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프랜차이즈카페 메뉴

커피빈 콜드브루 수아 커피

좀좀이 2021. 4. 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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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커피는 커피빈 콜드브루 수아 커피에요.

 

'카페 안 가본 지 얼마나 되었지?'

 

카페 안 가본 지 상당히 오래되었어요. 기억을 되짚어봤어요. 2020년 11월 24일 이후 단 한 번도 안 갔어요. 바로 그날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된 날이었어요. 이때부터 수도권은 죽음의 도시가 되었어요. 그날부터 2주씩 2주씩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되었어요. 밤 9시가 되면 모든 식당과 카페가 영업을 종료해야 했고, 카페는 실내 취식이 아예 금지되었어요.

 

재작년까지 많은 사람들이 카페를 오픈했어요. 작년 한 해는 카페 운영하는 사람들 모두 엄청나게 괴로웠을 거고, 특히 수도권 카페 운영하는 사람들은 생지옥을 맛봤을 거에요. 8월 중순 2차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조치도 타격 크다고 했지만 그것은 순한 맛 시식용 맛보기 지옥이었고, 11월말 3차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조치가 진짜 지옥이었어요. 이때부터 1월 중순까지 카페는 아예 실내 취식이 금지되어 있었어요.

 

설상가상으로 이번 겨울은 해도 해도 너무 추웠어요. 말도 안 나오게 추웠어요. 밖에서 마스크 내리고 코로 숨을 딱 세 번만 들이마시면 코털이 얼어붙는 사상 초유의 추위였어요. 한국의 도시 한복판에서 숨 세 번 들이마셔서 코털이 얼어붙는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이렇게 추우니 밖에 나갈 일이 거의 없었어요. 어떻게든 밖에 안 나가려고 했어요. 밖에 나가봐야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서 정말 밖에만 있어야 하는데 한파가 정도를 넘었어요.

 

여기에 눈까지 꽤 자주 왔고 많이 왔어요. 마지막으로 눈이 많이 왔을 때였어요. 사람들이 미리 선제적 조치를 취한다고 염화칼슐을 잔뜩 뿌려놨어요. 그런데 그 염화칼슘조차 눈이 다 덮어버리고 엄청나게 쌓였어요. 초반에는 염화칼슘과 달리는 차 덕분에 차도에 눈이 쌓이지 못했지만 조금 지나자 그런 거 다 무시하고 눈이 인도고 차도고 매우 많이 쌓였어요. 이렇게 의정부에 한겨울에 눈이 매우 많이 내린 적은 별로 없었어요.

 

이러니 카페를 갈 리 없었어요. 1월 중순 넘어서 카페 실내 취식이 드디어 허용되었어요. 마음만 먹으면 카페를 갈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날씨가 밖에 나갈 날씨가 아니었어요. 너무 춥고 눈도 자주 내렸어요. 카페 신메뉴는 뭐가 나온지도 모르겠고, 나왔다 하더라도 그건 이미 신메뉴가 아니라 헌메뉴였어요.

 

설날 전날이었어요. 이번 설날에는 부모님 뵈러 안 내려가기로 했어요. 연휴가 끝나고 사태가 진정된 후에 내려가서 뵙기로 했어요.

 

'광화문 교보문고 가서 책이나 하나 사올까?'

 

마침 사서 보고 싶은 책이 하나 있었어요. 문득 정말 오랫동안 안 본 친구가 떠올랐어요. 11월초까지만 해도 종종 만나서 같이 밥 먹고 놀던 친구였어요. 그러나 11월 24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조치 이후 단 한 번도 안 만났어요. 서로 만날 상황이 아니었어요. 밥만 먹고 헤어지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카페는 실내 취식이 안 되니 만나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어요. 게다가 날이 너무 추워서 인간적으로 서로 서로를 보자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제가 서울로 가려고 해도, 친구가 의정부로 오려고 해도 식당 문이 밤 9시에 닫아버리기 때문에 친구가 일이 끝난 후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광화문 가는 김에 친구나 만나고 올까?'

 

친구한테 연락을 해봤어요.

 

"너 이번에 내려가?"

"응. 나는 내려가."

"이따 광화문 가면 커피 한 잔 할 수 있어?"

"나야 좋지."

 

잘 되었다!

 

이산가족 상봉하는 기분이었어요. 서로 만나고 싶은데 시대가 서로를 못 만나게 했어요. 광화문으로 달려갔어요. 친구에게 연락했어요. 친구와 만났어요. 몇 년 만에 극적으로 만난 것처럼 너무 반가웠어요. 그동안 서로 한 번 보고 싶어서 양쪽이 모두 접촉을 시도했으나 상황이 상황이라 못 만났어요. 1월 중순 이후로는 카페 실내 취식이 되어서 휴일에 만나려고 하면 만날 수는 있었지만 친구가 상당히 정신없이 바빠서 만나고 싶어도 못 보던 차였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어떻게 시간이 맞아서 극적으로 만날 수 있었어요.

 

"카페 어디 가지?"

"커피빈 가자."

 

광화문 근처에 있는 카페 중 커피빈으로 가기로 했어요. 커피빈으로 갔어요. 커피빈에는 1월 신메뉴로 스파클링 스트로베리 모히토, 스트로베리 바닐라 아이스 블렌디드, 스트로베리 망고 아이스 블렌디드, 아이스 스트로베리 라떼가 출시되어 있었어요.

 

커피빈은 커피가 최고야.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지존이야.

 

커피빈에서 제가 제일 사랑하는 메뉴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에요. 커피빈은 얼음 알갱이가 매우 잘고 바삭해요. 그래서 뚜껑을 열고 얼음까지 마시면 엄청 시원하고 맛있어요. 얼음을 씹어먹으면 별사탕 씹어먹는 기분이 들어요. 한여름에는 커피빈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최고에요. 겨울에도 커피빈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최고구요. 커피빈 가면 거의 대부분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골라요. 10번 가면 9번은 무조건 아이스 아메리카노에요. 이건 정말 너무 좋아해서 고르는 거에요.

 

오늘은 다른 거 마셔봐야지.

 

그러나 이날은 정말 너무 오랜만에 온 카페였어요. 커피 마시러 카페 온 건 11월 24일 이후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다른 커피를 마시기로 했어요.

 

'뭐 마시지?'

 

메뉴를 쭉 봤어요.

 

'콜드브루수아?'

 

'콜드브루수아'라는 커피가 있었어요.

 

'이거 무슨 커피지?'

 

일단 뭔지 모르기 때문에 주문했어요. 주문한 후 이게 무슨 커피인지 한참 생각했어요.

 

'아, 연유 들어간 커피!'

 

카페에서 연유 들어간 커피는 뒤에 sua 를 붙여요. sua 의 어원은 베트남어 sữa 에요. 베트남에는 연유를 넣은 커피를 cà phê sữa 라고 해요. 원래는 밀크 커피라는 말이에요. sữa 가 '우유'라는 뜻이에요. cà phê 는 커피구요. 그런데 베트남에서 카페 스어를 주문하면 십중팔구 가당 연유가 들어간 커피를 줘요. 베트남 여행 붐을 타고 베트남 커피가 한국에서 인기가 많아지자 카페에서 연유가 들어간 커피에 대해 sua 수아를 붙여서 이름을 붙이는 경향이 생겼어요. 그래서 카페들 돌아다니다 보면 연유 커피에 대해 '연유 커피'가 아니라 '카페수아'로 이름을 붙여놓은 경우를 종종 목격할 수 있어요.

 

하도 카페를 안 가고 외국 문물에 대한 관심을 안 가진 지 오래되어서 콜드브루수아를 보고 이게 무슨 커피인지 한참 생각했어요. 커피 받기 직전까지 생각하다가 sua가 연유를 의미한다는 것을 간신히 떠올렸어요.

 

커피빈 콜드브루수아 커피가 나왔어요.

 

 

컵 홀더를 벗겼어요.

 

 

커피 아래에 하얀 연유가 층을 이루고 있었어요.

 

 

커피빈 콜드브루 수아 커피 가격은 small 사이즈 6300원, regular 사이즈 6800원, large 사이즈 7100원이에요.

 

 

커피빈 커피의 특징인 매우 잘은 별사탕 같은 얼음이 수북히 들어 있었어요.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에서는 얼음 많이 넣어주는 것을 별로 탐탁치 않아 해요. 아무리 추워도 커피는 아이스이기 때문에 얼음 아예 안 넣어주는 것은 싫어하지만 얼음만 너무 많이 들어가 있으면 별로에요. 하지만 커피빈은 얼음이 잘아서 얼음과 커피를 같이 마시면 얼음을 별사탕 씹는 것처럼 씹어먹을 수 있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커피빈은 얼음이 어느 정도 많이 들어가야 맛있다고 봐요.

 

진하게 고소하고 달콤한 커피.

 

커피빈 콜드브루 수아 커피는 맛이 상당히 강한 편이었어요. 콜드브루 수아 커피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맛이 매우 강하고 확실했어요. 어떤 맛이 느껴지는지 아주 정확히 느껴지는 커피였어요.

 

먼저 커피는 고소한 맛과 쓴맛이 잘 느껴졌어요. 커피빈 커피는 마셔보면 고소한 맛이 상당히 강한 편이에요. 커피빈 콜드브루 수아 커피도 이 특징에서 벗어나지 않았어요. 고소한 맛이 매우 진했어요. 여기에 쓴맛도 잘 느껴지는 편이었어요. 반대로 산미는 아예 없다시피 했어요. 산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별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커피 산미를 안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고소한 맛 잘 느껴지고 산미 없다고 좋아할 맛이었어요. 저는 산미 있는 커피를 안 좋아해서 산미 안 느껴져서 좋았어요.

 

여기에 연유가 들어갔기 때문에 단맛도 꽤 강한 편이었어요. 단맛이 자극적이지는 않았지만 연유 자체가 꽤 달기 때문에 단맛이 상당히 강하게 느껴졌어요. 강한 단맛과 고소한 맛이 특히 강한 커피빈 특유의 커피맛이 섞이자 맛이 커피 사탕처럼 느껴질 정도였어요.

 

하지만 커피빈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콜드브루 수아 커피 중 제 취향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였어요. 콜드브루 수아 커피도 맛있기는 했지만 커피빈은 역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최고라는 제 기존 입장을 바꾸게 만들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커피빈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마실 때마다 이건 정말 맛있다고 좋아하며 마시지만 콜드브루 수아 커피는 맛있기는 한데 뭔가 그렇게까지 독보적이란 느낌은 없었어요.

 

커피빈 콜드브루 수아 커피는 누가 사준다면 맛있게 마실 거에요. 하지만 제가 커피빈 가서 제 돈 주고 사서 마신다면 저는 여전히 계속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서 마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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