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프랜차이즈카페 메뉴

던킨 신메뉴 아이스 화이트 뱅쇼

좀좀이 2021. 11. 1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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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음료는 아이스 화이트 뱅쇼에요.

 

"이번에 던킨 가면 뭐 먹지?"

 

심야시간에 24시간 카페를 찾아 서울로 가는 길이었어요. 이번에 가는 24시간 카페 중에는 던킨이 있었어요. 던킨은 제가 안 먹어본 것이 매우 많아요. 안 먹어본 것 뿐만이 아니에요. 안 마셔본 음료도 많아요. 배스킨라빈스는 아이스크림만 여러 종류 엄청 다양하게 먹어봤고 그 외 음료 같은 것은 단 하나도 안 먹어봤어요. 반면 던킨은 도넛도 안 먹어본 것 투성이고 음료는 말할 것도 없었어요. 던킨 매장 중 카페 가는 목적으로 가고 싶게 널찍한 매장을 거의 못 봤어요. 그래서 던킨 가서 음료 주문할 일이 거의 없었어요.

 

'던킨 가서 음료 마셔볼까?'

 

던킨에서 아메리카노는 한 번 마셔봤어요. 아메리카노는 너무 무난한 선택이었어요. 더욱이 이날은 던킨만 가는 일정이 아니었어요. 심야시간에 24시간 카페를 한 곳 갔다가 다음에 가는 곳이 던킨 24시간 카페였어요. 처음 가는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실 생각이었어요. 첫 번째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마신 후 던킨 가서 또 아메리카노 마시고 싶지는 않았어요. 둘 다 아메리카노 마시면 돈은 많이 절약될 거에요. 그렇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던킨은 이것저것 많고 안 마셔본 것도 많은 정도가 아니라 죄다 안 마셔본 거라 이미 마셔본 아메리카노 말고 다른 음료를 마시고 싶었어요.

 

"던킨 신메뉴 음료 있지?"

 

버스 안에서 던킨에서 얼마 전에 겨울 특선 신메뉴 음료가 출시된 것이 떠올랐어요. 던킨에서 화이트 뱅쇼를 출시했어요. 겨울은 뱅쇼의 계절. 겨울이 되면 여러 카페에서 뱅쇼를 판매해요. 언젠가부터 카페의 겨울 음료 메뉴는 뱅쇼가 되었어요. 아직 날이 그렇게 많이 춥지는 않지만 뱅쇼를 판매할 때가 되기는 했어요. 날씨가 안 추울 뿐이지 11월이니까요.

 

"화이트 뱅쇼 마셔야겠다."

 

첫 번째 간 24시간 카페에서는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두 번째 갈 던킨 24시간 카페에서는 화이트 뱅쇼를 마시기로 했어요. 아직 전혀 겨울 같지 않고 아주 가을 같지만 날씨를 앞서서 겨울 기분을 내기로 했어요. 솔직히 제게 뱅쇼 맛은 한겨울보다 오히려 가을에 더 어울리는 맛이에요. 뱅쇼 맛이 주는 느낌이 왠지 가을 단풍 아래에서 마셔야 제맛일 거 같아요. 아직 낙엽이 다 안 떨어졌고 단풍이 예쁘게 들어 있으니 아침에 창밖 보면서 뱅쇼 마시면 낭만적인 11월 아침이 될 거에요.

 

어둠이 짙게 깔린 이른 새벽, 던킨 24시간 카페에 도착했어요.

 

"화이트 뱅쇼 어디 있지?"

 

계산대 옆에 아주 잘 보이게 화이트 뱅쇼 광고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었어요. 아주 짧게 당황했어요. 메뉴 전광판을 봤어요. 화이트 뱅쇼가 있었어요.

 

"화이트 뱅쇼 하나 주세요."

"예."

"그런데 화이트 뱅쇼는 안 보이는 컵에 주나요?"

"뜨거운 것은 이런 컵에 담아드리고 아이스는 투명한 플라스틱 컵에 담아드려요."

 

직원이 화이트 뱅쇼를 뜨거운 것으로 주문하면 내용물을 밖에서 아예 볼 수 없는 컵에 담아주고 아이스로 주문하면 속이 잘 보이는 투명한 플라스틱 컵에 담아준다고 했어요.

 

"그러면 아이스로 주세요."

 

화이트 뱅쇼를 아이스로 주문했어요.

 

잠깐만, 뭔가 이상하다?

 

뱅쇼가 아이스라고?

 

뱅쇼가?

 

Vinchaud가?

 

화이트 뱅쇼가 아이스가 된다고 해서 아이스로 주문하기는 했어요. 주문한 다음에 순간 머리가 혼란스러워졌어요.

 

뱅쇼는 끓인 와인이잖아?

 

vin은 프랑스어로 '와인'. chaud는 프랑스어로 '뜨거운'. 뱅쇼가 괜히 이름이 뱅쇼가 아니에요. 이름부터 뜨거운 와인이에요. 실제 뱅쇼는 와인에 계피와 오렌지 같은 과일을 넣고 끓여서 만들어요. 아무리 프랑스어 공부한지 엄청 오래 지났고 불어 다 까먹었다고 해도 vin, chaud 같은 아주 기초적인 단어는 기억해요. 그리고 겨울에 유럽 여행 가서 뱅쇼를 마셔본 적도 있어요. 뱅쇼는 애초에 끓인 와인. 그러니까 따스한 와인이에요. 이걸 아이스?

 

끓인 걸 다시 아이스로?

 

뭔 팥빙수 끓여먹는 소리야?

 

뱅쇼를 아이스로 만들 거라면 애초에 끓일 필요가 없잖아요. 물론 조리과정에서 끓이는 작업은 알코올을 날려버리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요. 애써 끓인 것을 왜 다시 차갑게 만들어요. 이건 마치 팥빙수 끓여먹는 것과 같았어요. 기껏 팥빙수 만든 다음에 다시 끓일 거라면 뜨거운 물에 팥과 토핑 바로 집어넣으면 되잖아요. 왜 힘들게 얼음은 얼리고 갈아요.

 

이 무슨 상식 파괴적인 음료입니까.

 

제가 주문한 아이스 화이트 뱅쇼가 나왔어요.

 

던킨 신메뉴 음료 아이스 화이트 뱅쇼는 이렇게 생겼어요.

 

 

던킨 아이스 화이트 뱅쇼에는 계피와 귤 슬라이스가 들어가 있었어요. 슬라이스로 들어간 시트러스 계열 과일은 아무리 봐도 오렌지가 아니라 귤이었어요.

 

 

컵 홀더를 벗겼어요.

 

 

던킨에서는 화이트 뱅쇼에 대해 '투명한 화이트 와인색 베이스와 상큼한 과일의 조화로 풍부한 맛을 내는 목테일 음료'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화이트 뱅쇼, 아이스 화이트 뱅쇼 둘 다 소개문이 같아요. 참고로 목테일은 알코올이 없는 칵테일이라고 해요.

 

 

던킨 아이스 화이트 뱅쇼 가격은 4500원이에요. 뜨거운 던킨 화이트 뱅쇼 가격도 4500원이에요.

 

던킨 아이스 화이트 뱅쇼 용량은 437g이에요. 열량은 260kcal이에요. 던킨 화이트 뱅쇼 용량은 287g이에요. 열량은 아이스 화이트 뱅쇼와 동일한 260kcal이에요.

 

 

위 사진과 같은 모양 만들기 참 힘들었어요. 계피와 귤을 한 곳에 모아서 사진 찍고 싶은데 얼음이 계속 방해했어요. 어떻게 간신히 모양 만들어진다 싶어서 조금 건드리면 다시 둘이 이산가족 되었어요. 한참 빨대로 둘을 잘 배치하려고 휘적휘적해서 만든 게 저 모양이에요.

 

"살다 살다 아이스 뱅쇼는 또 처음 마시네."

 

이게 직원이 임의적으로 만든 메뉴가 아니에요. 진짜 정식 메뉴에요. 던킨 홈페이지 가보면 화이트 뱅쇼가 있고 아이스 화이트 뱅쇼가 있어요. 비엔나 커피에서 휘핑 크림 빼고 달라고 했다가 아메리카노 받아들고 충격받았던 기억 이후 참 사람 놀라게 한 음료였어요.

 

"이거 무슨 맛 나지?"

 

던킨 신메뉴 아이스 화이트 뱅쇼를 마시기 시작했어요.

 

정신이 번쩍 돌아온다.

 

던킨 신메뉴 아이스 화이트 뱅쇼는 포도주 비슷한 맛이 났어요. 포도 주스 맛이 아니라 와인맛이었어요. 왠지 알코올이 있을 거 같은데 알코올은 없었어요. 알코올이 있다면 제 몸이 즉각 반응했을 거에요. 몸이 미량의 알코올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거든요. 그런데 맛은 알코올이 섞인 것 같은 맛인데 몸에서 아무 반응이 없었어요. 알코올 특유의 쓴맛이 섞이고 단맛이 많이 억눌린 와인 맛이었어요. 스위트 와인이기는 하지만 마시면 술맛 확 나는 와인 맛이었어요.

 

여기에 계피향이 꽤 느껴졌어요. 음료를 입에 빨아들여서 물고 있을 때는 와인향과 맛이 느껴졌어요. 그러다 음료를 삼킬 때 계피향이 조용히 잘 돌아가다가 갑자기 터져나오는 보일러 매연처럼 팍 터져올라왔어요. 길지 않지만 강렬한 계피향의 폭발이었어요. 계피향 자체가 엄청 강한 것은 아닌데 순간적으로 확 터져올라왔다가 싹 사라져서 강렬한 효과가 났어요.

 

여기까지는 괜찮았어요. 맛있었어요. 그 다음이 진짜였어요.

 

"셔!"

 

던킨 신메뉴 아이스 화이트 뱅쇼를 삼키자 엄청나게 강한 신맛이 관자놀이까지 확 올라왔어요. 신맛이 엄청 날카로우면서 매우 묵직했어요. 설마 신맛이 날까 예상 못했는데 끝에서 신맛이 엄청나게 강하게 확 올라와서 깜짝 놀랐어요. 정말로 셨어요. 배스킨라빈스에서 레인보우 샤베트를 처음 먹었을 때 충격만큼 신맛이 매우 강했어요. 맛 전체에서 신맛이 확 나는 것도 아니고 예고 하나 없이 갑자기 매우 강한 신맛이 머리를 제대로 타격했어요.

 

비유하자면 계피향이 가볍게 볼 탁 치면서 이제 제대로 한 방 먹일 거니까 각오하라면서 주먹 보여주고 이 꽉 다물라고 하고서는 갑자기 발로 있는 힘껏 발로 복부를 가격하는 느낌이었어요. 계피향이 앞으로 엄청난 신맛이 올 거라고 경고를 하기는 하는데 그러려면 신맛이나 새큼한 향 계열로 경고해야죠. 신맛과 전혀 관계없는 계피향으로 경고하고 매우 강한 신맛이 타격하자 방심한 것까지 합쳐져서 충격이 2배였어요.

 

밤새 서울을 돌아다녀서 피곤했는데 정신이 번쩍 돌아왔어요. 맨 마지막에 잔향으로 아주 살짝 가볍게 느껴지는 포도향 따위는 신경도 안 쓰였어요. 그저 신맛의 충격에 얼떨떨했어요.

 

던킨 신메뉴 아이스 화이트 뱅쇼는 잠 깨고 싶을 때 한 잔 마시면 매우 좋을 음료였어요. 뭔가 건강해지는 거 같기도 하고 정신도 번쩍 드는 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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