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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캐쳐 - 북극성 Polaris : 겨울 밤, 향수병, 타향 생활, 취업 준비, 암울한 미래로 우울할 때 듣기 좋은 노래 - Special Mini Album "Raid of Dream" 수록곡

좀좀이 2021. 1. 18.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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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어둠. 집에 있기 답답해서 밖으로 나왔어요. 길거리에는 차가운 밤공기만 가득했어요. 길거리 가로등 불빛은 한없이 차가웠어요. 무엇을 위해 무엇을 비추는지 알 수 없었어요. 가로등 불빛은 아무 목적 없이 말없이 길바닥을 비추고 있었어요. 그래왔기 때문에 그러고 있었어요. 의미없이 빛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분위기를 차갑게 만들었어요. 이렇게 길바닥을 비추다보면 언젠가 의미가 생기는 날도 오겠다고 여기며 오늘 하루도 무의미한 불빛을 쏟아내고 있었어요. 가로등은 불빛을 쏟아내고 있는 건지 빛으로 된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어요. 그런 생각 따위는 하지 않겠죠. 무생물이 뭔 생각을 하겠어요.

 

아무도 없는 밤거리. 마스크를 내리고 깊이 숨을 들이마셨어요. 차가운 공기가 허파 깊이 들어왔어요. 속이 시원했어요. 걸으면서 차가운 공기를 마시는 것도 이렇게 소중한 순간이었어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고 없을 때 잠깐 들이마실 수 있었어요. 밤에는 사람이 없으니 그나마 마음 놓고 차가운 공기를 조금 더 자유롭게 들이마실 수 있었어요.

 

'눈 오네?'

 

가로등 불빛 사이로 빛나는 먼지 같은 것이 하나 둘 떨어지고 있었어요. 눈이 조금씩 내리고 있었어요. 고개를 들어서 하늘을 바라봤어요. 당장 많이 쏟아질 눈은 아니었어요. 대지의 여러 불빛을 쐬어서 불그스름한 빛을 띄는 구름 사이로 텅 빈 하늘이 보였어요. 구름 속 구멍을 유심히 쳐다봤어요. 작은 별 하나가 빛나고 있었어요. 무슨 별인지 몰라요. 이름 없는 별 하나였어요. 별 하나가 보였어요.

 

'오랜만에 드림캐쳐 북극성 들을까?'

 

한동안 안 들었던 드림캐쳐 북극성 Polaris 노래가 떠올랐어요.

 

하나 둘 말라죽어간다.

 

2020년 11월 23일 아침이었어요. 한없이 평화로운 아침이었어요. 밤새 상당히 추웠어요. 동이 트자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어요. 하늘은 참 맑았어요. 아무 일 없는 평화로운 일상. 사람들은 그렇게 움직이고 있었어요. 세상도 그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어요. 길거리도, 카페도, 식당도 다 평온하고 평범한 하루였어요. 2020년 11월 23일 하루를 잊을 수 없어요. 밤새 서울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찾아 돌아다녔지만 이날 오후 늦게까지 계속 돌아다녔어요. 그것이 2020년 마지막 평온하고 너무나 소중한 하루가 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2020년 11월 24일. 그때부터 절망과 지옥이 사람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2주라고 했어요. 그 2주일은 계속 2주씩 연장되어갔어요. 어느덧 그렇게 한 달이 넘어갔어요.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었어요. 크리스마스 이브, 활기는 죽어버렸어요. 그렇게 2021년 새해가 밝았어요. 새해가 밝았는데 또 연장되었어요. 서서히 말려죽이려는 듯 2주씩 2주씩 연장되었어요. 그때마다 절망과 지옥은 2주씩 2주씩 모든 것을 집어삼켜갔어요.

 

수도권 상황은 이래요. 다른 지역 상황은 모르겠어요. 수도권은 이런 상황이 벌써 2달째 지속중이에요. 2주씩 2주씩 모두를 말려죽이고 절망과 지옥으로 빨아들이고 있어요. 이제는 모두가 뭐가 뭔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어요.

 

'올해는 날씨도 사람 괴롭히는 거 아니야?'

 

노래를 들으면서 밤하늘 별 하나를 봤어요. 당연히 북극성이 아니었어요. 이름 모를 별 하나에 불과했어요. 올해는 눈도 많이 오고 춥기도 엄청 추워요. 코털이 얼어붙는 추위는 처음이었어요. 기온으로 보면 올해 1월 한파가 최강 한파 역대 최저 기온을 기록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추웠던 2018년에도 코털이 얼어붙는 일은 없었어요. 이번은 지금까지 겪어온 한파와 차원이 달랐어요.

 

2018년이 아마 이랬을 거에요. 그해 평창 올림픽 한파는 악명 높았어요. 그해 여름이 아마 서울 40도 찍고 난리났던 해였을 거에요. 일기예보에서 스포츠 중계하듯, 주식시장 신고가 달성 생중계하듯 기온 올라간다고 열광하며 보도하던 그 여름이요. 어쩌면 올해 여름도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더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상황이 다 끝나면 어떻게 될까?'

 

종종 생각하곤 해요. 작년의 여파가, 현재의 현실을 모두가 직시해야만 하는 그 순간이 왔을 때 어떻게 될 지 상상해보곤 해요.

 

그때가 되면 오히려 지금이 행복했다고 하는 것 아닐까.

모든 것에 대해 핑계삼을 아주 확실히 존재하던 그때를 그리워하게 되는 것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이 상황만 끝나면 알아서 좋아지겠거니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작년부터 이어져온 이 사태가 생물학적으로 끝난다고 해서 그 여파가 남아 있지 않을 리 없어요. 오히려 그 여파는 이미 우리들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어요. 어쩌면 주식시장으로 개인들이 끝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이유가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어요. 그것 말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요.

 

악몽에서 깨어났더니 현실이 더 악몽이라면 그건 진짜 끔찍하겠지.

 

아무도 없는 길거리. 낮에는 사람들이 돌아다닐 거에요. 아무도 없는 밤, 깜깜하고 차가운 공기 속에서 사람들의 움직인 흔적들이 하나 둘 보였어요. 그렇게 사람들은 걷고 일하고 있었어요. 그 사람들이 모두 퇴장한 후 길거리에 저 혼자 서 있었어요.

 

누군가는 취업 준비 때문에 마음이 심란할 거에요. 누군가는 암울한 미래 때문에 우울할 거에요. 절박하고 쫓기다 못해 비관적이 되어버린 사람들 많을 거에요. 모든 것이 지금 이 재난에 가려져 있을 뿐이에요.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거라고 봐요.

 

이제 이런 되도 않는 짓은 그만하자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어났어요. 2달째 이러고 있으니까요. 모두가 말라가고 시들어가고 있어요. 그런 모습은 도처에서 흔히 보이고 있어요. 지금 상황은 자기 탓하려고 해도 반성하고 개선한다고 해도 모든 걸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리는 상황이니까요. 그리고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구요. 태풍이 모든 걸 뒤엎은 후 밝게 뜬 태양을 보는 일처럼 어느 순간 갑자기 좋아질 리 없다는 것을 모두가 다 알고 있어요. 언젠가 해가 뜨기는 할 거에요. 태풍이 한 세 번 정도 쓸고 지나가면요. 이제 첫 번째 태풍이니까 두 번 정도 큰 태풍이 더 쓸고 지나가면 그때가면 좋아질 수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흘러간 시간은 그 누구도 되돌릴 수 없어요.

 

차가운 겨울밤, 별 것도 아닌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어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어서가 아니었어요. 한밤중에 마음껏 돌아다니고 사람들과 만나서 웃고 떠들던 그때요. 그게 그렇게 소중한 줄 알았다면 매일 밤 아침이 올 때까지 걸어다니고 사소한 소중함을 만끽했을 거에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저라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주어진 상황에 맞춰서 살아가야만 해요. 이건 저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사람들 다 마찬가지에요. 열심히 살고 힘내서 살아야죠.

 

지금 타향 생활하는 사람들은 더욱 힘들 거에요. 향수병이 생긴 사람도 있을 거에요. 세상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데 자신과 이어지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그렇게 뼈에 사무치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 적지 않을 거라고 봐요. 모든 걸 접고 고향으로 돌아간 사람들도 있을 거고, 고향으로 내려가야하나 고민하는 사람들도 여럿 있을 거에요.

 

이렇게 정신적으로 힘들어질 때는 멀리서 어느 누군가가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당히 도움되요. 실제 그런 사람이 없어도 되요. 미래에 만날 누군가라고, 아니면 운명적으로 이어져 있는 알지 못하는 누군가라고 생각해도 되요. 뭐든 좋아요.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고 개고 생쥐고 좋아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 하나만으로도 인간은 상당히 큰 힘을 얻을 수 있어요. 특히 지금처럼 모두를 말라죽여가는 상황에서는 더더욱요. 실제 존재하는 사람과의 관계든 허상이든 상관 없어요. 무언가와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를 위해줄 거라는 상상 하나만으로도 꽤 힘이 되요. 비관적인 생각에 잡아먹히는 순간 서리 맞아 한 순간에 시들어 떨어지는 낙엽처럼 무너지니까요.

 

요즘처럼 정말 힘들 때, 모두가 답이 안 보일 때는 누군가는 바로 당신을 응원하고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버티는 게 최고에요. 그게 유일한 방법이구요. 없는 게 아니라 못 찾은 것 뿐이에요. 인간이고 귀신이고 동물이고 뭐든 하나는 분명히 당신을 응원하고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어요. 못 찾은 것 뿐이에요. 그렇게 힘내는 수밖에 없어요. 힘내지 않고 주저앉는 순간 절망감은 생명을 끊는 칼이 되어서 자기 자신을 찌르거나 타인을 찔러요. 하지만 마지막까지 버티면 어떻게든 기회가 와요.

 

드림캐쳐 북극성 Polaris는 Special Mini Album "Raid of Dream" 수록곡이에요. 이 노래는 겨울밤, 향수병, 타향 생활, 취업 준비, 암울한 미래로 우울할 때 듣기 좋은 노래에요. 잔잔하고 천천히 속마음을 속삭이는 느낌이에요.

 

 

 

아래는 드림캐쳐 북극성 Polaris 가사에요.

 

저 멀리 밤하늘 속에서

유난히 빛나는 별이 보였어

 

매일 밤에 저 별을 바라보며

우리의 만남을 그 시간을 추억하다 잠들어

 

넌 어디에 있을까

지금 너도 나처럼

같은 생각일까

 

가슴 속에 간직해 왔던 서로를 향한 이야기

너에게 그 말이 닿기 위해

참 오래 걸리구나

 

우린 서로를 닮아

같은 추억을 안고 살아

그게 너라서 행복해

그 많은 인연 속에

수많은 사람 중에

 

조금 오래 걸려도 나는 괜찮아

변하지 않는 북극성 따라 걷고 있으니까

 

가슴 속에 간직해 왔던 서로를 향한 이야기

너에게 내 맘 전할 수 있게

그 자리에 있어 줘

 

우린 서로를 닮아

같은 추억을 안고 살아

그게 너라서 행복해

그 많은 인연 속에

수많은 사람 중에

 

저 별을 따라가면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아

이 길을 걸어가

 

끝이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이

나를 이렇게 이렇게 덮어 와

 

슬픈 서로를 닮아

같은 추억을 안고 살아

그게 너라서 행복해

그 많은 인연 속에

수많은 사람 중에

 

드림캐쳐 노래 중 북극성 Polaris 은 Special Mini Album "Raid of Dream"의 팬송이에요. 드림캐쳐는 어두운 분위기 아이돌로 유명하지만 앨범 보면 팬송은 드림캐쳐 이미지와 정반대에요. 앨범 수록곡 중 팬송을 들어보면 오히려 힐링용 노래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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