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울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좀좀이 2020. 1. 23.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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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588 재개발 구역 하나 찍고 오기에는 너무 그런데..."


작년 12월 말이었어요. 연말 특집으로 유튜브에 어떤 영상을 올릴까 고민하고 있었어요. 아무 거나 올리는 것이 아니라 올 한 해 한국 사회에서 시끄러웠던 문제를 딱 보여줄 것이 필요했어요. 그 영상 하나로 올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한 번에 요약할 수 있어야 했어요. 그래서 한참 고민하다가 찾아낸 것이 바로 현재 롯데캐슬 SKY L65 건설현장인 청량리 588 재개발 지역이었어요.


문제는 두 가지 있었어요.


첫 번째. 청량리 588 재개발 구역에 아직 유리방이 남아 있다는 말이 있었어요. 유튜브 영상을 보니 청량리에 진짜로 유리방이 한 곳 남아 있었어요. 유리방이 있다면 영상 촬영은 피하는 것이 좋아요. 유리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당연히 자기 얼굴이 영상으로 촬영되는 것을 좋아할 리 없죠. 게다가 이 사람들 얼굴 다 지우는 것도 일이었어요. 유튜브에서 아무리 모자이크 처리 기능을 지원해준다고 해도 문제였어요. 사람 얼굴 다 지우기 어렵거든요. 이것은 안전과 직결된 문제였어요.


두 번째. 청량리역 근처에는 24시간 카페가 아예 없어요. 청량리 일대에 없어요. 윗쪽으로 회기역, 외대앞역, 신이문역까지 올라가도 없어요. 아래로 제기동, 신설동역까지 가도 없어요. 24시간 카페를 가려면 최소 동대문역까지 가야 했어요. 과거 청량리 588 자리였던 곳만 촬영하면 새벽 5시 반까지 진짜 애매했어요.


'일단 청량리역 가보자. 거기 가면 뭔가 있겠지.'


청량리 588 재개발 구역 심야시간 풍경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낮시간에 가봐야 했어요. 가서 진짜 촬영해도 되는 곳인지 먼저 확인해야 했어요. 만약 청량리 588 재개발 지역을 촬영할 수 없을 거 같으면 심야시간에 무리해서 갈 것이 아니라 다른 곳을 찾아봐야 했거든요.


청량리 588 재개발 구역으로 갔어요. 진짜 유리방 한 곳이 있었어요. 그리고 2019년 7월에 청량리 588 중 일부를 보존해서 청량리 620으로 만들겠다고 한 곳은 여전히 철거되지 않고 있었어요. 중요한 것은 밤에 조심하기만 하면 영상 촬영은 가능하다는 것이었어요.


청량리 588 재개발 구역을 다 둘러보고 큰 길로 나왔어요.


'이따 청량리 청과물 시장이나 영상으로 찍을까?'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은 과거에 한 번 글을 쓴 적이 있는 것 같았어요. 블로그에 접속해서 글을 언제 썼는지 확인해봤어요. 상당히 오래되었어요. 그리고 정말 민망할 수준으로 글을 못 썼어요. 사진도 매우 안 좋았구요.


'청량리 청과물 시장 갔다와야겠다.'


청량리 청과물 시장은 심야시간에 야시장이 열려요. 청량리역 앞 큰길은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때문에 낮시간 동안 상당히 붐벼요. 여기는 심야시간에도 볼 것이 있어요. 야시장이 열리거든요. 서울 동북부의 중심이 되는 청과물 도매시장이다보니 심야시간에는 여기저기에서 청과물이 들어오는 야시장이 열리는 곳이에요. 청량리역은 밤에도 야시장이 있어서 볼 것이 있는 곳이에요.


길을 건너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으로 갔어요.


청량리 청과시장


추운 겨울 바람 속에서 상인들이 마지막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어요. 심야시간에 와도 여기는 과일을 살 수 있어요.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에 있는 상점들은 도매상과 소매상을 같이 하거든요. 그래서 아주 야심한 시간에 와도 과일을 살 수 있는 가게가 있어요. 길거리 노점들만 없을 뿐이죠.


서울 과일 도매시장


서울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상인들은 추운 겨울 바람을 맞으며 난로로 추위를 견뎌내고 있었어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청량리역


서울 야경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은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에 있는 상당히 큰 시장이에요.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은 1949년 3월 5일에 설립되었어요. 시장 설립 초기에는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안에 점포가 약 250개 있었다고 해요. 이 때는 청량리 시장이 서울에서 남대문 시장 다음으로 큰 시장이었다고 해요.


청량리 야시장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은 한국전쟁 중 큰 피해를 입었어요. 한국전쟁 이후, 상인들이 청량리 시장으로 다시 모여서 시장이 재건되었어요. 그러나 1961년에 청량리 시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서 많은 상점들이 불타버렸다고 해요.


청량리역 환경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은 여전히 상당히 큰 규모에요. 큰 도로에서 보이는 입구 뿐만 아니라 그 옆으로도 시장이 있거든요.


청량리 시장을 정확히 어디까지라고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몇 번 다녀보면 대충 감이 오지만 처음 와보면 어디까지가 청량리 시장인지 감을 잡기 어려운 편이에요.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길 건너 맞은편 청량리 수산시장 도매시장은 구역이 확실해요. 그렇지만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은 시장이라고 쭐쭐 가다보면 '깡통시장'이라 불리는 청량리 도매시장이 나와요. 심지어 경동시장까지도 시장이 이어져 있어요. 여기에 청량리 재래시장도 한 덩어리로 붙어 있다시피 하구요.


청량리 시장을 갔을 때 어디까지가 어떤 시장인지 알고 싶다면 일단 인도의 잡상인은 무시하고 시장 구역만 잘 살피며 다니는 것이 좋아요. 어렵지는 않지만 처음 가보면 헷갈려하다가 정신 차려보면 경동시장까지 지나와 있어요.


청량리 시장은 상당히 넓은 만큼 시장 구역 안에서 판매하는 품목이 확실히 정해져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을 거에요.


청량리 시장


청량리 상권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에서 야시장이 열린다는 것은 꽤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아주 예전에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친구와 같은 고시원에서 살 때였어요. 이 때 심야시간이 되면 친구와 이유 없이 밖으로 나가서 같이 걸으며 서울을 돌아다니곤 했어요. 이 당시에는 심야버스가 없었기 때문에 심야시간에 갈 수 있는 곳은 상당히 제한적이었어요. 적당히 걷다가 집에 돌아오기 위해서는 걸어서 돌아오든가 첫 차 타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거든요. 그래서 거의 항상 청량리에서 종로까지 이어지는 큰 길을 따라 걷곤 했어요.


청량리역 앞을 지나갈 때마다 악력 강한 할머니들이 옷깃을 꽉 움켜쥐고 놀다 가라고 매달렸어요. 청량리역 뒷편에 청량리 588이 있던 때였거든요. 이 할머니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마법 같은 주문을 말하는 것이었어요. '이미 하고 왔어요' 라고 말하면 순순히 놓아주셨어요. 가끔 젊은 사람들이 힘도 넘치는데 또 하지 않냐고 하며 안 놔주시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때는 '진짜 피곤해요'라고 말하면 거의 다 놓아주셨어요.


그러나 이렇게 마법의 주문을 외치며 풀려나는 짓도 한두 번이지, 매번 겪으면 엄청나게 피곤한 일이었어요. 그래서 해결책이 뭔지 둘이 고민했어요. 해결책은 간단했어요. 청량리역 길 건너 맞은편으로 걸어가는 것이었어요. 그러면 그렇게 잡는 할머니들이 없었기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청량리역을 지나갈 수 있었어요.


이렇게 청량리역 길 건너 맞은편으로 걸어가다보니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앞은 매우 많이 지나가게 되었어요.


동대문구 상권


청량리 과일


동대문구 생활환경


'왜 그때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야시장을 둘러보지 않았을까?'


저와 친구 모두 야시장 구경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어요. 그러나 이때 희안하게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야시장을 둘러볼 생각은 단 한 번도 안 했어요. 그 당시 청량리는 '빨리 도망쳐야 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에 야시장 앞을 지나감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들어가 볼 생각을 못 했어요.


이때로부터 몇 년이 흐른 후, 야심한 시각에 버스를 타고 귀가하는 길에 창밖을 보다 보면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야시장이 보였어요. 다른 야시장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했지만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야시장은 이 당시 한 번도 안 궁금해했어요. 희안한 일이었어요. 어쩌면 너무 적응되어서 궁금증이 안 생겼던 것일 수도 있어요. 제게 청량리에 대한 이미지는 그 할머니들이 옷깃을 꽉 움켜쥐는 참 피곤한 곳이었거든요. 버스로든 걸어서든 종로 쪽에서 이문동 가려면 무조건 청량리 앞을 지나가야 했기 때문에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앞을 무수히 많이 지나쳤지만 청량리 일대를 돌아다녀봐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했어요.


게다가 이 당시에는 밤에 사진을 찍으려면 삼각대가 필수였어요. 스마트폰 카메라는 화질이 매우 안 좋아서 써먹을 수가 없었어요. 디지털 카메라는 심야시간에 사진을 찍으려면 삼각대가 반드시 있어야 했어요. 삼각대 없으면 정신없이 흔들려서 뭐가 뭔지 알아볼 수 없는 사진만 찍혔거든요. 그런데 차와 사람이 계속 왔다갔다 하는 청량리 청과시장 야시장에서 삼각대 설치하고 사진 찍기는 무리였어요.


그러다보니 청량리 청과시장 야시장에 대한 추억은 없다시피 했어요. 낮에 가본 적은 있었지만 밤에 가본 적은 없었어요. 사진이라도 찍을 수 있다면 야시장 모습 찍으러 한 번은 가봤을 거에요. 그러나 밤에 사진 찍기 좋게 생긴 곳도 아니다보니 가야 할 이유를 못 찾았어요. 그래서 이번에야 제대로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야시장을 둘러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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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행


청량리 청과시장 야시장은 낮에 가도 재미있고 밤에 가도 재미있어요. 낮과 밤 모두 각각 다른 맛이 있어요. 심야시간에 한 번 서울 심야버스 타고 가서 청과물 도매시장 야시장을 구경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에요. 특히 명절 즈음에는 사람들이 많이 바글대니 명절 연휴 즈음에 한 번 구경하러 가도 재미있을 거에요.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을 다 둘러본 후 집으로 돌아왔어요. 집에서 몇 시간 쉬다가 심야시간에 다시 청량리역으로 갔어요.



위 영상은 2019년 12월 27일 새벽 2시 13분에 촬영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야시장 풍경 영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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