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패스트푸드

모스버거 와규 치즈버거 햄버거

좀좀이 2020. 9. 18. 12:12
728x90

이번에 먹어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햄버거는 모스버거 와규 치즈버거 햄버거에요.


9월 1일이었어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로 등록해놓은 모스버거에서 카카오톡 메세지를 보내왔어요.


"와규 치즈버거 단품 행사하네? 이거 먹어본 건가?"


모스버거에서 9월 한 달 동안 와규치즈버거 단품을 4500원에 판매한다는 메세지였어요. 모스버거에서 햄버거를 몇 종류 먹어봤어요. 모두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제가 먹어본 모스버거 햄버거는 상당히 맛있었어요. 덤으로 햄버거를 매우 예쁘게 만들어서 사진 찍으면 예쁘게 잘 나왔구요. 매장이 별로 없는 점만 제외하면 매우 좋았어요. 그래서 명동 갈 일이 있으면 모스버거를 들려서 모스버거를 먹곤 했어요. 그나마 제가 갈 만한 모스버거 지점이 서울 명동에 있는 모스버거 명동점이거든요.


그렇지만 먹어본 모스버거 햄버거 이름을 다 기억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여러 종류 먹어봤기 때문에 뭘 먹었는지 헷갈릴 때도 있구요. 모스버거 와규 치즈버거와 비슷한 햄버거를 먹어본 것 같기도 하고 안 먹어본 것 같기도 했어요. 그래서 블로그에 혹시 글 써놓은 것이 있는지 찾아봤어요.


"아, 나 모스버거 와규 치즈버거 안 먹어봤구나!"


모스버거에서 이름에 와규가 들어간 햄버거도 먹어봤고, 고기가 매우 많이 들어간 햄버거도 먹어봤어요. 그러나 와규 치즈버거는 안 먹어봤어요.


'이거 먹으러 가야겠다.'


모스버거에서 와규 치즈버거 햄버거를 할인행사하고 있을 때 가서 먹어보기로 했어요. 그러나 갈 상황이 아니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서울 갈 일이 있어도 취소해야 할 판이었거든요. 나가서 밥 먹는 것 자체가 상당히 꺼려지는 상황이었고, 서울을 가려면 지하철을 타야 하는데 지하철 1호선 상황을 떠올려보면 지하철에서 집단감염이 안 일어나는 게 신기했어요.


게다가 모스버거를 가려면 명동으로 가야 했어요.


명동 가서 할 게 뭐 있어?


서울 명동은 가서 할 것이 정말 없어요. 혼자 명동 가서 할 것을 떠올려봐도 아무 것도 없었어요. 그나마 그 근방에서 할 만한 것을 찾아본다면 기껏해야 종각으로 걸어가는 것 뿐이었어요. 종각 쪽도 가봐야 딱히 할 게 없기는 마찬가지였구요. 와규 치즈버거 먹어보러 모스버거 한 번 가보고 싶기는 했지만 모스버거 명동점 가서 먹은 후가 문제였어요. 진짜 할 거라고는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에 다시 지하철 타고 제가 사는 곳으로 돌아오자니 지하철비가 아까웠고, 그렇다고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봐도 그쪽에서는 할 게 아무 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모스버거 가서 와규 치즈버거 먹어볼까 하다가 계속 그거 먹은 후에 뭐할지 고민하다 밤이 되어버리는 나날이 계속되었어요.


그러던 중이었어요. 모스버거에서 신메뉴를 대거 출시했어요. 그 중 정말 궁금해서 먹어보고 싶은 것이 하나 있었어요. 바로 할라피뇨 치즈 어니언링이었어요.


'할라피뇨 치즈 어니언링까지 먹으면 괜찮겠는데?'


전에는 오직 와규 치즈버거 하나 먹고 돌아올 생각을 하니 지하철비 아까워서 안 갔어요. 그러나 이제 달라졌어요. 할라피뇨 치즈 어니언링도 먹고 오면 되거든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도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되었기 때문에 적당히 거리 걷다가 카페를 가도 되었어요.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어요.


'이거 이제 가서 먹어야겠다.'


계속 미루다가 드디어 모스버거 가서 먹어보기로 했어요. 모스버거로 갔어요. 메뉴를 고를 필요가 없었어요. 이미 다 정해서 왔으니까요. 일말의 망설임 없이 햄버거 중에서 와규 치즈버거를 주문했어요.


모스버거 와규 치즈버거 햄버거는 이렇게 생겼어요.


모스버거 와규 치즈버거 햄버거


햄버거 번은 매우 반질반질하게 윤기가 돌고 있었어요. 맨 아래에는 양상추가 깔려 있었고, 그 위에 토마토가 올라가 있었어요. 토마토 위에 쇠고기 패티가 올라가 있었고, 그 위에는 체다 치즈가 녹아 있었어요. 맨 위에는 양파 볶음이 올라가 있었어요.


와규 치즈버거


모스버거 홈페이지에서는 와규 치즈버거에 대해 '100% 호주산 와규 패티에 멜팅 치즈, 볶은 양파, 특제 간장소스를 더한 프리미엄 버거'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모스버거 와규 치즈버거 영문명은 Wagyu Cheese Burger 에요.


모스버거 와규 치즈버거 단품 가격은 6300원이에요. 세트 가격은 8900원이에요. 9월은 한 달 간 단품을 4500원에 행사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구요.


모스버거 와규치즈버거


모스버거 와규치즈버거 햄버거는 단맛, 짠맛, 기름짐의 조화였어요. 딱 이렇게 간단히 정리할 수 있었어요.


양파 볶음이 들어갔기 때문에 단맛이 강한 편이었어요. 조리 후 설탕을 뿌려서 만든 날카로운 단맛이 아니라 양파 자체의 자연스러운 단맛이었어요. 중요한 것은 일단 양파 볶음이 들어갔기 때문에 단맛이 잘 느껴진다는 점이었어요.


간장 소스가 들어갔기 때문에 짭짤한 맛도 있었어요. 소금 짠맛과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양파볶음의 단맛처럼 와규치즈버거에서 느껴지는 짠맛 역시 부드러운 짠맛이었어요. 찝찔한 간장향도 조금 느껴졌어요.


그리고 치즈와 와규 패티가 들어갔고 양파도 생양파가 아니라 양파 볶음이 들어갔기 때문에 기름졌어요. 느끼하다고 할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기름지다고 할 정도는 충분히 되었어요. 짠맛이 소금의 날카로운 짠맛이 아니라 간장 소스의 뭉툭해진 짠맛이었기 때문에 기름진 맛을 잘 느낄 수 있었어요.


작년 일본 여행 갔던 것을 떠올리게 하는 맛.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모든 일본 음식 중 가장 일본 음식 같은 맛.


'일본 음식 맛'이라고 하면 간장, 단맛, 짠맛, 기름진 맛일 거에요. '일본 냄새'라고 하면 괜히 간장 냄새라고 하는 것이 아니에요. 이것은 비하 표현이 아니라 실제 일본에 처음 가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느끼고 하는 말이에요. 일본을 좋아하는 사람도, 일본을 싫어하는 사람도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에요. 한국은 된장이나 고추장을 소스 및 양념으로 많이 활용하지만 일본은 확실히 간장을 소스 및 양념으로 많이 활용해요. 여기에 일본 음식은 한국 음식에 비해 상당히 기름진 편이에요. 그리고 단맛과 짠맛이 많구요.


'이건 일본에서 찾아보면 분명히 비슷한 맛이 있을 거야.'


와규치즈버거 맛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먹어본 일본 음식 중 가장 일본 음식스러운 맛이었어요. 달고 짜고 기름지고 간장소스 냄새 나는 햄버거였거든요. 일본 여행 중 먹어본 음식들과 한 가족 같은 맛이었어요. 통하는 게 있었어요. 아무리 부모와 자식이 얼굴이 다르다고 해도 찾아보면 비슷한 곳이 분명히 있는 것과 같았어요. 와규치즈버거는 그 정도가 아니라 쌍둥이 같은 정도였어요. 어쩌면 일본에 있는 모스버거에서 다른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을 수도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일본 라멘도 먹어봤고, 초밥도 먹어봤고, 이것저것 많이 먹어봤어요. 그러나 실제 일본 여행 가서 음식을 이것저것 먹어보니 그 동안 한국에서 일본음식이라고 먹었던 것은 다 한국화된 맛이었어요. 진지하게 한국인이 추구하는 '맛있는 맛'과 일본인이 추구하는 '맛있는 맛'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했어요. 음식들이 생긴 건 비슷해 보여도 실제 먹어보면 맛 속에 가깝고도 먼 사이, 멀면서 가까운 사이의 거리가 있었어요.


그런데 모스버거 와규치즈버거 햄버거는 정말로 일본에서 먹었던 여러 음식들과 같은 세계에 속해 있는 맛이었어요. '일본 여행 가서 내가 먹게 될 음식의 맛'이 궁금하다면 모스버거 와규치즈버거를 먹어보면 되요. 그 느낌이 일본 여행 가서 먹게 될 음식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맛의 특징이니까요.


모스버거 와규치즈버거 햄버거는 일본 여행 가고 싶을 때 먹으면 딱 맞는 맛이었어요. '일본 정통'을 내세우는 식당의 음식맛들보다 이것이 일본 음식 특유의 맛에 훨씬 더 엄청나게 많이 가까웠어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