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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취방에 놀러온 친구와 점심 즈음이 되어서야 일어났어요. 둘이 밤 늦게까지 잡담하면서 놀다보니 매우 늦게 잠들었고, 늦게 잔 결과 아주 당연하게 아주 늦게 일어나 버렸어요. 원래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인천에 놀러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인천 가기에는 너무 늦어버렸어요. 의정부에서 인천까지 지하철로 가려면 지하철 1호선을 타고 한참 가야 해요. 인천 가면 거의 저녁이 될 거였어요.

 

"우리 오늘은 어디 놀러갈까?"

 

늦잠을 자버렸기 때문에 계획을 완전히 바꿔야했어요. 이 시각에 놀러갈 수 있는 곳은 서울 뿐이었어요. 의정부 북쪽 양주나 동두천은 의정부보다 상당히 추운 동네였어요. 그리고 가봐야 특별히 할 것도 없었어요. 양주는 자가용을 몰고 가야 돌아다닐 만한 곳이고, 동두천은 지하철로 가서 돌아다닐만 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볼 것이 많은 동네는 아니에요. 결국 서울이었어요.

 

"서울 밖에 없겠는데?"

 

현실을 받아들여야했어요. 갈 수 있는 곳은 서울 뿐이었어요. 다른 곳은 가기에 너무 늦어버렸어요. 그리고 이때는 2월말이었어요. 날이 매우 추웠어요.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해도 추워서 많이 돌아다니고 싶지 않은 날씨였어요. 조금만 돌아다녀도 추워서 벌벌 떨며 실내공간을 찾던 때였어요. 이왕이면 나가더라도 실내공간에서 놀고 싶었어요. 추위에 떨면서 돌아다니는 것은 하나도 재미없었어요.

 

"서울 어디 가지?"

 

종로, 익선동은 친구와 전에 다녀왔어요. 여기를 또 가는 것은 하나도 재미없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종로는 저도 많이 가는 곳이고 친구도 많이 가는 곳이었어요. 게다가 친구와 불과 며칠 전에 다녀온 곳인데 여기를 또 가는 것은 아무 의미 없었어요. 설마 그 며칠 사이에 종로가 크게 변해 있을 리 없었어요. 종로는 계절이 변할 때나 갔을 때 달라진 게 있다고 느끼는 동네에요. 그 외에는 언제나 항상 같아요.

 

"카페 같은 곳 갈까?"

"카페?"

 

추위 속에서 갈만한 곳은 카페였어요.

 

"오늘은 을지로 갈까?"

"을지로? 거기?"

 

친구가 을지로는 어떻냐고 물어봤어요. 얼마 전부터 을지로가 엄청나게 뜨고 있어요. 을지로를 힙지로라고 불러요. 을지로가 핫플레이스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지는 꽤 되었어요. 그러나 진짜 돌아다니며 카페도 구경하고 맛집도 찾아다닐만하게 된지는 사람들 생각보다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어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을지로'라는 곳은 상당히 커요. 말이 좋아 을지로지, 을지로는 1가부터 6가까지 있어요. 종로대로에서 남산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종로대로와 거의 평행으로 쭉 이어지는 길이 바로 을지로에요. 그래서 을지로는 범위가 매우 넓어요. 을지로 전역이 다 힙지로, 핫플레이스가 된 것은 아니에요.

 

"을지로 가자."

 

친구는 최근에 을지로를 돌아다니며 논 적이 없다고 했어요. 저는 을지로도 자주 갔어요. 친구가 을지로를 돌아다니며 놀아본 적 없다고 하자 이날은 을지로 가서 놀기로 했어요. 을지로도 몇 번은 재미있게 돌아다닐만한 곳이에요.

 

친구와 지하철을 타고 을지로로 갔어요. 종로6가에서 닭한마리를 먹은 후 을지로를 돌아다니며 구경하기 시작했어요. 친구는 마침 카메라를 새로 구입한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을지로를 돌아다니며 사진 찍으며 재미있게 놀았어요. 친구가 같이 사진 찍으며 놀자고 해서 저도 카메라를 들고 나오기는 했지만 저는 을지로를 이미 매우 많이 와봤기 때문에 사진 찍으며 노는 것에 그렇게 큰 흥미가 없었어요.

 

"너는 사진 안 찍어?"

"나야 뭐..."

 

처음에는 사진 촬영하며 재미있게 돌아다니던 친구가 제가 카메라로 사진 안 찍고 쭉 가자 재미가 없어진 모양이었어요. 원래 사진 촬영도 같이 다니며 사진 찍어야 재미있어요. 저는 을지로를 많이 와봤고, 을지로로는 글 쓸 것도 없었기 때문에 을지로 돌아다니며 사진 촬영하는 것이 전혀 재미없었어요. 그렇다고 친구를 데리고 진짜 숨겨진 서울의 명소를 데려가자니 친구 체력이 안 되었어요. 이때 친구는 치료받는 것이 있어서 몸이 안 좋아서 급경사 같은 곳은 잘 다니지 못할 때였어요.

 

'얘 데리고 커피한약방이나 데려갈까?'

 

친구가 슬슬 추우니 어디 들어가고 싶다고 말하기 시작했어요. 점점 어디 들어가자는 말을 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었어요. 실내에서 사진 촬영하면서 놀고 몸도 녹일만한 곳은 아무래도 예쁜 카페였어요. 을지로에서 예쁜 카페, 그 중에서도 사진 찍을 것이 많은 카페라면 단연 커피한약방과 혜민당이었어요.

 

"카페 가자. 나 좋은 카페 하나 알아."

 

친구에게 사진 찍기 좋은 카페로 가자고 했어요. 친구를 데리고 을지로2가로 갔어요. 어렴풋 떠오르는 기억을 되짚어가며 길을 찾았어요. 카카오맵을 보며 찾아가면 매우 쉽게 찾아갈 수 있지만 추워서 스마트폰 꺼내기 싫었어요.

 

"여기다!"

 

친구를 데리고 커피한약방과 혜민당이 있는 곳으로 왔어요. 커피한약방과 혜민당은 서로 마주보고 있어요. 둘이 완전히 다른 카페인지는 모르겠어요. 한 곳에서 커피한약방과 혜민당으로 나눠서 운영하고 있는 거 같아요. 보통 묶어서 커피한약방이라고 하기도 하고 혜민당이라고 하기도 해요. 둘이 아주 좁은 골목을 두고 마주보고 있기 때문에 커피한약방에 좋은 자리가 없으면 혜민당 가고, 혜민당에 좋은 자리가 없으면 커피한약방 가곤 하거든요.

 

친구와 혜민당으로 들어갔어요.

 

 

"여기 엄청 독특한데?"

 

역시 제 예상대로 친구가 아주 만족스러워했어요. 커피한약방, 혜민당은 사람만 아주 많지 않으면 실내에서 사진 촬영하며 놀기 좋은 카페에요. 서울의 대표적인 빈티지 카페, 레트로 카페에요.

 

 

 

 

친구와 음료를 주문한 후 사진을 촬영하면서 놀았어요.

 

 

 

 

저는 쌍화차를 주문했어요.

 

 

추운 날 쌍화차를 마시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쌍화차는 단맛이 거의 없었어요. 한약맛이었어요. 씁쓸한 맛이 진했어요. 카페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리기는 하지만 호불호가 크게 갈릴 맛이었어요.

 

 

 

 

이 카페 이름이 커피한약방과 혜민당인 이유는 단순히 카페 인테리어 컨셉을 한약방 느낌으로 잡았기 때문이 아니에요. 이 자리가 진짜로 혜민당 자리라고 해요. 허준 선생님이 환자를 치료하던 혜민당 자리가 바로 커피한약방, 혜민당 카페가 있는 자리 근처라고 해요. 커피한약방, 혜민당 카페 이름은 혜민당과 아예 무관하지 않아요. 오히려 꽤 관련이 있어요.

 

 

 

 

이후 친구와 잡담하고 사진을 찍으며 놀았어요. 저도 모처럼 카메라로 사진을 몇 장 찍으며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어요. 오후 5시가 넘어가자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이제 저녁 먹으러 갈 시간이었어요.

 

'역시 여기를 기억해놓기를 잘 했어.'

 

친구는 여기에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매우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어요. 매우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이었어요. 을지로 커피한약방과 혜민당은 한 번 꼭 가볼만한 카페에요. 서울의 대표적인 레트로 카페, 빈티지 카페에요. 최근 서울 카페 인테리어를 보면 레트로 카페, 빈티지 카페가 하나의 주류 인테리어 양식을 이루고 있어요. 이 열풍을 일으킨 초기 빈티지 카페, 레트로 카페 중 하나가 바로 커피한약방, 혜민당이에요. 을지로가 힙지로 소리 들으며 뜨기 시작할 때 생긴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대표 카페이기도 하구요. 을지로가 뜨기 시작할 때보다는 조금 나중에 생기기는 했지만 이후 매우 유명해지면서 을지로의 대표 카페가 되었어요.

 

이 때문에 지방에서 친구가 올라와서 을지로 돌아다닐 때 데려가면 매우 좋은 카페에요. 아주 짧게 을지로에서 놀다 갈 거라면 커피한약방, 혜민당을 들렀다 가는 것도 매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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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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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포스팅 잘 보고 공감누르고 갑니다

    2022.04.08 16: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