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쪽 조선족, 중국인 밀집지역 돌아다녀봐야겠다.'
서울 광진구 자양4동 건대입구역 양꼬치 거리만 심야시간 풍경 영상을 촬영할 거라면 굳이 낮시간에 와서 사전답사하며 경로를 미리 봐놓지 않아도 되었어요. 건대입구역 5번 출구에서 나와 길 따라 쭉 내려가면 양꼬치 거리가 나와요. 여기는 골목 하나가 대림동 차이나타운처럼 크게 중국 음식점 및 중국인 상점들로 가득 차 있는 곳이에요. 여기는 길 자체가 비좁지 않고 차도 잘 다니는 곳이라 카카오맵 로드뷰만 봐도 충분했어요. 카카오맵 로드뷰를 보며 길거리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영상 촬영시 동선 파악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곳었어요.
문제는 바로 자양4동 양꼬치 거리 주변의 조선족, 중국인 밀집지역이었어요. 자양4동 양꼬치 거리 주변에 형성되어 있는 차이나타운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인과 중국인들이 뒤섞여 살고 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카카오맵 로드뷰만 봐서는 어디에 중국인, 조선족들이 많이 몰려살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어요. 그렇다고 아무 곳이나 마구잡이로 촬영하고 조선족, 중국인 밀집지역이라고 할 수는 없었어요. 그런 식이라면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이 다 조선족, 중국인 밀집지역이죠.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중국인이 한 명도 없는 지역이 오히려 드물 지경이니까요.
가리봉동 연변거리가 있는 남구로역, 대림동 차이나타운이 있는 대림역은 이런 문제에서 매우 자유로운 편이에요. 가리봉동이 경우, 남구로역에서 나와 연변거리로 가서 가리봉시장 뒷편을 들어가면 조선족, 중국인들이 바글바글 몰려사는 곳이에요. 가리봉동 벌집촌 쪽방촌이 있는 곳이거든요. 거기만 돌면 100% 조선족, 중국인 밀집지역을 촬영할 수 있어요. 대림동도 비슷해요. 대림동은 가리봉동보다는 한국인과 중국인이 뒤섞여 사는 편이지만 여기도 마찬가지로 7호선 대림역 주변을 촬영하면 순도 높은 조선족, 중국인 밀집지역을 촬영할 수 있어요.
그러나 자양4동 건대입구역 주변에 형성된 조선족, 중국인 밀집지역은 한국인과 중국인이 상당히 많이 섞여 사는 지역이었어요. 카카오맵 로드뷰만 보고, 또는 서울 광진구 자양4동 건대입구역 양꼬치 거리 주변이라고 다 조선족, 중국인 밀집지역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었어요. 이것은 제가 직접 가서 중국인 많은 곳을 찾아내고 동선을 찾아내야만 했어요.
지하철 2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건대입구역 5번 출구 건대 로데오 거리 넘어서 있는 건대 양꼬치 거리를 돌아다니며 골목을 유심히 살펴봤어요. 일단 시작점이 매우 중요했어요. 시작점을 잘 찾아서 들어가야 안에서 몇 바퀴 돌고 헤매더라도 전혀 엉뚱한 곳에서 헤매지 않을 수 있었어요. 중국인, 조선족 많이 몰려사는 구역을 찾기 위해 사전 조사를 한 내용을 토대로 입구를 찾아봤어요.
'여기쯤에서 시작하면 되겠다.'
시작점으로 잡을만한 곳을 찾았어요. 골목 안으로 들어갔어요.
이쪽 골목 안으로 들어가는 중국인이 많았어요. 중국 가게도 많았구요.
서울 광진구 자양4동은 원래 경기도 고양군 뚝도면 동뚝도리에 해당하는 지역이었어요. 1950년에 자양4동은 성동구가 관할하는 성수2가동에 포함되었어요. 1973년에 영동대교가 준공되었어요. 그리고 영동대교와 연결되는 동일로가 건설되자 동일로를 기준으로 성수2가동이 분할되었어요. 이 당시에 자양4동은 뚝섬로를 기준으로 성수2가 2동, 성수2가 4동으로 분할되었어요. 1980년 지하철 2호선 신설동~종합운동장역이 개통되었고 화양역이 위치하게 되었어요. 1985년에는 화양역 역명이 건대입구역으로 개칭되었어요.
1995년에는 성동구에서 광진구가 분리되어 신설되었고, 성수2가동이 폐지되고 노유동이 신설되었어요. 성수2가 2동은 노유1동, 성수2가 4동은 노유2동으로 동 명칭이 변경되었어요. 그리고 2007년 노유1동과 노유2동은 자양4동으로 통폐합되었어요.
1950년대 이후 청계천 일대가 개발되면서 청계천에서 밀려난 봉제, 섬유, 금속 기계업체 영세업자들은 지대가 저렴한 지역으로 이전했어요. 이때 이들이 이전한 곳이 성수공단 지역이에요. 1964년에는 정부가 서울 도시 기본 계획을 발표하면서 중랑천, 한천, 뚝섬 일대, 장안평 일대, 석관동 일대까지 준공업지역으로 지정했어요. 이로 인해 중랑천변과 화양동, 자양동, 모진동, 구의동, 광장동 일대는 경공업 공장이 입지하게 되었어요.
1974년 정부는 뚝섬 지역 197,500제곱미터 일대를 준공업지역으로 고시했어요. 이를 계기로 영등포, 구로공단에 있을 수 없었던 영세업체들이 성수동으로 유입되었어요. 이때 성수동에 봉제 공장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해요. 봉제 공장은 주로 성수2가 2,3동에 집중적으로 몰렸어요. 봉제업은 노동집약적 성격이 매우 강해요. 그래서 성수공단 일대에는 주택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어요. 2호선 성수역부터 건대입구역 사이에는 이렇게 급격히 늘어난 주택 수요로 인해 주택이 더욱 밀집하게 되었고, 공장 노동자들의 배후주거지가 되었어요.
이후 수도권 정비 계획이 발표되었어요. 수도권 정비 계획에 따라 '굴뚝산업'이라 불리는 오염시설들은 반월공단, 인천기계공단, 부평 등으로 이전했고, 뚝섬 지역에는 소규모 업체만 남게 되었어요.
1985년에는 도심 재개발에 따라 중구청 일대에 밀집되어 있던 인쇄업체들이 성수2가 3동 일대로 이전했어요. 이때 인쇄업체들의 성수공단 이전에 대해서는 찬반논쟁이 있었어요. 논쟁이 격화되자 정부는 성수공단에 최첨단 산업을 유치할 것을 약속했고, 성수공단에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서게 되었어요. 이로 인해 성수공단 일대는 노동집약적 산업이 아닌 생활밀착형 산업들로 채워졌어요.
그러나 민주화 이후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임금이 급격히 상승하고 노동시장애 개편되면서 성수공단 일대 공장들은 규모가 축소되었어요. 제조업체들도 영세화되었구요. 1997년 IMF 경제 위기는 제조업이 집적된 성수공단 일대 공장 폐업과 인원 감축으로 이어졌어요. 성수공단 일대 공장 폐업과 인원 감축은 성수공단 인근 거주 노동자 수의 감소를 야기했고, 지역 공동화에 크게 일조했어요.
서울 광진구 자양4동 조선족, 중국인 밀집지역은 2000년대 초반에 형성되었어요. 현재 건대 양꼬치 골목으로 조성된 곳인 동일로 18길은 원래 성수공단 노동자들이 이용하던 식당이 몰려 있던 곳이었다고 해요. 그러나 성수공단 공장이 감소하면서 동일로 18길 상권도 같이 쇠퇴했어요. 여기에 건대 상권이 커지면서 동일로 18길 상권은 성장하던 건대 상권에 흡수되면서 건대 상권의 변방 지역화되었어요.
이로 인해 동일로 18길 일대에 있던 한국 식당들 중 여러 곳이 폐업하게 되었고, 권리금이 없는 가게가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동일로 18길에는 2005년에 처음으로 중국 관련 상가가 들어섰고, 2009년부터 중국 식당이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어요. 2011년에는 조선족 상인회가 광진구청에 요구해서 동일로 18길이 건대 양꼬치 거리로 지정되었구요.
자양4동 양꼬치 거리는 가리봉동 연변거리, 대림동 차이나타운보다 매우 늦은 시기에 형성된 곳이에요.
초기 자양4동에서 중국인들이 많이 몰려살던 곳은 뚝섬 방향 노후주택지였다고 해요.
성수공단 일대에 조선족과 중국인들이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에요. 성수공단 일대와 화양동 봉제공장에 조선족과 중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이 일대에 중국인들이 증가하기 시작했어요.
성수공단 일대에 조선족과 중국인들 유입이 증가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 상황이 맞물렸기 때문이에요. 첫 번째는 위에서 말했듯 성수공단 공장들이 저렴한 노동력 수요를 원해서 중국인 노동자들을 받아들였기 때문이에요. 두 번째는 초기 가리봉동으로 유입된 중국인들 중 나름 성공적으로 정착한 중국인들이 더 나은 거주지역과 일자리를 원했기 때문이에요. 성수공단 일대에 지역 공동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과 건대입구역이 2호선과 7호선 환승역이라 교통이 매우 편리하다는 점은 중국인들이 몰려가기 좋은 조건이었어요. 대림역과 마찬가지로 2호선과 7호선 환승역이다보니 대림동-가리봉동 생활권으로의 이동이 쉬웠고, 서울 동부지역 건설현장 일자리를 구하기도 쉬운 곳이었거든요.
자양4동 중국인 밀집지역이 가리봉동, 대림동 중국인 밀집지역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은 바로 자양4동에는 단순히 중국인 노동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중국인 유학생들도 매우 많다는 점이에요.
2000년대 중반 즈음부터 우리나라의 각 대학교들은 대학 글로벌화를 목표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기 시작했어요. 좋게 말하면 글로벌화고, 현실을 말하자면 비자 장사와 등록금 장사가 목적이었어요. 한국에 유학온 외국인 유학생 중 50% 이 중국인이었어요. 이는 서울에 있는 대학교라고 다를 것 없었어요.
무분별한 중국인 유학생 도입으로 인해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서는 한국인 학생과 중국인 유학생 사이에서 갈등이 매우 심해지고 있어요. 여기에는 두 가지 심각한 원인이 있어요.
첫 번째, 수용 불가능할 정도로 각 대학교가 중국인 유학생들을 너무 많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에요. 한국인들 사이에 중국인 유학생이 소수 있으면 중국인 유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한국인 학생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하고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요. 그러나 각 대학교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너무 많다보니 이들끼리 몰려다니고 이들끼리 자체 커뮤니티와 네트워크만 이용하며 중국에서 하던 몰상식한 짓을 그대로 다 하고 있어요. 더욱이 서울에는 이미 가리봉동, 대림동, 자양4동, 동대문처럼 거대한 중국인 네트워크와 커뮤니티가 존재하는 곳들이 여러 곳 존재하다 보니 중국인 유학생들은 한국에 있지만 중국인 사회에서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요. 오죽하면 한국어 실력이 한국 처음 왔을 때보다 어찌 된 것이 시간이 흐를 수록 더 나빠지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어요. 유학 초기만 해도 열심히 한국어 공부하다가 한국에 있는 중국인 네트워크와 커뮤니티에 완벽히 들어간 후에는 자기들끼리 지내면서 오히려 한국어를 잊어버리는 거죠.
참고로 이 문제는 외국에 있는 한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서도 발생하는 똑같은 현상이에요. 한 집단이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주변 집단과 환경에 대해 동화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끼리 뭉쳐버려요.
두 번째, 한국 사회 전반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및 체류자들에 대해 과거 동화주의에서 다문화주의를 강조하며 이런 현상 자체에 대해 무신경해졌다는 점이에요. 어떻게든 한국 사회에 적응시키고 한국 질서를 지키게 하려는 동화주의에서 우리가 이들을 이해하고 있는 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다문화주의로 크게 바뀌었어요. 문제는 이게 선진 사회 선진 질서라면 괜찮지만 중국 사회 문화와 질서는 열등하기 그지 없다는 것이고, 여기에 다문화주의의 원래 목적을 뛰어넘어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무조건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요하는 '맹목적 다문화주의', '극단적 다문화주의'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에요. 중국인들이 양꼬치를 먹고 훠궈 먹는 것은 다문화주의적으로 그러라고 하면 되요. 하지만 중국인들이 몰상식한 짓, 비도덕한 짓을 자행하는 것조차 무조건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맹목적 다문화주의, 극단적 다문화주의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 사회의 추세에요. 당연히 이러면 한국인과 중국인 사이에서 갈등만 더 일어나죠. 중국인 유학생들을 한국 사회에 적응시키려는 노력이 다문화주의 강조로 크게 약해진 것 또한 사실이에요.
따지고 보면 중국인 유학생들이 자기들끼리 몰려다니는 것을 방치하고, 중국에서 하던 몰지각한 행동들에 대해 다문화주의와 문화상대주의로 접근해 그 자체를 받아들여야한다고 하는 것은 한국인, 중국인 모두에게 큰 피해만 끼칠 뿐이에요.
건대입구역 주변에는 건국대학교와 세종대학교가 있어요. 당연히 이 두 대학교에도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편이에요. 조금 더 범위를 넓게 보면 성동구 한양대학교도 여기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편이에요.
건대입구 일대 중국인 밀집지역의 특징 중 또 다른 점은 한국인 번화가와 매우 가깝다는 점이에요. 건대 양꼬치 골목에서 시작해 건대입구역으로 가는 길을 따라가다보면 양꼬치 골목 바로 다음 골목이 건대 로데오 거리에요. 건대 로데오 거리는 한국인들 번화가에요.
자양4동 체류 중국인들은 가리봉동, 대림동 체류 중국인들에 비해 비교적 한국 사회에 많이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해요. 그래서 가리봉동, 대림동에 비해 그렇게 나쁜 쪽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았구요. 자양4동 양꼬치 골목에 있는 중국 식당들은 한국인들도 잘 이용하는 식당이에요.
그리고 이쪽은 중국인 상권과 한국인 상권이 혼재해 있지는 않은 편이에요. 노룬산 시장은 한국인 상권, 양꼬치 골목은 중국인 상권이에요. 서로 영역 구분이 확실한 편이에요.
동네를 돌아다니며 중국인 밀집지역이라는 증거를 이것저것 봤어요. 결정적인 것은 바로 바닥에 굴러다니고 있는 한국에서 전혀 판매중이지 않은 중국 담배갑이었어요.
2019년 12월 23일 새벽. 서울 광진구 자양4동 건대입구역 조선족, 중국인 밀집지역 심야시간 풍경 영상을 촬영하러 갔어요. 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가리봉동이랑 대림동때도 그렇고 중국인 밀집지역은 촬영할 때마다 비 오네.'
위 영상은 이때 찍은 서울 광진구 자양4동 건대입구역 조선족, 중국인 밀집지역 심야시간 풍경 영상이에요. 영상이 조금 긴 편이니 재생속도를 2배속으로 설정하고 보시는 것을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