 아니었어요. 이거 진짜 맛있었어요. 이것만 따로 돈 주고 사가고 싶었어요. 다음날 아침 어차피 굶을 건데 이거 한 통 달라고 해서 한 통 구입해서 가방에 넣고 가고 싶었어요. 다음날 아침에 적당히 바닷가나 동해역 근방에서 아침으로 먹고 싶었어요. 진짜 맛있었어요. 알감자 반찬 맛집이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매우 맛있었어요.

 

드디어 강원도 와서 감자 먹어봤다!

 

해결 못 한 마지막 미션이었던 강원도 가서 감자 먹기가 이렇게 성공했어요. 생선구이 정식이 유명해보이는 묵호식당에서 백반 주문했더니 감자 반찬이 나왔어요. 그것도 구색맞추기 감자 반찬이 아니라 진짜로 맛있는 감자 반찬이었어요. 감자채 볶음 같은 게 아니라 알감자 두 알이 반찬으로 나왔어요. 밥반찬으로 먹지 않고 아꼈다가 맨 마지막에 후식으로 한 입에 쏙 넣어서 먹어도 맛있을 맛이었어요.

 

"밥만 나오면 되겠네."

 

감자 한 알을 먹고 밥이 나오기를 기다렸어요.

 

"어?"

 

 

"우와!"

 

생선구이에 된장찌개까지 나왔어요. 이게 8천원이었어요. 반찬이 적어보여도 저것들 다 합치면 양이 꽤 많았어요. 게다가 생선구이도 나왔어요. 다 합치면 양이 상당히 많았어요. 생선구이도 맛있었고, 된장찌개도 맛있었어요. 반찬 하나하나 모두 다 맛있었어요. 8천원 내고 푸짐한 저녁 한 상 먹었어요. 이런 밥상이 고작 8천원이었어요.

 

'이러니 사람들이 생선구이 정식 시키고 많아서 다 남겼지.'

 

왜 사람들이 생선구이 정식 시키고 한결같이 다 먹지 못하고 남겼는지 이해되었어요. 1인분 8천원짜리 백반이 이 정도였고, 다른 테이블에 생선구이 정식 나오는 것을 보니 이것보다 양이 훨씬 더 많았어요. 사람들이 맛없어서 남기는 게 아니라 정말로 양이 많아서 남기고 있었어요.

 

 

아주 깔끔히 다 먹었어요. 배불러서 된장찌개 국물까지 싹 다 비우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건더기는 다 건져먹었어요.

 

저녁을 너무 잘 먹었어요. 계산하고 식당에서 나왔어요.

 

 

 

'모든 걸 다 해냈네.'

 

진짜 모든 걸 다 해냈어요. 이제 더 바랄 것도, 목표로 세울 것도 없었어요.

 

삼화동은?

무릉계곡은?

무릉별유천지는?

 

하아...

 

망상해수욕장은?

어달은?

어달 24시간 카페는?

 

하아...

 

그건 나중에요. 아무리 퍼준다고 해도 주체 못 하고 먹으면 탈나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