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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신메뉴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

좀좀이 2020. 10. 1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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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카페 음료는 스타벅스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에요. 스타벅스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는 2020년 10월 13일에 출시된 신메뉴에요.


올해는 진짜 다사다난했어요. 평상시에 몰랐던 소중함을 정말 절실히 느낄 수 있는 한 해였어요. 마스크를 끼지 않고 밖에서 마음껏 숨쉬는 자유의 소중함, 카페에 앉아 잡담하며 노는 그 순간의 소중함. 이런 것이 그렇게 특별하게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지금까지 살면서 단 한 번도 못 느껴봤어요. 너무나 당연한 거라 생각해왔어요. 그렇지만 올해 아주 제대로 깨달았어요. 이렇게 별 거 아닌 소소한 것들도 엄청나게 소중한 것이라는 걸요.


그래도 시간은 간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가고 있어요. 어느덧 10월도 중순을 향해 흘러가고 있어요. 10월 중순이 다가오자 여기저기에서 할로윈 장식, 할로윈 메뉴를 출시하기 시작했어요.


'올해도 할로윈 하기는 하나 보네.'


언제부터인가 할로윈이 우리나라에서 명절처럼 되었어요. 예전에는 미군 부대 주변과 이태원에서나 할로윈 이벤트를 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렇지만 이제는 할로윈이 되면 대대적으로 할로윈 마케팅을 펼쳐요. 크리스마스에 명동 가는 것처럼 할로윈에는 이태원 가야하는 것처럼 되어가고 있구요. 올해는 상황이 참 안 좋아서 할로윈도 그냥 넘어가나 싶었는데 할로윈은 그러지 않을 것 같아보여요.


인스타그램을 보던 중이었어요.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할로윈 시즌 신메뉴를 출시했다는 홍보 게시물을 올려놓았어요. 하나씩 봤어요. 스타벅스도 빠지지 않고 할로윈 시즌 신메뉴를 출시했어요.


"스타벅스는 뭐 출시하지?"


솔직히 올해 스타벅스에 대한 기억이라면 이런 할로윈보다는 스타벅스 주식에서 한때 수익률 마이너스 10% 넘어간 것이 더 공포였어요. 다행히 1주만 갖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거기에 돈을 많이 쏟아부었다면 그거 자체가 한여름의 할로윈 환장의 파티가 되었을 거에요. 어쨋든 스타벅스에서도 할로윈 신메뉴를 출시했다고 하자 어떤 메뉴를 출시했는지 살펴봤어요.


스타벅스에서 할로윈 신메뉴로 출시한 음료는 세 종류였어요.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 리틀 위치 할로윈 라떼, 펌킨 할로윈 티 라떼였어요.


응, 그렇구나, 신제품을 출시했구나.


처음에는 그런가보다 했어요. 딱히 끌리지 않았거든요. 게시물을 보는 그 순간에 저는 뭔가 자극적인 것보다는 조금 평범하고 평화로운 것을 오히려 더 바라고 있었거든요. 며칠 전 밤새 서울 돌아다니며 쌓인 피로가 아직 몸에 약간 남아 있어서요.


"어? 이거 존재 자체가 할로윈의 악몽 아냐?"


거무튀튀한 회색의 음료 위에 올라간 초록색 크림. 처음 봤을 때는 뭐 신기한 외관 만들려고 노력 좀 했네 싶었어요. 그런데 그 조합이 뭔지 알았을 때 조금 경악스러웠어요.


흑임자와 말차 휘핑의 조합.


흑임자와 말차...상상이 안 된다.


흑임자는 깨. 말차는 녹차 비슷한 거. 페퍼로니 피자에 파인애플 토핑을 추가해서 먹는 것까지는 해봤지만 말차에 검은 깨를 뿌려서 마셔볼 생각은 단 한 번도 못해봤어요. 깨는 반찬에 뿌려먹는 것, 말차는 후식. 흑임자로 만든 간식도 존재하지만 흑임자와 말차를 섞는 건 못 봤어요.


식재료가 제가 아는 맛이라면 대충 보고 어떤 맛이 날 지 상상이 되요. 흑임자 맛은 분명히 제가 알아요. 검은깨 맛을 누가 몰라요. 말차 맛도 알아요. 말차 휘핑도 먹어본 적이 있고 말차 맛에서 완전히 벗어나있지는 않을 것이니 상상이 되었어요. 그렇지만 흑임자 맛과 검은깨 맛을 섞은 것은 아예 상상이 안 되었어요.


당신은 존재 자체가 악몽인 메뉴


뭐가 더 필요한가요. 두 세계의 싸움이 펼쳐진다! 이런 거였어요. 흑임자와 말차를 섞어서 먹는 건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고 상상도 안 해봤으니까요.


'이건 먹어볼 가치가 있겠다.'


서로 다른 두 세계가 하나 되는 맛을 느껴봅시다.


이런 기분이었어요. 맛이 있을지 없을지 문제가 아니라 조합 자체가 상상을 벗어나 있었어요. 제게는 차라리 피자에 김치를 올려먹으라고 하는 게 더 상식적으로 보였어요. 어울리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아예 다른 세계 두 개가 억지로 하나로 합쳐지는 것으로 보였어요.


씻고 스타벅스로 갔어요.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를 주문했어요.


스타벅스 신메뉴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는 이렇게 생겼어요.


스타벅스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


위에는 연한 초록색 말차 휘핑 크림이 올라가 있었고, 아래에는 흑임자 프라푸치노가 깔려 있었어요. 휘핑 크림에는 마녀 모자 초콜렛이 꽂혀 있었어요.


컵을 보면 아래쪽에 괴물의 발톱 자국 같은 모양을 만들어놨어요. 모양만 보면 할로윈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어요.


스타벅스 신메뉴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


스타벅스 신메뉴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 가격은 Tall 사이즈 6500원, Grande 사이즈 7000원, Venti 사이즈 7500원이에요. 프라푸치노이기 때문에 당연히 아이스만 주문할 수 있어요.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는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에 대해 '나의 작은 검정 마녀! 먹으면 또 생각나는 사악한 흑임자 프라푸치노 음료! 고소한 흑임자와 깔끔한 말차 휘핑, 랜덤 색상의 마녀 모자 초콜릿. 흑임자 드리즐로 더욱 고소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프라푸치노로 할로윈을 으스스하게 느껴보세요!'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설명만 보면 아주 작정하고 괴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처럼 보여요. 애초에 맨정신으로 흑임자와 말차를 섞을 생각을 어지간하면 못 하죠.


스타벅스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 영문명은 Little Witch Halloween Cream Frappuccino 에요.


스타벅스 신메뉴


일단 정석적으로 먹어보자.


말차 휘핑 크림을 먹어봤어요. 맛 자체는 순했어요. 맛이 독하지 않고 매우 부드럽고 많이 부드러운 편이었어요. 휘핑 크림 특유의 기름짐이 느껴졌고, 단맛도 느껴졌어요. 말차 휘핑 크림 향 자체가 강하지는 않았지만 쌉싸름한 맛은 향에 비해 강했어요. 그래서 향이 매우 부드럽지만 말차맛이 약하다는 느낌은 그렇게 많이 들지 않았어요. 쓴맛이 약한 말차향을 보다 강하게 느끼는 것처럼 착각하게 했어요.


이번에는 흑임자 프라푸치노를 빨아마셔봤어요.


'이거 이디에서 먹어봤더라?'


꽤 비슷한 맛이 있었어요. 어색하지 않고 참 친숙한 맛이었어요. 일단 제주도 스타벅스 명물인 제주 까망 라떼와 약간 비슷했어요. 그러나 같지 않고 아주 조금 비슷한 정도였어요. 제주 까망 라떼는 소보로 맛에 가까운데 이것은 어디에선가 먹어본 떡 맛에 매우 가까웠거든요. 눈 감고 먹으면 할로윈 메뉴가 아니라 한가위 메뉴였어요. 떡집 가면 분명히 비슷한 맛이 있는데 그게 뭔지 기억이 안 났어요.


한참 이 흑임자 프라푸치노가 무엇과 맛이 비슷한지 떠올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아, 경단!"


떡집에 가면 엄지손가락 한 마디 정도 되는 말랑말랑한 경단이 있어요. 깨 묻힌 경단 말고 빵가루 발라놓은 경단이었어요. 빵가루 발라놓은 부드러운 경단맛과 매우 비슷했어요.


스타벅스는 분명히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를 크림 따로, 흑임자 프라푸치노 따로 먹으라고 만들었을 거에요. 그러나 저는 이런 것이 있으면 무조건 섞어먹어요. 따로 먹으라고 할 거라면 애초에 줄 때 따로 줘야죠. 한 컵에 같이 담아줬다면 어쨌든 일정 부분 섞일 수 밖에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렇게 한 컵에 주면 항상 매우 잘 섞어서 먹어요.


스타벅스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의 말차 휘핑과 흑임자 프라푸치노를 섞었어요. 엄청 안 섞였어요. 가뜩이나 종이 빨대라서 힘껏 저을 수도 없었어요. 힘껏 저었다가는 빨대가 못 견디고 부러질 거였거든요. 아주 조심스럽게 빨대를 빼었다 넣었다 하는 식으로 위 아래를 계속 섞었어요.


스타벅스 흑임자 음료


"이거 왜 제주도 같지?"


색이 연초록색이 가볍게 섞인 회색이 되었어요. 고향인 제주도에서 많이 보던 색이었어요. 돌에 지의류가 낀 색과 매우 비슷했어요.


스타벅스 할로윈 메뉴


그래, 비쥬얼은 인정한다.


스타벅스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의 말차 휘핑 크림과 흑임자 프라푸치노를 섞자 비쥬얼은 더 괴악해졌어요. 비쥬얼만큼은 정말 할로윈 메뉴로 엄청 잘 만들었어요.


이제 이 고약하게 생긴 음료로 변신한 스타벅스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를 마셔볼 차례였어요.


변한 건 없었다.


말차 휘핑 크림과 흑임자 프라푸치노를 잘 섞자 그냥 흑임자 프라푸치노가 되었어요.


생명의 초록색은 돌에게 흡수되었다.


마녀가 이긴 게 아니었어요. 마녀요? 마녀도 돌에 빨려들어갔어요. 마녀는 돌에 빨려들어갔고 모자만 남았어요. 휘핑 크림에 꽂혀 있던 마녀 모자 초콜렛은 모자만 남기고 마녀가 땅 속으로 빨려들어갔기 때문이었어요.


휘핑 크림이 섞였다고 흑임자 프라푸치노 맛이 변하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흑임자 프라푸치노가 빵가루 바른 경단맛과 비슷한 것도 안 변했어요. 깨맛보다는 왜 깨를 바른 게 아니라 빵가루를 바른 경단맛과 비슷한지 매우 궁금하고 신기했어요.


스타벅스 리틀 위치 할로윈 크림 프라푸치노는 꽤 맛있었어요. 휘핑 크림은 맛이 매우 상냥했어요. 아래에 깔린 흑임자 프라푸치노는 빵가루 뭍은 경단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좋아할 맛이었어요. 전체적인 맛은 할로윈이 아니라 한가위 음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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