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석탄의 길 (2022)

강원도 동해시 북평동 구호동 한국동서발전 동해화력발전소, 삼척선 인입선 철도 - 석탄의 길 3부 17

좀좀이 2023. 4. 2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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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쉬자."

 

벌써부터 다리와 발이 아팠어요.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았는데 두 다리와 두 발은 무리했으니 제발 그만 좀 걸으라고 절규하고 있었어요. 일정을 절반도 소화 못 한 상태였기 때문에 잠시 신발을 벗고 쉬면서 두 발의 통증을 가라앉혀야 했어요.

 

"편의점 가서 음료수 사야겠다."

 

마침 동해역 맞은편에 편의점이 있었어요. 편의점 앞에는 의자가 있었어요. 일용할 음료수를 사야하기도 했어요. 벌써부터 구입할 필요는 굳이 없었지만, 북평오일장 열리는 지점 지나가면 추암촛대바위까지 가게가 없었어요. 추암촛대바위부터 쏠비치 삼척과 삼척해수욕장까지는 관광지라서 가게들이 있지만, 삼척해수욕장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삼척항까지 가게가 없었어요. 그러니 미리 음료수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았어요.

 

'음료수 사서 한 통 마시면서 잠시 쉬어야겠다.'

 

편의점으로 들어갔어요. 음료수를 사서 나왔어요. 편의점 쪽에서 동해역을 바라봤어요.

 

 

동해역은 조용했어요. 차만 조금 다닐 뿐이었어요. 동해역 앞으로 지나가는 차량들은 아마 삼척 가는 차량들일 거에요. 북평동에 산업단지가 있기는 한데 그쪽으로 출근하는 차량들일 거 같지는 않았어요. 천곡동에서 동해역 가는 길에는 아침부터 차량이 꽤 많이 다니기는 하지만 이 차량들 중 많은 차량들이 해군 1함대사령부로 출근하는 사람들 차량이에요. 해군 1함대사령부로 들어가는 차량은 동해역 맞은편에서는 안 보여요.

 

의자에 앉았어요. 신발을 벗었어요.

 

 

편의점에서 구입한 콜라와 커피 중 콜라는 배낭 옆주머니에 끼워넣었어요. 커피 패트병 뚜껑을 열고 커피를 홀짝이기 시작했어요.

 

'전에 택시기사분께서 동해시가 물가 비싸다고 하셨었지?'

 

동해시에 세 번째 왔을 때였어요. 강릉에서 같이 친구와 동해시로 넘어와서 묵호에서 놀았어요. 슬슬 돌아갈 때가 되었어요. 친구에게 천곡동에 있는 버스터미널로 택시 타고 가자고 했어요. 걸어가기는 귀찮았고, 버스를 타고 가자니 버스가 많이 있는지 몰랐어요. 묵호에서 천곡동 버스터미널까지 두 명이 택시 타고 가면 안 비싸요. 이때 같이 놀던 친구는 동해시가 처음이었지만, 저는 동해시를 세 번째 온 거였어요. 동해시는 두 명이 다닐 때는 카카오택시 이용해서 다녀도 좋아요. 혼자 카카오택시 불러서 다니면 거리가 가까워도 어쨌든 택시니까 요금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두 명이면 요금을 절반씩 내면 안 비싸거든요. 특히 동해시는 좁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있기 때문에 터무니없이 먼 거리만 아니면 택시요금이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아요. 여기에서 터무니없이 먼 거리라면 예를 들어서 망상해수욕장에서 추암촛대바위까지라든지 묵호에서 무릉계곡까지 정도에요. 완전히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가거나 북쪽에서 서쪽 내륙 깊숙히 들어가는 거 아니면 두 명이서 다닐 때는 카카오택시 이용해서 다니는 게 안 비싸고 편해요.

 

카카오택시를 부르자 금방 왔어요. 택시를 탔어요. 택시기사 아저씨와 잡담을 나눴어요. 택시기사 아저씨께서는 동해시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주셨어요. 택시기사 아저씨께서는 동해시가 소비도시이며 물가가 비싼 도시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때 생각이 나자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어요.

 

만약 태백시가 출동하면 어떨까?

 

태!

백!

시!

 

강원도 남부 지역에서 할 수 있는 놀이. 만약에 태백시가 출동하면 어떨까, 태백시 놀이. 동해시가 물가가 비싸다고 했던 기억이 떠오르자 태백시가 자연스럽게 떠올랐어요. 태백시와 동해시는 둘이 경계를 접하고 있지 않아요. 그러나 무궁화호 열차 때문에 서로 왔다갔다하기에는 매우 편해요. 태백역에서 도계역, 신기역 지나서 바로 동해역이거든요.

 

'그래도 태백시가 이기겠지?'

 

강원도 남부에서 물가 가장 비싼 지역은 아마 태백시일 거에요.

 

동해시 너네는 쪽파 있잖아!

 

동해시민들이 들으면 어리둥절할 말이지만 진짜에요. 석탄의 길 1부 여행때 태백시 통리 5일장을 갔었어요. 태백시 통리장 가서 깜짝 놀랐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시장에 태백시 생산물이 하나도 없었어요. 수산물 없는 건 인정해요. 태백은 내륙지역이라서 바다가 없으니까요. 농산물 없는 거도 인정해요. 태백은 온통 산이고 평지라고 부를 만한 곳이 매우 적어요. 온통 코 앞이 바로 산인 도시가 바로 태백시에요. 그래도 산은 많으니까 임산물은 있을 거 같은데 임산물도 태백시 것은 없었어요. 임산물은 영월, 정선 같은 데에서 넘어온 것들이었고, 태백시에서 생산된 것은 없었어요. 시장을 돌아다니며 태백시에서 생산되어서 시장에 나온 게 뭐가 있는지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어요.

 

태백시 통리장을 돌아다니다가 동해시에서 넘어온 쪽파를 봤어요. 통리장에서 본 쪽파는 잊을 수가 없어요. 쪽파 정도라면 아무리 평지 없는 태백시라고 해도 자기네가 스스로 재배할 만 할 거 같았지만 쪽파조차도 동해시에서 넘어왔어요.

 

동해시민들이 동해시가 물가가 비싼 동네라 하더라도 태백시가 출동하면 한 수 접을 거에요.

 

커피를 다 마셨어요.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남쪽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어요.

 

 

 

LS전선 동해공장과 동해항이 나왔어요.

 

 

추암해변까지 4.8km 남았다는 도로안내표지판이 나왔어요.

 

 

동해항에 설치된 사일로로 시멘트를 보내는 시설이 나왔어요. 전천을 건너기 위해 다리로 올라갔어요.

 

 

 

"벌써 전천이네?"

 

아침 6시 15분부터 걷기 시작했어요. 전천에 도착하니 8시 15분이었어요. 고작 2시간 걸렸어요. 중간에 한섬해수욕장에서 일출 본 시간이 있었고, 동해역 앞 편의점에서 커피 마시며 쉰 시간이 있었어요. 그러니 실제로는 두 시간 채 안 걸렸어요.

 

'어제 대체 나 혼자 뭔 짓을 한 거지?'

 

어이없었어요. 동해항에서 묵호까지 걸어서 엄청 오래 걸리는 거리가 아니에요. 힘든 길도 아니구요. 혼자서 동해시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엄청 힘든 길을 걸었어요. 발이 아파서 잠시 동해역 맞은편 편의점에서 앉아서 쉬기는 했지만 발이 아픈 것은 길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전날 너무 무리했기 때문이었어요. 여행 시작하기 전에 예상했던 시간이 전날 삼척에서 동해로 넘어갈 때는 틀렸지만 이날은 대충 맞아떨어지고 있었어요.

 

 

전천은 유유히 흐르고 있었어요.

 

다리를 건너서 구호동으로 넘어왔어요.

 

 

 

 

동해시 북평오일장이 열리는 곳으로 갔어요.

 

 

 

 

이날은 북평오일장이 열리는 날이 아니었어요. 강원도 동해시 북평5일장은 3,8장이에요. 북평5일장은 이 여행에서 못 보고 가지만 아쉽지 않았어요. 동해시 여행을 처음 왔을 때 북평5일장을 봤어요.

 

북평5일장이 열리는 곳에서 추암해변까지 가는 길은 처음 동해시 여행 왔을 때 걸은 적 있었기 때문에 지도 보고 걷지 않아도 되었어요. 길을 다 기억하고 있었어요.

 

 

남쪽으로 걸어갔어요.

 

 

동해화력발전소가 보였어요.

 

 

 

굴다리가 나왔어요.

 

 

추암해변으로 가기 위해서는 굴다리를 건너지 않고 여기에서 왼쪽으로 가야 했어요.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여기는 여전하네."

 

동해화력발전소 방향으로 가는 길에는 인도가 있어요. 이 인도는 완전히 방치된 인도에요. 지난 여름에 왔을 때는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어요. 인류 멸망의 날 촬영장소인 줄 알았어요. 이 길은 여전했어요.

 

 

잡풀 대신 낙엽이 아주 수북히 깔려 있었어요.

 

 

추암해변까지 2.5km 남아 있다는 표지판이 나왔어요. 동해시는 한때 러시아인들이 꽤 많았던 지역이었어요. 그래서 표지판에 러시아어도 병기되어 있었어요.

 

 

"이렇게 보면 완전 감성 사진 촬영 장소네."

 

방치된 인도이지만 사진 찍힌 것을 보니 매우 예쁘게 나왔어요. 자연 속 가로수길처럼 나왔어요.

 

 

삼척선 인입선 철도가 나왔어요.

 

 

강원도 동해시 북평동 구호동 한국동서발전 동해화력발전소가 보였어요.

 

 

동해화력발전소의 높은 원통형 굴뚝은 동해시 여행할 때 북평5일장과 추암해변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 역할을 해요. 나름 동해시의 랜드마크에요.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갔어요. 이 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저 혼자였어요. 사람들이 거의 안 다니는 길이라서 방치되어 있을 거에요.

 

 

'처음 여기 왔을 때는 저게 뭔지도 몰랐는데.'

 

지난 여름에 왔을 때 동해화력발전소를 보면서 저게 뭔지 모르고 그저 커다란 공장이 있다고 여기며 지나갔어요. 동해화력발전소는 실제로 보면 규모가 상당히 커요.

 

 

2022년 11월 2일 오전 8시 57분, 강원도 동해시 북평동 구호동 한국동서발전 동해화력발전소와 삼척선 인입선 철도가 있는 구간을 지나왔어요. 이정표에는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남쪽 추암해변이 나온다고 나와 있었어요. 방향을 오른쪽으로 꺾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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