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한국 먹거리

길림양행 불닭맛 아몬드 후기

좀좀이 2020. 1. 7. 05:03
728x90

이번에 먹어본 가공 아몬드는 길림양행 불닭맛 아몬드에요.


꽤 오래 전이었어요. 아마 몇 년 되었을 거에요. 삼양 불닭볶음면이 대유행하기 시작했을 때였으니까요.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삼양 불닭볶음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어요. 그동안 '매운 라면'이라 불리던 라면들과는 차원이 다른 매운맛을 자랑하는 라면이었어요. 여기저기에서 불닭볶음면 먹고 자기가 얼마나 매운 것을 잘 먹을 수 있는지 인증하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뜨거운 맛을 보여준다고 불닭볶음면을 먹이기까지 했어요.


재미있는 점은 삼양식품은 라면 신제품을 개발할 때 상당히 보수적인 회사라는 점이었어요. 그 당시 기준으로 봤을 때 불닭볶음면은 유별난 라면이었어요. 이런 유별난 라면을 잘 내놓는 회사는 팔도 라면이었어요. 팔도가 독특하고 실험성 돋보이는 라면을 종종 출시하는 편이었고, 삼양식품은 상당히 보수적이고 안정된 맛을 내는 - 조금 과격하게 말하자면 진부한 맛 라면을 추구하는 회사였어요. 그런데 팔도가 아니라 삼양에서 불닭볶음면을 출시했어요.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이었어요.


불닭볶음면은 2010년대 음식 트랜드에서 꽤 의미있는 라면이에요. 불닭볶음면 출시로 인해 매운 음식들이 미친 듯이 매워지기 시작했거든요. 그 이전까지는 암묵적으로 넘지 말아야할 선 같은 것이 있었어요. 아무리 매워 죽을 것 같이 난리치는 음식이라 해도 매운맛이 다른 맛이 느껴지는 것을 방해하는 정도까지는 안 갔어요. 그러나 불닭볶음면을 기점으로 매운맛의 매운 강도가 고삐 풀리고 극도로 매워지기 시작했어요. 그 이전에도 이게 사람이 먹으라는 건지 상징성으로 만든 건지 분간 안 되는 정신 나간 매운맛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불닭볶음면 이후 이런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어버린 매운 음식이 창궐하기 시작했어요. 전에는 매니아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퍼지고 먹곤 하던 것이 일반인들 영역까지 확장되었어요.


불닭볶음면 인기가 좋아지자 삼양은 온갖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출시하기 시작했고, 여기저기에서 불닭맛 매운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 즈음, 명동을 돌아다 어느 가게 앞에서 아몬드를 판매하고 있는 것을 봤어요.


"이거 뭐야? 아몬드까지 불닭맛이야?"


여기저기에서 매운 음식이 창궐하던 시기, 하다하다 이제는 아몬드도 불닭맛 아몬드가 나오나 하면서 어이없어했어요. 그때 본 아몬드가 바로 길림양행 불닭맛 아몬드였어요. 이때는 아직 길림양행 불닭맛 아몬드가 하나도 안 유명할 때였어요. 명동에나 가야 보이고 다른 곳에서는 전혀 안 보일 때였어요.


"이건 관광객 상대로 판다지만 너무한데?"


관광객 전용 상품처럼 나온 것을 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있어요. 대표적으로 김치 초콜렛이요. 불닭맛 아몬드도 그런 것으로 나온 것이라고 추측했어요. 명동 외에서는 안 보였으니까요. 심지어 편의점에도 없었어요. 이런 괴상한 아몬드는 오직 길림양행에서만 만들어내고 있었어요.


그때 시식으로 놓여 있는 불닭맛 아몬드를 한 알 집어먹어봤어요. 그리고 어이없어서 웃어버렸어요.


얼마전 명동으로 놀러갔어요. 길림양행은 팝업스토어까지 만들었어요. 길림양행 짝퉁 가공 아몬드도 범람하고 있었어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김치 초콜렛 급이었던 길림양행 아몬드가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고 명동에는 팝업스토어까지 있어요. 그래서 길림양행 불닭맛 아몬드 처음 봤을 때를 떠올리면서 불닭맛 아몬드를 구입했어요.


길림양행 불닭맛 아몬드는 이렇게 생겼어요.


길림양행 불닭맛 아몬드 후기


새까만 봉지에 빨강색으로 그림을 그려놨어요.


불닭맛 아몬드


그림 내용은 붉은 고추와 뻘겋게 달궈진 아몬드에서 길림양행 아몬드끼리 불바다 전쟁을 벌이고 있는 장면이에요. 그림은 상당히 인상적이면서 귀여워요.


길림양행 불닭맛 아몬드 영문명은 Hot & Spicy Chicken Almond 에요. 봉지에 매우 채도 낮은 붉은색으로 적혀 있어서 영문명은 그렇게 잘 보이지 않아요.


길림양행 가공 아몬드


길림양행 불닭맛 아몬드 봉지 뒷면은 위와 같이 생겼어요.


길림양행 불닭맛 아몬드 원재료


정식 제품명은 불닭맛 아몬드에요. 식품 유형 중 땅콩 또는 견과류 가공품에 해당해요.


업소명 및 소재지는 (주)길림양행 회사로,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위치해 있대요.


길림양행 불닭맛 아몬드 원재료는 다음과 같아요.


아몬드(미국산), 설탕, 물엿, 불닭맛씨즈닝-지엘(유지분)60{식물성유지(외국산), 유청단백분말(미국산)}, 떡볶이분말(중국산), 덱스트린, 가공소금(미국산), 분말간장, L-글루탐산나트륨(향미증진제), 합성향료(고추장향), 아스파탐(감미료, 페닐알라닌 함유)}, 야채엑기스[무 착즙액(무/국산), 대파농축액1{대파추출액(대파/국산)}], 효모로 액상, 식물성유지1, 식물성유지2, 보라구운소금, 수용성캡시컴1.0M, 레시틴(유화제), 허브추출물


알레르기 유발성분으로는 대두, 밀, 우유가 함유되어 있대요.


길림양행 불닭맛 아몬드


아몬드 주제에 매워!


명동에서 처음 이 아몬드를 맛 봤을 때 어이없어서 웃었던 이유. 바로 아몬드 주제에 매웠다는 점이었어요.


향은 전통 고춧가루향과는 약간 달라요. 오히려 서양 고춧가루 냄새와 보다 비슷한 편이에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고춧가루 냄새가 아니라 고추 시즈닝 발라놓은 과자에서 나는 냄새와 비슷해요. 불닭 냄새와는 거리가 있어요. 냄새를 맡아보면 매운 과자에서 나는 냄새와 비슷하고, 한국보다 훨씬 서쪽에 있는 나라들의 고추 들어간 음식에서 나는 냄새와 조금 비슷한 편이에요. 여기에 약간 달콤한 향이 있어요.


생긴 것은 붉은 기운 도는 갈색이에요. 그리고 이 아몬드는 고운 가루가 입혀져 있어요. 그래서 그릇에 쏟아보면 가루도 비율로 보면 적지 않게 나오는 편이에요.


맛은 확실하게 매워요. 한 알 먹으면 바로 혀 중간부분부터 매운 맛이 느껴져요. 어정쩡하게 느껴지거나 매운 맛 있었나 싶은 정도가 아니라 매운 것 못 먹는 사람이라면 먹고 인상 박박 찌푸릴 정도로 매워요. 체감상으로는 신라면 스프보다 오히려 이게 더 맵게 느껴졌어요. 왜냐하면 신라면 스프는 매운맛이 올라오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리지만 이건 매운맛이 매우 빠르게 올라왔거든요.


처음에는 단맛이 없고 매운맛과 살짝 짠맛이 느껴져요. 한 번에 팍 터진 매운맛이 빠르게 사라지면서 끝맛에 단맛이 올라오는 맛이에요.



길림양행 불닭맛 아몬드에서 아몬드 맛은 아몬드 맛 그대로 느낄 수 있어요. 매콤한 것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맛있게 좋아할 맛이에요.


길림양행 불닭맛 아몬드는 매운맛이 아주 확실하고 매운맛이 팡 터졌다가 봄바람에 눈 녹듯 천천히 사라져가는 아몬드에요.


반응형