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국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일영역 - 방탄소년단 BTS 봄날 (spring day) MV 촬영지, 일영유원지 교외선 철도 출사지

좀좀이 2022. 1. 4. 21:10
728x90

"바람 좀 쐬러 갈래?"

 

2022년 새해가 되었어요. 친구가 새해가 되었는데 얼굴 한 번 보자고 했어요.

 

"어디?"

"아무 데나."

 

서울은 요즘 너무 규제가 심해요. 우울하다 못해 암울한 분위기가 진해졌어요. 저는 원래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해요. 그런데 요즘은 모두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있어요. 누구 하나 예외없이 모두가 정신 상태가 매우 위험해요. 모두 극도로 예민하고 민감해요. 도처에 시한폭탄이 된 사람들이 넘쳐나요. 그래서 사람 많은 곳은 조금 피하고 싶었어요. 사람 많은 곳 가면 아주 별 거 아닌 건데도 울컥하고 화내고 싸우려 들려고 하는 걸 참는 모습을 아주 쉽게 볼 수 있어서요.

 

"사람 별로 없는 곳으로 갈까?"

"가서 적당히 바람 쐬게?"

"어."

 

바람 쐴 곳은 많아요. 서울에서 조금 벗어나면 바람 쐴 만한 한적한 곳은 도처에 있어요. 오히려 너무 많아서 문제에요. 어디로 가야할지부터 정해야 했어요. 만약 서울 서쪽으로 간다면 제가 먼저 서울로 가야 했어요. 서울 동쪽으로 간다면 아마 친구가 제가 있는 쪽으로 올 거였어요. 친구가 제가 있는 쪽으로 올지, 제가 친구 있는 쪽으로 갈지 결정해야 했어요.

 

"내가 너 있는 곳으로 갈께. 모처럼 드라이브 좀 하게."

"나 있는 쪽? 의정부?"

"응."

 

친구가 의정부로 온다고 했어요. 의정부에서 제가 사는 곳으로 와서 저를 태우고 같이 드라이브 가기로 했어요.

 

"의정부면 어디 갈까?"

"동두천?"

"동두천? 거기 별 거 없잖아. 미군 기지 보러 갈래?"

 

동두천은 전에 친구와 한 번 가봤어요. 동두천은 미군기지가 유명해요.

 

"포천?"

"거기는 몇 번 갔잖아."

 

포천은 드라이브 가기 좋은 곳이에요. 정확히는 드라이브로 가야 하는 곳이에요. 대중교통으로 가기 매우 나빠요. 의정부에서도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한 세월인데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훨씬 더 많이 걸려요. 포천은 경치 좋은 곳이 여러 곳 있지만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워서 의정부 살고 있는 저도 거의 안 가는 곳이에요. 포천으로 가면 좋기는 한데 포천도 친구와 여러 번 갔어요. 친구가 차 몰고 의정부 와서 갈 곳 없으면 포천 갔거든요.

 

"남양주?"

"팔당? 두물머리? 거기 갔었잖아."

 

남양주로 간다면 팔당댐, 두물머리 등이 있어요. 그쪽도 친구와 가봤어요.

 

'안 가본 곳 없나?'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있다!

 

친구와 안 가본 곳이 있었어요.

 

"장흥 일영 갈래?"

"장흥? 거기는 어디인데?"

"거기가 원래 대학생들 MT 잘 가던 곳이야."

 

친구에게 장흥, 일영 가자고 했어요. 장흥, 일영은 계곡 피서지로 유명한 곳이에요. 한때는 대학교 MT 가는 곳으로 매우 유명했어요. 경기도 북부의 대표적인 여름 계곡 피서지에요. 일영, 장흥의 단점이라면 대중교통으로 가기 애매해요. 위치상으로도 고양시와 의정부시 중간 즈음에 있어요. 그런데 의정부에서 고양시로 가는 버스가 일영역, 장흥역을 지나가지는 않아요. 유명하기는 한데 막상 가려고 하면 뭔가 조금 애매한 곳이에요.

 

저도 장흥은 아주 예전에 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할 때 학원에서 원생들 데리고 놀러갈 때 가봤어요. 그때 외에는 안 가봤어요. 그 당시 기억으로는 상당히 예쁜 곳이었어요. 가을이라서 더욱 예뻤어요. 그 외에는 안 가봤어요.

 

"거기 가자."

 

친구가 일영, 장흥 가자고 했어요. 친구가 의정부로 왔어요. 친구 차를 타고 일영역을 향해 갔어요. 일영역은 일영유원지에서 조금 거리가 있지만 교외 시골인 만큼 주변이라고 해도 되요. 도시에서의 주변 기준과 시골에서의 주변 기준은 달라요. 시골에서의 주변 기준은 도시에서의 주변 기준보다 훨씬 더 멀어요. 일영역을 가려면 지도에서 일영역을 검색하면 되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며 교외선 일영역에 도착했어요.

 

 

"여기 폐역인가?"

"아마 그럴껄? 지금 기차는 안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진짜 그런가 보다."

 

철로 위쪽 표면이 맨질거리지 않고 녹슬어 있었어요. 이는 기차가 안 다니는 철로라는 것을 의미했어요.

 

 

"여기 괜찮은데?"

"여기도 철도 사진 찍는 사람들 꽤 오는 곳일 거야."

 

제가 알기로는 일영역도 사진 찍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이 기차역 및 철도 사진 찍으로 잘 오는 역 중 하나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일영역은 경기도 교외선 역 중 하나에요. 주소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일영로647번길 25에요. 지번 주소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삼상리 291-3이에요.

 

일영역 개업일은 1961년 7월 10일이에요.

 

 

 

 

교외선이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경의선 능곡역과 경기도 의정부시에 있는 경원선 의정부역 간 31.9㎞ 구간을 연결하는 철도 노선이에요. 교외선은 경의선의 지선으로 분류되요.

 

교외선은 처음에는 관광열차로 운행되었어요. 주요 목적은 관광열차와 군사 관련 화물선이었어요. 교외선에 있는 모든 역에는 인근 군부대로 연결되는 전용 지선이 있었고, 노반 축중도 일반 철도에 비해 훨씬 무거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치했어요. 일반 철도보다 더 무거운 하중을 버티도록 건설한 이유는 주한미군에서 활용하는 자주포, 전차를 수송하기 위해서였어요.

 

"야, 이거 봐! 신풍제약이다!"

 

2020년 한국 증시를 뛰어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뜨겁게 만들었던 신풍제약이었어요.

 

 

 

2020년 전설의 피라맥스 신풍제약이었어요. 박셀바이오까지 있었으면 완전 딱이었는데 박스루킨 박셀바이오는 없었어요. 2020년은 피라맥스 신풍제약과 박스루킨 박셀바이오의 해였어요. 신풍제약과 박셀바이오를 샀으면 내 인생이 달라졌다. 자취방을 새로 구하는 게 아니라 건물주가 되어 있었을 거에요.

 

저와 같이 드라이브 온 친구를 보며 웃었어요. 2020년에 친구가 신풍제약과 박셀바이오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때 둘 다 이렇게 오른 주식이 더 가겠냐며 안 샀어요. 그런데 그게 역사적 저점이었어요. 특히 박스루킨 박셀바이오는 친구가 11월에 제게 손에 손 잡고 같이 들어가자고 했었어요. 함께 주먹 꽉 쥐고 버텨서 부자되자고 했어요. 하지만 솔직히 둘 다 무서워서 그러지 못 했어요. 저는 농자천하지대본을 부르짖으며 소심하게 미국 종자회사 코르테바 주식 CTVA와 세계 4대 곡물 메이저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 ADM 주식 1주를 매수했어요. 친구는 박셀바이오로 단타쳐서 조금 먹고 나왔어요. 그리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박셀바이오는 많은 사람들에게 떼돈 안겨줬어요. 그때 눈 딱 감고 친구와 내 인생 여기까지 몰빵 배팅 들어가야 했어요.

 

 

 

기차역을 더 돌아다녔어요.

 

 

일영역에서 차 타고 조금 가면 일영유원지가 나와요. 일영, 장흥은 경기도 북부에서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해요. 그런데 저는 아주 나중에 알았어요. 정작 제가 서울에서 대학교 다닐 때는 일영, 장흥을 잘 몰랐어요. MT 간다고 하면 강촌이 최고였어요. 그러고보니 일영, 장흥은 이제 기차가 안 가는데 강원도 춘천시 강촌은 무려 지하철이 다니는 동네가 되었어요.

 

 

"여기에서 '나 다시 돌아갈래!' 외쳐?"

 

친구가 영화 박하사탕 명대사 '나 다시 돌아갈래!'를 떠올렸어요. 그래요, 2020년 1월 2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미래를 아니까 신풍으로 쫙 발라먹고 겨울에 마무리로 박셀바이오로 싹 발라먹고 2021년을 기쁘게 맞이해서 비트코인 풀매수 땡긴 후에 비트코인으로 발라먹고 도지코인 같은 거 또 갈아타서 발라먹고 바로 TQQQ 환승했으면 아파트 한 개 동 전체가 내 꺼였을 거에요.

 

하지만 너무 많이 돌아간다면 그건 안 좋아요. 수능 전날로 돌아가봐요. 옛날에 공부한 거 다 잊어버린 지 오래인데 지금 다시 수능치라고 하면 몇 등급 나오겠어요. 여기에 군대도 또 가야하는 상황이라면 너무 토쏠려요. 그러니까 적당히 2020년 1월 정도? 아니면 2017년 1월? 그때가 딱이네요.

 

누군가는 그보다 훨씬 전으로 돌아가서 비트코인 처음 등장했을 때 캐었으면 대박일 거라 말할 거에요.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정작 코인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에요. 비트코인 초창기에는 한국에서 투자할 방법 자체가 아예 없었어요. 비트코인 보관하려면 따로 하드디스크에 지갑 프로그램 받아서 저장해야 했어요. 괜히 비트코인 담긴 하드디스크 잃어버리고 버렸다고 땅을 치고 후회하는 사람들이 있는 게 아니에요. 이후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세계 최대 거래소인 마운트곡스를 통해 투자하는 방법이 있었어요. 그런데 마운트곡스가 해킹당해서 비트코인 털리고 파산해버렸어요. 그러니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2017년 1월로 돌아가서 2차폭등부터 발라먹어도 충분해요. 물론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게 문제지만요.

 

 

 

 

일영역은 과거 전지현, 차태현이 출연한 전설적인 영화 엽기적인 그녀 촬영지 중 하나에요. 기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기차역인데다 서울에서 가까워서 촬영지가 되었다고 해요. 원래는 함양역에서 촬영하려고 했지만, 그쪽은 그 당시 기차가 많이 다니는 기차역이라 촬영할 수 없었고, 철도청에서 대신 일영역을 추천했다고 해요.

 

최근에는 방탄소년단 BTS가 봄날 (spring day) MV를 촬영한 곳으로 유명해졌어요. 그래서 방탄소년단 팬클럽인 아미들이 여기 와보곤 한다고 해요.

 

 

 

"매니아 중 철도 매니아들은 악명 높은 편이야."

"진짜? 왜?"

 

친구에게 철도 매니아들이 악명 높은 편이라고 이야기해주자 친구가 신기해했어요.

 

철도도 매니아가 있어요. 철도는 육중한 기계와 여행, 그리고 패턴이 합쳐져 있어요. 그래서 철도 매니아들도 꽤 많아요. 이 중 대부분은 멀쩡한 사람들이지만, 유독 극성인 인간들도 있어요. 이들을 은어로 '철싸대'라고 불러요. 들어가지 말라는 곳 들어가는 것은 기본이고, 뭔가 떼어가고 훔쳐가는 일도 종종 있어요. 악성 철도 매니아는 그 악행이 상상을 초월해요.

 

또한 이런 절도 수준의 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사소한 지연, 노선 변경에 발광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자기가 불편해져서 화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패턴이 틀어졌다'는 이유로 발광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패턴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철도에 유독 환호해요.

 

철도 매니아 뿐만 아니라 사진 촬영 좋아하는 사람들도 철도 사진 찍으러 가면 문제 일으키는 행동을 하고픈 욕망에 휩싸여요. 철도 사진 찍으러 가보면 사진이 가장 예쁘게 나오는 자리는 철도 한가운데에요. 철도 한가운데에서 찍어야 대합실도 예쁘게 나오고, 철도도 예쁘게 나와요. 철도에서 사진 찍기 제일 좋은 자리는 철도 한가운데에요. 당연히 진짜 기차가 잘 다니는 철도라면 철도 한가운데에서 사진 촬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해요. 그런데 사진 매니아들은 또 육중한 장비에 육중한 삼각대에 구도 잡고 별별 짓 다 하며 세팅한다고 한 세월이에요.

 

 

일영역 대합실로 갔어요.

 

 

 

일영역에서 오래 머무르지는 않았어요. 그렇지만 매우 재미있었어요. 날도 별로 안 추워서 돌아다니며 구경하기 좋았어요.

 

철도 사진 촬영 좋아하는 분이라면 일영역 가면 재미있을 거에요. 일반인도 일영유원지 가는 길에 잠시 들려서 잠깐 구경하고 가는 것도 좋아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