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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시 주문진 들깨 막국수 맛집 남경막국수 본점

좀좀이 2024. 8. 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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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으로 여행을 가면서 주문진 가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했어요. 처음 가는 주문진인데 특별하고 맛있는 것을 먹고 싶었어요. 여행인데 여행 내내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면 무척 슬프니까요.

 

'오징어 철이지?'

 

동해는 오징어

주문진은 오징어

 

동해안은 오징어가 유명해요. 오징어는 여름이 제철이에요. 제가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으로 여행 갈 때는 오징어 철이 막 시작된 때였어요. 강원도 지역 언론에서는 오징어 철이 시작된 후 오징어 어획량이 다행히 괜찮다고 보도하고 있었어요.

 

요즘 오징어가 서해로 피서가잖아

 

강원도 언론에서 동해안의 오징어 어획량에 촉각을 세우고 있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어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오징어가 동해안에서는 잘 안 잡히고 오히려 서해안에서 많이 잡힌다고 해요. 작년에는 심지어 동해안 상인들이 오징어 사러 서해안으로 갔다는 뉴스도 있었어요. 동해안의 여름철 대표 어종이 오징어인데 오징어가 서해 바다로 가는 바람에 작년에 동해안 오징어 어획량이 매우 안 좋았다고 해요. 그래서 강원도에서는 오징어 어획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어요.

 

'주문진 가면 오징어 물회 먹을까?'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은 강원도 동해시 묵호와 더불어서 관광지로 매우 유명한 우리나라 동해안 어업 기지에요. 주문진, 묵호 모두 오징어가 많이 잡히는 곳으로 유명해요. 과거보다 오징어가 많이 잘 안 잡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이 두 곳은 우리나라에서 오징어로 유명한 곳이에요. 그러니 여름에 주문진으로 여행 간다면 오징어를 먹고 오는 게 딱 좋았어요.

 

혼자 바닷가 여행 가면 물회가 가장 좋다

 

바닷가 여행 가면 보통 회를 먹어요. 그런데 회는 혼자 먹기에는 너무 비싸요. 하지만 방법이 있어요. 물회를 먹으면 되요. 횟집에서 물회는 1인분으로 팔아요. 어떻게 보면 횟집 음식 중 혼자 오는 손님들을 위한 음식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꼭 혼자 온 손님만 물회를 먹는 것은 아니지만, 물회는 혼자 가서 1인분만 주문해서 먹어도 되기 때문에 혼자 바닷가로 여행 간 사람들이 잘 먹는 음식이에요. 물회는 횟집 사장님들도 혼자 온 손님까지 받을 수 있어서 좋고, 혼자 간 손님도 부담 없이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모두에게 다 좋은 음식이에요.

 

주문진에 있는 물회 맛집까지 다 찾아놨어요. 그런데 계획이 틀어졌어요.

 

강릉 폭염!

 

제가 주문진으로 여행 갔을 때, 강릉은 때 이른 폭염이 찾아왔어요. 과장 하나 안 보태고 거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전부 덥다는 말만 하고 있었어요. 혼자서도 덥다고 하고, 사람들끼리 만나서 인사도 덥다고 하고, 대화도 오늘 덥다는 말 뿐이었어요. 사방팔방 모든 사람들이 다 덥다는 말만 하던 날이었어요. 진짜 강릉 사람들 모두가 밖에서 오직 덥다는 말만 할 정도로 이날은 더워도 너무 더웠어요.

 

저는 주문진에 있는 찜질방에서 자고 나왔어요. 찜질방에서 북쪽으로 쭉 걸어가면서 주문진을 구경하고 있었어요. 이렇게 북쪽으로 북쪽으로 걸어올라가다 보니 주문진항에서 멀리까지 왔어요.

 

'물회 먹으러 주문진항 돌아가는 건 진짜 무리다.'

 

주문진항에서 멀리 왔기 때문에 주문진항까지 걸어서 돌아가는 것도 일인데, 이날은 폭염이었어요. 점심시간은 한참 지났구요. 물회 먹으러 주문진항까지 돌아갈 엄두가 안 났어요. 물회 먹으러 주문진항으로 돌아간다면 가는 도중 제가 땀에 절어서 내가 물회 될 거였어요.

 

"밥 먹을 만한 곳 없나?"

 

식당이 보이면 들어가서 매우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어요. 더 늦었다가는 점심 겸 저녁을 먹어야 했어요. 하루에 한 끼 - 점심 겸 저녁만 먹는 일은 피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부실하게 먹으면 여행 다닐 때 매우 힘들어요. 게다가 다음날 일정은 이날 못지 않게 더울 날씨 속에서 더 힘든 길을 돌아다녀야 했어요.

 

"식당 있다!"

 

 

식당이 있을 거라 예상 못한 곳인데 식당이 있었어요. 남경막국수 본점이었어요.

 

"지금 하지?"

 

남경막국수 본점 입구로 갔어요.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 남경막국수 본점은 목요일이 휴무였어요. 영업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5시까지였고, 라스트 오더는 오후 4시 30분이었어요.

 

"와, 살았다."

 

아직 라스트 오더에 걸릴 시간이 아니었어요. 3시가 되기 직전이었거든요.

 

"강원도 왔는데 막국수도 먹어야지."

 

물회는 아니지만 막국수도 강원도 음식이니 막국수를 먹기로 했어요. 남경막국수 본점 안으로 들어갔어요.

 

 

 

남경막국수 본점은 창가쪽이 뷰가 좋았어요. 실내는 넓었고, 테이블도 여러 석 있었어요. 좌석 배치의 특징이라면 풍경 감상하기 좋은 창가쪽은 사실상 2인석이었어요. 의자는 3개 놓여 있었지만, 테이블 형태 및 크기를 보면 2인석이라 봐야 했어요.

 

제가 갔을 때는 점심시간을 완전히 벗어난 오후 3시였기 때문에 손님이 두 팀 있었어요. 그래서 아무 자리나 골라서 앉아도 되었어요. 저는 매장 가운데에 있는 좌석에 앉았어요.

 

좌석에 앉아서 들깨막국수를 곱배가로 주문했어요.

 

"여기 수요미식회 맛집이었어?"

 

들깨막국수 곱배기를 주문한 후 실내를 둘러봤어요. 수요미식회 맛집이라는 현수막이 있었어요. 그리고 수요미식회에 나온 남경막국수는 주문진, 속초, 대포항, 잠실 - 이렇게 4곳 뿐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이거 완전 운수 대박인데?'

 

남경막국수 본점은 알아보고 온 곳이 완벽히 아예 아니었어요. 원래는 물회 먹을 생각이었고, 물회를 사실상 포기했을 때에도 여기에 식당이 있을 거라 예상을 하나도 못 했어요. 식당이 있게 생긴 번화가나 관광지가 아니라 조용히 사람들 사는 마을이었거든요. 사람들이 몰리는 해변도 아니고, 그렇다고 버스가 다니는 큰 길도 아니었어요. 전망은 좋지만 만약 사전에 알아보지 않고 간다면 못 찾기 좋은 위치였어요. 그런 애매한 위치에 숨어 있다시피 한 곳이 알고 보니 수요미식회 맛집으로 매우 유명한 식당이었어요.

 

제가 주문한 들깨 막국수 곱배기가 나왔어요.

 

 

"우와!"

 

맨 처음 감탄한 것은 양. 곱배기 답게 양이 매우 많았어요. 이거 먹고 배고플 일은 절대 없을 거였어요.

 

 

게다가 들깨 가루가 수북히 덮여 있었어요. 들깨 가루가 한겨울 아주 두꺼운 옛날 솜이불이 되어서 막국수 면발을 완전히 덮었어요.

 

 

남경막국수 본점 들깨 막국수는 모습부터 상당히 신기하고 굉장했어요. 막국수라는 것을 알고 봤어도 이 정도였는데,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걸 봤다면 엄청 놀랐을 거에요. 들깨 가루를 아낌없이 들이부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마구 쏟아버린 수준이었어요.

 

 

들깨 막국수를 비볐어요.

 

 

행복한 충격의 연타!

 

남경막국수 본점의 들깨 막국수는 처음 나왔을 때부터 들깨 향이 진동했어요. 막국수 면발 위에 들깨 가루를 저렇게 쏟아부은 수준으로 엄청 뿌렸으니 들깨 향이 진동 안 할 수가 없었어요. 진한 들깨향이 식욕을 마구 자극했어요. 남경막국수 본점의 들깨 막국수가 나왔을 때 확 나는 향은 이 글에 있는 사진을 보고 상상한 향과 매우 비슷한 향이에요. 들깨 가루가 저렇게 엄청 올라가 있었으니까요. 처음 나왔을 때의 향은 진한 들깨 향이었어요.

 

들깨 막국수를 잘 비볐어요. 비빌 수록 모습이 조금씩 달라졌어요. 처음 받았을 때 모습은 막국수 면발 위에 들깨 가루가 두껍게 쌓여 있는 모습이었어요. 젓가락으로 막국수를 비빌 수록 묘하게 아주 걸쭉하게 죽으로 만든 미숫가루 비슷한 모양과 크림 파스타와 비슷한 모양의 중간쯤 되는 모습으로 변해갔어요.

 

잘 비빈 후 먹기 시작했어요.

 

"너무 맛있잖아!"

 

남경막국수 본점의 들깨 막국수는 매우 고소했어요. 들깨 향과 더불어 들깨 맛도 진하게 느껴졌어요. 여기에 아주 살짝 달콤한 맛이 있었어요. 막국수 면발에서는 메밀 면발 특유의 향이 솔솔 낫어요. 메밀 면발의 맛은 진한 들깨 향과 들깨 맛에 물리지 않게 만들어줬어요. 메밀 면발은 자신의 맛을 내면서 동시에 들깨 막국수에서 들깨 맛이 폭주하지 못하도록 제어하는 역할도 같이 담당하고 있었어요.

 

이 정도로 끝났다면 그냥 맛있는 들깨 막국수 정도로 끝났을 거였어요. 행복한 충격의 연타 까지는 아니었을 거에요. 남경막국수 본점의 들깨 막국수는 눈으로 보고 추측한 맛 이상의 맛이 있었어요.

 

묘하게 크림 파스타 맛이야!

 

들깨 막국수 맛은 묘하게 크림 파스타와 비슷한 맛이었어요. 크림 파스타에 들깨 가루를 듬뿍 뿌리면 꽤 비슷한 맛이 날 거 같았어요. 크림 파스타와 비슷한 부분이 전혀 없는 음식인데 묘하게 크림 파스타와 비슷한 맛이 나서 신기했어요. 생긴 것은 분명히 완벽한 한국 음식인데 서양적인 맛도 같이 갖고 있었어요. 한복 입은 여성이 서양 명품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 같은 맛이었어요.

 

"와, 잘 먹었다!"

 

남경막국수 본점의 들깨 막국수는 매우 맛있었어요. 곱배기로 주문했더니 양도 매우 많았어요.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매우 마음에 들었어요. 주문진 여행 가서 점심으로 먹기에 매우 좋은 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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