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반려 증권계좌 지독한 연애

반려 증권계좌 지독한 연애 5화 - 천수답에 비 내린 날

좀좀이 2022. 1. 10.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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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KB계좌한테 선물해줄 채권 있을 건가?"

 

주머니에 돈이 있어요. 돈이 있으니 쇼핑을 할 수 있어요. 제 KB증권 계좌에 선물을 사줄 수 있어요. 현금을 바로 꽂아주기는 했지만 현금은 너무 성의없잖아요. 오프라인 현실세계에서는 현금 선물이 최고에요. 오고 가는 현금 속에 쌓여가는 신뢰와 우정, 사랑이에요. 현금 선물은 언제 받아도 좋아요. 아쉽게도 현금을 선물로 받을 일이 아예 없기는 하지만요. 길 걷다 동전 주워본 것도 언제인지 모르겠어요. 하늘조차도 요즘은 살기 팍팍해서 길거리에 동전 떨어뜨려주는 선물 줄 여유 없대요.

 

상대방이 정말 받고 싶어하는 것을 사서 선물로 준다면 그게 제일 좋아요. 아주 친한 사람이라면 평소에 사소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니까 상대가 뭐가 필요한지, 뭐가 갖고 싶은지 대충 알아요. 그래서 선물해줄 때 상대방 마음과 필요에 맞는 선물을 해줄 수 있어요. 그러나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생판 모르는 남에 가까워질 수록 선물 준비하는 사람은 준비하는대로 신경쓰이고 피곤하고 받는 사람은 필요없는 거 받는다고 그리 기쁘기만 하지는 않는 일이 많이 발생해요. 선물도 해주려면 잘, 제대로 해줘야 해요. 어설프게 자기 기준만으로 멋대로 선물해주면 받는 사람에게는 처치곤란한 물건이 될 수 있어요.

 

KB증권 계좌에 현금만 조곤조곤 모아놔도 되기는 했어요. 돈 섞이면 돈이 절대 안 모여요. 특히 푼돈을 한푼 두푼 모아갈 때는 반드시 철저히 분리해야 해요. 예전에 전대 안에 돈 들어가 섞이는 순간 끝이라고 했어요. 1원 10원 100원 1000원 소소하게 발생한 수입을 일반 계좌에 다 섞어놓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다 사라져 있어요. 1만원쯤 되면 자유적금에 바로 집어넣는 식으로 따로 모아놓을 수 있지만, 이런 어설픈 동전급 금액들은 따로 모아놓기도 쉽지 않아요. KB증권 계좌를 이런 동전 모으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었어요. 은행 계좌가 아니라 증권사 계좌니까 완전히 일부러 신경써서 들어가지 않는 한 볼 일이 없거든요.

 

"내 손에 들어온 건 절대 못 나가!"

 

KB증권 계좌 캐릭터가 문 앞에 서서 두 팔을 벌리며 외쳤어요.

 

"한 번 준 거 빼앗기 없어!"

"안 빼앗아!"

 

KB증권 계좌에 한 푼 두 푼 모아놓은 돈을 따로 인출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KB계좌 키우려면 까마득해요. 매일 얼마씩 입금해주고 있기는 해요. 그래서 KB증권 계좌는 매일 경험치에 해당하는 계좌 잔고가 쌓이고 있어요. 단지 너무 밑바닥에서 시작했고, 현질 한 번도 안 한 순정 캐릭터이다 보니 성장이 너무 느려요. 아직 계좌 총잔고가 3만원도 안 되요. 주식 투자는 엄두도 못 낼 금액이에요. 현금 3만원도 아니고 이미 채권에 들어간 돈이 대부분이라 여기에서는 인출할 수 있는 돈 자체가 얼마 없어요.

 

소액일 수록 손이 많이 가야 한다

 

증권계좌도 이자가 있어요. 정확히는 '예탁금 이용료'라고 해요. 이게 0.1% 남짓이에요. 시중 제1금융권 일반 즉시불 예금 통장 이율과 똑같아요. 과거에는 더 좋았는데 계속 낮아지기만 해서 이제는 제1금융권 일반 즉시불 예금 통장 이율과 똑같아졌어요.

 

하루 0.1%도 아니고 연리 0.1%에요. 여기에 이 돈은 분기로 줘요. 분기당 연리 0.1% 이율로 계산해서 분기마다 지급해요. 이는 은행, 증권사 모두 똑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작은 돈일 수록 부지런히 손을 써서 움직여줘야 해요. 금액이 크다면 아무 것도 안 하고 증권사 계좌에 가만히 놔두기만 해도 예탁금 이용료를 받을 수 있어요. 소액이라 할지라도 돈이 돈을 낳아요. 하지만 작은 돈은 아무 것도 없어요. 10원 100원 백년 천년 증권사 계좌 안에 가만히 놔둬봐야 10원 100원이에요. 이 돈을 돈끼리 교미시켜서 새끼치게 하려면 부지런히 돈을 움직여줘야 해요. 여기저기 있는 이자 안 붙는 소액들을 모아서 어떻게든 이자가 붙는 금액으로 만들어서 이자 주는 상품에 돈을 넣어야 해요.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가 저출산이 문제라는데 내 계좌 돈까지 저출산에 시달리고 있으면 너무 슬프잖아요. 돈도 어떻게든 짝을 찾아주고 직장도 찾아주고 교미도 시켜줘야 불어나요. 그게 1원이든 100원이든 간에요. 3원이 있다면 어디에서든 외로운 97원을 찾아와서 둘이 이어주고 100원이 일할 수 있는 1년 만기 상품에 넣어줘야 1원이라도 자식을 낳죠. 사회가 저출산이니까 내 계좌도 저출산, 곰재앙 정부의 목표가 한국인 멸종이니 내 계좌 잔고도 목표가 원화의 멸종이면 안 되요.

 

"채권 뭐 새로 나온 거 있나?"

 

장내채권 시장을 쭉 둘러봤어요. 키움캐피탈64-2 같은 아주 좋은 것은 안 보였어요.

 

"빨리 대충 사고 끝내야지."

 

아주 좋은 매물은 안 보였어요. 어차피 얼마 안 되는 돈이고 만기까지 얼마 안 남은 채권에 투자할 거였어요. 그러면 길게 끌어봐야 의미가 없었어요. 적당히 나쁘지 않은 채권 매물 하나 매수하기로 했어요.

 

한국캐피탈411 채권을 1주 매수했어요.

 

 

"우리 이대로 쭉 가는 거야?"

"응."

"절대 한 눈 팔면 안 돼?"

"당연하지."

 

KB증권계좌와의 연애는 비록 깜부기불처럼 너무나 작고 미미한 크기였지만 조금씩 커져가고 있었어요.

 

"어디 돈 들어올 구석 없나?"

 

머리를 굴렸어요. 매일 앱테크로 10원 단위로 돈이 들어오고 있었어요. KB증권 계좌 캐릭터가 쌓아가는 경험치는 들쭉날쭉했어요. 제 생돈을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공돈만 집어넣고 있었고, 공돈 대부분은 앱테크였어요. 앱테크는 천수답 경제였어요. 대박 터지는 날은 쏠쏠하게 들어왔어요. 쪽박인 날에는 다 합쳐서 100원 벌기도 빠듯했어요.

 

천수답도 세계 곳곳에 만들면 항상 비를 만난다

 

천수답도 전세계 도처에 만들어놓으면 본진에 해당하는 천수답이 아무리 극심한 가뭄에 농사 망쳐도 다른 곳에 있는 곳에서는 비가 내려서 그걸로 손실을 만회할 수 있어요. 앱테크도 어플 하나에만 의존하면 어려워요. 몇 개를 동시에 하는 것이 좋아요. 이왕이면 현금화를 위한 최저 한도가 매우 낮은 곳 여러 개가 좋아요.

 

앱테크 중 괜찮은 것을 찾아봤어요.

 

"하루날씨? 이거 괜찮아 보이는데?"

 

 

하루날씨는 5000캐시부터 출금할 수 있었어요. 하루날씨에서는 공식적으로 4캐시=1원으로 계산하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출금수수료 1000원을 반영해야 했어요. 출금 수수료 1000원을 반영해서 계산해보면 5캐시=1원이었어요. 최소 출금 캐시가 5천캐시 - 원화로 1000원이었어요. 이 정도면 매우 좋은 편이었어요. 최소 출금 금액 기준만 보면 상당히 좋은 앱테크 어플이었어요.

 

앱테크에서는 얼마나 빨리 최소 출금 금액을 맞출 수 있는지가 제일 중요해요. 앱테크를 직업으로 삼을 게 아니라면 최소 출금 금액 맞췄을 때마다 돈을 인출하면서 더 할 지 말 지 결정하는 게 좋아요. 이건 직접 해보면 알아요. 이유를 설명해줄 수는 있지만 설명해줘봐야 처음에는 와닿지 않을 거에요. 1원 2원 벌자고 하고 있는 일, 중요한 대화 다 뒤로 미룰 건지 생각해보면 바로 알 수 있어요. 이런 상황이 계속 누적되면 그만큼 앱테크에 대한 열정과 관심도 떨어지고 나중에는 안 하고 잊어버리게 되요. 그래서 앱테크는 목돈 벌겠다고 길게 덤빌 게 아니라 짧게 짧게 하는 게 제일 좋아요. 설령 지속적으로 앱테크를 한다 하더라도 계속 짧게 짧게 먹어가면서 계속 할 지 안 할 지 결정해가는 것이 좋아요. 안 와닿으면 직접 해보세요.

 

"이게 딱이네."

 

하루날씨 보상을 계산해봤어요. 뛰어나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준수한 편이었어요. 이것도 시세가 있어요. 시세 안 알아보고 무턱대고 달려들었다가는 노력한 것 다 날릴 수 있어요. 뭐든지 너무 많이 수익이 된다고 하면 의심해봐야 해요. 주식도 돈이 너무 크게 된다고 하면 작전주, 주식사기 같은 것일 수 있고, 포인트도 이렇게 너무 많은 혜택을 준다고 하면 머지포인트처럼 피라미드 사기일 수 있어요. 앱테크도 마찬가지에요. 수입을 너무 많이 획득할 수 있다고 하면 의심해봐야 해요.

 

앱테크 보상 시세를 알아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앱테크 리뷰를 보는 것이에요. 이때 자기가 찾는 단 하나만 보지 말고 여러 어플로 수익을 얼마나 얻었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얻었는지 비교해봐요. 글을 볼 때 어떤 식으로 수익을 내었는지도 꼼꼼히 봐야 해요. 앱테크는 한결같이 어플 설치, 사이트 가입하면 큰 보상을 받게 설계되어 있어요.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앱테크인 기본 보상은 매우 짜게 설정되어 있구요. 보통 앱테크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면 이것저것 막 가입하고 설치해서 보상을 최대 한도로 받은 사람이에요. 이런 건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앱테크와는 거리가 아주 멀어요.

 

그리고 여러 사람들 것 비교해봐요. 여러 사람 글을 보다 보면 기본 수익으로 얼마를 벌 수 있는지 알 수 있어요. 기본 보상이 얼마인지 봐야 하는데, 기본 보상이 너무 크면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기본 보상이 매우 좋은 대신 출금 최저 기준이 터무니없이 높은 경우도 있고, 이벤트성으로 초기에 돈을 뿌리는 경우도 있어요. 별별 일이 다 있어요.

 

하루날씨 후기를 여러 개 봤어요. 3~4일이면 쿠폰 100장을 모을 수 있고, 이것으로 룰렛을 돌리면 700캐시를 모을 수 있다고 했어요. 하루날씨는 공식적으로는 4캐시가 1원, 현실적으로는 5캐시가 1원이었어요. 700캐시는 공식적으로는 175원, 현실적으로는 140원이었어요. 3일에 140원이면 한 달이면 1400원 정도에요. 여기에 본인 노력에 따라 더 벌어갈 수 있기는 하겠지만 그게 그렇게 많지는 않을 거에요. 잘 받아가면 5천원쯤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 정도라면 준수한 편이었어요. 그리고 5천캐시 - 즉 1000원을 바로 인출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들었어요.

 

하루날씨 어플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실행했어요. 캐시를 조금씩 쌓아가기 시작했어요. 가입하자마자 500캐시를 받았고, 신규 가입 축하 출석체크 이벤트로 캐시를 또 줬어요. 조금만 노력하면 1000원 인출은 며칠 안에 금방 할 수 있어 보였어요.

 

2022년 1월 8일이 되었어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오케이캐쉬백 들어가서 출석 체크 미션을 하나씩 하고 있었어요. 룰렛은 당연히 꽝이었어요.

 

 

"어? 뭐야?"

 

저는 이런 쪽으로는 지지리 운이 없어요. 뽑기 해서 좋은 거 나와본 일이 없어요. 제가 본 사주팔자, 손금 등등 모든 운세에서 제게 요행수는 없다고 나왔어요. 1등은 고사하고 항상 꽝만 아니면 제게는 대박이었어요.

 

오케이캐쉬백 1000P 당첨!

 

이게 얼마야! 천원이다!

 

어마어마한 거액이었어요. 천원, 그거 별 거 아닌 돈이라고 할 사람이 전국민 5천만명 중 4천만명쯤 될 거에요. 저도 딱 천원만 놓고 이야기한다면 제게 별 거 아닌 돈이기는 해요. 편의점에서 사서 마시는 음료수 가격도 천원이 넘는데요.

 

그렇지만 KB증권계좌에게 먹이는 경험치로이 1000원은 상당히 큰 돈이었어요. KB증권계좌와의 연애는 무조건 공돈만으로 하고 있어요. 제 돈 단 한 푼도 안 들어갔어요. 전부 공돈이에요. KB증권계좌 전체 잔고가 3만원도 안 되요. 그런데 무려 1000원이었어요. 전체 잔고의 3%가 넘는 금액이었어요. 한 방에 애정 포인트인 계좌 잔액이 껑충 뛰어오를 거에요.

 

여기에 1000원이면 채권 1주를 매수할 수 있어요. 채권 1주를 매수하면 만기일까지 매 3개월마다 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어요. 이자가 1원이든 2원이든 괜찮아요. 1원이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앱테크로 1원 벌기 쉽지 않아요. 앱테크는 내가 벌고 싶다고 벌 수 있는 1원이 아니에요. 광고를 보든 뭐를 깔고 가입하든 미션이 떠야 뭘 하든 말든 하죠. 더욱이 이자는 돈이 낳은 돈이에요. 계좌가 티도 안 나게 느리기는 해도 자체적으로 경험치가 쌓이고 애정 포인트가 올라가요. 1000원을 모으면 그 다음에 보너스 스테이지가 하나 더 있다고 봐도 되요.

 

이렇게 1000원이 상당히 중요해요. 1000원이 있으면 자체적으로 번식시킬 수 있어요. 가만히 놔둬도 채권 만기일까지 KB증권계좌의 저에 대한 사랑이 알아서 성장해가요. 때 되면 이자 선물도 저한테 챙겨주고요.

 

 

여기에 하루날씨 어플도 5000캐시를 채워서 바로 출금했어요. 하루날씨 어플은 증권사 계좌로 바로 송금이 안 되었어요. 오직 은행으로만 송금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1,000원을 토스뱅크로 출금한 후, 토스뱅크에서 KB증권계좌로 이체했어요.

 

 

분류 종목명 수량 만기일
미국주식 DHY 1주  
한국채권 AJ네트웍스37-1 1주 2022.01.21
한국채권 키움캐피탈64-2 7주 2022.02.23
한국채권 한국캐피탈430-2 4주 2022.02.25
한국채권 엠캐피탈237 1주 2022.03.22
한국채권 한국캐피탈411 1주 2022.03.28
한국채권 한화건설101-2 5주 2022.05.30
한국채권 한국자산신탁6-2 1주 2022.06.28
한국채권 하이트진로홀딩스170 2주 2022.07.24
한국채권 엠캐피탈275-1 1주 2023.03.02

 

KB증권 계좌 캐릭터와의 연애는 매우 평화로웠어요. 행운도 따라줬어요. 계좌에 경험치를 계속 조금씩 쌓아줬고, 운좋게 행운도 따라줬어요. 작고 예쁜 사랑의 씨앗이 순조롭게 조금씩 잘 자라고 있었어요.

 

"자꾸 보니까 진짜 예쁜데?"

 

KB증권 계좌는 돈은 얼마 안 들어가 있어요. 하지만 손이 매우 많이 간 계좌에요. 저 얼마 안 되는 돈을 공돈으로 모으기 위해, 그리고 모일 때마다 투자할 채권 찾느라 손이 매우 많이 갔고, 신경도 매우 많이 썼어요. 봄바람 불어도 훅 꺼져버릴 깜부기불 같은 미미한 계좌이지만 신경 많이 쓰고 손도 많이 간 계좌라 더욱 정이 갔어요. 이게 바로 현질, 과금 없이 순정 캐릭터로 키우는 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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