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도 끝났네."
야심한 밤에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을 보았어요. 정말 역대급 재미와 감동이 있는 경기였어요. 초반에는 아르헨티나가 파상공세로 프랑스를 완전히 밀어버리고 털어버리며 2:0으로 앞서갔어요. 후반전 20분까지만 해도 우승은 아르헨티나로 확정된 분위기였어요.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이 이제 아르헨티나 우승은 확정이고 남은 시간 동안 아르헨티나의 화끈한 공격 구경이나 하고 리오넬 메시의 월드컵 대관식이나 보자는 분위기였어요.
그렇지만 분위기가 한 번에 바뀌었어요. 스칼로니 감독이 앙헬 디 마리아를 교체하자 그때부터 프랑스 공격력이 살아났어요. 프랑스는 순식간에 2골을 넣었고, 2:2 동점이 되었어요. 2014년 준우승한 아르헨티나와 이번에 우승한 아르헨티나는 완전히 반대되는 모습이었어요. 2014년에는 튼튼한 수비로 상대팀 공격을 꾸역꾸역 막고 빈공 속에서 득점을 올리며 준우승했다면 이번 월드컵 아르헨티나는 공격은 화끈한데 수비가 거칠고 투박해서 후반 들어가서 수비 강화하며 잠그기 모드로 들어가려고 하면 그때부터 상대팀 공격력이 살아나며 위기에 빠지곤 했어요. 결승전도 마찬가지였어요. 2014년은 수비의 힘으로 결승까지 올라갔다면 2022년은 공격의 힘으로 결승까지 올라갔어요.
매우 재미있던 카타르 월드컵은 아르헨티나의 힘겨운 우승으로 끝났어요. 아르헨티나가 우승해서 더욱 재미있는 월드컵이 되었어요. 아르헨티나는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일격을 얻어맞았고, 팀이 수비가 거칠고 투박해서 후반전에 수비 강화하며 굳히기 들어가는 순간 감독 의도와 반대로 오히려 더 위험해지는 상황이 연출되며 좌충우돌하며 결승까지 올라갔고, 우승했어요. 월드컵에서 우승팀은 꾸준히 강한 면모를 보여주곤 했지만 이번 아르헨티나는 스스로 너무 험난한 경기를 만들며 올라오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었어요.
2022 카타르 월드컵은 끝났지만 한파는 안 끝났다.
월드컵 폐막과 맞춰서 한파도 끝났다면 좋겠지만 한파는 현재진행형이었어요. 한 달간 이어진 월드컵은 끝났지만, 이 추위는 강도가 조금 약해지거나 더 강해지는 수준으로 앞으로 한 달은 더 지속될 거였어요. 이제 12월 19일이고 한 달 뒤라고 해봐야 1월 19일이니까요. 1월 19일에 포근하고 개나리 진달래 피는 날씨일 리가 없었어요. 오히려 그때면 지금 한파가 일상으로 당연하게 느껴질 때였어요.
'스타벅스나 갈까?'
아침이었어요. 카페 가서 글을 쓰고 돌아오고 싶어졌어요. 집에 있어봐야 집중이 안 되고 할 것은 계속 밀려가고 있었어요. 이럴 때는 카페 가서 할 것 하고 오는 것이 훨씬 좋았어요.
"스타벅스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면서 글 쓰다 와야지."
집에서 계속 멍하니 앉아서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지 않고 스타벅스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며 할 일을 하고 오기로 했어요. 스타벅스에는 아직 안 마셔본 신메뉴 음료가 있기는 했지만 신메뉴 음료를 마시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간단히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며 글을 쓰고 할 일 하고 싶었어요.
스타벅스로 갔어요. 항상 그래왔듯 스타벅스 카드로 결제했어요. 스타벅스 카드로 결제한 후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나오기까지 기다리던 중이었어요.
"이거 내가 글 안 쓰지 않았나?"
손에 들고 있는 스타벅스 카드를 봤어요. 손으로 쥐고 있던 스타벅스 커피하우스 카드는 부산 시티 카드였어요.
이것도 알고 보니 몇 년간 계속 글 써야겠다고 미루던 글감이었다.
스타벅스 커피하우스 카드 부산 시티 카드를 보자 이것도 엄청나게 오랫동안 나중에 글 한 번 쓰겠다고 하다가 무한대로 계속 미뤄오고 있는 글감이었다는 것이 떠올랐어요.
"이것부터 글로 써야지."
몇 년을 미뤄왔던 스타벅스 부산 시티 카드 글을 오늘 드디어 쓰기로 결심했어요.
제가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가 나왔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를 들고 자리로 갔어요. 자리로 가서 스마트폰을 뒤져봤어요. 불과 얼마 전에 집에서 또 이 카드를 소재로 글을 쓰겠다고 사진을 찍어놓은 것이 있었어요.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부산 시티 카드로 들어가면 분류가 '커피하우스 카드'로 나와 있어요. 그렇지만 검은 종이로 된 카드 케이스에는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라고 적혀 있었어요. 카드 케이스도 매우 낡았어요. 그만큼 오랫동안 계속 글 쓰는 것을 미뤄왔다는 증거였어요.
스타벅스 카드 케이스 안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었어요.
This is more than a gift c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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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홈페이지 또는 APP 에서 스타벅스 카드를 등록하시고 다양한 혜택을 즐기세요!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 부산 시티 카드는 이렇게 생겼어요.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 부산 시티 카드는 부산 해변 야경 그림이에요. 부산 해변에서 불꽃놀이가 크게 열리는 장면 그림이에요. 왼쪽 아래에는 나무인지 산호 조각인지 분간이 어려운 분홍색 앙상한 나뭇가지 비슷한 것이 있어요. 모래사장 끄트머리에는 등대가 있고, 바다에는 배가 떠 있어요.
카드 왼편을 보면 금색 글씨로 부산 Busan 이라고 적혀 있어요.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 부산 시티 카드 뒷면은 위 사진과 같이 생겼어요.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 부산 시티 카드 뒷면에 인쇄되어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아요.
본 스타벅스 카드는 한국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1. 본 스타벅스 카드는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본 스타벅스 카드는 재충전이 가능하며, 현금과 교환되지 않습니다.
3. 본 스타벅스 카드는 구매하실 때 현금 영수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4. 본 스타벅스 카드의 도난, 분실 등에 대하여 당사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5. 국내 스타벅스 전 매장에서만 이용 가능합니다. (단, 일부 매장은 제외됩니다.)
6. 카드 충전금액의 유효기간은 최종 충전 또는 사용일로부터 5년입니다.
7. 본 카드는 최종 충전 후 합계 잔액 기준 60% 이상 사용하였을 경우에만 환불이 가능합니다.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 부산 시티 카드는 2019년에 출시되었어요.
스타벅스가 굳건한 이유는 뭘까?
스타벅스는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카페 중 가장 굳건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요. 그 이유에 대해 여러 번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제가 내린 결론은 '무난하기 때문'이었어요.
스타벅스는 진정한 의미로 '매우 무난한 카페'에요. 가볍게 책 보고 공부하러 가기에도 좋고, 다른 사람들과 만나러 가기도 좋아요. 보통 카페 매장 가보면 목적에 따라 어울리기도 하고 안 어울리기도 하지만, 스타벅스는 어떤 목적으로 가도 매우 무난해요.
그렇다 보니 어떤 이유에서든 카페 가려고 하면 스타벅스에 가게 되요. 왜냐하면 제일 무난한 선택지니까요. 특별함이 있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목적이든 간에 항상 무난한 선택이 되기 때문에 가게 되요.
더 나아가 이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이 범람하는 이유가 되기도 해요. 이벤트 같은 것에서 이벤트 상품으로 주는 쿠폰 중 제일 무난한 것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이에요. 본인이 사용하기에도 좋고, 다른 사람에게 주기도 좋고, 심지어 팔아서 현금화하기도 좋아요. 어떤 목적으로 가든 매우 무난한 선택지가 되는 스타벅스이다 보니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도 어떤 식으로 처리하든 아주 무난해요. 수요도 그만큼 많구요.
이러한 특징은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가 타지역 여행 갔을 때 선물로 주기 매우 무난한 선물이 되는 점으로 이어져요. 여행 선물 고를 때 선물받을 상대가 딱히 원하는 것이 없거나 선물해줄 만한 것이 딱히 없으면 정말 머리아파져요. 이럴 때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 중 지역 카드가 있는 지역으로 여행갔다면 스타벅스 카드 중 시티 카드를 하나 구입해서 적당히 금액 충전해서 주면 딱 좋아요. 주는 사람도 머리 아프게 선물 고민할 필요 없고, 받는 사람도 아주 무난하고 쉽게 선물을 이용할 수 있어요.
저도 예전에 제주도 여행 갔을 때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 제주 시티 카드를 사서 지인에게 선물로 준 적 있었어요. 아주 좋았어요.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만족스러운 선물이었어요. 스타벅스 부산 시티 카드는 부산 여행 다녀온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카드에요. 이것은 지금까지 아주 잘 사용하고 있어요.
'스타벅스는 지역 카드 여러 종류 만들어서 팔면 잘 되지 않을까?'
현재는 스타벅스 지역 시티 카드가 몇 종류 없어요. 그렇지만 스타벅스는 전국 도처에 있으니 소량씩 기념품 삼아서 만들어서 판매한다면 그것도 꽤 괜찮은 아이디어일 거에요. 스타벅스는 매니아들이 있고, 스타벅스 카드 수집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단순히 스타벅스 이용 고객으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관광기념품' 수요로 보면 더욱 많구요.
특히 지역 도시들을 보면 관광지로 나름 명성이 있지만 관광기념품이 너무 없는 곳들이 꽤 있어요. 이런 지역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한정 판매하는 지역 시티 카드를 판매한다면 지역 관광업에도 나름의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기업과 지역의 상생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 것만 떠올리지만, 기업이 지역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장사하며 서로 이득을 보는 것도 기업과 지역의 상생이거든요.
관광기념품은 지역 홍보물이기도 해요. 하지만 관광기념품 사업은 쉽게 하기 어려운 면이 있어요. 가장 큰 이유는 지역 주민의 시각과 취향보다 관광객의 시각과 취향이 압도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이 때문에 지자체 및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관광기념품 사업 같은 것을 보면 구매자인 관광객의 시각과 취향에 심각할 정도로 미스매칭이 일어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어요. 양쪽 시각과 취향에 심각한 미스매칭이 발생하면 결국 관광객들이 구매를 안 하니 적자 사업으로 전락해요.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스타벅스가 관광지로는 유명하지만 관광기념품이 별로 발달하지 못한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시티 카드를 만들어서 판매한다면 지역과 스타벅스의 상생이 될 수 있을 거에요. 관광기념품으로 스타벅스 시티 카드가 존재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 관광기념품 사업 방향, 더 나아가 관광사업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도 할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