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여행 마지막 날 일정은 전라남도 여수시에서 기차를 타고 전라남도 곡성군으로 가서 곡성군을 당일치기로 여행하는 것이었어요. 이때는 전라남도 곡성군의 최대 축제인 곡성세계장미축제가 열리고 있을 때였어요. 전라남도 여수에서 서울로 기차 타고 올라갈 때 기차가 곡성역을 거쳐 가요. 곡성역 바로 옆에는 섬진강 기차마을이 있고, 섬진강 기차마을에 있는 섬진강기차마을 장미공원에서 매해 곡성세계장미축제가 개최되요.
의도치 않게 곡성세계장미축제 날을 맞췄다.
처음부터 남도 여행을 계획하면서 곡성세계장미축제를 가볼 계획은 아니었어요. 날짜부터 정한 후 제주도에서 배 타고 여수로 올라온 후, 여수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마지막에 당일치기로 여행할 만한 곳을 찾아보니 곡성군이 있었고, 마침 곡성군에서 세계장미축제가 진행될 때에 딱 맞아떨어졌어요.
"이럴 때 아니면 언제 가보겠어."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오직 곡성세계장미축제 하나만 보러 곡성까지 가는 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용도 비쌌어요. 그래서 시기를 맞춰서 가야 하는데 이렇게 시기가 잘 맞는 때가 언제 또 있을 지는 알 수 없었어요.
곡성세계장미축제에 대해 조금 알아봤어요. 곡성세계장미축제는 전국적으로 여기저기에서 열리는 장미 축제와는 차원이 다른 규모가 상당히 큰 전국구 축제였어요. 곡성군의 1년 관광 수익을 크게 좌지우지하는 행사로, 곡성군이 매해 사활을 걸고 준비하는 축제라고 해요. 그래서 여행 마지막 날 일정으로 곡성을 가서 곡성세계장미축제를 꼭 가보고 싶어졌어요.
게다가 일기예보를 보니 이때 전라남도 곡성군은 날씨도 매우 화창하다고 나와 있었어요. 대신에 많이 더울 거라고 했어요. 매우 맑은 대신 더운 날이지만, 이런 건 오히려 좋았어요. 장미 축제 구경을 비 오는 날 가면 무슨 재미로 해요. 장미꽃만 대충 휙 보고 나올 것도 아니구요.
남도 여행 마지막 날이 되었어요. 아침 일찍 찜질방에서 나와서 여수엑스포역으로 갔어요. 여수에서 곡성은 가깝기 때문에 굳이 KTX를 안 타도 되요. 무궁화호 열차 시간만 맞다면 무궁화호 타고 가도 되요. 곡성역부터 여수역까지는 중간에 있는 정차역에 무궁화호와 KTX 둘 다 정차해요. 그래서 시간 차이랄 것도 없어요. 시간 차이랄 것도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다고 해도 되는 수준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시간 자체가 오래 걸려서 좌석의 질이 확실히 체감될 만큼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구요. 정말로 금방 가요. 여수EXPO역에서 곡성역까지는 기차로 50분 정도 소요되요.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곡성역으로 갔어요. 곡성역 도착하자마자 곡성세계장미축제를 보러 갔어요. 너무 운 좋게도 제가 간 날이 절정이었어요. 모든 장미가 만개해 있었고, 장미 향이 진하게 진동했어요. 눈도 매우 즐겁고 코도 너무 즐거운 축제였어요.
나중에 이 지역 주민분들께 들은 바에 의하면, 곡성세계장미축제는 장미 만개일 맞추기가 어렵다고 해요. 2024년 곡성세계장미축제는 행사 초반에는 장미가 거의 피지 않았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제가 간 날은 곡성세계장미축제 거의 마지막 날이었는데 그제서야 장미가 활짝 만개해서 절정이 되었어요.
곡성세계장미축제를 구경한 후, 곡성군 곡성읍 읍내를 돌아다니며 구경했어요. 그 후 섬진강 침실습지로 갔어요.
"곡성 엄청 좋은데? 왜 지금까지 몰랐지?"
곡성 여행하면서 놀랐어요. 곡성군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 줄 몰랐어요. 게다가 곡성군은 도보 여행으로 다니기에도 매우 좋은 지역이었어요. 곡성역 위치가 곡성 읍내의 끄트머리였어요. 곡성역에서 나오면 바로 곡성 읍내가 시작되었어요. 또한 곡성역과 읍내를 중심으로 여기저기 걸어다니며 구경하기 좋았어요. 풍경도 상당히 아름다웠구요.
또한 이때는 인도 양 옆으로 꽃이 만발해 있었어요. 길은 평지였고, 양 옆으로 꽃이 만개해 있어서 걷는 맛이 쏠쏠한 길이었어요.
'여기 가을에 와도 엄청 좋겠다.'
걸어다니기 좋을 만큼 기온이 내려간 가을에 다시 와도 매우 좋아 보였어요. 가을이 되면 멜론은 없겠지만, 산에는 단풍이 들고 들판은 누런 벼로 화려한 색을 자랑할 거였어요.
'어디 카페 괜찮은 곳 없나?'
곡성군에서도 많이 걸어다녔어요. 걸어서 읍내 구경을 다 했고, 그 다음에 침실습지까지 다녀왔어요. 이제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더 돌아다녀 보려고 해도 열차 시각까지 남아 있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갈 수도 없었어요. 잠깐 카페에 가서 음료 한 잔 마시며 쉬다가 곡성역 가서 기차 타고 돌아가고 싶었어요.
곡성 읍내 - 특히 곡성역 근처에 있는 카페를 찾아봤어요.
"낭만가옥달꼴? 여기 예쁜데?"
'낭만가옥달꼴'이라는 카페가 있었어요. 곡성역에서 매우 가까웠어요. 낭만가옥달꼴 카페에 가서 쉬다가 시간 되면 곡성역으로 가면 시간이 딱 맞을 거였어요. 마지막까지 시간을 알차게 보내며 갈 수 있었어요.
"여기 가야겠다."
네이버 지도를 보며 낭만가옥달꼴 카페로 갔어요.
"뭐야? 왜 입구가 없어?"
네이버 지도에 나와 있는 길을 따라 갔더니 낭만가옥달꼴 카페가 없었어요. 네이버 지도에 나온 길을 따라갔더니 너무 오래되고 낡은 건물이 나왔고, 그 앞은 시멘트 블록 담장으로 막혀 있었어요. 시멘트 블록 담장 앞은 공터였구요.
"설마 망했어? 아닌데...그럴 리가 없는데..."
네이버 지도 리뷰를 보면 제가 간 날 직전에 간 사람이 있었어요. 그래서 더욱 이해가 안 되었어요.
"한 번 돌아서 가는 길 있나 봐봐야겠다."
낭만가옥달꼴 카페가 있다고 나와 있는 곳을 가운데에 두고 길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어요. 그렇게 걷다 보니 낭만가옥달꼴 카페 입구가 다른 쪽에 있다는 안내문이 나왔어요.
"네이버 지도 왜 이래!"
낭만가옥달꼴 카페 입구에 도착했어요.
낭만가옥달꼴 카페 입구는 기차마을사거리와 경찰서사거리 사이에 있는 길인 낙동원로에서 경찰서 사거리 쪽에 있었어요. 지도에서 검색해서 갈 때는 화소담, 또는 동아이발관을 검색해서 가야 해요.
입구를 통과했어요.
낭만가옥달꼴 카페는 입구부터 특이했어요. 창고 건물을 개조한 카페였어요.
낭만가옥달꼴 카페 안으로 들어갔어요.
"여기 뭐 이렇게 넓어?"
낭만가옥달꼴 카페에 들어가자마자 놀랐어요. 내부 공간이 굉장히 넓었어요. 과장 하나 안 보태고 반코트 농구해도 충분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이게 이 카페의 입구쪽 절반 부분이에요.
낭만가옥달꼴은 갤러리 카페에요. 그래서 여기에서 전시회가 열릴 때도 있다고 해요. 하지만 제가 갔을 때는 전시회가 없을 때였어요. 전시회가 없을 때 갔더니 공간이 무지막지하게 넓었어요. 게다가 천장까지 높아서 농구 골대만 하나 설치하면 실내 반코트 농구 해도 공간이 남을 정도였어요.
더욱 재미있는 점은 이 넓은 공간에 좌석이 몇 석 없어서 탁 트인 정도가 아니라 뻥 뚫려 있었어요. 눈이 아주 시원했어요.
내부 공간이 하도 넓어서 스마트폰 초광각 렌즈로 촬영해야 입구쪽 절반 공간이 사진에 간신히 거의 다 담겼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한 후 낭만가옥달꼴 카페 안을 돌아다니며 구경했어요.
"여기 카페 독특하다."
낭만가옥달꼴 카페는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였어요. 내부 공간은 매우 넓었고, 오래된 창고 느낌과 전시실 느낌이 잘 섞여 있었어요. 한편으로는 묘하게 민속 박물관 느낌도 났어요. 분명히 카페이기는 한데 카페 느낌은 의외로 별로 안 느껴졌어요. 카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시실이나 민속 박물관에 있는 기분에 더 가까운 기분이 들었어요.
게다가 좌석 배치는 은근히 서로가 서로에게 겹치지 않도록 되어 있었어요. 카페 공간은 상당히 넓었지만, 공간에 비해 좌석은 상당히 적었어요. 갤러리 카페가 아니라 카페 갤러리라고 해야 맞을 듯한 카페였어요. 이렇게 엄청나게 넓은 공간 전체에 좌석은 의외로 별로 없다는 점도 상당히 놀라웠어요. 넓은 공간에 좌석을 널찍하게 배치한 카페야 여러 곳 있지만, 이렇게 좌석이 전체 공간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극도로 적은 카페는 처음이었어요.
참고로 낭만가옥달꼴 카페에 대한 이 감상은 제가 전시회가 없을 때 갔기 때문이에요. 전시회가 있을 때 간다면 전시물에 따라 감상이 또 달라질 거에요.
여기에 제가 갔을 때는 손님이 저 혼자였어요. 그러니 이 넓은 공간이 말 그대로 제 독차지나 다름없었어요. 이 때문에 더욱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드넓은 창고에서 혼자 공간 차지하고 커피 마시고 있었어요.
공간이 너무 넓으니 제 테이블에 뭐라도 더 올려놓고 싶어졌어요. 저는 정문 바로 맞은편 좌석에 앉았기 때문에 체감되는 공간이 더욱 넓었어요. 낭만가옥달꼴 카페 내부 첫 번째 사진에 나오는 그 넓은 공간에 저 혼자 뿐이었으니까요. 그렇다고 다른 테이블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제 정면에서 멀찍이 정문 하나만 있었어요. 그래서 뭔가 하나 더 주문해서 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싶었어요.
"여기 딸기 빙수도 있다고 했지?"
낭만가옥달꼴은 계절에 따라 시즌 메뉴 빙수를 판매하고 있다고 했어요. 제가 갔을 때는 딸기가 있을 때라서 딸기 빙수가 있었어요. 낭만가옥달꼴에서는 남원 농장에서 직구입한 딸기로 만든 딸기 빙수라고 소개하고 있었어요.
"딸기 빙수도 먹어봐야겠다."
딸기 빙수를 주문했어요.
"우와!"
이건 제가 한 스푼 먹고 연유를 뿌린 후의 딸기빙수에요. 빙수 위에는 딸기가 듬뿍 올라가 있었어요. 딸기는 꼭지만 자른 통딸기였어요. 반으로 가른 딸기가 아니라 완벽한 통째의 딸기였어요. 그러니 다른 카페의 딸기 빙수에 비해 딸기가 2배로 올라간 셈이었어요. 다른 곳이었다면 반으로 썰어서 올렸을 건데 여기는 딸기 빙수 주문했으니 딸기 실컷 먹으라고 반으로 썰지 않고 통째로 올려놨어요.
딸기 빙수 맛은 딸기맛이었어요. 통딸기 아래 깔려 있는 얼음은 우유 얼음이었어요. 우유 얼음을 먹어보니 우유에 별도의 맛을 거의 첨가하지 않은 맛이었어요. 부드럽고 고소한 우유 맛이었어요. 연유를 뿌렸지만, 연유 맛은 단맛을 아주 살짝 더해주는 정도였어요.
정말로 정직한 딸기 빙수였어요. 맛이 진짜 남자다운 맛이었어요. 딸기 빙수이니까 진짜 딸기 맛으로 정면 승부하겠다는 맛이었어요. 연유를 뿌려도 단맛이 살짝 더해지는 정도라 딸기 빙수라면 딸기 맛으로 승부보겠다는 맛이 그대로 강하게 유지되었어요.
"멋진데?"
딸기 빙수도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통딸기 듬뿍 올려서 딸기맛으로 정면 승부하는 맛이 매우 좋았어요. 딸기 빙수까지 깨끗하게 다 먹었어요.
전라남도 곡성군 곡성읍은 무궁화호 및 KTX 기차역인 곡성역이 읍내에 붙어 있어요. 그래서 기차 타고 남도 여행 갈 때 여수, 순천과 묶어서 가기 매우 좋아요. 여수와 묶어서 간다면 바다는 여수에서 즐기고 숲과 산, 들판은 곡성에서 즐길 수 있어요. 곡성역이 곡성 읍내에 붙어 있고, 곡성역 바로 옆이 섬진강 기차마을이 있기 때문에 여수 갔다가 올라가는 날에 아침에 곡성역으로 기차 타고 가서 한나절 놀고 저녁에 다시 기차 타고 올라가도 되구요. 그리고 곡성역 근처에는 낭만가옥달꼴 카페가 있어요. 곡성 여행 간다면 낭만가옥달꼴 카페 가는 것도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