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반려 증권계좌 지독한 연애

반려 증권계좌 지독한 연애 13화 -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

좀좀이 2022. 1. 2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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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우리 당첨되었어!"

"뭐?"

"오또!"

 

KB증권 계좌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줬어요.

 

 

OK캐쉬백에는 '오또'라는 것이 있어요. 매일 5장씩 받을 수 있어요. OK캐쉬백 오또는 일종의 로또에요. 로또 당첨번호와 맞으면 그에 따라 당첨금을 지급받아요. 오또 룰은 로또와 똑같아요. 상금만 오또는 1등이 천만 포인트이고, 이를 기준으로 포인트가 정해져 있어요. 공짜 미니 로또라고 생각하면 되요. 번호는 자기가 선택할 수 없어요. 무조건 자동이에요.

 

"이게 당첨되네?"

 

저는 복권을 아예 안 해요. 세상에서 제일 돈 아까운 것이 복권 구입하는 돈이에요. 로또 구입하면 일주일간 1등 당첨되는 꿈을 꾸며 즐거운 상상을 펼칠 수 있어요. 그렇지만 딱 거기까지에요. 오히려 로또 구입한 돈은 허무하게 허공으로 사라지니 계좌는 오히려 거꾸로 가요. 이런 곳에 돈 쓰는 것은 별로 안 좋아해요. 돈 아까워요. 너무 무의미하잖아요.

 

그러나 이렇게 공짜 복권이라면 상관없어요. 잃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니까요. 매일 5개씩 받기는 하지만 당첨될 거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오또 5등에 당첨되었어요. 10P 지급받았어요. 공짜라면 해볼 만 해요. 이렇게 당첨되면 좋고, 당첨 안 되어도 잃는 것이 없으니까요. 잃는 게 없다면 당연히 무조건 해봐야죠.

 

"자기야, LG에너지솔루션 청약 나랑 할 거지?"

"아니야, 우리 자기는 나랑 하기로 했어!"

 

신한증권 계좌와 KB증권 계좌가 제 양팔을 잡고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었어요. 둘 다 자기한테 와서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을 하라고 하고 있었어요.

 

"아니, 나는 안 할 거야."

 

느낌이 안 좋았어요. 그냥 왠지 참 하기 싫었어요.

 

"어머? 내가 벌써 5만원 넘게 줬잖아!"

"자기야, 이번에 청약하면 내가 만원 더 줄께!"

 

신한금융투자는 LG에너지솔루션 청약 수요를 노리고 12월부터 이벤트를 계속 진행해왔어요. 저도 덕분에 공돈 5만원 벌었어요. KB증권도 LG에너지솔루션 청약 수요를 노리는 이벤트를 하기는 했지만 뭔가 영 시원찮았어요. 그러다 막판에 엘지엔솔 공모주 청약 다 와서 갑자기 공모주 청약하면 2만원 쿠폰을 주는 이벤트를 발표했어요.

 

모두가 서로 하겠다고 난리인 엘지엔솔 공모주 청약. 그러나 하지 않을 생각이었어요. 신한증권 계좌와 KB증권 계좌 모두 공돈을 모아서 굴리는 계좌로 운용중이었어요. 현실 금융 메타버스 게임으로 사용하는 계좌였어요. 신한증권 계좌나 KB증권 계좌로 엘지엔솔 공모주 청약 들어가면 지금까지 짜왔던 게임의 형태가 틀어질 수 있었어요. 엘지엔솔 청약을 할 수 있는 다른 증권사 계좌는 없었어요. 만약 엘지엔솔 공모주 청약을 한다면 무조건 신한증권 계좌 아니면 KB증권 계좌로 해야 했어요.

 

'영 안 내키는데...'

 

남들은 서로 하려고 난리인 LG에너지솔루션 청약. 하지만 뭔가 영 내키지 않아서 하기 싫었어요. 안 하고 싶었어요. 아니, 안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친구가 같이 엘지엔솔 공모주 청약만큼은 반드시 하자고 했고, 그러기로 했지만 그냥 뭔가 썩 내키지 않았어요.

 

2021년 1월 18일 아침이 되었어요. 결심했어요.

 

"엘지엔솔 청약 해야겠다."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을 하기로 했어요. 결정을 바꾼 것은 KB증권 이벤트였어요. 쿠폰 2만원어치를 준다고 했어요. 이 중 쉽게 써먹을 만한 것은 국내주식 쿠폰과 해외주식 쿠폰이었어요. 이것은 바로 현금화 가능했어요. LG에너지솔루션 1주 공모가는 30만원. 1만원 쿠폰 현금화하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일 공모가를 하회하더라도 2% 물리는 것까지는 손실 없이 나올 수 있었어요. 주식에서 손실보더라도 쿠폰으로 만회해서 합산 30만원만 넘으면 되니까요.

 

 

 

'영 내키지 않을 때 꼭 반대로 되었어.'

 

지금까지 대체로 썩 내키지 않아서 안 하면 결과는 해야했던 것이었어요. 공모주 청약도 마찬가지였어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현대중공업 모두 하기로 굳게 마음먹었던 종목이었어요. 그러나 정작 청약일에 뭔가 영 내키지 않아서 안 했어요. 다 공모가보다는 훨씬 많이 올랐어요.

 

LG에너지솔루션 청약을 하지 말아야할 이유를 떠올려봤어요. 증시 상황이 너무 안 좋아요. 대세하락장이었어요. 금리인상 이슈와 인플레이션 이슈가 너무 컸어요. 큰 추세는 조정에서 하락이었어요. 그러면 큰 추세를 이겨낼 만한 강력한 무언가가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모든 증권사, 투자기관, 여기에 전국민이 원기옥을 모아서 LG에너지솔루션 주가를 들어올려야만 하는 이유가 있나 떠올려봤어요. 가능성 있었어요.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신한증권 계좌가 엉엉 울었어요.

 

누가 한도계좌로 주래?

 

KB증권으로 청약하기로 결심한 이유에는 KB증권이 청약 신청하면 쿠폰 2만원어치 주는 것도 있었지만 신한증권 계좌는 한도계좌라는 문제점도 있었어요. 국내주식용 계좌는 신한은행을 통해 개설했어요. 이 계좌가 하루 이체 30만원짜리 한도계좌에요. 신한증권 계좌 2개 중 국내주식용 계좌만 국내주식 수수료 우대 적용을 받고 있어요. 여기에 150만원 넣으면 만약 청약이 1주도 안 되었을 경우 환불금 인출만 5일 걸려요. 5일 동안 30만원씩 계속 인출하려면 엄청 짜증나요. 신한금투는 온라인 청약으로 하면 수수료가 없고, KB증권은 온라인 청약으로 하면 수수료 1500원이 발생해요. 수수료만 보면 신한금투에서 하는 게 맞아요. 하지만 KB증권은 쿠폰 받으면 수수료에 추가 공돈까지 생겨요. 여기에 KB증권은 얼마를 인출하든 괜찮아요. 카카오뱅크 연계 계좌인데 카카오뱅크 계좌로 얼마든 송금할 수 있고, 카카오뱅크는 한도 계좌가 아니거든요.

 

 

KB증권에 150만원을 입금했어요.

 

 

KB증권 계좌에 150만원을 입금하자 총자산현황 그래프가 바뀌었어요. 새파란 원으로 바뀌었어요. 현금 비중이 확 올라갔어요.

 

 

LG에너지솔루션 균등 청약을 했어요. 10주 청약했어요. 청약증거금은 150만원이었어요.

 

LG에너지솔루션 청약을 마치자 KB증권 총자산현황 그래프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어요.

 

 

"1주도 못 받고 쿠폰만 받으면 그것도 재미있겠다."

 

만약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단 한 주도 배정 못 받는다면 아주 안전하게 공돈 1만원 획득이었어요. 이러면 이것도 나름대로 개꿀이었어요.

 

그런 일은 절대 안 일어날 것이오.

 

KB증권은 균등 수량이 제일 많았어요. 1주는 무조건 받을 거라 봐야 했어요. 오히려 1주를 못 받기가 더 어려울 거였어요. KB증권으로 많이 몰리기는 하겠지만 균등 배정 수량이 워낙 많아서요.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을 넣고 하루가 지나갔어요.

 

2022년 1월 19일 아침이었어요.

 

"너 엘지엔솔 청약했냐?"

"어."

 

이른 아침이었어요. 제주도 사는 친구가 제게 LG에너지솔루션 청약했냐고 물어봤어요. 그래서 했다고 했어요.

 

"얘가 왜 물어보지?"

 

주식을 하지 않는 친구였어요. 그 친구가 제게 엘지엔솔 청약했냐고 물어봤어요. 청약했다고 대답했어요. 그러자 친구는 오늘 자기도 청약할 거라고 했어요.

 

이쯤 되면 무서워집니다. 진짜 개나 새나 다 합니다.

 

이건 많이 놀랐어요. 위에서 말한 저와 엘지엔솔 공모주 청약 꼭 같이 하자고 한 친구는 원래 주식을 하던 친구였어요. 그러니 이해해요. 하지만 이날 아침에 제게 엘지엔솔 공모주 청약했냐고 물어본 친구는 주식 안 하던 친구였어요. 주식 해볼까 기웃거리기는 했는데 아마 결국 자기 돈 안 넣었을 거에요. 주식에 큰 관심 없는 친구였어요. 그 친구도 엘지엔솔 공모주 청약을 하겠다고 하고 있었어요.

 

"얼마 넣을 건데?"

"900."

"60주?"

"응."

 

'얘 청약 룰은 알고 있을 건가?'

 

친구가 말한 금액만 봐도 뭘 알고 하는 게 아니었어요. 900만원이면 매우 어정쩡했어요. 보통 균등 배정만 노리고 150만원만 넣든가, 아니면 비례 배정까지 노리고 몇천만원을 넣어요. 900만원이면 이도 저도 아니었어요. 이미 경쟁률이 난리가 났다고 뉴스에까지 나왔어요. 누가 봐도 900만원이면 균등 배정 1주 외에는 더 못 받을 게 확실했어요. 그런데 청약 첫날도 아니고 둘째날에 900만원을 넣겠다고 하고 있었어요.

 

평소에 매우 신중한 친구라서 더욱 뭘 알고 넣는 게 아니라 그냥 넣는 것이 확실했어요. 안 그러면 저렇게 애매한 금액으로 청약을 집어넣지 않죠. 친구에게 900만원은 매우 어정쩡한 금액이라고 이야기해주지는 않았어요. 남의 돈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 아니니까요.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으로 몇 주 받았는데 공모가 하회해버리면 어떻게 해요. 그래서 900만원은 매우 애매한 돈이니 150만원만 넣고 균등 배정만 노리든가 확실하게 몇 천 박으라고 알려주지 않았어요.

 

 

하루날씨 캐시버튼을 또 5천 포인트 채웠어요. 5천 포인트를 바로 현금화했어요. 토스뱅크로 1000원이 입금되었어요. KB증권 계좌에 1000원 입금해줬어요. 이 돈으로 디티알오토모티브 1-1 회사채를 1주 매수했어요.

 

현재 제 KB증권 계좌에 있는 회사채는 이래요.

 

분류 종목명 수량 만기일
미국주식 DHY 1주  
한국채권 AJ네트웍스37-1 1주 2022.01.21
한국채권 키움캐피탈64-2 11주 2022.02.23
한국채권 한국캐피탈430-2 4주 2022.02.25
한국채권 엠캐피탈237 1주 2022.03.22
한국채권 한국캐피탈411 1주 2022.03.28
한국채권 한화건설101-2 5주 2022.05.30
한국채권 한국자산신탁6-2 1주 2022.06.28
한국채권 엠캐피탈246-2 1주 2022.07.04
한국채권 하이트진로홀딩스170 2주 2022.07.24
한국채권 케이비캐피탈432-3 1주 2022.08.02
한국채권 한국토지신탁39 3주 2023.02.14
한국채권 엠캐피탈275-1 2주 2023.03.02
한국채권 디티알오토모티브1-1 1주 2023.10.12

 

"있잖아, 우리..."

"왜? 뭐 있어?"

 

KB계좌가 제 옷깃을 잡고 살짝 상기된 얼굴로 문자 한 통을 보여줬어요.

 

 

"KB증권 공모주 청약 환불금 이벤트?"

 

문자메세지 내용을 꼼꼼히 잘 봤어요. 문자 수신일로부터 10일간 진행되는 이벤트였어요. 금융상품 순매수 100만원 이상이면 신세계상품권 1만원을 주고, 금융상품 순매수 500만원 이상이면 신세계상품권 2만원을 준다는 내용이었어요.

 

"이 요망한 것이 이렇게 또 사람을 유혹하네?"

 

금융상품 기준은 펀드(MMF제외), ELS(B)/DLS(B),Wrap,채권(신주인수권부사채 제외), 신탁이었어요. 이 중 채권은 개별합산 기준 100만원 이상이었어요.

 

'이거 할 수 있을 건가?'

 

관건은 채권이었어요. 과연 KB증권이 거저 주는 이벤트를 하나 더 해줄지는 장외채권에 달려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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