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식당, 카페

서울 북촌 삼청동 입구 레트로 한옥 감성 카페 파인콘

좀좀이 2022. 4. 12. 10:41
728x90

친구와 저녁으로 을지로3가에서 돌솥비빔밥을 먹고 나왔어요. 이제 다시 걸으며 돌아다니며 길거리 구경하고 놀기로 했어요.

 

"어디 갈까?"

"글쎄..."

 

을지로는 이미 다 돌아다녔어요. 을지로를 또 돌아다녀봐야 봤던 곳 또 보는 것에서 그렇게 달라질 것이 없었어요. 을지로 일대는 골목이 많고 길이 매우 복잡해요. 그래서 한 번에 쭉 지나가며 다 봤다고 할 수 없어요. 그렇지만 어차피 다녀보면 그 골목이 그 골목이에요. 을지로 대로를 따라 걸어온 것이 아니라 골목을 헤집으며 걸어서 을지로 입구 거의 근처까지 갔다가 다시 을지로3가로 왔어요. 대충 큰 방향만 보고 골목길을 돌아다녔어요. 그러니 다시 을지로 일대를 돌아다니며 논다고 해도 특별히 새롭게 느껴지는 감정은 별로 없을 거였어요.

 

"이태원?"

"거기는 이제 가봐야 볼 거 없어."

 

예전 서울에서 이 친구와 같이 살던 시절에 이태원을 정말 자주 갔었어요. 이태원은 저 혼자서도 많이 갔고, 친구, 지인과도 꽤 많이 갔던 동네에요. 이태원을 간다면 친구와 예전에 같이 이태원 돌아다닐 때 이야기를 하며 나름대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거였어요. 그러나 이태원은 그렇게 가고 싶지 않았어요.

 

친구가 크게 아픈 이후로 체력이 많이 떨어졌어요. 이태원 일대는 급경사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에요. 괜히 서울의 문화적 게토가 된 게 아니에요. 해방촌으로 가든 경리단길로 가든 모스크 쪽으로 가든 전부 힘든 급경사와 오르막길이에요. 여기를 광범위하게 걸어서 돌아다니며 놀려면 체력이 어느 정도 되야 해요. 그런데 친구는 낮에 돌아다녔다고 슬슬 피곤해하는 거 같았어요. 평지 길을 다니는 거라면 아직 같이 꽤 다닐 수 있겠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을 타고 돌아다녀야 하는 이태원 일대는 이 친구에게 무리 같았어요.

 

게다가 이태원은 완전히 몰락했어요. 망했어요. 가면 우울해져요. 서울에서 지난 2년간 타격을 엄청나게 크게 받은 곳 중 대표적인 곳 중 하나에요. 이태원은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과 밤에 클럽 가는 사람들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번화가인데 이 둘이 다 빠졌으니까요. 그렇다고 이태원이 대중교통의 요지인 것도 아니구요. 오히려 이태원은 서울 중심부에 있지만 대중교통만 놓고 보면 서울 최외곽 변두리급이에요.

 

"명동? 얼마나 처절하게 망했는지 구경할까?"

"그건 좀..."

 

명동도 아니었어요.

 

"어디 가지?"

 

걸어서 가며 재미있게 놀 만한 곳이라면 기껏해야 멀리 광화문, 또는 동대문 정도였어요. 둘 다 이날은 그렇게까지 가고 싶지 않았어요.

 

"익선동이나 가자. 그쪽에서 돌아다니게."

"그럴까?"

 

익선동에서 조금 더 가면 북촌과 삼청동이 있어요. 너무 멀리 가지 않고 북촌과 삼청동만 조금 돌아다니다 집으로 돌아오기로 했어요.

 

익선동으로 갔어요. 익선동을 대충 구경한 후 북쪽으로 계속 걸어갔어요. 친구가 사진을 촬영하며 놀고 싶어했기 때문에 사진 찍을 만한 곳을 찾아다니며 걸었어요. 자연스럽게 북촌과 삼청동 경계 쪽으로 걸어가게 되었어요. 북촌, 삼청동이 사진 찍으며 돌아다니기 좋거든요.

 

"저기 카페 있네?"

 

 

카페 한 곳이 있었어요. 북촌에서 삼청동 입구로 가는 길에 있는 가게들은 불이 많이 꺼져 있었지만 여기는 불이 켜져 있었어요.

 

"저기에서 쉬다 집으로 돌아갈까?"

"그러자."

 

친구와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조금 쉬다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저기 괜찮은 카페일 건가?"

"한 번 봐볼까?"

 

카페 안을 살짝 들여다봤어요.

 

"야, 야, 야. 여기로 가자."

"응?"

"여기 사진 찍으며 놀기 완전 좋게 생겼어."

 

카페 내부는 레트로풍으로 꾸며져 있었어요. 낮에 친구가 커피한약방과 혜민당 가서 아주 만족스러워했던 것이 떠올랐어요. 사진 촬영하면서 놀고 싶어하는 친구에게 아주 잘 맞을 카페였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정물 사진 촬영을 재미없어하지만 친구는 정물 사진 촬영을 매우 좋아해요. 게다가 실내 공간 사진 촬영하면서 놀기에도 매우 좋아보이는 카페였어요. 게다가 사람도 별로 없었어요.

 

서울 북촌 삼청동 입구 레트로 카페 파인콘 안으로 들어갔어요.

 

 

"여기는 한옥 카페네?"

 

파인콘 카페는 레트로 카페이면서 한옥 카페였어요. 안으로 들어가자 한옥 목조 구조가 잘 보였어요.

 

 

 

 

음료를 주문한 후 안에서 사진을 촬영하면서 놀았어요.

 

 

 

 

 

"여기 진짜 독특한데?"

 

얼핏 보면 레트로 한옥 감성 카페였어요.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자 매우 특이한 점이 보였어요.

 

"일본 건축책이 많아?"

 

카페에 꽂혀 있는 책들은 일본 건축 서적이 많이 있었어요. 오래된 일본 건축 서적이 빽빽하게 꽂혀 있었어요. 한국 책 및 다른 나라 책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일본 건축 서적이었어요.

 

"이런 곳은 처음 본다."

 

실내 인테리어 방식으로 책을 많이 꽂아놓는 카페는 요즘 여러 곳 생겨나고 있어요. 그런데 오래된 일본 건축 서적을 빽빽하게 꽂아놓은 카페는 못 봤어요. 멀리서 보면 그저 책이 많이 꽂혀 있는 카페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본 건축 서적들이 많이 꽂혀 있는 매우 독특한 카페였어요.

 

 

 

 

 

"여기 완전 잘 왔다."

"응."

 

친구도 실내에서 사진 촬영하며 재미있게 놀고 있었어요. 한옥 카페와 레트로 카페에 일본 건축 서적이 빼곡하게 꽂혀 있는 카페. 참 독특한 공간이었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여기는 위치도 매우 재미있는 곳이었어요. 행정구역상으로는 북촌이었어요. 그렇지만 삼청동이라고 해도 되는 곳이었어요. 북촌의 삼청동 입구였어요. 그러니까 북촌 카페이기도 하고 삼청동 카페이기도 했어요. 묘한 위치였어요.

 

 

파인콘은 상당히 재미있는 카페였어요. 친구와 목적지 없이 걸어다니다 발견한 카페가 꽤 흥미로운 카페여서 횡재한 기분이었어요. 이렇게 좋은 카페가 숨어있을 줄 몰랐어요.

 

서울에서 레트로 카페, 한옥 카페를 찾는다면 북촌과 삼청동 경계인 삼청동 입구에 있는 파인콘이 있어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