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이라도 하나 더 건져가야 하는데..."
작년 12월 말이었어요. 연말에 특별 기획으로 쓸 만한 글감을 찾다가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어요. 바로 과거 우리나라에서 전국적으로 가장 유명했던 사창가였던 청량리 588 자리를 가보는 것이었어요. 청량리 588 자리는 현재 롯데캐슬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어요. 그러나 서울시가 청량리 588 일부를 보존 및 리모델링해서 청량리 620으로 조성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진짜 일부 구역을 철거하지 않고 버티는 중이었어요. 이것은 2019년 전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부동산 이슈와 정확히 직결되는 글감이었어요. 보존이라는 명분하에 알박기해서 재개발을 막아버리고, 주택 공급은 부족해서 단순 투기가 아니라 실수요로 집값이 뛰고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청량리역으로 갔어요. 청량리역 6번 출구에 있는 청량리 588 자리를 촬영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글을 쓰기 위해 사진을 촬영했어요. 심야시간에 다시 와서 이쪽 풍경을 촬영하기로 했구요.
심야시간에 청량리역으로 다시 와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교통비가 편도 네 번 들었어요. 게다가 심야시간에 청량리 가려면 108번 버스 타고 동대문역으로 간 후, 동대문역에서 심야버스를 타고 청량리역으로 가야 했어요. 이렇게 교통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한밤중에 와서 청량리역 5번 및 6번 출구에 있는 청량리 588 자리만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가기에는 교통비가 매우 아까웠어요. 이따 온 김에 하나라도 더 촬영하고 가야 했어요.
청량리역에는 서울 동북권 최대 청과물 도매시장이 있어요. 바로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이에요. 여기는 심야시간에 활기넘쳐요. 각지에서 올라온 청과물이 여기로 집결하거든요.
'이따 와서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촬영해야겠다.'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어요. 청과물 도매 시장을 다 돌아다닌 후, 청량리 재래시장도 이따 갈까 하다가 거기는 이번이 아니라 나중에 가기로 했어요. 청량리는 이것저것 재미있는 곳이 많거든요. 영상 촬영할 만한 곳이 꽤 많은 곳이에요. 청량리에 국한되지 않고 용두동, 제기동까지 연결해서 봐야 했거든요. 어설프게 청량리 한 곳을 싹 돌면서 심야시간 풍경 영상을 촬영하면 나중에 제기동 경동시장 약령시장 심야시간 풍경 촬영할 때 동선이 매우 이상해질 거였어요.
욕심 너무 내지 말고 일단 의정부 자취방으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청량리역으로 돌아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참이었어요. 횡단보도 맞은편에 청량리 수산시장이 보였어요.
'이따가 저기까지 찍을까?'
청량리 588 자리와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야시장 풍경만 찍기는 아쉬웠어요. 홍릉주택 심야시간 풍경도 찍을 것이기는 했지만요. 그거 말고 하나 더 찍으면 딱 괜찮을 거 같았어요. 이 정도 해도 아직 청량리에 촬영할 만한 것이 이것저것 남거든요.
청량리 수산시장으로 갔어요.
슬슬 파장하는 분위기였어요. 그래도 아직 장이 열리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시장 안으로 들어갔어요.
추운 날씨 속에 얼어 있는 물고기가 더욱 추워 보였어요.
서울 청량리 수산시장 역시 도매시장이에요. 서울 청량리 수산시장은 청량리역 6번 출구에서 나와서 제기동역 쪽으로 걸어가면 나와요. 서울 청량리 수산시장은 행정구역상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위치해 있어요.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 청량리 수산시장은 1980년대 초에 생긴 시장이에요. 그러나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이 해방 이후 생긴 점으로 미루어봤을 때, 그때부터 소규모로 존재했을 거에요. 서울시 자영업지원센터 소상공인 종합지원포털 시장정보에 나와 있는 도매시장 정보 중 청량리 수산시장 글은 2017년 2월 17일에 작성되었고, 이 글에서는 청량리 수산시장이 35년 전통의 수산물 전문 도매시장이라고 나와 있어요. 제대로 도매시장으로 형성된 것이 2017년 기준으로 35년 전 아닐까 해요. 그 이전에도 청량리에는 커다란 시장이 있었으니 거기에서 물고기도 같이 팔았겠죠.
청량리 수산물 도매시장은 청량리 일대 부동산 관련 정보를 보면 같이 잘 등장하곤 해요. 수산물 도매시장이다 보니 생선 비린내 및 악취가 나거든요. 청량리 588이 있던 자리 바로 옆이 청량리 수산물 도매시장이에요. 청량리 588 자리는 현재 서울 동북권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에요. 그래서 이쪽 부동산 관련 정보를 보면 청량리 588 일대를 다룰 때 청량리 수산물 도매시장도 같이 잘 나오는 편이에요.
청량리역 주변은 싹 재개발될 예정이라고 해요. 일단 계획은 그렇게 되어 있어요.
하지만 시장 철거가 그렇게 쉬울까?
그것도 대규모 도매시장인데?
노량진 수산시장의 경우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일반 거주지 재개발도 보상과 철거 문제로 상당히 난관이 많은 편인데, 시장 철거는 그보다 훨씬 더 힘들어요. 게다가 여기는 그냥 시장도 아니고 서울 동북권 최대 도매시장 지역이구요.
길을 따라 쭉 걸어갔어요.
도매시장이 열리는 쪽은 상점이 모두 문을 닫았어요.
2019년 12월 27일 새벽 3시 15분, 청량리 수산시장 야시장을 촬영하러 갔어요.
청량리 수산시장 야시장으로 가서 깜짝 놀랐어요. 아까 저녁 때와는 정반대였어요. 저녁때 장사중이던 시장 초입 가게들은 문을 닫았어요. 대신 뒤에 문을 닫았던 가게들은 분주한 모습이었어요. 새벽 도매시장이 한창 열리고 있었어요. 여기는 여기대로 어둠 짙은 야심한 시간에 활기가 넘치고 있었어요.
한국외국어대학교 및 경희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근처에 거주중이라면 심야시간에 심심할 때 한 번 쯤 가서 구경해볼 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