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밀크티2021. 10. 1. 08:33

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밀크티는 아마스빈 초콜렛 밀크티에요.

 

카페에서 글을 쓰고 나온 후였어요. 이왕 나왔으니 조금 걷다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별 생각 없이 걷다가 투썸플레이스 글을 얼마만에 쓴 건지 궁금해졌어요. 블로그에 들어가서 투썸플레이스를 검색해봤어요. 제 블로그에 글 자체가 거의 없었어요. 그럴 만도 했어요. 투썸플레이스를 언제 갔는지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했어요. 투썸플레이스는 잘 가지 않았고 24시간 카페 갈 때나 몇 번 가봤어요.

 

"이거 마지막 글이 2019년이었네?"

 

깜짝 놀랐어요. 투썸플레이스 안 간 지 꽤 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안 갔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어요. 작년 한 해 동안 카페를 거의 안 갔어요. 올해도 카페를 잘 가지 않았어요. 저는 주로 심야시간에 카페에 가서 음료 마시며 글을 쓰곤 했어요. 그런데 수도권은 작년 11월 24일부터 계속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실시중이에요. 24시간 카페는 전멸해버렸어요. 그래서 카페를 안 갔더니 카페 자체를 엄청나게 잘 안 가게 되었어요. 그래도 2019년에 쓴 글이 마지막 글일 줄은 몰랐어요.

 

"나 진짜 카페 안 갔구나."

 

정말 카페에 안 갔어요. 1년 넘게 카페 신메뉴 마시는 것은 거의 잊고 있었어요. 카페 신메뉴라고 해야 스타벅스만 갔어요. 이렇게 까맣게 잊고 살 수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랐어요.

 

길을 걸으며 돌아다니던 중이었어요. 이번에는 아마스빈이 보였어요.

 

"아마스빈도 안 간 지 엄청 오래되었네?"

 

한때 제가 정말 많이 사랑했던 아마스빈이었어요. 아마스빈은 밀크티 전문 카페에요. 제가 마셔본 여러 밀크티 중 아마스빈은 공차 다음으로 밀크티를 잘 만드는 카페였어요. 공차 밀크티가 제일 맛있고 그 다음이 아마스빈 밀크티였어요. 나머지는 전부 솔직히 별로였어요. 밀크티 전문점이라고 하는 곳 가봐야 가격만 비싸고 아마스빈보다 맛이 못했어요. 밀크티는 공차, 아마스빈이 제일 맛있었어요.

 

아마스빈은 한때 진짜 자주 이용했어요. 광화문에 있는 아마스빈에서 밀크티 하나 구입해서 종로5가를 향해 걸어가면서 밀크티를 쪽쪽 빨아먹었어요. 마지막 타피오카 펄까지 다 빨아먹으면 탑골공원 근처에 있는 인사동 입구로 들어가는 횡단보도가 나왔어요. 여기 근처에 있는 쓰레기통에 컵을 버리고 조그만 더 걸어가면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 버스 정류장이었어요. 여기에서 106번이나 108번 버스를 타고 의정부로 돌아오곤 했어요.

 

하지만 2020년부터 이렇게 못 다녔어요. 그리고 이제는 이렇게 다니고 싶어도 다닐 수 없게 되었어요. 광화문에 있는 아마스빈 매장이 없어져버렸어요. 왜 없어졌는지 궁금해요. 광화문 아마스빈 매장은 장사가 꽤 잘 되었어요. 광화문은 경찰이 많은 지역이에요. 광화문 광장, 주한미국대사관 등 항상 경찰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는 주요 지역이에요. 그래서 경찰들이 아마스빈 와서 음료를 잘 사갔어요. 여기에 사무실이 많아서 직장인들도 음료를 사러 잘 오던 곳이었어요. 항상 장사가 잘 되는 곳이었는데 어느 날 사라져버렸어요.

 

그러고보니 108번 버스도 없어졌어요. 심야시간에 종로에서 의정부로 돌아올 수 있는 버스였어요. 의정부역에서 막차가 0시 20분 정도에 있었어요. 그래서 그 버스가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 버스 정류장에 도착할 때는 새벽 1시 반쯤 되었어요. 이것도 버스 배차 시간이 매우 단축된 거였고, 그 전에는 새벽 1시 근처에 의정부역에서 서울로 가는 막차가 있었어요. 그런데 올해 8월부터 108번 버스도 사라졌어요.

 

"아마스빈은 뭐 없나?"

 

모든 것이 바뀌었어요. 그리고 저도 1년 넘게 그 이전에 당연히 여기던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잊어버렸어요. 아마스빈도 안 간 지 1년이 넘었어요. 인스타그램에 들어가서 아마스빈은 뭐 없는지 봤어요.

 

"초콜렛 밀크티? 이거나 마셔볼까?"

 

초콜렛에 우유 타서 밀크티라고 한 게 아니라 진짜 홍차가 들어갔다고 나와 있었어요. 한때 우유에 차를 섞지도 않고 밀크티라고 하는 엉터리 밀크티들이 창궐했었어요. 차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데 대체 왜 밀크티 이름을 붙이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아마스빈은 이런 장난을 치지 않았어요. 그래도 혹시 몰라서 다시 한 번 확인해봤어요. 분명히 홍차가 들어가 있다고 나와 있었어요.

 

아마스빈은 믿을 수 있다.

 

아마스빈은 믿고 마실 수 있는 카페. 아마스빈도 안 간 지 1년 넘었어요. 그래서 아마스빈으로 갔어요. 아마스빈에 가자마자 초콜렛 밀크티를 주문했어요.

 

"혹시 초콜렛에 우유 들어간 거 주문하시는 거 아니죠?"

"예. 이거 차 들어가죠?"

"예, 차 들어가요."

"맞아요. 초콜렛 밀크티 주세요."

 

초콜렛 밀크티에 차가 들어가는 것을 서로 확인했어요. 그 후 초콜렛 밀크티를 주문했어요.

 

아마스빈 초콜렛 밀크티는 이렇게 생겼어요.

 

 

아마스빈에는 초콜렛 밀크티가 있고 초코 버블티가 있어요. 여기에서 차가 들어간 밀크티는 초콜렛 밀크티에요. 초코 버블티는 우유로 만든 버블티에요. 둘 다 우유가 들어가기는 할 거에요. 이 중 차가 들어가는 건 초코 밀크티고, 초코우유 같은 것은 초코 버블티에요. 아마스빈 음료 구분 설명 중 버블티는 '우유로 만든 달콤한 버블티'라고 나와 있어요.

 

 

아마스빈 초콜렛 밀크티는 주문할 때 홍차 종류를 선택할 수 있어요. 아마스빈은 밀크티 주문할 때 얼그레이, 루이보스, 아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요. 저는 아쌈으로 주문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밀크티 중 아쌈 밀크티를 가장 좋아해요. 사람마다 밀크티를 좋아하고 밀크티 마시는 이유가 제각각이에요. 저는 밀크티 마실 때 커피 대용으로 잘 마시는 편이에요. 그래서 맛이 강한 밀크티를 좋아해요. 지금까지 경험에 의하면 얼그레이보다 아쌈이 맛이 더 강했어요. 그래서 밀크티를 주문할 때 홍차를 선택할 수 있으면 대체로 아쌈으로 주문하는 편이에요.

 

 

아마스빈 초콜렛 밀크티 가격은 3500원이에요.

 

 

역시 아마스빈.

 

아마스빈은 진하고 독한 맛이 강점이다.

 

아마스빈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어요. 초콜렛 맛이 진했어요. 초콜렛 향도 진했어요. 역시 아마스빈다웠어요. 아마스빈 특유의 날카로운 쓴맛도 잘 느껴졌어요. 아마스빈 음료는 원색적인 편이고 특히 쓴맛이 조금 강한 편이에요. 영화 속 자객이 가슴 속에 칼을 품고 있는 것 같은 쓴맛. 아마스빈의 특징이에요. 아마스빈 음료 특징인 날카로운 쓴맛이 매우 잘 살아 있었어요.

 

아마스빈 초콜렛 밀크티는 진한 액체 초콜렛을 마시는 맛이었어요. 그러나 갈증을 유발하지 않았어요. 맑으면서 날카로운 맛. 이건 맹물맛과는 다른 맛이에요. 정말로 초콜렛의 쓴맛과 차의 쓴맛이 섞여서 날카로운 쓴맛이 느껴졌어요. 초콜렛 맛 진한데 맑고 시원했어요. 초콜렛 음료는 마시면 보통 갈증을 더 유발하고 침이 매우 찐득해지는 특징이 있는데 이건 그런 것이 없었어요. 목 마른데 초콜렛 먹고 싶을 때 마시면 아주 좋을 맛이었어요.

 

아마스빈 초콜렛 밀크티에서 홍차향은 그렇게 강하지 않았어요. 초콜렛이 워낙 강해서 차 향은 많이 죽었어요. 홍차향이 원래 그렇게까지 독한 향은 아닌데 하필 결합한 것이 초콜렛이었고, 초콜렛은 향이 무지 강한 식재료에요. 여기에 원색적인 아마스빈이다보니 초콜렛은 장검 들고 싸우고 홍차는 쇠젓가락 들고 싸우는 꼴이었어요. 당연히 이건 뭔 짓을 해도 초콜렛이 이겨요.

 

그래도 차 흔적을 찾을 수 있었어요. 지푸라기 속 바늘 찾기 같은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쓴맛이 진하고 날카롭고 마셨을 때 목이 마르지 않다는 점에서 차가 쓴맛에 섞였음을 알 수 있었어요. 사실 초콜렛과 홍차가 섞이면 홍차가 제 향 내기는 어려워요. 보통은 초콜렛에 잡아먹히기 때문이이에요. 완전 다른 향이라면 초콜렛과 섞여도 존재감이 있는데 초콜렛향과 홍차향은 공유하는 부분이 꽤 있어요. 그래서 둘이 섞이면 홍차향이 엄청 진하게 나도 조금 느낌 다른 초콜렛에서 벗어나지 못해요.

 

아마스빈 초콜렛 밀크티는 깊은 초콜렛 맛이 나는 밀크티였어요. 초콜렛 맛을 조금 더 깊게 만들어준 게 홍차의 역할이었어요. 억울하면 강해지라고 하는데 홍차가 아무리 강해져봐야 초콜렛 못 이겨요.

 

타피오카 펄은 초콜렛 밀크티 속에서 자기 맛을 지키고 있었어요. 초콜렛 맛이 강해서 타피오카 펄이 고소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타피오카 펄은 초콜렛과 겹치는 맛이 워낙 적어서 초콜렛 밀크티를 입에 물고 있는 상태에서 오물오물 씹어도 타피오카 펄 고유의 맛이 살아 있었어요.

 

역시 믿고 마시는 아마스빈이었어요. 이건 1년간 안 오다 왔지만 변하지 않았어요. 그대로였어요.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아마스빈 만세였어요. 밀크티는 역시 공차, 아마스빈이 믿고 마시는 밀크티였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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