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국

서해안 일몰 여행지 충청남도 홍성군 궁리항 - 코리아 둘레길 서해랑길 서산 64코스 시작점

좀좀이 2022. 12. 30.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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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홍성군으로 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홍성군 관광지도를 보니 홍성군에는 바다도 있었어요. 충청도 서해안에서 바닷가로 유명한 곳은 안면도가 있는 태안군이에요. 그렇지만 홍성군도 바다가 있는 지역이었어요.

 

'보고 먹을 것들은 서산이 아니라 홍성에 있는 거 아닐까?'

 

홍성 여행을 하면서 그동안 잊고 있던 것이 하나 떠올랐어요. 충청도는 관광산업이 그렇게 크게 발달하지는 않았어요. 전국적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여러 곳 있지만 충청도는 관광산업과는 거리가 조금 있어요. 충청도라고 유명한 관광지가 없는 것은 아니에요. 충청도도 유명한 관광지가 여러 곳 있어요. 그렇지만 국내여행을 떠올릴 때 충청도는 그다지 잘 떠오르지 않는 지역이에요.

 

충청도가 관광으로 그렇게 크게 유명하지 못한 이유가 뭔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어요. 아주 예전부터 참 궁금했던 문제였어요. 알아보기도 많이 알아봤고, 고민도 많이 해봤어요. 충청도는 수도권에서 교통이 좋기 때문에 교외 관광으로 인기를 꽤 끌 만한 지역인데 그에 비해 관광 인지도가 엄청나게 낮아요. 그렇다고 해서 볼 게 없고 먹을 게 없는 지역도 아닌데요.

 

제가 내린 결론은 이거였어요.

 

충청도는 대표적인 도시들과 관광지가 전혀 다르다.

 

제가 본 충청도 관광의 치명적인 약점은 대표 도시들과 관광지가 전혀 달라요. 충청도 대표 도시들은 거의 다 볼 게 진짜 없어요. 살기 좋은 도시와 여행 가서 보고 즐길 게 많은 도시는 완전히 달라요. 충청도 대표 도시들은 살기에는 좋은 도시들이라고 하지만 여행 가서 볼 게 많고 먹을 게 많은 곳은 절대 아니에요. 이게 충청도 관광의 치명적인 약점이에요.

 

충청도 대표 도시라면 당연히 대전광역시에요. 충청도의 피가 진하게 흐르는 사람이라면 대전 여행간다고 하면 반사적으로 '거기 왜 가? 거기 뭐 있어?'라는 말부터 나와야 해요. 대전광역시는 전국적으로 볼 거 없는 도시로 엄청나게 악명 높았어요. 성심당은 옛날부터 유명했어요. 대충 대전역 앞 빵집으로 아시는 어르신들이 꽤 많이 계세요. 진짜 성심당 뿐인 곳이 대전이고, 대전 여행간다고 하면 거기 뭐 있다고 가냐고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에요.

 

세종시는 언급할 필요도 없구요. 여기는 공무원 시티니까요.

 

대전 다음으로 충청도 대표 도시라면 청주시에요. 청주시도 원래는 볼 거 진짜 없는 도시였어요. 상당산성 하나 있었어요. 봄에 무심천 벚꽃 있고 명절 즈음에 육거리 시장 있기는 한데 이건 시즌 메뉴구요. 청주시도 살기 좋은 도시이기는 하지만 볼 거 많은 여행 도시는 절대 아니에요. 대신에 교통이 좋아서 청주 놀러가면 청주 사는 지인들이 주변 다른 곳으로 데려가곤 해요. 지도상으로는 속리산이 있는 보은도 꽤 멀어보이지만 청주시에서 차 타고 가면 금방이에요. 그래도 청주시는 청원군과 통합하면서 그래도 조금 많이 나아졌어요.

 

충주시와 천안시는 볼 것이 있는 곳이에요. 하지만 대전, 세종시, 청주시에 비해 인지도가 매우 크게 밀리는 도시에요.

 

충청남도 서산시도 볼 것 없는 도시이고, 충청북도 제천시는 의림지 하나 있는 도시에요. 하지만 인터넷에서 관광 정보를 찾아보면 '서산 여행', '제천 여행' 같은 글이 꽤 있어요. 이유는 간단해요. 이들 도시들도 교통이 좋기 때문에 도시 안에서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인접 지역으로 나가서 돌아다니고 구경해요. 제천은 제천 그 자체에 볼 게 많은 것이 아니라 교통이 매우 좋은 제천을 베이스캠프 삼아서 바로 옆동네인 단양, 영월을 구경하러 가는 사람들이 많아요. 단양, 영월은 볼 것 많은 지역이지만 교통이 썩 좋지 않거든요. 그래서 단양, 영월로 여행갈 때 제천이 도시 규모도 단양, 영월보다 크고 교통도 좋기 때문에 제천을 베이스캠프 삼아서 단양, 영월을 다녀오는 경우가 꽤 많아요.

 

이렇게 보면 서산 여행도 어떤 모습일지 추측할 수 있어요. 서산시 자체는 해미읍성 하나 있어요. 서울 경복궁, 수원 화성 같은 거 보던 수도권 사람들 눈에 해미읍성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어요. 하지만 서산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을 보면 태안, 홍성처럼 볼 거 많고 먹을 거 많은 지역들이에요. 태안과 홍성은 군이니까 규모가 큰 서산시를 베이스캠프 삼아서 태안, 홍성 다녀오는 것도 방법이에요. 제 추측으로는 서산시민들도 서산 안에서 놀기보다는 태안, 홍성으로 많이 놀러갈 거에요.

 

이래서 충청도 여행 정보를 볼 때는 특히 신경써서 봐야 해요. 충청도 주요 도시들은 교통의 요지이지만, 대체로 구경할 것이 별로 없는 도시들이에요. 대신에 이들 도시 근처 다른 시군에 볼 것과 먹을 것이 많아요. 하지만 뭉뚱그려서 대표 도시 관광지라고 써놓고 소개하는 일이 엄청나게 많아요. 물론 현지인들 생활권 안에 들어가니까 현지인 입장에서는 맞는 말이겠지만 정확히 목표 지점 찍고 찾아가는 여행자들한테는 오차가 꽤 커요.

 

충청남도 홍성 온 김에 바닷가도 가보기로 했어요.

 

"궁리항?"

 

'궁리항'이라는 곳이 있었어요. 서해안 일몰 여행지 중 하나라고 했어요. 아직 해가 지려면 까마득히 많이 남아 있었지만 일몰 관광지라고 하니 한 번 가보기로 했어요.

 

 

궁리항에 도착했어요. 궁리항에는 천수만권역 안내도가 있었어요. 위에는 서해안 생선인 조기 모형이 붙어 있었어요.

 

궁리항은 1978년 4월 24일 지방어항으로 지정되었어요.

 

 

홍성군 관광안내도도 세워져 있었어요. 제가 간 시간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그래도 시간 되면 사람들이 꽤 오는 곳 같았어요.

 

 

"여기 서해랑길이었어?"

 

궁리항은 코리아 둘레길 서해랑길 서산 64코스 시작점이었어요. '코리아 둘레길'은 올해 가을에 여행가서 머무른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분께 처음 들었어요. 코리아 둘레길은 우리나라 해안 지역을 전부 연결한 매우 긴 도보 여행 코스에요. 코리아 둘레길은 동해안 해파랑길, 남해안 남파랑길, 서해안 서해랑길로 구성되어 있어요. 궁리항은 서해랑길 서산 64코스 시작점이었어요.

 

 

제가 궁리항에 갔을 때는 간조라서 갯벌이 멀리까지 보였어요.

 

 

궁리항을 천천히 둘러봤어요.

 

 

 

 

 

 

충청남도 홍성군 서부면 궁리 궁리항은 조그마한 어항이었어요.

 

 

궁리항 방파제 끄트머리에는 빨간 등대가 서 있었어요.

 

 

 

 

"조용하고 좋네."

 

제가 갔을 때는 아무도 없어서 매우 조용하고 한적했어요. 간조때라서 배는 모두 뻘밭 위에 있었어요.

 

"여기 시간 잘 맞춰서 오면 일몰 보기 좋기는 하겠다."

 

충남 홍성 궁리항은 시간 잘 맞춰서 오면 일몰 보기 좋아 보였어요. 자동차로 이동한다면 홍주성이 있는 홍성군 읍내인 홍주읍에서 별로 많이 걸리지 않았어요. 크게 볼 것이 있고 북적이는 곳과는 거리가 있었어요. 소박하고 조용히 서해안 바다 감상하기 좋은 작은 어항이었어요. 북적이고 식당 많은 항구는 궁리항이 아니라 궁리항에서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야 있는 남당항이에요. 궁리항은 시끄러운 것 피해서 연말에 조용히 1년을 정리할 시간을 갖기 위해 가볼 만한 곳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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