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앙아시아 생존기 (2012-2013)

타슈켄트에서 소나기가 내린 밤

좀좀이 2012. 12. 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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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날이 이상할 정도로 따뜻하다. 한국에 있는 분들은 춥다고 난리인데, 여기는 왜 겨울옷을 꺼냈는지 후회가 될 정도로 따스하다. 낮 최고 20도를 넘기고 있다. 아침에는 조금 쌀쌀해서 겨울 코트를 입고 가도 문제가 안 되는데, 낮에는 겨울 코트 입으면 매우 덥다.




저녁이 되어서 이유없이 핸드폰으로 집 앞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방에 들어와 할 일 하고 있는데


콰르릉 쾅


천둥 번개가 무섭게 쳐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창문에서 누가 조그만 돌멩이를 던져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창밖을 보니 씨알이 매우 굵은 빗방울이 무섭게 떨어지고 있었다.


이런 비를 소나기라고 하기도 조금 그런 것이, 이 나라 비는 한국 비에 비해 근성이 별로 없는 편이다. 길게 좌악 내리기보다는 종종 몰아쳐서 확 퍼붓고 끝난다. 단, 그 몰아쳐서 퍼부을 때에는 길게 내리는 비를 압축해 퍼붓듯 정렬적으로 쏟아낸다. 바가지로 물을 부어대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몇 시간 내리다 비가 그쳤다. 전날 비가 내려서 오늘은 날이 추워지겠지 생각했는데 오늘도 날씨는 맑고 따스하다. 어제 비가 왔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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