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미분류

다이소 USB 방식 유선 게이밍 키보드 1017118

좀좀이 2022. 1. 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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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묵은 때 싹 다 벗겨내라는 건가?"

 

이사갈 때가 되자 절묘하게 이것저것 많이 고장났어요. 그렇지 않아도 이사갈 때가 되면 구입할 것이 매우 많이 늘어나요. 이사할 때가 되면 돈이 꽤 많이 지출되요. 고장난 것을 새로 사지 않아도 돈이 많이 지출되는 마당에 덤으로 이것저것 고장나서 새로 구입해야 했어요. 새로운 자취방으로 이사가니 가는 김에 옛날 것을 버리고 모두 새것으로 장만하라고 하는 하늘의 계시였어요.

 

"키보드도 결국 부서졌네."

 

다이소에서 구입해서 아주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던 키보드가 드디어 고장났어요. 원래는 매우 만족스럽게 잘 사용하고 있던 키보드였어요. 괜히 분해해서 청소한다고 하다가 키를 뽑고 끼우는 과정에서 제가 뭔가 잘못했어요. 키보드에서 키를 모두 뽑아서 청소하기 전까지는 아주 멀쩡했던 키보드가 키를 다 끼우고 나자 왼쪽 쉬프트 키가 고장났어요.

 

왼쪽 쉬프트 키가 고장난 것은 제게 매우 불행이었어요. 사람마다 타이핑치는 방법이 있고, 많이 사용하는 키가 있어요. 저는 타이핑 칠 때 쉬프트 키는 무조건 왼쪽 쉬프트 키를 눌러요. 오른쪽 새끼 손가락은 타이핑 칠 때 놀고 있어요. 오른쪽 새끼 손가락을 타이핑 칠 때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정석적인 타이핑 방법은 왼쪽 키를 쉬프트 누르고 칠 때 오른쪽 새끼 손가락으로 쉬프트 키를 누르라고 해요. 그렇지만 저는 그 방법과는 약간 다르게 타이핑을 해요. 쉬프트 키는 무조건 왼쪽 새끼 손가락으로 눌러요. 그런데 하필 상당히 많이 사용하는 왼쪽 쉬프트 키가 고장났어요.

 

그래도 쉬프트 키가 눌리기는 했기 때문에 몇 년을 고장난 채로 버텼어요. 타이핑만 하면 되고, 속도가 조금 느려지고 오타가 발생하더라도 된소리 발음만 오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참고 쓸 만 했어요. 된소리 입력하는 거야 스마트폰으로 입력해도 오타 잘 나거든요. 글을 쓸 때는 오타 다 교정해야 해서 불편하지만 카카오톡 채팅할 때는 아니었어요. 카카오톡 채팅할 때야 스마트폰으로 입력하든 키보드로 입력하든 글만 알아볼 수 있게 보내면 되니까요.

 

그렇게 몇 년 사용해 왔는데 이사갈 때가 되자 키보드가 완전히 고장났어요. 왼쪽 쉬프트 키가 거의 안 먹혔어요. 아무리 쾅쾅 내리쳐도 몇 번 되다가 말았어요. 이래서는 글을 아예 쓸 수 없었어요. 키보드를 새로 구입해야 했어요.

 

주변에서는 제가 키보드를 구입해야 한다고 하자 매우 축하해줬어요. 제 방에 와봤던 사람들은 모두 제 키보드가 얼마나 안 좋은지 알고 있었어요. 한결같이 제발 키보드 좀 바꾸라고 하고 있었어요. 키보드 하나 주냐고 하는 사람까지도 있었어요. 그러나 그때마다 제가 거절했어요. 딱히 새 키보드를 사용할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이었어요. 그때 하나 달라고 할 걸 그랬어요.

 

"다이소 가서 키보드 구입해야겠다."

 

고장난 키보드는 다이소에서 구입한 키보드였어요. 아주 만족스럽게 잘 사용했어요. 이왕이면 똑같은 키보드로 하나 구입하고 싶었어요. 이렇게 튼튼하고 오래 사용한 다이소 제품은 얼마 없었어요. 다이소에서 구입한 마우스도 별 불만 없이 잘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이소에서 키보드를 다시 구입해도 또 매우 만족스럽게 잘 사용할 거라 예상했어요.

 

다이소로 갔어요. 키보드를 찾아봤어요. 키보드는 딱 한 종류 있었어요.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이번에도 괜찮겠지."

 

아주 예전에 다이소에서 구입했던 키보드를 몇 년간 아주 잘 사용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아주 오랫동안 만족스럽게 잘 사용할 거라 기대하며 키보드를 구입했어요.

 

이번에 구입한 다이소 키보드는 다이소 USB 방식 유선 게이밍 키보드 1017118이에요.

 

다이소 USB 방식 유선 게이밍 키보드 1017118 상자는 이렇게 생겼어요.

 

다이소 USB 방식 유선 게이밍 키보드 1017118 상자에 나와 있는 홍보문은 다음과 같아요.

 

오타를 줄여주는 U자형 버튼

손목에 맞게 사용하는 높이 조절대

타이핑시 소음이 적은 멤브레인 방식

 

다이소 USB 방식 유선 게이밍 키보드 1017118의 USB 케이블 길이는 1.1m라고 나와 있었어요.

 

 

다이소 USB 방식 유선 게이밍 키보드 1017118 가격은 5천원이에요.

 

다이소 USB 방식 유선 게이밍 키보드 1017118 크기는 가로 약 44cm, 세로 약 15.5cm에요.

 

 

다이소 USB 방식 유선 게이밍 키보드 1017118의 품명은 게이밍 키보드에요.

 

모델명은 A1-017118-104에요. 인증번호는 R-R-HI4-A1-017118-104에요.

 

제조자는 A BRIGHT FUTURE CO.LIMITED로, 제조국은 중국이에요. 수입원은 (주) 아성에이치엠피로,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해 있다고 해요. 판매원은 (주)아성다이소에요.

 

사용시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아요.

 

- 임의로 분해, 개조하거나 습기, 먼지가 많은 곳, 온도가 높은 곳에 보관하지 마십시오.

- 사용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 고장, 파손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지원 운영체계는 Windows10/8/7/Vista/XP/2000과 Mac OS X에요.

 

 

역대 최강의 최악.

 

진짜 화나서 발로 밟아버렸다.

 

다이소 USB 방식 유선 게이밍 키보드 1017118은 대체 어디를 봐서 부드럽고 조용한 키보드인지 알 수 없었어요. 이것으로 어떻게 게임을 하라는 건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어요.

 

다이소 USB 방식 유선 게이밍 키보드 1017118은 전체적으로 키가 매우 뻑뻑했어요. 기계식 키보드의 누를 때마다 터지는 것 같은 맛과는 전혀 달랐어요. 아스팔트 맨바닥에서 박스를 질질 끌고 가는 느낌이었어요. 너무 뻑뻑해서 아주 꽉꽉 눌러야 했어요. 타이핑 칠 때 타격감이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타격감 같은 것 하나도 없었어요. 그저 아주 뻑뻑한 것을 억지로 때려서 끼워넣는 느낌이었어요.

 

타이핑 소음이 작다고 나와 있었어요. 기본적으로는 타이핑 소음이 그렇게 크지 않았어요. 문제는 키보드 키가 너무 뻑뻑해서 엄청 세게 두드려야 했어요. 아무리 타이핑 소음이 적은 키보드라고 해도 있는 힘껏 쾅쾅 치고 꽉꽉 누르면 타이핑 소음이 심해질 수 밖에 없어요. 툭툭툭툭 소리가 계속 났어요. 둔탁한 소음이었어요. 층간 소음 같은 소음이었어요.

 

다이소 USB 방식 유선 게이밍 키보드 1017118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왼쪽 탭 키, 컨트롤 키, 숫자 패드의 엔터키가 정말 많이 뻑뻑했어요. 이건 강하게 친다고 잘 눌리지도 않았어요. 망치로 때리다시피 꽉 내리쳐야 간신히 눌렸어요.

 

하도 열받아서 주먹으로 쾅쾅 내리쳤어요. 그러면 잠시동안 조금 부드러워졌어요. 그렇게 타이핑치다가 또 컨트롤 키를 누르면 다시 아주 뻑뻑해져 있었어요. 이러면 몇 번을 또 연타해서 부드럽게 만들어줘야 했어요. 가죽 무두질해주는 것도 아니고 키보드 키가 너무 뻑뻑해서 툭하면 세게 몇 번씩 내리쳐야 했어요. 이렇게 형편없는 키보드는 처음이었어요. 옛날 옛적 챙챙 소리 울려퍼지던 키보드도 이것보다 훨씬 나았어요.

 

타이핑 치다가 머리 끝까지 화나서 키보드를 컴퓨터에서 뽑은 후 발로 콱콱 밟았어요. 너무 세게 밟을 수는 없었어요. 그러면 키보드가 아예 부서져버리니까요. 마음 같아서는 아주 박살내버리고 싶었지만 그건 참아야 했어요. 키보드도 제 돈이니까요. 몇 번 세게 내리치면 부드러워지는 것으로 봐서 발로 쾅쾅 밟아버리면 조금 나아질 것 같았어요. 그래서 발로 몇 번 세게 밟아버렸어요.

 

그랬더니 컨트롤 키가 조금 부드러워졌어요.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어요. 조금 후에 다시 뻑뻑해졌어요. 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키보드 키를 뽑아서 사포로 싹 다 갈아버리고 싶었어요. 게이밍 키보드라고 하는데 이걸로 게임하다가는 열받아서 키보드를 있는 힘껏 계속 내리칠 거에요. 혹시 모르겠어요. 그렇게 주먹으로 여러 번 내리치면 키보드가 부드러워질 수도 있어요.

 

다이소 USB 방식 유선 게이밍 키보드 1017118은 장점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장점을 못 찾았어요. 가격이 5천원이라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일 거에요. 키보드는 기본적으로 타이핑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물건인데 타이핑이 어렵고 이로 인해 오타가 자꾸 많이 나니까요.

 

아무리 싼 게 비지떡이라지만 이건 정말 심했어요. 어지간하면 물건 험하게 안 다루는데 이것만큼은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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