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석탄의 길 (2022)

강원도 동해시 특산물 명태 건어물 묵호태 묵호항 산제골 마을 황태 덕장 - 석탄의 길 3부 14

좀좀이 2023. 4. 2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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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연리지 카페였던 전소된 건물 옆을 지나 산제골 마을 정상 언저리까지 올라왔어요. 옆쪽을 바라봤어요. 묵호등대와 논골담길 벽화마을로 많이 알려진 논골마을이 보였어요.

 

 

논골마을과 멀리 동해바다는 매우 평화로웠어요. 평화로운 풍경을 보며 웃었어요. 이번 여행 동해 묵호 일정 끝이 보였어요. 여기에서 맞은편 묵호등대로 가서 묵호등대에서 논골마을 논골담길로 내려가서 묵호항으로 내려가면 동해 묵호 일정은 끝나요. 묵호 일정이 끝나면 그 다음에 남은 일정이라고는 동해시 24시간 찜질방인 금강산 건강랜드 가는 길만 남아요.

 

말이야 쉽지.

저기 날아갈래?

 

웃음이 나온 이유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어요. 첫 번째 이유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날 일정 끝이 코앞이었어요. 바로 앞 언덕 동네인 논골마을로 넘어가면 되었어요. 그 다음에 묵호항 가는 거야 길도 쉽고 내려가는 길이라 힘들지 않아요. 이제 2022년 11월 1일 오후 5시 2분. 날이 깜깜해지기 전에 묵호등대 갔다가 논골마을 논골담길 통해 묵호항으로 갈 수 있을 거였어요.

 

두 번째 이유는 이렇게 보면 얼마 안 남은 일정 같지만 아직도 걸어야할 길이 까마득히 많이 남았기 때문이었어요. 묵호항에서 금강산 건강랜드까지 가는 길이 또 남아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어요. 산제골 마을과 논골 마을 사이에는 깊은 골짜기가 있고, 골짜기를 따라 큰 길이 있어요. 산제골 마을에서 논골 마을로 넘어가려면 산제골 마을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동해시 특산물 명태 건어물인 묵호태를 만드는 황태 덕장을 끝까지 간 후 묵호동 행정복지센터를 관통해서 건너가 묵호등대로 가야 했어요. 아니면 산제골 마을에서 완전히 아래쪽까지 다 내려가서 길 건너 논골마을로 가서 논골마을에서 묵호등대까지 기어올라가거나요. 산제골마을에서 논골마을은 바로 옆동네이기는 하지만 자연지리적으로 보면 이게 옆동네라고 불러도 되는지 모르게 생겼어요.

 

제가 가야하는 길은 산제골 마을 황태덕장 거의 끝까지 간 후 묵호동 행정복지센터로 가는 경로였어요. 이렇게 걸어가려면 아직도 꽤 많이 걸어야 했어요. 눈으로 보면 별 거 아니고 가까워보이는 길인데 실제 걸어보면 꽤 걸어야하는 길이었어요. 동해시 여행을 처음 왔던 2022년 7월 18일에 한 번 걸어본 길이라 잘 알고 있었어요. 그때 땀 삐질삐질 흘리고 헥헥거리며 걸었던 길이었어요.

 

강원도 동해시 특산물 명태 건어물 묵호태 묵호항 산제골 마을 황태 덕장이 나왔어요.

 

 

"드디어 이거 사진 찍네!"

 

황태 덕장 사진을 찍었어요.

 

 

"어우, 속이 다 후련하네!"

 

2022년 7월에 동해시 처음 여행 왔을 때 이 앞을 지나갔어요. 그 당시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강원도 동해시 편을 보고 동해시에 황태 덕장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황태 덕장이 어디에 있는지는 몰랐어요. 지금은 종영된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프로그램은 홈페이지 들어가서 보면 어디를 다녀왔는지 경로가 나와 있어요. 경로 지도만 봤어도 황태 덕장이 어디인지 알았을 건데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동해시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강원도 동해시 편을 본 게 아니라 그보다 훨씬 이전에 봤기 때문이었어요.

 

황태 덕장은 위에 있는 사진들처럼 생겼어요. 명태를 매달아서 말려서 황태 만드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면 아시바로 만든 간이 구조물만 잔뜩 있는 황량한 풍경이에요. 얼핏 보면 황태 덕장이 아니라 무슨 공사장처럼 생겼어요. 건물 올리려고 아시바 구조물 잔뜩 만들어놓은 것과 매우 비슷하게 생겼어요. 이래서 2022년 7월에 여기 처음 왔을 때 이게 황태 덕장인 줄도 모르고 무슨 공사하는 줄 알고 지나쳤어요. 재개발하고 아파트 올리려고 준비작업하는 줄 알았어요.

 

이후 동해시로 여행을 무려 두 차례나 더 왔어요. 갈 때마다 황태 덕장 사진을 찍고 싶었어요. 황태 없고 공사장처럼 생긴 황량한 풍경이라고 해도 반드시 황태 덕장을 사진으로 찍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묵호 역사의 중심에는 묵호 지역 황태인 묵호태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운이 진짜 안 따라줬어요. 이후 동해시 처음 왔을 때가 바로 석탄의 길 1부 여행이었어요. 그날은 동해시 전역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어요. 거짓말 안 하고 이른 새벽에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전두리 도계 터미널에서부터 걷기 시작해서 신기역까지 운탄고도1330 8길을 걸은 후 기차 타고 동해시로 넘어와서 동해시 돌아다니는 동안 제대로 쉰 거라고는 신기역에서 동해역으로 기차타고 가는 동안과 동해역에서 발한동으로 버스 타고 넘어갈 때 뿐이었어요. 앉아서 쉬고 싶어도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어서 안 젖어 있는 곳이 단 한 곳도 없었어요. 인간적으로 잠시 앉아서 쉬고 싶어도 쉴 만한 곳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동해시 넘어와서 마지막까지 쉬지 못하고 계속 걸어야 했어요. 그나마 쉰다는 게 잠시 서 있는 거 뿐이었어요. 그래서 산제골마을 꼭대기까지 올라갈 엄두 자체를 내지 못했어요.

 

그 다음 동해시 여행 온 것은 석탄의 길 1부 여행 마치고 동해시 게스트하우스에서 쉬고 있는데 친구가 강릉시로 여행간다고 했어요. 그래서 친구에게 그러면 강릉시에서 만나서 놀고 그 다음날 동해시 가서 놀고 헤어지자고 했어요. 이때는 폭우가 갓 멎은 동해시라서 동해시 풍경 중에서도 절경을 뽐낸 날이었어요. 하지만 친구가 저처럼 여기저기 다 깊게 파고들며 다니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묵호등대까지는 갔지만 묵호등대 맞은편 산제골 마을까지는 안 갔어요. 그래서 멀찍이서 황태 덕장을 바라보며 친구에게 저게 황태 덕장이라고 알려주기만 했어요.

 

이번 동해시 방문은 2022년 들어서 무려 네 번째 동해시 방문이었어요. 첫 번째 여행 이후 동해시 올 때마다 저놈의 산제골 마을 정상 황태 덕장은 반드시 다시 가서 사진 찍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렇게 운과 때가 너무 안 맞아서 못 가고 계속 벼르기만 하고 있었어요. 동해시를 세 번이나 왔는데도 황태 덕장 사진을 못 찍자 무슨 인생의 숙제 같이 느껴졌어요. 그 마음 속 인생의 숙제 같던 동해시 산제골 마을 황태 덕장 가서 덕장 사진 찍기가 드디어 끝났어요.

 

 

불에 탄 채 방치중인 연리지 카페 건물과 논골마을을 바라봤어요. 이렇게 보니 이승과 저승 사진 같았어요.

 

'아, 천곡황금박쥐동굴에 이승굴과 저승굴 있었지?'

 

사진을 보며 이 장면이 이승과 저승 같다고 생각하는 순간 처음 동해시 여행 왔을 때 천곡황금박쥐동굴 갔을 때가 떠올랐어요. 천곡황금박쥐동굴 탐방로 끄트머리에는 이승굴과 저승굴이 있어요. 처음 이승굴 가면서 무슨 살아있는 삶이 이렇게 힘드냐고 막 뭐라고 했어요. 이슬굴은 길지는 않지만 폭이 너무 좁아서 한 명이 간신히 지나갈 정도였어요. 이승굴 관람을 마친 후 이번에는 저승굴로 갔어요. 저승굴은 폭이 좁은 건 둘째치고 천장이 너무 낮아서 오리걸음으로 걸어가야 했어요. 저승굴을 오리걸음으로 지나가면서 깨달았어요. 이승이 힘들다 한들 저승보다는 낫다는 사실을요.

 

 

 

강원도 동해시 특산물 명태 건어물 묵호태 묵호항 산제골 마을 황태 덕장을 구경하며 묵호동 행정복지센터를 향해 걸어갔어요.

 

 

"역시 명태가 매달려 있을 리가 없지."

 

건조중인 명태 없는 황태 덕장은 황량하기 그지 없었어요. 황태는 명태를 겨울 바람에 말려서 만드는 건어물이에요. 황태 만드는 작업은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진행된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황태 덕장은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 황태마을에 있는 덕장이에요.

 

과거에는 동해시 묵호 지역도 황태 덕장으로 매우 유명했다고 해요. 묵호 지역 일대가 황태 만드는 작업을 매우 많이 했고, 황태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해요. 묵호 지역 일대가 전부 민가와 황태 덕장이었다고 해요. 언덕 꼭대기는 다 황태 덕장이었고, 일반 집에도 황태 덕장을 작게 만들어서 황태를 만들었다고 해요.

 

강원도 동해시 황태는 겨울 차가운 해풍으로 말려요. 그래서 '언바람태'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해요. 강원도 동해시 황태는 묵호태라고 이름이 따로 있어요. 강원도 동해시 묵호태는 오직 차가운 겨울 해풍으로 말리는 전통 방식으로 만든 황태라고 해요.

 

과거에는 동해시 묵호 지역 어디를 가도 황태 덕장이 넘쳐났지만, 명태 어획량 감소로 인해 현재는 황태 덕장이 거의 다 없어졌다고 해요. 현재 남아 있는 동해시 황태 덕장은 산제골 마을에 있는 것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해요.

 

 

이날은 2022년 11월 1일이었어요. 아직 황태 만드는 작업이 개시될 때가 아니었어요. 동해시 묵호 황태 덕장을 제대로 구경하려면 겨울에 동해시로 와야 해요. 아무리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진행된다고 하지만 11월 1일은 황태 만드는 작업 개시하기에는 너무 일렀어요. 게다가 이 해는 가을이 매우 따뜻했어요. 11월 1일이 되었는데도 하나도 안 추웠어요. 그러니 이때 더더욱 명태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황태 덕장 모습을 보는 건 무리였어요.

 

 

'그래도 이게 어디야.'

 

수많은 명태를 해풍에 건조시키는 황태 덕장 풍경은 애초에 기대하지도 않았어요. 때가 어느 때인데 명태를 건조시키는 황태 덕장 풍경을 기대해요. 그런 풍경을 보려면 11월 1일이 아니라 12월 1일에 여기 왔었어야 했어요. 묵호 와서 명태를 해풍에 건조시키는 황태 덕장을 감상하는 것은 한겨울에 동해시 여행 온 사람들의 특권이에요. 저처럼 늦가을에 온 사람들에게는 주어지지 않은 권리였어요.

 

명태 없고 황량한 공사장처럼 생긴 풍경이 황태 덕장이고, 황태 덕장 사진을 찍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제가 동해시 묵호 지역 와서 이 지역 역사의 중심에 있던 황태 만드는 작업장인 황태 덕장 직접 가봤다는 증거 사진을 남겼으니까요.

 

묵호동 행정복지센터로 갔어요.

 

 

 

묵호동 행정복지센터를 관통해 지나갔어요. 산제골마을에서 논골마을로 넘어가는 길을 지도로 보면 언덕 꼭대기 묵호주공아파트와 삼본아파트 앞까지 가서 돌아가야 할 거 같지만 묵호동 행정복지센터 건물에는 산제골마을과 논골마을을 이어주는 통로가 있어요.

 

논골마을 쪽으로 넘어와서 묵호항을 바라봤어요.

 

 

묵호등대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어요. 진짜 한계였어요.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어요. 신발 때문에 발 뼈는 참지 못할 수준으로 쑤시고 아팠고 다리도 매우 아팠어요. 그래도 주저앉을 수 없었어요. 아직 길이 많이 남아 있었어요. 묵호등대까지 다 왔을 때였어요.

 

"저거 뭐지?"

 

두 눈이 둥그래졌어요.

 

 

명태 매달아서 말리는 황태 덕장!

 

장식용으로 명태를 매달아놓은 게 아니었어요. 정말로 명태를 매달아놓고 건조시켜서 황태를 만들고 있었어요. 바짝 마른 명태가 아니라 황태 덕장에 매달아놓은 지 얼마 안 된 명태였어요. 정말로 묵호태 만드는 작업이 진행중이었어요.

 

"드디어 봤다!"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11월 1일이라서 명태를 매달아 말이는 황태 만드는 풍경은 아예 기대 안 했어요. 못 보는 것이 당연했어요. 8월의 함박눈처럼 기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예 아니었어요. 명태를 매달아서 황태 만드는 풍경을 보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에 왔기 떄문에 못 보는 것이 당연했고, 조금이라도 기대한다면 그게 이상한 거였어요.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어요. 많이는 아니었지만 명태를 매달아 황태 만드는 모습을 봤어요.

 

더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문이 닫혀 있어서 다가갈 수는 없었어요. 그래도 좋았어요. 동해시 묵호 지역에서 명태를 건조시켜서 황태 만드는 풍경을 두 눈으로 봤고 사진도 촬영했어요.

 

'이렇게 네 번씩이나 와서 고생하니까 지극정성이라고 감동했나?'

 

동해시를 무려 4번이나 왔어요. 이 정도면 지극정성이라고 해도 되요. 한겨울에 딸기 먹고 싶다는 어머니 말씀에 눈 덮힌 깊은 산 속에서 산딸기 찾아 헤메니까 산딸기가 나타났다는 전래동화 같았어요. 간절히 원하니 결국 봤어요. 동해시가 제 진정한 마음, 꺾이지 않는 마음에 감동받았나봐요.

 

명태 매달아서 건조시켜서 황태 만드는 풍경을 사진으로 찍은 후 묵호등대 쪽으로 갔어요.

 

 

 

"도저히 더는 무리다."

 

묵호등대 근처에는 카페가 여러 곳 있어요. 카페에 갈지 고민했지만 이내 마음을 접었어요. 오후 5시 17분이었어요. 카페 들어가면 못 해도 30분 넘게 앉아 있을 건데 그러면 금강산 건강랜드까지 가는 시간을 고려하면 매우 빠르게 걸어야 했어요. 더욱이 저녁 식사를 어떻게 할지 완벽히 결정하지 못 한 상태였어요. 카페에 가는 순간 저녁 식사는 포기해야 했고, 금강산 건강랜드도 야간 할증요금으로 요금을 내야 할 거였어요.

 

"음료수나 나서 마시자."

 

묵호등대 근처에 있는 편의점으로 갔어요. 콜라 500mL 한 통을 사서 나왔어요. 편의점 앞 의자에 앉아서 신발을 벗었어요. 콜라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어요.

 

'묵호태 만드는 풍경까지 봤으니까 되었어.'

 

동해시 여행 와서 봐야 할 것 중 웬만한 건 다 봤어요. 이 정도면 등에 짊어지고 양손 가득 들어도 다 들고 가지도 못할 선물 꾸러미를 엄청 받은 거나 마찬가지였어요. 만족스러웠어요. 아니, 예상보다 훨씬 큰 수확을 얻어서 너무 기뻤어요.

 

'이 정도면 100점 줘도 되겠다.'

 

하루 종일 걷느라 고생했어요. 거리상으로는 얼마 안 되는 거리인데 왜 아침 8시부터 걷기 시작해서 이제서야 묵호등대에 다다랐는지 의문이었어요. 나 혼자 길과 무슨 사투를 벌이며 왔는지 모르겠어요. 천곡동 한섬해변에서 여기까지 거리가 5km 채 안 되는 거리인데요. 오후 5시 넘어서 묵호등대 도착할 엄청난 일정도 아니었어요. 그러나 이론은 이론이고 실제는 실제였어요. 부지런히 걸었는데 오후 5시 넘어서야 묵호등대 도착했어요. 저 혼자 동해시 길과 장시간 엄청난 싸움을 했어요. 그래도 많은 것을 챙겼어요. 소중한 이야기들을 들었고, 기대하지 못했던 풍경까지 봤어요.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이 걸렸고, 그만큼 훨씬 많은 수확이 있었어요.

 

'찜질방만 가면 끝이다.'

 

묵호등대를 보며 콜라를 계속 마셨어요. 묵호등대까지 왔어요. 이제부터는 금강산 건강랜드로 가는 길만 남았어요. 묵호항도 들리기는 하겠지만 묵호항은 일부러 가는 길이 아니었어요. 묵호등대에서 바닷가로 내려가면 묵호항이 나와요. 묵호등대에서 그나마 덜 걷는 길로 가면 묵호항으로 가야해요. 일부러 묵호등대를 피해서 가려고 한다면 아까 한참 걸어왔던 산제골마을 황태 덕장 있는 쪽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이미 왔던 길인데다 훨씬 먼 길로 제가 갈 리가 없었어요. 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구요.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통증이 많이 가라앉기는 했지만 많이 가라앉은 수준이라고 해도 엄청나게 아팠어요. 그래도 걸어야 했어요. 노숙할 수는 없었어요. 여기에서 주저앉아 통증이 완전히 가라앉기를 기다린다면 오밤중까지 계속 여기에서 앉아 있어야 했어요. 그래도 다 가라앉을지 모를 정도였어요. 아파도 참고 걸어야 했어요. 차라리 빨리 찜질방 가서 조금이라도 더 오래 더 많이 냉찜질하는 게 통증에서 빨리 해방되는 길이었어요.

 

 

 

묵호등대에서 전에 가지 않았던 골목길로 갔어요.

 

 

"이런 거도 있었네?"

 

묵호등대 아래쪽에는 타일로 만든 모자이크와 장화를 매달아놓은 조형물이 있었어요. 논골마을은 옛날에 길이 흙길이었는데 생선 짊어메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길이 항상 진흙탕길이었다고 해요. 그 때는 길이 항상 진흙탕길이라서 장화 없이는 이 동네를 다닐 수 없었다고 해요.

 

 

논골담길 지도가 있었어요. 이것도 처음 보는 거였어요. 이쪽 방향으로는 안 와봤어요.

 

 

아래로 내려가는 경사 심한 계단이 있었어요. 계단 끝은 동해 바다였어요.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재래식 변소에서 볼 일 보는 아이 조형물이 있었어요.

 

 

 

 

논골마을에는 SBS 드라마 상속자들 촬영 현장이 있다는 안내판이 있었어요. 한 번 가보려고 했지만 못 찾았어요.

 

 

"이쪽도 꽤 예쁘게 잘 꾸며놨네?"

 

논골담길에서 처음 와보는 방향도 꽤 잘 꾸며놨어요. 세 번째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논골담길이지만 이번에는 전에 와보지 않은 길로 가서 또 새로운 논골담길이었어요. 이것도 이번 여행의 수확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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