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어둠의 소리 (2020)

제주도 2박 3일 심야시간 야간 여행 여행기 어둠의 소리 13 - 제주시 서문로4길 용담1동 서문시장 낮시간 풍경

좀좀이 2020. 3. 2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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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비 또 오네!"


제주시 오일장 촬영을 마치고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어가는 중이었어요. 빗방울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장마철 소나기 못지 않게 좍좍 퍼붓는 비가 되었어요. 가방끈에 매달아놓은 우산을 다시 풀어서 펼쳤어요. 비는 정신없이 쏟아졌어요. 일기예보대로 2020년 2월 12일 제주도는 비가 내리는 날씨였어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비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계속 퍼붓는 것이 아니라 내렸다 멎었다 하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그래도 오일장 촬영하는 동안 비 안 내린 게 어디야.'


새벽부터 비가 계속 내렸다 멎었다 반복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나름대로 행운이라면 행운이라고 할 수 있었어요. 제가 촬영지를 향해 이동할 때에만 비가 내렸거든요. 촬영할 때는 비가 안 내렸어요. 그래서 걸어갈 때 짜증나기는 했지만 촬영 자체는 날씨 때문에 방해받지 않았어요. 오일장까지 촬영을 마치고 나서 다시 비가 무섭게 퍼부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진짜 이놈의 비...'


작년 3월에 제주도 내려갔을 때는 돌아가는 날 전날이 되어서야 날씨가 개었어요. 원래 친구와 돌아다니며 놀기로 한 날에는 비가 엄청나게 퍼부어서 제대로 놀지 못했어요. 이번에는 그 반대였어요. 여행 초기에는 날씨가 좋았어요. 돌아가는 날이 되어서 비가 마구 퍼붓고 있었어요. 작년 3월 제주도 여행의 연장선에 있는 기분이었어요. 그때는 의정부로 돌아가는 날에 날씨가 무지 좋았거든요.


몇 시인지 확인해봤어요. 공항 가기에는 아직 시간이 조금 많이 남아 있었어요. 제가 타고 갈 비행기는 13시 35분 제주발 서울행 이스타항공 비행기였어요. 제주국제공항에 늦어도 한 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했어요. 공항 이용하는 사람이 중국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줄어들었고 자동 발권기도 있는 데다 저는 수하물도 없어서 수속 체크를 빨리 끝낼 수 있다고 해도 한 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하는 것이 좋았어요. 그래야 나중에 시간 남으면 면세점이라도 들려보니까요. 탑승 1시간도 남지 않아서 공항에 도착하면 정신없이 뛰어야 하는 수도 있어요. 더욱이 제주도 비행기표 파격 할인 덕분에 제주도 내려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직접 봤어요.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었어요.


'마지막으로 서문시장 들렸다 갈까?'


전날 외도동 월대를 갈 지 용담동 서문시장을 갈 지 마지막까지 고민했어요. 서문시장 심야시간 풍경 야경 동영상 촬영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거든요. 그러나 마지막에 결국 월대를 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용담동까지 걸어가는 것이 매우 멀었기 때문이었어요. 여기에 서문시장 근처에는 24시간 카페가 없구요. 아침에 오일장 갈 것 생각하면 서문시장 가는 것은 그렇게 좋은 선택지가 아니었어요.


서문시장 들렸다가 공항 가는 것도 괜찮아보였어요. 서문시장에서는 공항 가는 버스가 매우 많아요. 서문시장은 공항에서 가깝구요. 다른 곳이라면 공항 가는 것까지 생각하면 시간이 매우 빠듯했어요. 그렇지만 서문시장 정도라면 공항 가는 길에 근처 한 곳 들렸다 가는 기분으로 갈 수 있는 곳이었어요. 서문시장은 그다지 큰 시장이 아니니까 금방 둘러보고 영상 촬영하고 공항으로 갈 수 있었어요.


이대로 공항으로 가면 공항에서 시간을 너무 오래 보내야 했어요. 제주국제공항은 육지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했어요. 그러나 서문시장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니라 굳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녀도 되었어요. 일찍 공항 가봐야 답답하게 마스크 쓰고 멍하니 앉아서 시간 되기만 기다려야 했어요. 그럴 바에는 서문시장 가서 마지막으로 영상 하나 더 촬영하는 것이 훨씬 나아보였어요.


'서문시장 가자.'


마지막으로 서문시장을 갔다가 공항으로 가기로 했어요. 버스가 오자 버스를 탔어요. 금방 서문시장에 도착했어요.


서문공설시장


시장을 천천히 둘러보기 시작했어요.


제주도 재래시장


제주시 재래시장


제주시 서문시장


제주시 서문공설시장


저는 제주시 용담동 서문시장은 잘 가지 않았어요. 여기는 제가 초등학생 때 우표상이 있어서 기념우표 사러 딱 한 번 가봤어요. 그 당시에 애들이 그 우표상을 '오뚜기 슈퍼'라고 부르곤 했어요. 서문시장 어딘가에 오뚜기슈퍼가 있었고, 그 근처에 우표상이 있었거든요. 저도 딱 한 번 가봐서 어떻게 생긴 곳인지 정확히 잘 기억나지는 않아요. 진열대 같은 것도 없고 단칸방 같은 곳에서 수집 우표를 팔았던 곳으로 기억해요.


제주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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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때 외에는 서문시장을 가본 적이 없어요. 여기는 갈 일이 없는 곳이었거든요. 예전에는 사람들 많고 꽤 큰 시장이었다고 해요. 물론 그랬다고 한들 제주도에서 큰 시장이라고 부를 것까지는 없는 곳이었어요.


가장 큰 이유는 동문시장이 진짜 큰 상설 재래시장이기 때문이에요. 동문시장이 진짜 큰 재래시장인데 동문시장에서 서문시장까지 거리가 그렇게 많이 먼 것도 아니에요. 요즘 사람들에게는 매우 먼 거리일 수 있어요. 그러나 과거 기준으로 본다면, 그리고 작정하고 걸어가려고 한다면 충분히 걸어가고도 남는 거리에요. 대중교통만 봐도 동문시장은 제주시 동지역 교통 요지에요. 구제주에서 북쪽은 동문시장, 남쪽은 제주시청이 버스 노선 중심지거든요. 동문시장 쪽은 칠성로, 중앙로 등 원래 상권이 매우 크게 발달한 곳이에요. 그에 비해 서문시장은 주변에 다른 상권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어요.


제주시 용담1동


제주도 제주시 용담1동 서문시장


서문시장도 동문시장처럼 관광지로 만들어보려고 했던 적이 있어요. 소위 '밑밥까는 작업'이라 할 수 있는 홍보하는 단계까지는 있었어요. 그러나 서문시장은 몇 번 홍보하고 밀어주는 듯 싶더니 관광지로 커지지는 못했어요.


서문시장이 관광지로 크지 못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가장 먼저 동문시장이 더 급한 문제였어요. 동문시장도 망해가는데 동시에 서문시장까지 띄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어요. 동문시장이 망해간다는 것은 단순히 동문시장만 망하는 것이 아니라 동문시장 일대 거대 상권 전체가 망하는 것이거든요. 칠성로, 중앙로, 관덕정, 탑동 등등요. 이 문제는 단순히 구제주 상권이 망하는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주시 동지역 동부와 서부, 더 나아가 제주시 전체의 동부와 서부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는 문제였어요. 가뜩이나 제주시는 동부와 서부의 소득 격차가 상당히 큰 편이라는 점이 아주 오래전부터 제주도 내의 골치아픈 문제 중 하나였는데 이게 더 커질 수 있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가뜩이나 오지 않는 손님을 끌어온다면 그 몇 안 되는 손님을 동문시장과 서문시장으로 분산시키는 게 아니라 동문시장에 몰아줘야만 했어요.


게다가 서문시장 주변에는 관광지가 딱히 없어요. 서문시장 주변 상권이 매우 큰 것도 아니구요. 서문시장 주변은 일반인들 사는 주거지역이에요. 대중교통도 동문시장에 비해 애매하구요. 그래서 한계가 있었던 것 아닐까 추측하고 있어요.


제주시 여행


용담1동 서문시장


시장에는 사람이 아예 없다시피 했어요. 그러나 이것은 우한 폐렴 때문이라고 할 수 없었어요.


제가 서문시장을 간 날은 2020년 2월 12일이었어요. 바로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이 열리는 날이었어요. 제주시에서 오일장이 열리는 날에는 제주시 사람들이 장 보러 다 오일장 가요. 이마트 같은 대형 할인마트조차도 오일장날만큼은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요. 제주시 동지역에서 오일장이 열리면 오일장이 장 봐야 하는 사람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요. 그래서 오일장날에는 항상 시장이 한산한 편이에요.


여기에 제가 간 시간은 오전 시간이었어요. 원래 사람들이 별로 없는 시간이었어요. 원래 사람이 별로 없는 시간인데다 장날까지 겹쳤으니 사람이 있을 리 없었어요.


제주도 생선


제주도 상권


서문시장은 건물 한 동 및 그 주변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건물 안으로 들어갔어요.


서문시장 건물


윗층은 한복을 만들고 판매하는 상점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어요.


제주시 한복


제주도 제주시 상권


제주시 이불 가게


제주시 한복점


한복점과 이불가게들이 모여 있었어요. 서울에서는 광장시장이 원래 이런 곳이었어요. 광장시장도 원래는 한복점 많은 곳으로 유명했거든요. 지금은 먹거리 야시장으로 유명하지만요.


한복


korean traditional wear


제주시 한복 가게


솜 태우는 집도 있었어요.


솜태우는 집


'솜 태운다는 게 뭔 말이지?'


어려서부터 가끔 솜 태운다는 말을 들어봤어요. 그러나 그게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는 몰랐어요. 여행 돌아와서 찾아보니 솜 태운다는 것은 눌려서 납작한 덩어리가 된 솜을 다시 복슬복슬하게 만드는 거래요.


제주도 문화


제주도 한복 가게


이번에는 아랫층으로 내려갔어요.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벽화가 있었어요.


제주시 벽화


식당은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어요.


제주시 서문시장 식당


'식당가는 뭐 보고 말고 할 거 없네.'


제주도 벽화


제주도 전통문화


제주도 음식 문화


서문시장 건물에서 나왔어요.


용담동 주거환경


다시 입구를 향해 걸어갔어요.


"와, 여기는 순대를 직접 만드네?"


제주도 순대


순대를 직접 만드는 가게가 있었어요. 순대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가게가 있는 것이 신기했어요. 시간이 남고 날이 좋았다면 하나 사서 공원 같은 곳 가서 먹었을 수도 있어요. 순대 자체를 좋아하지 않지만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순대는 한 번 먹어볼 가치가 있거든요.


아래 영상은 이때 촬영한 제주시 서문시장 풍경 영상이에요.



"이제 진짜 공항 가야겠다."


드디어 대망의 집으로 돌아가는 주간 이동 일정만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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