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패스트푸드

롯데리아 글로벌 물류대란 감자튀김 사이드 메뉴 포테이토, 양념감자 품절 사태

좀좀이 2021. 6. 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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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인터넷으로 뉴스를 쭉 보던 중이었어요. 경제 분야 기사를 하나씩 보고 있었어요.

 

"이번에는 감자야?"

 

롯데리아에 감자튀김 품절 사태가 발생했다는 기사가 보였어요.

 

 

"뭔 일이 있기에 감자가 품절이야?"

 

감자값 폭등 뉴스는 못 봤어요. 요즘 식품류 물가 폭등한다는 뉴스야 맨날 보이지만 감자 하나만 단일품목으로 콕 짚어서 폭등하고 있다는 뉴스는 본 기억이 없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롯데리아가 감자튀김 사이드 메뉴인 포테이토, 양념감자 품절 사태를 겪을 만한 일이라고는 딱히 떠오르지 않았어요. 기사 제목은 아주 선정적으로 사람 낚아보려고 '맥도날드 'BTS세트' 인기 탓?'이라고 대문짝만하게 걸어놨지만 당연히 이건 말도 안 되는 개 풀 뜯어먹는 소리였어요. 만약 이게 진짜라면 롯데리아만 왜 난리가 나요. 그보다 먼저 맥도날드에서 BTS세트 판매 중단 뉴스부터 대문짝만하게 실려야 정상이죠. 재고가 먼저 떨어져도 맥도날드가 먼저 떨어질 건데요.

 

기사를 쭉 봤어요. 역시 제목은 사람 낚으려고 일부러 저렇게 쓴 거였어요. 실제 롯데리아에 감자튀김 품절사태가 발생한 건 사실이었어요. 그러나 롯데리아에 감자튀김 품절사태가 발생한 진짜 이유는 BTS와 전혀 관련 없었어요.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인해 감자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요즘 롯데가 아주 동네 밥이야? 뭐 다 찔러봐?"

 

얼마 전 신세계 정용진 회장이 롯데에 야구로 도발했어요. 그거 때문에 발끈해서 롯데 신동빈 회장이 야구장에 직관하러 갔어요. 이번에는 기자가 쓸 데 없이 맥도날드 BTS 세트를 기사 제목으로 언급하며 롯데리아에 시비를 걸었어요. 요즘 가만히 보면 롯데가 아주 그냥 이놈 저놈 다 어그로 끌어보려고 쿡쿡 찔러보는 대상이 되었어요. 아무리 롯데가 대표적인 상품이 껌이라 해도 껌팔이 롯데 시절은 언젯적 이야기인데요. 오히려 롯데는 건설, 화학, 식품쪽에서 상당히 크고 유통, 관광 사업 규모도 엄청 큰 종합 대기업이에요.

 

"무슨 롯데 쿡쿡 찌르는 게 관종 필수 요소야?"

 

아무도 롯데리아에 감자 품절 사태가 발생했다고 해서 그걸 경쟁업체 맥도날드의 BTS세트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건 롯데리아가 보면 기분 엄청 나쁠 제목이었어요. 롯데리아 양념감자는 아직도 롯데리아 주력 상품 중 하나에요. 롯데리아 앞을 지나가다 매장 안을 보면 양념감자 먹는 사람들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롯데리아 양념감자는 중고등학생들의 맛있는 간식이에요. '감자튀김'으로 뭉뚱그려 본다면 맥도날드 것이 롯데리아 것보다 이미지가 더 나은 편이지만, 구체적인 메뉴로 보면 롯데리아 양념감자 인기가 맥도날드 감자튀김 인기보다 더 좋아요. 왜냐하면 맥도날드 가서 감자튀김만 사먹는 사람은 별로 안 보이지만 롯데리아 가서 양념감자만 사먹는 사람들은 여전히 종종 보이거든요.

 

'그나저나 글로벌 물류대란 여전히 장난 아닌가 보네.'

 

작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물류대란이 발생했어요. 항구마다 컨테이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운송할 배가 없어서 심각한 상황이라는 뉴스가 종종 보도되었어요. 이와 더불어 2021년 최고의 뜨거운 주식 종목으로 등극한 주식이 바로 코스피 011200 HMM 주식이에요.

 

 

코스피 011200 HMM 주식은 2020년 10월까지만 해도 주가가 1만원을 채 못 넘기고 있었어요. 10월까지만 해도 국제 물류대란이 발생할 조짐이 보인다는 뉴스가 간혹 보이기는 했지만 그렇게 주목받지도 못 했어요. 왜냐하면 10월에는 미국 대선이 있어서 전세계 이목이 다 거기에 쏠려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러나 11월 들어서 코스피 011200 HMM 주식 주가가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2021년 들어서자 주가가 대폭등하면서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주식 종목인 테슬라에 빗대어 '흠슬라'라는 별명까지 얻었어요.

 

코스피 011200 HMM 주식이 굉장한 이유는 단순히 주가가 많이 폭등했기 때문이 아니에요. 그따위 거라면 2020년 코스피 019170 신풍제약 주식, 코스닥 323990 박셀바이오 주식 같은 제약바이오 테마주도 있고, 코스닥 045660 에이텍 주식, 코스닥 224110 에이텍티엔 주식, 코스닥 025950 동신건설 주식, 코스닥 053160 프리엠스 주식 같은 이재명 테마주도 있어요. 여기에 올해부터는 정치 테마주의 시즌인 대선 테마주 시즌이 열릴 거에요. 아마 시즌2 정책 테마주 시즌이 열릴 거고 여기에서도 어쩌면 10배 상승 주식 같은 거 등장할 수도 있어요.

 

코스피 011200 HMM 주식이 굉장한 이유는 바로 채권 시장도 HMM이 동시제패했기 때문이에요. 2020년, 여러 재테크 방식이 많이 알려졌고, 이 중에 상관관계가 마이너스를 보이는 여러 자산을 집어넣어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는 자산배분 방식도 알려졌어요. 이쪽으로 대표적인 인물이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회장 겸 CEO인 레이 달리오 Raymond Dalio에요. 이때 레이 달리오는 채권이 쓰레기라고 몇 번을 이야기했지만 레이 달리오의 올웨더 포트폴리오 전략을 따라한다고 미국 장기채 ETF인 TLT 를 쓸 데 없이 포트폴리오에 꾸역꾸역 집어넣는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당연히 미국 장기채 ETF인 TLT는 미국이 마이너스 금리로 금리인하를 안 하고 오히려 금리인상 이야기가 나오니 TLT 주가가 쭉쭉 빠지고 원화 강세까지 발생해 달러원 환율이 쭉 하락하면서 손실이 꽤 났어요.

 

반면 진짜 '채권'에 대해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단순히 국채에 한정하지 않고 여러 종류의 다양한 채권을 보고 있었어요.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HMM199CB였어요.

 

HMM은 원래 현대상선이었어요. 그러나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체제로 넘어간 후 기업 이름이 HMM으로 변경되었어요. HMM은 경영실적이 계속 호전되어가고 있는 상태였어요. 이자발생부채가 상당히 많아서 어부의 가마우지처럼 버는 족족 이자 갚기도 벅차기는 했지만 경영 상황은 계속 개선중이었어요. 이렇게 아주 천천히 기업 정상화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던 중에 글로벌 물류대란이 터지고 2020년 3분기에는 2010년 3분기에 기록한 영업이익 2981억원 이후 10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 달성했어요.

 

이에 자신감을 얻은 HMM은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어요. HMM 은 2020년 12월 7일과 8일 이틀간에 걸쳐 2400억원 규모 CB 공모를 진행했어요. 이때 발행된 전환사채가 HMM199CB에요. 이 전환사채 조건이 아주 그냥 사장님이 미쳤어요 수준이었어요. HMM199CB 는 만기 5년짜리 전환사채였어요. 그런데 표면이자율이 1%, 만기이자율은 3%였어요. 표면이자율이란 매해 지급하는 이자를 의미해요. 전환사채에서 만기이자율은 만약 전환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만기까지 가서 전환사채를 그대로 상환받아야할 때 전환권 행사를 못한 것에 대한 보상 의미로 만기에 주는 추가 이자에요. 여기에 발행일을 기준으로 2년이 지나면 조기상환청구권 - 풋옵션까지 설정해놨어요. 전환가액은 12,850원으로 설정되었어요.

 

HMM이 저렇게 채권자들에게 사실상 퍼주는 조건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한 이유는 2017년에 6천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추진했다가 실권주가 2300억원어치 발생하며 흥행 참패했던 쓰라린 경험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반드시 전환사채 발행을 흥행 성공시키자는 굳센 의지로 아주 퍼주다시피 하는 조건으로 CB를 발행했어요.

 

보통 전환사채를 들고 있는 사람이 이득 보면 주식을 들고 있는 사람은 손해보기 마련이에요. 전환사채 투자자는 어떻게 보면 꽃놀이패를 들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주식으로 전환해서 주식시장에 던져서 차익을 볼 수 있으면 주식으로 전환해서 던져버리면 되고, 전환권 행사가 손해라면 가만히 들고 있으면서 이자 따박따박 받아먹다가 만기에 만기이자 받고 원금상환까지 받고 털어버리면 되요. 그래서 전환사채가 있는 주식은 주가가 잘 못 올라가기 마련이에요. 전환가액 위로 가면 전환사채 물량이 기어나오거든요.

 

그런데 HMM은 저런 전환사채 악재가 있는데도 그렇게 폭등했어요. HMM199CB 전환청구기간 시작일이 까마득히 멀리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HMM199CB는 전환청구기간은 당장 2021년 1월 10일로 설정되어 있었어요. 지금 HMM 주가를 보면 HMM199CB 물량은 주식 시장으로 싹 다 기어나왔을 거에요. 그러니까 지금 2021년 HMM 주가 폭등은 전환사채 투자자들한테 돈 챙겨줄 만큼 다 챙겨주고도 올라간 거에요. 이런 경우는 진짜 별로 없어요. 상승할 때 전환사채 물량 뚫어내는 게 진짜 어렵거든요. 그런데 HMM은 전환사채 물량을 뚫어내고 대폭등했어요. 전환사채고 주식이고 HMM을 건드린 사람들한테 다 돈다발 안겨줬어요. 주식시장에서 대폭등이야 항상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주식, 채권 양쪽 시장을 동시에 다 석권하는 경우는 엄청 없어요.

 

그러니까 HMM은 주식시장, 채권시장 둘 다 동시에 제패한 희대의 회사에요. 그리고 HMM이 이렇게 주식시장, 채권시장 둘 다 제패하는 기염을 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연히 글로벌 물류 대란 때문이었어요.

 

 

뉴스 기사 내용에 의하면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가 2021년 6월 14일 오후 롯데 배달 애플리케이션인 롯데이츠에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상 운송이 불안정해서 현재 포테이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포테이토 품절 사태가 발생했다고 나와 있었어요.

 

롯데이츠 홈페이지에 들어가봤어요. 진짜로 공지가 맨 앞에 떠 있었어요. 공지를 잘 봤어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해상 운송이 불안정하여 포테이토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매장에 따라 준비된 포테이토 재고가 소진될 경우 포테이토 단품 판매는 일시 중단되며, 세트 메뉴에 포함된 포테이토는 치즈스틱으로 변경하여 제공해 드릴 예정입니다.

 

또한 일부 행사가 일시적으로 중단되거나 변경될 수 있으며, 제품교환권 및 모바일 쿠폰의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린 점 양해의 말씀 드리며,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고객 여러분의 깊은 양해를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매장별 포테이토 재고 상황에 따라 상이

- 6월 15일, 25일 예정된 오!잇츠데이 행사 미운영

 

"진짜네?"

 

기사에 나와 있는대로 롯데리아는 감자튀김 품절 사태를 겪고 있었어요.

 

"이런 건 맥도날드가 겪어야 하는데..."

 

맥도날드는 현재 앤서니 마티네즈 대표이사 체제에요. 이분이 한국 부임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사상 초유의 토마토 대란 사태를 겪었어요. 2020년 9월, 토마토 가격이 폭등하면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계가 도저히 토마토 가격 감당이 안 되어서 토마토를 햄버거에서 빼버리는 사태가 발생했어요. 호주 사람이라고 하는데 아마 태어나서 2020년 9월 한국 토마토 대란 사태 이전까지 토마토 부족한 세상은 상상도 못해봤을 거에요. 그때 신고식 한 번 해보셨으니 이번에는 감자로 한 번 더 해보셔야 한국 시장의 매운 맛 제대로 체험하고 후에 호주 돌아가셨을 때 '내가 말이야, 한국에서 토마토 품절 사태도 겪어보고 감자 품절 사태도 겪어봤어'라고 무용담을 자랑하실 텐데요.

 

"롯데리아 가봐야겠다."

 

이런 건 또 참여 안 할 수가 없어요. 롯데리아에서 사상 초유의 감자 품절 사태가 발생했다고 하니 일부러 가보기로 했어요.

 

롯데리아 매장으로 갔어요.

 

 

무인주문기계를 얼핏 봤을 때는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었어요. DOUBLEX2 햄버거를 세트로 선택했어요.

 

 

"진짜네?"

 

사이드 메뉴로 포테이토, 양념감자를 선택할 수 없었어요. 대신 치킨너겟, 치즈스틱을 선택할 수 있었어요. 치킨너겟, 치즈스틱을 선택할 경우 추가 가격이 없었어요.

 

 

롯데리아 햄버거 세트에서 기본적으로 고를 수 있는 사이드 메뉴인 포테이토 미디엄 사이즈 가격은 단품 1500원이에요. 포테이토 라지 사이즈 가격은 1900원, 양념감자 가격은 2000원이에요. 치킨너겟 가격은 5조각 들어 있는 단품 가격이 1500원이에요.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치즈스틱. 롯데리아 치즈스틱 2조각 단품 가격은 2000원이에요. 감자튀김보다 500원 더 비싸요. 원래 평소에는 햄버거 세트를 시켰을 때 감자튀김을 치즈스틱 2조각으로 변경하려면 추가로 돈을 더 내야 해요. 그런데 이번에는 롯데리아가 감자 품절 사태라 강제로 감자튀김을 다른 사이드 메뉴로 바꿔주니까 미안해서인지 치즈스틱을 추가 요금 없이 선택할 수 있게 해줬어요.

 

'그러고 보면 지난 번 토마토 대란 때도 롯데리아가 대처 제일 잘 했어.'

 

2020년 9월 토마토 대란 때 롯데리아는 토마토가 들어가는 햄버거에 대해 토마토 없는 햄버거 시리즈를 응급조치로 긴급 비공식 출시했어요. 토마토 없는 햄버거 시리즈는 토마토 들어간 정상적인 메뉴보다 약간씩 더 저렴했어요. 굳이 토마토 먹고 싶은 사람은 토마토 들어간 일반 햄버거를 먹으면 되었고, 토마토 없는 햄버거도 괜찮다는 사람은 가격을 할인받고 먹었어요.

 

이번도 마찬가지였어요. 롯데리아는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인해 감자튀김 사이드 메뉴 포테이토, 양념감자 품절 사태가 발생하자 무료로 치즈스틱 업그레이드 선택권을 주었어요. 이러면 오히려 이득이었어요.

 

참고로 롯데리아는 심플로트에서 포테이토를 수입하고 있어요. 맥도날드는 램웨스턴 감자를 사용하고 있구요. 그래서 맥도날드 BTS세트 열풍과 롯데리아 감자 품절 사태는 아무 상관없어요. 이건 전적으로 글로벌 해상 운송 대란으로 인해 발생한 일이에요.

 

 

저는 당연히 감자튀김을 치즈스틱 2개로 변경했어요. 멀쩡한 치즈스틱이 나왔어요. 진짜로 오히려 이득이었어요. 롯데리아는 감자튀김보다 치즈스틱이 훨씬 더 맛있거든요. 평소에는 추가요금 내고 바꿔먹을 정도까지는 아니라 그냥 감자튀김을 먹었지만 이러면 이야기가 달랐어요.

 

롯데리아는 매장에 따라 준비된 포테이토 재고가 소진되면 감자튀김 포테이토, 양념감자 단품은 판매 중단하고, 세트 메뉴에 포함된 포테이토는 치즈스틱으로 변경해 제공한다고 밝혔어요. 롯데GRS는 이 비정상적인 이벤트에 대해 6월 17일 정도면 감자튀김 판매가 정상화되어서 끝날 거라고 전망했어요.

 

그냥 계속 감자 공급 안 되면 안 돼?

 

롯데리아 DOUBLEX2 세트 먹으며 매우 만족했어요. 감자튀김을 추가요금 없이 무료로 치즈스틱으로 변경해서 먹었기 때문에 더 만족스러웠어요. 속으로는 앞으로 그냥 감자튀김 대신 치즈스틱 2개 계속 주기를 바랬어요. 그러나 감자 공급이 다시 정상화되면 이 이벤트는 조용히 사라질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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