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둘이 같은 날에 배당이 들어오냐?"
2020년 9월 3일. 인텔 주식만 배당금이 들어온 것이 아니었어요. 미국 거대 글로벌 제약 회사 주식 - PFE 화이자 Pfizer 2020년 2분기 배당금도 입금되었어요. 두 주식 모두 제게 참 우여곡절이 많은 주식인데 하필 공교롭게도 같은 날에 배당금이 입금되었어요.
미국 거대 글로벌 제약 회사 주식 - PFE 화이자 Pfizer 2020년 2분기 배당금 배당락일은 2020년 7월 30일이었어요. 배당지급일은 미국 기준 2020년 9월 1일이었어요.
미국의 글로벌 제약 회사 PFE 화이자 Pfizer 주식 2020년 2분기 배당금은 1주당 세전 0.38달러에요. 실제 수령하는 세후 분배금 수령액은 32센트에요. 배당금에 대한 세금으로 6센트였어요.
한국 기준 2020년 6월 9일. 미국 거대 글로벌 제약 회사 주식 PFE 화이자 Pfizer 2020년 2분기 배당금이 입금되었어요. 이날 새벽에 화이자 주가는 꽤 많이 하락했어요. 유방암 치료제 임상 3상 실패가 확정되었다는 보도가 나왔거든요.
6월 11일 밤이었어요.
"뭐야? 이거 뭐 잘못된 거 아니야?"
무지막지한 음봉이 팍 꽂혀 있었어요. 화이자 주가는 대폭락했어요. 미국 기준 2020년 6월 11일, 화이자 주가는 시가 35.54달러였고, 종가가 33.3달러였어요. 하루만에 주당 2.24달러 폭락했어요. 주당 2.24달러 떨어진 거 가지고 무슨 호들갑이냐고 하는 사람들 분명 있을 거에요. 그런데 이거 시가가 35.54달러라는 점이 중요해요. 화이자 주식을 사람들이 패대기쳤어요.
그래도 코로나가 있잖아.
코로나가 있잖아?
화이자는 글로벌 거대 제약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코로나 테마주에 묶이지 않았어요. 안 묶인 건지 못 묶인 건지 모르겠어요.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모두 매우 잘 올라가는데 화이자는 완전히 소외되어 있었어요. 여기에 유방암 치료제 임상 3상 실패가 확정되자 사람들은 서로 먼저 던지려고 난리였어요.
아, 코로나 수혜 받기는 했구나.
화이자 주식은 반등과 폭락을 거듭하며 떨어졌어요. 갭하락 큰 것 한 번 맞고 반등이 나왔다가 크고 아름다운 장대음봉이 다시 하나 푹 꽂혔고, 그 다음에는 올랐다가 오른 것보다 더 떨어지고, 조금 오르다가 다시 떨어지며 바닥으로 굴러떨어졌어요. 거대한 갭하락 2번 나오지 않은 건 아마 코로나 때문일 거에요. 코로나 없었으면 화이자 주가는 정말로 패대기치는 게 뭔지 제대로 보여줬을 거였어요.
2020년 6월 26일. 화이자 주가가 드디어 하락을 멈추었어요. 진바닥은 31.61달러였어요. 제가 매수한 가격은 36.5달러였어요. 제가 매수한 가격 기준으로 거의 5달러 떨어졌고, 유방암 치료제 임상 3상 실패 확정 공식 발표 직전 종가인 38.19달러 기준으로 보면 6.5달러 하락했어요. 임상 3상 실패 하나 때문에 대폭락이 발생했어요. 사실상 한 방에 20% 조금 안 되게 폭락했어요.
'이거 뭐지?'
화이자는 우리가 흔히 '다우지수', '다우존스'라고 부르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에 속하는 기업이에요. 3월 폭락장의 재현도 아니고 이렇게 한 방에 와장창 무너질 회사가 아니었어요. 아무리 6월에 조정장이 있었다고 해도 이건 충격적이었어요.
이후 화이자 주가는 제대로 반등하지 못했어요. 제가 매수한 가격인 36.5달러도 아주 까마득했어요.
하루는 여자친구와 만나서 데이트를 하던 중이었어요. 같이 길을 걸어가다가 화이자 주식 이야기를 했어요. 키움증권 미국 주식 거래 지원금 40달러 받아서 매수한 주식이라 손해본 것은 없지만 하도 황당했기 때문에 임상 실패 하나에 주가가 완전 대폭락하는 거 보고 깜짝 놀랐다고 이야기했어요. 여자친구가 아주 당연한 걸 왜 그러냐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어요.
"제약 바이오가 원래 그래."
"응?"
"제약, 바이오는 임상 하나에 따라 주가 엄청 날뛰어."
여자친구는 예전에 은행에서 안전하다고 권유해서 제약회사 관련 펀드에 가입한 적이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제약회사 관련 펀드는 결국 손해보고 해지했대요. 여자친구는 제약, 바이오 주식과 펀드로 간접적으로 엮여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제 이야기를 듣고 하나도 안 놀랐어요.
"야, 그런 건 미리 말해줬어야지!"
"당연히 알고 있는 줄 알았지!"
제약, 바이오 주식 중에 유독 테마주, 작전주, 세력주가 많은 건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한국 증시에서 제일 변동폭 큰 종목이 제약, 바이오거든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신풍제약 모두 제약, 바이오에요. 사상 초유의 사기로 의심받는 신라젠도 제약, 바이오 테마에 속하구요. 이 회사들은 어떤 식으로든 한 번은 듣게 되는 회사들이에요. 이 회사들이 무슨 불로불멸의 영약을 개발해서가 아니라 주가 변동이 심해서요. 주변에 주식하는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어도 이들 회사를 한 번은 들어보게 되고, 그 이유는 바로 시세변동이 하도 극단적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주식할 때 제약, 바이오 테마는 아주 특히, 진짜 주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화이자 주식을 매수할 때만 해도 이런 제약, 바이오 주식의 위험성은 코스닥 개잡주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그래도 화이자는 세계적인 제약회사라서 요동이 심하지 않을 줄 알았어요. 비아그라도 있고 셀레늄도 있으니까요.
아니, 제약 바이오는 존재 자체가 도박이야.
화이자 주가 변동을 직접 두들겨맞아보니 확실히 깨달았어요. 제약, 바이오 주식은 회사 규모와 아무 상관없었어요. 이건 그냥 존재 자체가 도박이었어요. 실적이고 나발이고 다 개나 줘버려도 상관없었어요. 오직 중요한 것은 딱 한 가지 - 임상결과 뿐이었어요. 임상 성공이면 폭등, 임상 실패면 폭락. 재무재표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었어요. 임상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를 맞춰야 했어요. 오직 임상결과만 중요했어요. 특히 임상 3상은 엄청나게 중요했어요. 임상 3상이 성공하면 정식 약품이 출시되는 거니까요. 임상 3상 성공하면 폭등, 실패하면 폭망이에요.
간단히 말해서 제약, 바이오 주식은 오직 하나 - 임상 성패에 배팅하는 도박이었어요. 회사 규모고 재무상태고 다 소용없었어요. 오직 임상 성공 하나 믿고 가는 거였어요.
화이자 주식을 통해 주식 중 제약, 바이오, 게임 종목은 도박 그 자체니까 어지간하면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을 아주 제대로 배웠어요. 이건 회사 규모, 재무제표 같은 거 다 소용없었어요.
참고로 게임 주식도 도박 그 자체에요. 여기는 게임 출시 후 히트치느냐에 따라 주가가 극단적으로 움직여요. 이쪽은 망작이고 쓰레기 게임이고 많이 쏟아내놓고 뭐든 하나만 터지면 된다는 식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나 대박 터지면 주가 폭등이고, 대대적으로 준비했는데 흥행 참패하면 그냥 고꾸라지구요. 그래도 이쪽은 제약, 바이오 주식보다는 도박성이 약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2020년 7월 21일이었여요. 화이자 관련 뉴스가 2개 나왔어요. 하나는 화이자가 코로나 백신 초기 임상에 성공했다는 뉴스였어요.
임상 성공!
실험을 어떻게 했는지 따위는 개나 줘버려도 되요. 중요한 키워드는 오직 하나 - 임상 성공이었어요. 실험을 어떻게 했고 돈을 얼마 썼는지 따위는 신경 1도 안 써도 되었어요. 오직 '임상 성공'이라는 것만 보면 되었어요. '임상 성공 = 제약 바이오 주가 상승'이니까요.
다른 뉴스는 미국 정부가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제약회사에 투자했고 그 중 하나가 화이자라는 뉴스였어요.
빨간불!
화이자 주가 드디어 빨간불!
캬캬캬, 이게 바로 제약 바이오 테마주 맛이지!
2020년 7월 21일 PFE 종가 36.69달러
2020년 7월 22일 PFE 시가 38.20달러
7월 22일. 시가는 전일 종가 대비 1.5달러 상승이었어요. 진저점 찍었던 2020년 6월 26일 저점은 31.61달러였어요. 이번에는 한 달 채 안 되어서 20% 넘게 폭등했어요. 괜히 무수히 많은 한국인들이 '조선장에서는 제약, 바이오 말고는 할 게 없다'고 하는 게 아니었어요. 글로벌 거대 제약회사 화이자가 임상 성패 여부에 따라 주가가 이렇게 미친 듯이 오르락 내리락하는데 코스닥 제약, 바이오 개잡주는 말할 필요도 없죠.
이게 코인이야, 주식이야?
화이자 주가 변동을 차트를 보니 더욱 어이없었어요. 보통 거대 회사 주식은 느리고 둔하게 움직이는데 화이자 주식의 움직임은 매우 역동적이었어요.
솔직히 빨간불 뜬 거 보니 던져버리고 싶었어요. 다른 제약, 바이오 주식 다 위로 올라갈 때 화이자는 맨날 아래에 처박혀서 빌빌 기었어요. 화이자도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는데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같은 회사 주식들은 코로나 테마주로 쫙쫙 잘 올라가는데 화이자는 오히려 아래로 처박혔어요. 전에 배당금 받은 것이 있었기 때문에 매수 가격에 던져도 약간 이득보는 상황이었어요.
'그래도 내 첫 미국주식인데...'
화이자 주식은 키움증권 40달러 이벤트로 매수한 거라 그냥 놔두기로 했어요. 저의 첫 미국 주식이기도 하고 제약회사 주식 1개 정도는 쭉 가져가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어요.
2020년 8월 24일. S&P 다우존스위원회는 8월 31일부로 엑슨모빌과 화이자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에서 퇴출시킨다고 발표했어요.
하아...
그래, 어디 한 번 정리해보자.
내가 지금까지 화이자 주주가 된 후 겪어본 것
1. 제약 바이오 코로나 테마주
2. 임상 실패
3. 임상 성공
4. 종합주가지수 퇴출
저는 화이자 주식을 2020년 4월 20일에 매수했어요. 그 후 8월말까지 4개월 동안 저 네 가지를 다 겪어봤어요.
더 웃긴 것은 임상 실패보다 종합주가지수 퇴출이 훨씬 미미한 악재라는 사실이었어요. 유방암 치료제 임상 3상 실패 확정때는 진짜 아래로 시원하게 내리꽂는 주식세계 썸머 워터파크 자이로드롭 이벤트 떴어요. 하지만 다우존스 주가지수 퇴출 악재는 무더위를 부채로 식히는 것처럼 주가를 살살 떨어뜨렸어요. 오히려 코로나 테마 소멸 선반영이라고 해야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다우존스 주가지수 퇴출 발표 이후 하락은 임상 실패에 비하면 너무 약해서 가소로워보이기까지 했어요.
매수일 / 배당일 |
매수가격 / 종가가격 |
세후배당금 (세전) |
2020/04/20 |
36.50 (36.57) |
- |
2020/06/09 |
36.59 |
0.32 (0.38) |
2020/09/01 |
37.20 |
0.32 (0.38) |
만약 다시 화이자 주식 매수 예약 주문을 걸던 그때로 돌아간다면?
당연히 절대 안 사죠. 공짜로 받은 거나 마찬가지인 주식이자 제 인생 최초의 미국 주식이니까 그냥 들고 가는 거지, 안 그랬으면 벌써 던져버렸을 거에요.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화이자가 아니라 얌전히 지수 추종 ETF 를 한 주 매수했을 거에요. 화이자 주식 샀던 때에는 40달러 안 되는 지수 추종 ETF도 여럿 있었거든요.
이번에는 하따하다 망해서 가치투자하면서 배당금 따먹기나 하다가 본전 오면 나와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마음 바꿔서 계속 들고가보기로 한 인텔 주식 배당금 지급일 및 실제 입금일이 화이자 주식 배당금 지급일 및 실제 입금일과 완전히 겹쳤어요. 그래서 제게 참 우여곡절 있는 주식 둘이 동시에 배당금이 들어온 날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