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프랜차이즈카페 메뉴

요거프레소 밀크티 버블 요거트 스무디

좀좀이 2020. 10. 1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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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음료는 요거프레소 밀크티 버블 요거트 스무디에요.


나가기 싫어도 나가야할 일이 생겨버렸다.


노트북 컴퓨터가 고장났어요. 이건 무조건 빨리 수리받아야 했어요. 머리가 아찔했어요. 노트북 고장을 방치했다가 제 인생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쓰라린 기억이 있거든요. 그때도 시작은 이번과 같았어요. 발열이 심해지고 갑자기 냉각팬 소음이 엄청나게 심해질 때가 있었어요. 이것을 방치했다가 나중에는 하드디스크까지 고장났어요. 하드디스크는 결국 살리지 못했어요. 하드디스크 날리면서 엄청나게 많은 사진을 잃어버렸고, 그때 잃어버린 자료가 어느 정도인지 아직까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 여행 기록에서 유독 하나 시원하게 빠진 앞니 같은 부분이 하나 있어요. 바로 몰타 여행 기록이에요. 몰타 여행 당시 촬영한 사진을 싸그리 다 날려먹었거든요. 몰타에서 찍은 사진은 정말로 제 블로그에 업데이트해놓은 사진 뿐이에요.


그때 그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에 바로 노트북을 수리하러 갔어요. 이거 별 거 아니라고 방치했다가는 정말 대참사를 맞이할 거였거든요. 서비스센터에서는 지금 부품이 없으니 부품 들어오는 오후 늦게 수리가 가능하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렇게 해달라고 했어요.


집으로 돌아왔어요.


노트북이 없으니 할 게 없다.


그간 긴 자취 생활이 제게 준 가장 큰 영향은 모든 걸 노트북 컴퓨터에 의존하는 라이프 스타일이에요. 노트북이 TV도 대신하고 라디오도 대신해요. 그 정도가 아니라 공부도 노트북을 이용해서 해요. 어떻게 보면 노트북 컴퓨터가 제 전재산이라고 해도 될 거에요. 그런데 노트북이 사라졌어요. 갑자기 백치 아다다가 된 상황. 진짜 할 게 없었어요.


방바닥에 드러누워서 스마트폰을 봤어요.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스마트폰으로 시간 때우는 것 뿐이었어요.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봤어요. 요거프레소에서 올린 게시물이 보였어요. 신메뉴가 출시되었다는 게시물이었어요.


'이따 노트북 찾으러 갔다가 요거프레소나 먹고 와야겠다.'


요거프레소는 좋아하기는 하는데 잘 가지는 않아요. 가장 큰 이유는 요거프레소는 24시간 매장이 없거든요. 요거프레소 24시간 매장이 있다면 꽤 많이 갔을 거에요. 하지만 요거프레소는 24시간 매장이 없어요. 그러니 갈 일이 거의 없었어요. 게다가 매장 위치도 절묘하게 제가 자주 다니는 길을 싹 다 피해서 있었어요. 그래서 좋아하지만 가는 일이 거의 없는 프랜차이즈 카페였어요.


이날은 서비스센터 다녀온 후 할 것이 없었어요. 서비스센터만 갔다오자니 매우 아쉬웠어요. 그래서 요거프레소에서 신메뉴 출시한 것이 뭐가 있는지 봤어요. 신메뉴 출시한 것이 있었어요.


'이거 왠지 의정부는 안 팔 거 같은데...'


의정부에 있는 요거프레소는 신메뉴가 바로 판매되지 않아요. 이것도 왠지 그럴 것 같았어요. 그러나 요거프레소 안 가본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일단 가보기로 했어요.


노트북 컴퓨터를 찾은 후 요거프레소로 갔어요.


'역시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어.'


신메뉴를 아직 개시 안 했어요. 요거프레소에서 다른 메뉴를 골라야했어요.


요거프레소는 닥치고 요거트 들어간 음료다.


요거프레소 음료 중에는 맛있는 것이 많아요. 그런데 요거프레소 온 보람을 느끼려면 무조건 요거트 들어간 것을 고르는 것이 좋아요. 이름부터 요거프레소잖아요. 이름 그대로 요거프레소는 요거트 들어간 음료가 가장 맛있어요.


메뉴를 쭉 넘기면서 어떤 것을 마실지 고르고 있었어요.


"밀크티 버블 요거트 스무디? 이런 것도 있었어?"


밀크티 버블 요거트 스무디. 이건 제가 좋아하는 걸 다 모아놨어요. 밀크티가 들어가 있었고, 타피오카 펄도 들어가 있었어요. 게다가 요거프레소에서 믿고 마실 수 있는 '요거트'가 들어가 있었어요. 이름에 요거트가 들어가 있으니 이건 무조건 요거트가 들어간 음료였어요.


'밀크티랑 요거트 조합은 진짜 보기 어려운데?'


호기심이 마구 생겼어요. 밀크티와 요거트의 조합이었어요. 이런 건 지금까지 딱 한 번 마셔봤어요. 카페 EERT 성수점, 마곡점 동원F&B 팝업스토어 한정 판매 신제품이었던 동원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홍차 밀크티였어요. 그 외에는 없었어요.


"이거야!"


바로 주문했어요. 망설일 이유가 없었어요.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거든요.


요거프레소 밀크티 버블 요거트 스무디는 이렇게 생겼어요.


요거프레소 버블 요거트 스무디


아래에는 밀크티 스무디가 깔려 있었고, 위에 요거트가 올라가 있었어요. 요거트가 흑진주 목걸이를 걸고 있는 것처럼 새하얀 요거트 주위로 반짝이는 둥근 타피오카 펄이 고르게 쌓여 있었어요.


'확실히 요거프레소가 비주얼은 엄청 예뻐.'


제가 사진을 못 찍어서 그렇지, 실제 받아보면 엄청 예뻤어요. 요거프레소 특징이 요거트가 맛있다는 것과 비주얼이 매우 예쁘다는 점이에요. 이건 고상하고 세련된 모습이었어요. 영화에 나오는 드레스 입고 목걸이 찬 여자 같은 모습이었어요.


참고로 이거 주문 화면 사진은 이래요.


요거프레소 밀크티 버블 요거트 스무디 주문 화면


주문 화면 사진은 하나도 안 예쁘게 나왔어요. 이게 아이스크림인지 요거트인지 분간도 안 되게 찍혔어요. 게다가 짜리몽땅해서 양도 엄청 적어보여요. 주문 사진만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스푼으로 떠먹게 생겼어요.


요거프레소 버블 스무디


요거프레소 밀크티 버블 요거트 스무디 영문명은 Milk Tea Bubble Yogurt Smoothie 에요.


요거프레소 밀크티 버블요거트스무디 가격은 5900원이에요.


요거프레소 음료


'이걸 왜 몰랐지?'


요거프레소 홈페이지 들어가서 밀크티 버블 요거트 스무디를 찾아봤어요. 일반 메뉴 소개 항목에는 없었어요. 신메뉴 항목을 뒤져보자 나왔어요.


요거프레소 밀크티 버블 요거트 스무디는 2020년 4월 신메뉴였어요. 이걸 제가 왜 몰랐는지 납득이 되었어요. 올해 4월은 최악의 봄이었어요. 전인류가 폐병 걸려서 다 호흡곤란으로 죽네 마네 할 때였고, 경제는 완전히 와장창 무너져서 세계사 교과서에서나 보던 대공황이 현실 세계에 도래하네 마네 할 때였어요.


이 시기에 나온 신메뉴는 싹 다 망했어요. 사람들이 외출을 해야 카페 가서 뭘 마시든가 하죠.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5월이었어요. 3월, 4월에 출시된 신메뉴는 모두 비운의 메뉴가 되어버렸어요. 이건 이해하기 위해서는 2019년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알아야 해요. 갑작스러운 최저임금 폭등과 미중무역갈등 격화로 인해 한국 경제는 2019년에 최악의 한 해를 보냈어요. 그래서 외식업계에서는 2020년 준비를 엄청나게 많이 했어요. 조금이라도 밀리면 진짜 망할 위기였으니까요. 그렇게 엄청나게 많이 준비하고 긴장하면서 2020년을 준비했는데 하필 설날 이후 중국발 폐 질환 대창궐로 인해 봄 성수기까지 싹 다 망해버렸어요. 그러다보니 이 시기에 나온 신메뉴들은 한결같이 퀄리티는 어마어마한데 흥행한 것이 단 하나도 없어요. 죄다 폭망했어요.


요거프레소 밀크티 버블 요거트 스무디는 4월 신메뉴. 이때는 신메뉴 마실 생각이 들 때가 아니었어요. 게다가 제가 살고 있는 의정부에 있는 요거프레소는 신메뉴를 바로 출시하지도 않았구요. 그러니 모를 수 밖에 없었어요.


요거프레소 밀크티 버블요거트스무디


지금이라도 마셔서 다행이야!


정말 맛있었어요. 너무 맛있었어요. 게다가 희소성도 넘치는 음료였어요. 대만족했어요.


요거프레소 밀크티 버블 요거트 스무디는 조그만 티스푼도 하나 같이 줬어요. 위에 있는 요거트를 떠서 먹으라고 준 거였어요. 밀크티 버블 요거트 스무디에서 상층부를 구성하고 있는 새하얀 요거트를 떠서 먹어봤어요. 요거프레소 특유의 요거트 맛이 느껴졌어요. 기분좋은 새콤함과 입으로 불어 꺼진 양초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같은 아스라히 사라져버릴 것 같은 단맛, 그리고 연기마저 사라진 양초의 여운 같은 고소한 맛의 조화였어요. 사실 요거프레소가 요거트 맛있게 만들어서 요거프레소죠. 요거트는 맛있었지만 요거프레소 안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는 이상 극찬할 것은 아니었어요. 이 요거트는 요거프레소에서 판매하는 다른 요거트 들어간 음료에도 전부 다 들어가는 요거프레소 요거트였거든요. 밀크티 버블요거트스무디에 들어가는 요거트라고 해서 요거프레소에서 따로 특별한 요거트를 만들어 집어넣은 것은 아니었어요.


아래 깔려 있는 홍차 스무디를 빨아마셔봤어요.


"어? 이거 엄청 진한데?"


홍차향이 매우 진했어요. 공차 것보다 훨씬 더 강했어요. 홍차향이 매우 진하게 느껴져서 깜짝 놀랐어요.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홍차 집어넣어서 만든 것을 보면 제대로 향을 내는 곳이 공차, 아마스빈 말고 단 한 곳도 없었거든요. 이건 스타벅스도 마찬가지에요. 단지 프랜차이즈 카페 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밀크티 전문점이라고 하는 곳조차 이게 홍차우유인지 우유에 물 타놓은 거인지 분간 안 가는 곳도 많아요.


그런데 요거프레소 밀크티 버블 요거트 스무디에 들어간 홍차 스무디는 홍차향이 매우 강했어요. 이 정도로 홍차향 강한 음료를 만드는 곳이 공차, 아마스빈 뿐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줄 만 했어요. 공차, 아마스빈은 원래 밀크티 전문점이거든요. 요거프레소는 밀크티 전문점이 아니에요. 그런데 이렇게 강한 홍차향을 만들어냈다는 건 엄청 대단한 것이었어요.


홍차향이 강하고 요거트 맛은 홍차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강했어요. 여기에 요거트와 홍차 스무디 사이에는 크림이 섞여 있었어요. 처음에는 요거트 한 번, 홍차 스무디 한 모금 번갈아 마셨어요. 진하고 향긋한 홍차향을 즐기고 새콤하고 모범생같은 요거트 맛을 즐겼어요. 그러다 절반 정도 마셨을 때 전부 섞어봤어요.


이게 진짜 밀크티 요거트다!


완벽한 밀크티 요거트가 되었어요. 진한 홍차향, 고소한 크림맛, 새콤한 요거트향의 하모니가 당장 뛰쳐나가서 벚꽃 아래에서 덩실덩실 춤추라고 제 손을 잡고 이끌었어요. 그러나 당연히 그러지 않았어요. 지금 10월인데 무슨 얼어죽을 벚꽃이에요. 은행나무 아래에서 춤이요? 그거라면 매일 길 가면서 추고 있어요. 땅바닥에 떨어진 은행 안 밟으려고 스탭 절묘하게 밟으며 걷고 있거든요.


요거프레소 밀크티 버블요거트스무디와 비교 대상이라고는 카페 EERT 성수점, 마곡점 동원F&B 팝업스토어 한정 판매 신제품이었던 동원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홍차 밀크티 뿐이에요. 밀크티 요거트가 그거 뿐이었거든요. 동원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홍차 밀크티는 요거프레소 밀크티 버블요거트스무디에 비할 바가 아니었어요. 요거프레소 밀크티 버블요거트스무디가 양도 더 많고 훨씬 더 압도적으로 맛있었고 가격은 오히려 더 저렴했어요.


이거 봄에 벚꽃 보면서 마셨으면 완전 최고였을건데!


정말 아쉬웠어요. 올해는 벚꽃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어요. 만약 벚꽃을 보면서 이것을 마셨다면 정말 환상적이었을 거에요. 밤에 24시간 카페 가서 글을 쓸 때 이것을 마시며 글을 쓰고 싶었어요. 가뜩이나 할리스커피에서 밀크티 크림라떼가 없어졌기 때문에 요거프레소 밀크티 버블요거트스무디가 더욱 매력적이고 만족스러웠어요.


아...요거프레소는 24시간 매장이 없지...


요거프레소는 24시간 매장이 없어요. 제가 한밤중에 글 쓰기 위해 카페 갈 때 이걸 마시기 위해 요거프레소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어요. 요거프레소는 24시간 매장이 없고 제가 카페에 글 쓰러 갈 때는 자정 넘어 심야시간이니까요.


요거프레소 밀크티 버블요거트스무디가 단종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너무 훌륭하게 잘 만든 음료인데 이렇게 코로나 타격으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버린다면 정말 슬플 거에요. 내년 봄에 벚꽃이 만개할 때 다시 한 번 홍보하고 띄워줬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요거프레소 가면 계속 밀크티 버블요거트스무디를 주문해서 마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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